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장. 국인부와 언리미티드-- >
"아 교황님!"
"보고 싶었어요. 교황님!"
"어디 갔다 오신 거예요? 저 공적치 다 모았는데."
"교황님 왕성에서 뵙고 싶다는 사자들이........"
내가 신전으로 돌아오자 아프로디테의 사제들이 참새 떼처럼 몰려들어 재잘대기 시작한다. 거의 10일 가깝게 신전에 방문하지 않았으니 애가 탄 상태인 모양이다.
"미안. 수련과 기도를 해야 하니 혼자 있게 해 주겠어? 지금 나 매우 신중해야 하는 시간이야."
약간은 딱딱하게 말하자 소란스럽던 주변이 조용해진다. 내 표정 변화 하나하나에 반응해 비위를 맞추는 아이들이니 이렇게 말하면 자연스럽게 조심스러워 하는 것이다.
"히잉. 교황님한테 안기고 싶었는데."
"기도와 수련이 끝나면. 공적치를 쌓은 아이들은 에린한테 이야기해놔. 알았지?"
"네~"
밝은 대답 소리를 들으며 신상이 있는 기도실로 향한다. 때마침 신상 앞에는 아무도 없는 상태. 나는 기도하듯 무릎을 꿇으며 미리 생각해 놨던 말을 꺼냈다.
"우라노스의 의지와 폭염의 지배자를 아프로디테 여신께 진상합니다."
샤아앙--!
금빛 기운이 부드럽게 퍼져나가더니 멈춰 있던 신상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프로디테가 자신의 신상에 내려 선 것이다.
[후후. 벌써 이런 걸 할 수 있게 되었구나. 이런 고유한 능력들은 성장시키려면 정말 뼈를 깎는 고통이 필요할 텐데.]유저는 아니고 NPC들이 그렇다고 한다. 유저는 오직 20포인트만 수련으로 올릴 수 있고 나머지는 보너스 포인트로 올리지만 NPC들은 오직 수련으로만 올릴 수 있는 것. 때문에 일반적인 NPC들은 고유스킬을 단 하나도 성장시키지 못한다.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여신님을 위해서라면."
[후후. 입에 발린 말이지만 기분은 좋네. 그럼 진상에 대한 선물을 하지. 이 능력의 이름은 <천변(千變)의 아름다움>이다.]그녀의 말과 함께 주위로 신성한 힘이 몰아친다.
<강대한 신의 힘이 당신의 몸에 머뭅니다!><레전드 스킬(Legend skill). 천변의 아름다움을 습득하였습니다!><새로운 스킬의 습득으로 기존 스킬이 소멸합니다!><우라노스의 의지가 소멸합니다.>
<폭염의 지배자가 소멸합니다.>새로운 스킬을 완전히 습득하자 주변을 맴돌던 신성력이 사라진다. 10개였던 고유스킬이 9개가 되었지만 버프는 그대로인 데다가 레전드 스킬이 생겼으니 어마어마한 이득이다.
[후후후. 그러고 보니 이제 공적치를 사용할 수 있겠지?]
"물론입니다. 여러 가지 기적을 벌일 수 있더군요."
[그게 바로 교황의 힘이지. 모은 공적치는 얼마나 돼?]나른한 그녀의 질문에 순간 고민했다. 거짓말할 것인가? 솔직히 말할 것인가? 그러나 명색에 신인데 공적치 가지고 거짓말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얻을 것도 없고.
"6만 2천 점입니다."
[오호. 벌써?]놀랍다는 듯 말하는 걸 보니 그만한 공적치를 쌓는 게 쉽지 않은 일인 모양이었지만
공적치를 쌓아 넘겨주면 안아준다는 공고만 내 걸어도 필사적으로 교단을 위해 일하는 여인이 한 둘이 아닌지라 사실 여유롭게 모은 수준이다.
"시간을 두고 모은다면 아프로디테님을 강림 시킬 수도 있겠군요."
[후후후. 왜. 내가 보고 싶어?]장난스럽게 말하는 그녀를 정면으로 마주본다. 비록 석상에 불과하지만, 그녀의 주위를 맴도는 색기는 보통이 아니다.
"네."
또렷이 마주보며 대답하자 한순간 아프로디테가 머뭇거리는 게 느껴진다. 사실 아프로디테는 신적 존재이기 때문에 하위의 존재가 눈을 마주치고 바라보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 그러나 125스텟을 가진데다 초월자인 나는 그녀와 눈을 마주치고도 얼마든지 버틸 수 있다.
"아프로디테님은 싫으십니까?"
[....... 흥. 건방진 녀석.]심통 맞은 목소리였지만 기분이 상하거나 하지는 않은 듯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흥미가 담겨 있다.
"곧 불러 드리겠습니다. 기다리시길."
[후후. 좋아. 너와는 해야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구나....... 그럼.]순간 금빛이 주변을 휘돌고 석상이 보통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아프로디테가 신계로 돌아간 것이다.
'성공적이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당연한 말이지만 스킬을 얻었다면 더 기다릴 필요가 없다.
<천변의 아름다움 스킬이 입문자 1Level -> 초월자 MAX Level로 상승했습니다!!><아름다움에 대한 끝없는 탐구 끝에 천변의 아름다움 스킬이 초월자의 경지에 들어섰습니다! 당신은 세상 모든 아름다움의 이치를 깨달아 그 근본적인 제어가 가능하
게 되었습니다!><보조스킬. 천변(千變)을 획득하셨습니다!><보조스킬. 성형(成形)을 획득하셨습니다!><보조스킬. 개선(改善)을 획득하셨습니다!><보조스킬. 사랑은 막을 수 없다. 를 획득하셨습니다!><천변하는 아름다움의 이치를 깨달아 집마력&항마력&체력회복력&재생력 500%버프가 영구히 유지됩니다!><천변하는 아름다움의 이치를 깨달아 최대 마나 100%상승 버프가 영구히 유지됩니다!><천변하는 아름다움의 이치를 깨달아 모든 색공과 정신공격. 매혹의 효율이 100% 상승합니다!><천변하는 아름다움의 이치를 깨달아 정신간섭에 대해 면역능력을 가집니다!><신이 하사한 이능을 깨침으로서 마나의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전 스텟이 20포인트씩 상승합니다!>기가 막혀 혀를 내두른다. 누가 레전드 스킬 아니랄까봐 버프와 특수효과가 상상을 초월한다.
"집마력&항마력&체력회복력&재생력 500%버프에 최대 마나량 100%상승에다가 전 스텟 20포인트 상승?"
회복 계열 모든 스텟에 500%버프가 붙는 것만 해도 어처구니가 없는데 딴 것도 아니고 [마나량]을 2배로 늘리는 버프에 스텟 상승량도 어마어마하다. 스텟 수가 12개이니 결과적으로 240포인트가 생기는 셈이 아닌가? 지금까지 가장 많은 스텟을 늘린 스킬이 전스텟 10포인트씩 올리던 신혈각성이라는 걸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리고 더불어!"
<마술적성(125)보정 성공! 뇌전의 지배자 스킬을 습득하셨습니다!><뇌전의 지배자 스킬이 입문자 1Level -> 초월자 MAX Level로 상승했습니다!!>뇌전의 지배자를 초월자까지 얻은 효과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전격제어(電擊制御)> <낙뢰인(落雷印)> <천벌(天伐)>의 보조스킬과 항마력&집마력 500%버프. 더불어 전격 주문 위력 500%와 50%의 마법관통 능력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마법 관통 100%라......."
난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게 엄청난 효과라고 한다. 마법관통 100%라면 적 항마력을 씹어 먹는 게 가능하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뭐 그래봤자 방어마법을 관통한다는 건 아니니 드래곤을 잡는다거나 하는 일은 불가능하겠지만.'
마법관통은 어디까지나 적의 항마력을 뚫는 능력이지 방어마법을 관통하는 능력이 아니다. 다만 공략들을 보니 적의 마법과 충돌했을 때 마법관통 능력이 있으면 위력이 증가한다고 하니 실질적으로 마력 장벽에 부딪히면 내 마법은 최종 데미지+100%의 위력이 나온다는 뜻이다.
다만 여기에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으니 바로 데미지 증폭 버프에는 일반적인 [데미지 증가]버프와 [추가 데미지증가]버프가 있다는 점이다. [데미지 증가] 버프는 얼마큼 증가하던 [최초 데미지]를 증폭한다. 100의 위력이 100%증가해 200이 된 다음 다시 100%증가하면 400이 되는 게 아니라 300이 된다는 뜻이다.
다만 [추가 데미지 증가]의 경우에는 반대라서 최종적으로 나오는 데미지를 증폭시킨다. 즉 위와 똑같은 상황이라면 최종적으로 데미지는 400이 된다.
'어디보자 내가 전격 마법을 쓴다고 치면 일단 뇌전의 지배자로 500%위력 상승에 전속성 마법 위력 100%증가로 600%. 금룡진결 위력 100% 증가로 700%의 위력 증가가 일어난다는 말이군.'
거기에 적이 방어마법을 사용하면 마법관통의 효과가 위력으로 전환되어 1600%의 파괴력이 나온다. 심지어 그 적이 사용한 방어 마법이 암흑 속성이라면 신혈각성의 힘으로 100%(이 경우 추가 데미지인 마법관통의 효과는 중첩되지 않음으로 800%)추가 데미지라 2400%의 파괴력이 나오는 것이다.
"뭐 그렇게까지 상황이 딱 나올 리 없으니 최대 보정을 받기는 힘들겠지만........ 무지막지하긴 하군."
과연 버프가 대단하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며 기도실을 나온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전격에 면역을 얻었으니 최초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기도는 끝나신 겁니까?"
문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에린이 다가온다. 이미 그녀는 내 직속 비서나 마찬가지여서 교단 내에서도 입지가 높은 상태다.
"응. 다행히 잘 풀렸어. 내가 자리 비운 사이에 있던 일을 말해줄래?"
"네. 일단 공적치를 쌓은 사제와 신도들이......."
교황실로 걷는 내 옆에서 차분하게 설명을 시작한다. 다행히 별다른 일은 없다. 공적치를 쌓은 사제와 신도들이 내 [은총]을 기다리고 있다는 내용과 왕가를 비롯한 귀족들의 초대. 무서울 정도로 확장되어 가는 아프로디테 교단의 위용 등이다.
"너무 교단의 크기만을 키우기보다 내실에 집중해 달라고 이야기 해 줘. 더불어 봉사활동을 하되 자존심을 잃으면 안 된다는 걸 주지시키고. 알았지?"
"네 교황님."
나는 요즘 일이 좀 많아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만큼 공적치를 쌓은 신도들을 데려오라고 했다. 물론 언제든지 해주면 되는 문제지만 많이 밀려서 좋을 것도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으윽---교, 교황님...... ♡♡♡!"
"세상에! 이, 이렇게 좋은 건....... 히이익♡♡!"
약 이틀에 걸쳐 신도들을 상대하고 공주를 비롯한 귀족가문을 돌아다녔다. 한동안
[밖]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해야 하니 모두 깔끔하게 정리 해 놓은 것이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는 무슨. 나도 좋아서 하는 일인데........ 아 그나저나 한동안 일정 좀 비워놔 줘. 좀 쉬어야 할 것 같으니까."
"어느 정도입니까?"
에린의 물음에 어깨를 으쓱인다.
"정확히는 몰라. 아마도....... 응?"
대충 열흘 정도의 기간을 부르려고 했는데 갑자기 세상이 일렁인다.
"교황님?"
"자, 잠깐만. 이건........"
쿠아아아----!!
순간 신전을 비롯해 모든 것이 무너지며 배경이 깨져 보이기 시작한다. 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에린의 모습이 일그러져 보인다.
<캡슐 접속이 차단되었습니다!><강제 로그아웃 됩니다!>순간 배경이 바뀌고 나는 어느새 내가 처음 보는 장소에 엎드려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철컥.
팔을 움직이려다 수갑에 두 팔이 묶인 상태라는 것을 깨닫는다. 심지어 그 수갑은 그냥 수갑도 아니었다.
"억제기......."
============================ 작품 후기 ============================ 질질 끌면 지루하니 급전개! 어차피 정보 수집을 위해서라도 한번은 잡혀가야 합니다 ㅇㅅㅇ
어차피 정보 수집을 위해서라도 한번은 잡혀가야 합니다 ㅇㅅㅇ 어차피 정보 수집을 위해서라도 한번은 잡혀가야 합니다 ㅇㅅ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