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174화 (174/283)

< --17장. 초고속 성장. -- >

구름도서관에 거주하고 있는 중년의 NPC. 테넌은 기본적으로 친절함 따위는 내다버린 성격이지만 자신에게 내려진 임무를 무시할 정도는 아닌 만큼 구름 도서관에 들어온 나를 향해 다가와 입을 열었다.

"어쨌든 설명해주지. 여기 구름도서관에서는 세 가지 일을 할 수 있......"

"아아. 다 아니까 설명해 주실 필요 없어요."

"........"

똥씹은 표정의 테넌을 남겨두고 책장들을 뒤지기 시작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책장에 진열되어 있는 B랭크부터 AA랭크까지의 책 따위에는 관심조차 없다.

아니 애초에 EX랭크 아니면 스킬북 아니잖아요?

그냥 잡서지.

<행운(99) 보정........ 성공! 책장 사이에서 특이한 책을 발견합니다!>그리고 그렇게 책장을 뒤지다 드디어 기다리던 반응이 온다. 당연한 일이지만 망설임 없이 책장 사이에서 나타난 책을 잡아든다.

"오 발견.......! 에이 한울의 권능이잖아?"

그건 내가 예전에 얻었던 스킬이다. 충격흡수스킬과 무지개 반사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고유스킬로 과거 많이 활용했던 능력이자 초월자까지 올리면 집마력 500%버프가 걸리는 스킬. 그러나 그런 스킬을 얻고도 실망하는 내 모습을 테넌이 황당하다는 듯 바라본다.

"에, 에이?"

"네. 안 당기네요."

"하지만 SS랭크 스킬인데? 운이 엄청 좋지 않으면 나오지도 않는 건데......."

"뭐 그래봤자 필요한 능력은 아니죠."

그렇게 말하며 다시 책장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한다. 나아가 여기저기 있는 조각상과 기둥들도 살핀다. 그리고 그렇게 10여분 정도 뒤지자 반응이 온다.

<매혹(99)보정........ 성공! 행운(99) 보정........ 성공! 아프로디테의 여신상 뒤에서 특이한 책을 발견합니다!>

"후후후. 하하하! 내 이럴 줄 알았어!"

구름도서관에 기연이 겨우 하나라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이곳은 오직 유저들만이 올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장소가 아니던가? 나는 책 표지를 살폈다. 과연 아프로디테의 신상 뒤에 있다는 것인 듯 색공이었다. 혹시나 외모가 아름다워 지는 종류의 스킬이 나올까봐 걱정했는데 아니라 다행이다.

"이걸로 할게요."

"아프로디테의 신상 뒤에서 발견하다니....... 매력도 높구나. 너."

"뭐 그렇죠."

태연히 답하면서도 웃는다. 녀석의 반응을 바꿔 생각하자면 다른 신상에도 스킬이 있다는 힌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나는 당연히 다른 스킬들도 얻을 수 있다.

"운이....... 정말 좋군. 수치를 넘어서 현실의 운조차........ 뭐 어쨌든 좋다."

그의 승낙과 함께 새로운 텍스트가 떠오른다.

<새로운 스킬의 습득으로 기존 스킬이 소멸합니다!><성행위 스킬이 소멸합니다.>

"좋아 EX급이군."

당연한 말이지만 성장스킬이었기 때문에 예전처럼 단번에 초월자까지 끌어올리는

건 불가능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새로운 스킬을 익혔기에 기존 스킬은 사라졌지만 어차피 F랭크 스킬이라 아깝지도 않다.

<친화력(99)보정........ 성공! 행운(99) 보정........ 성공! 키벨레의 여신상 뒤에서 특이한 책을 발견합니다!>엘프들이 모신다는 대지모신 키벨레의 신상에 숨겨져 있는 책은 역시나 정령술에 관련된 내용. 당연히 필요하기에 습득한다.

과연 EX스킬이라는 것인지 대자연의 축복은 정령술인 동시에 소환술이었다. 게다가 <정령계 이동>과 <환계 이동>의 쿨타임이 따로 돌기에 두 세계 다 이동하는 게 가능하다.

"하긴 따로 안돌면 정령계 간 다음 환계 가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코미디가........

오? 차원이동 쿨타임이 100일이잖아? 과연 EX스킬!"

희희낙락하며 세 번째 스킬북을 획득 후 습득한다.

드워프들이 모신다고 하는 과학과 발명의 신 토트(Thot)의 스킬을 습득한다. 마법 스킬과 무공 스킬은 금룡진결이 준비(?)되어 있으니 굳이 획득할 필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어차피 지금 나에게는 카엘 투격술과 천관 학파의 마법이 있으니 그거라도 가다듬고 있으면 된다.

"기어코 EX급 스킬 세 개를 찾아 버리다니....... 아니 애초에 구름 도서관에 처음 오는 녀석이 어떻게 99스텟이 네 개나 있을 수가 있는 거냐?"

"흐음 그게....... 필사적인 수련?"

내 대답에 테넌이 인상을 찡그린다.

"그게 아니라 전생자겠지. 어째 아까부터 아는 게 많아 보인다 싶기는 했지만....... 특

이하군. 스킬이 아니라 스텟을 전승시키다니."

당연한 말이지만 스텟은 [단련]이라는 행위를 통해 성장시킬 수 있다. 극한의 단련을 통해 스텟 자체를 상승시키는 건 현실과 다름없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성장은 너무나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건 물론 불굴의 의지까지 필요하다. 고통 제어 시스템이 존재하는 네버랜드라고는 하지만 근육을 무리하게 씀으로서 오는 고통을 막아주지는 않기 때문에 현실에서 운동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난이도가 있는 것.

더불어 육체의 한계 또한 있다. 단순히 운동만 한다고 계속 성장하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벽에 부딪히는 것. 현실에서 무한히 팔굽혀 펴기를 한다고 근력이 끊임없이 늘어나지 않듯 네버랜드에서도 단순 육체 단련으로는 한계 이상의 힘을 얻을 수 없다.

'내가 무한으로 포인트를 얻고는 있지만 네버랜드의 시스템도 그리 만만하지만은 않다는 말이지.'

사실 이론상으로라면 네버랜드가 한 10년 쯤 서비스해 유저들이 전승을 계속 한다면 누구라도 나처럼 말도 안 되는 스킬에 능력치를 가지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

능력치 하나를 99로 만든다. 초월자급 고유스킬을 획득한다. 그리고 그걸 전승한다.

99스텟과 초월자급 스킬 두 개를 얻어 다시 전승시킨다.

세 개를 얻어 전승시킨다.

네 개를. 다섯 개의 99스텟과 초월자급 고유스킬을 전승시킨다......... 그러나 사실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알렌의 신전에서 [전승]을 행할 때 알려오는 규칙 때문이다.

[스텟과 스킬을 동시에 전승시킬 수는 없다.]이건 누구도 어길 수 없는 절대 명제다. 더불어 또 한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의 스킬/스텟을 전승시키기 위해서는 800의 업적점수가 필요하다.]나야 수천 점의 업적 점수를 가지고 있지만 일반적인 유저는 100점의 업적점수조차

얻기가 힘들며 마스터급의 유저들조차도 업적 점수를 채우기 위한 노력. 그러니까 흔히 [업적 노가다]를 하지 않으면 2000점도 찍는 게 불가능하다. 즉 마스터급의 존재조차 3개 이상의 스킬이나 스텟을 전승시킬 수 없다는 말이다.

'어디 보자. 업적이 총 100개라고 했지?'

1000점 업적 : 1개.500점 업적: 9개.50점 업적 : 90개.

총 업적: 10000점.

이것이 공지 사항에서 공개한 내용. 그중 50점짜리 업적에는 99스텟 12개가 들어가 있고 스킬 완성자. 원 스킬 마스터. 귀족 혈통. 나는 유저다(업적관 최초 접속). 얼마면 돼?

(캐시샵 최초 접속) 등이 있고 500점짜리 업적에는 가자 올마스터!

(전 스텟 99) 투 마스터. 트리플 마스터. 한계를 뛰어넘어(환골탈태). 위대한 혈통(드래곤 완전지배). 왕가의 혈통(왕족 완전지배)등이 있다.'그리고 초월자 진입이 1000점이란 말이지.'

어쨌든 이 업적 점수가 단지 게임을 오래 하는 것만으로 유저가 무한정 강해지는 상황을 틀어막고 있다. 업적이라는 건 하나같이 만만한 게 없어서 전생을 계속 한다 해도 어느 순간 전생의 메리트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스킬 변경은 뭐로 할 거냐? 이 정도라면 미리 생각하고 왔을 것 같지만."

생각에 잠겨 있던 난 테넌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과거처럼 F랭크 성행위 스킬을 스킬 변경 할 거였다면 음양신선경을 익히지도 않았으리라.

"일단 스킬 변경은 음양신선경으로 할 거에요."

"아 그래?"

내색하지 않으려는 모양이지만 녀석의 얼굴에는

'후후 이 녀석. 다 아는 척 하지만 스킬 변경에 대해서는 모르는군.'

이라는 표정이 떠오른다. 스킬 변경은 스킬의 경지에 따라 새로 얻는 스킬이 결정되기 때문에 입문자에 불과한 음양신선경을 스킬변경 하면 F랭크나 E랭크의 스킬로 변해 버리는 것.

그러나 내가 어찌 그 사실을 모르겠는가?

"하지만 지금 당장 한다는 건 아니니 좀 기다리시죠?"

"응 무슨 소리야? 포인트 전환이라도 하려고?"

"그보다 급한 거죠. 로그아웃!"

[로그아웃을 요청하셨습니다. 주변에 다른 NPC나 유저가 있으면 캐릭터를 수면 상태로밖에 만들 수 없으니 유의해주세요.]

"수면모드."

[캐릭터를 수면모드로 설정 후 로그아웃 합니다.]텍스트가 사라짐과 함께 주변이 순식간에 어두워진다. [네버랜드에 접속하고 첫 번째 로그아웃입니다. 알렌의 신전으로 이동하시겠습니까?]

떠오르는 텍스트가 의미하는 바는 너무나도 간단. 그렇다. 지금의 나는 네버랜드를 플레이하기 시작한지 현실 기준 하루도 지나지 않은 것이다!

"물론."

대답과 동시에 주변 배경이 변한다. 도착한 곳은 고대 그리스풍의 건축양식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신전이다.

"안녕하세요. 지훈님. 알렌의 신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꽤나 익숙한 얼굴을 마주한다. 신전과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차이나 드레스를 입고 있는 그녀는 175센티미터나 되는 훤칠한 키에 검은 머리칼. 그리고 파란색 눈동자를 가진 늘씬한 미녀. 청명이다.

"안녕 청명."

"후후. 공부를 많이 해 오신 모양이군요. 알렌의 신전의 관리자 청명(淸明)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이후 나는 그녀에게 쓸데없는 정보를 들었다. 알렌의 신전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던가 전승이라던가. 캐릭터 클리어에 대한 것. 물론 이미 다 알고 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원만한 관계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이런저런 이야기 거리가 필요하다.

"뭐 어쨌든 스킬 시험을 볼게."

"알겠습니다. 현재 지훈님께서 얻으신 스킬은 카엘 투격술과 천관학파의 주술. 음양신선경과 대자연의 축복. 그리고 지고의 연금....... 아니. 첫 로그아웃에 스킬들이 왜 이렇게 화려하죠?"

스킬들을 열거하다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테넌과 다르게 그녀는 내가 전승을 한 유저가 아니라 난생 처음 네버랜드를 플레이하는 유저라는 걸 알 수 있기 때문에 이 비정상적인 상황에 놀라는 것이다.

"하하. 기연이 좀 있었어. 현실에서도 나름 실력이 있는 편이고."

"별로 그런 능력치는 아니지만........ 뭐 어쨌든 좋아요. 어떤 스킬 시험을 보실 건가요?"

그거 굳이 물을 필요도 없는 당연한 물음이었다.

"음양신선경."

============================ 작품 후기 ============================ 당연한 말이지만 스킬 시험 부분은 파바박 스킵입니다. 사실 지금의 경지 쯤 되면 이런 잡스러운(?)씬은 말 해봐야 입만 아프죠. 그랜드 소드 마스터가 동네 깡패 잡는데 전투씬 묘사까지 해야 할 필요가 없으니(..........) 물론 마나도 없고 스킬 랭크도 낫지만 실시간 성장이라는게 있기도 하고요. PS. 업적에 관한 부분을 약간 수정했습니다. 캐시샵 최초 진입 50점의 업적. 환골탈태 500점의 업적 추가입니다.

사실 저기에 업적이 없다는게 말이 안된다는 걸 깨달아서(.........) 일단 전 분량도 수정을 하긴 했는데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 주세요 ㅠㅠ PS2. 지고의 연금 스킬은 생산 스킬입니다아~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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