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162화 (162/283)

< --16장. 국인부와 언리미티드-- >

"안녕~. 드디어 혼자가 되었구나?"

기잉- 철컥.

뒤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꼼짝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안에 들어오기 전 분명 방 전체를 훑어보았었기 때문이다.

확신한다.

분명 조금 전에는.

방 안에 아무도 없었다.

"넌 누구지?"

"그게 아니지. 중요한 건 내가 누구냐는 게 아니라 여기에 왜 왔느냐 하는 것이니까."

나른하게 말하는 건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여인이다. 170센티가 넘는 훤칠한 키에 검은색 차이나 드레스를 입고 있는 그녀는 나로서도 제법 눈여겨 볼 정도로 빼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었는데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가 붉게 빛나는 모습이 보인다.

<지배의 마안 발동! 페이탈님이 당신에게 테이밍(Taming)을 시도합니다!><관련 스킬 환희마라경(歡喜魔羅經) 발동!><정신공격에 면역입니다! 통하지 않습니다!>연속해서 떠오르는 텍스트에 안색을 굳힌다. 지금 이 여자가 내 정신을 제압해서 종으로 삼으려 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건방진 짓을 하는군."

살짝 자세를 낮추며 말하자 페이탈이라는. 누가 봐도 [마스터]가 분명해 보이는 여인이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신계열 면역........ 아아 정말이지 곤란한 버프를........"

"로안 필스타인."

가만히 있다간 큰일 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현현한다. 그리고 그러다 보니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닫는다.

'잠깐. 뭐야 이 여자. 왜 현현이 안 끝나?'

언젠가 보람과 민정이 나를 보고 느꼈을 의문을 느끼면서도 망설임 없이 땅을 박찬다.

<신경가속(神經加速)을 가동합니다! 순발력 보정에 중첩! 30배 가속에 들어갑니다!><시간의 지배자 효과가 발동합니다! 시간가속이 30배->90배로 증폭됩니다!><평온한 가속이 가동합니다! 가속된 신경속도에 맞춰 움직임이 가속됩니다!>주변 사물이 느리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며 적을 향해 돌진한다. 지훈 상태에서 받는 가속과는 그 수준이 다르다. 거의 100배에 가까울 정도로 내 움직임을 가속하는 로안의 가속은 적들이 내 모습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게 만들 수준.

그러나 페이탈은 그런 내 움직임에 반응해 오른손을 들었다.

터엉!

그러나 일그러지는 공간을 너무나 가볍게 찢어발기고 지나간다.

<파멸의 감옥에 명중 당했습니다!><공간속성 공격에 면역입니다! 통하지 않습니다!>

"뭐라고?"

시종일관 여유롭던 페이탈의 얼굴이 굳어진다. 이어 왼손이 들려진다. 내가 그녀의 몸에 닥쳐들기까지 0.1초도 안 될 텐데 그 속도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팡!

<지고의 마탄에 명중 당했습니다!><무속성 공격에 면역입니다! 통하지 않습니다!>

이제 나는 그녀의 코앞까지 날아든 상태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뭔가 비밀이 많아 보이는 그녀도 더 이상의 방어 수단이 없다.

"이 무슨 말도 안......."

퍼억!

뭔가 소리치려 하는 그녀였지만 용서 없이 옆구리를 후려친다. 지금의 내 주먹질은 복합장갑을 뚫어 버릴 정도로 위험천만한 공격이지만 망설이지 않는다. 어차피 지금의 난 적의 바닥을 모르는 상태가 아닌가?

물론 그렇게 해서 주먹질 한방에 그녀가 죽는 상황 역시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그럴 확률이 더 높겠지.

'하지만 그래서 어쩌라고? 죽으면 죽는 거지.'

그러나 그 모든 상황이 내 주먹질을 막지를 못한다. 애초에 그녀는 내 정신을 제압해 마음대로 하려던 이인데 배려해 줄 필요가 없다.

쾅!

"크억...... 쿨럭!"

벽과 충돌한 페이탈이 피를 토한다. 그리고 그녀의 몸에 노이즈가 끼더니 그 모습이 변한다.

"그게 본래 모습인가?"

"하악........ 큭. 너 이 자식......."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서양인으로 보이는 외모를 가지고 있는 여인이다. 대략 20대 후반에 3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그녀는 전체적으로 붉은 빛의 머리칼에 하얀 피부를 가진 미녀였지만 아무래도 게임 캐릭터인 페이탈에 비하면 미색이 바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슴하고 엉덩이는 오히려 크군. 육감적인 몸매야.'

이런 상황에서조차 여자를 품평하는 스스로에게 한탄하면서도 방심하지 않고 그녀의 목을 붙잡는다.

"허튼 짓 하면 바로 목을 꺾어 버리겠어. 나도 마스터니 마나가 움직이면 바로 알 수

있다는 것쯤은 알지?"

"어떻게........ 어떻게 이렇게 면역이 많을 수 있지? 게다가 스킬도 아니고 주먹질 한 방으로 내 방어벽을 다 깨 버리는 스텟이라니......."

그녀의 표정에 당혹이 어린다. 애초에 이곳으로 올 때 이런 상황 자체를 예측조차 하지 못한 모양. 그러나 나는 그녀의 의문에 대답해 주는 대신 목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질문은 내가 한다."

"끅......."

숨이 막히는 듯 버둥거린다. 그리고 그렇게 버둥거리다가....... 왼손으로 자신의 두 눈을 가린다.

키잉-!

순간이었다.

현실이 뒤틀린다.

"....... 아?"

어느새 나는 내가 땅에 쓰러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후우 망할. 그나마 전격에는 면역이 없군. 뭐 이런 자식이 다 있지?"

"무슨....... 짓을?"

다급히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팔다리가 움직여 지지 않는다. 찌릿찌릿 울리는 게 전기에라도 감전된 모양이다.

'아니 잠깐. 전기에 감전됐다고 이렇게까지 무방비 상태가 될 리가 없는데?'

물론 나에게 전격 면역 능력이 없는 건 사실이지만 125의 생명력과 재생력을 가진 나라면 감전이 된다 해도 삽시간에 회복되어 원 상태로 돌아와야 한다. 그런데 왜 제압되어 있단 말인가?

"미안하지만 움직일 수 없을 테니 포기 해."

새롭게 떠 있는 텍스트는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다.

<재생 역전 저주를 걸려 몸 상태가 악화되고 있습니다!><재생력 보정(125)성공! 현상유지 합니다!>그렇다. 놀랍게도 그녀는 나에게 저주마법을 건 것이다. 만약 게임속의 나였다면 괴물 같은 항마력으로 저항했겠지만 5테라의 마나가 전부인 지금은 항마력이 있을 리 없다.

'이게 뭐야. 아주 대놓고 마법을 쓰고 있잖아?'

보조 스킬도 아니고 지고의 마탄에 파멸의 감옥을. 그것도 현실에서 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애초에 그만한 스킬을 사용할 마나량이 될 리가 없지 않은가? 물론 레전드 급 성장스킬을 마법 계열로 익혔을 수도 있지만 이미 신성력을 사용해 본 나는 안다. 이건 [정신력]을 재료로 한 마법이 아니라 [마나]를 재료로 한 마법이라는 것을.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 처음 들어올 때처럼 나가면 되는 일 아닌가?"

"....... 조용히 해."

"호오........ 그렇군. 마나가 부족해. 대체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넌 마나량이 다른 유저들하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지? 그런데 내 공격을 맞는 바람에 다 써버린 거야."

내 말에 적발 여인의 눈썹이 꿈틀한다. 정답이었던 것. 그러나 그런 그녀의 반응에 나는 오히려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나와 다른 방식이다. 극도의 회복력을 가지고 있어서 마나 소모가 안 되는 게 아니라........ 정말 마법을 발동한 충분한 마나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야. 이런저런 스킬 보너스에 극도로 제한된 마나만 소모했다 해도....... 1000테라 이상의 마나야.'

1000테라 이상의 마나. 바꿔 말해 네버랜드 안에서는 1000억 테라의 마나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어떻게?'

그러나 황당해 한다. 어떻게 그런 마나를 모을 수가 있단 말인가? 내가 지금처럼 마나를 마구 늘릴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마나를 모두 소모한 후 회복시켰을 때 최대 마나가 10%상승되는 마나 탈진 현상을 이용해서이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절대 그만한 마나를 얻을 수 없다. 보람과 민정 역시 몇 번이 넘는 환생과 레벨 보너스로 마나

를 얻은 것이지 뭔가 다른 방법을 쓴 게 아니다.

웅웅-그리고 그때 나는 묘한 것을 보았다. 그녀가 끼고 있는 작은 크기의 팔찌. 그 팔찌에서 마나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유품!'

해답을 얻었다면 더 시간을 끌 필요가 없다.

<아프로디테의 관심이 발동합니다!><체력이 30포인트 상승합니다!><생명력이 30포인트 상승합니다!><근력이 30포인트 상승합니다!><순발력이 30포인트 상승합니다!><재생력이 30포인트 상승합니다!><체술적성이 30포인트 상승합니다!>

<재생력 보정(155)성공! 저주를 파괴합니다!>

"큭? 레전드 스킬인가?!"

내 몸에 휘도는 황금빛 기운에 당황한 여인이 뒤로 물러났지만 한순간 155스텟으로 강화된 육체를 가지게 된 난 벼락처럼 그녀를 덮칠 수 있었다.

"일단 붙잡혀서. 질문에 대답해 줘야겠어!"

"....... 쳇!"

그러나 내 손이 미처 그녀에게 닿기 전에 그녀의 왼손이 자신의 두 눈을 가린다. 아까 그녀가 그런 행동을 한 후 현실이 뒤틀리며 내가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떠올린 나는 오른손을 들었다. 그녀가 쓰는 게 보조스킬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시간을 조금. 그러니까 1초만 돌려 한순간만 가속해도 동작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악!

내 손가락이 튕긴다.

그리고 그녀의 왼손이 자신의 두 눈을 가렸다.

키이이잉------------!!!

순간 세상이 멈춘다. 그녀와 나 사이에서 균열이 생겼다.

[시간]과 [시간]이 충돌한다.

"뭐라고?"

모든 것이 멈췄다. 내가 전진할 때 부서지며 튀어 올랐던 책상 파편들이 모두 허공에서 멈춰있다. 벽에 걸려 있던 초침도 멈추고 벽걸이 TV의 화면도 멈춰있다.

"이 소리........ 너 어떻게?"

그리고 그렇게 멈춰진 세상에서 움직이는 것은 오직 우리 둘 뿐이라는 사실을 안 나는 신음을 토했다.

"시간정지능력!!"

============================ 작품 후기 ============================ 사기 스킬을 가진 게 세상에 주인공 혼자는 아니죠 ㅇㅅㅇ 그나저나 과연 매일연재는 힘들군요 ㅠㅠ H씬은 나올 기미가 안 보이고 ㅠㅠ PS. 이미 한번 이야기를 했었지만 전격 흡수도 마나가 필요합니다(.......) 적어도 100은 있어야 발동하죠. 패시브 스킬중 마나 먹는 녀석들 많습니다 ㅇㅅㅇ

그나저나 과연 매일연재는 힘들군요 ㅠㅠ H씬은 나올 기미가 안 보이고 ㅠㅠ PS. 이미 한번 이야기를 했었지만 전격 흡수도 마나가 필요합니다(.......) 적어도 그나저나 과연 매일연재는 힘들군요 ㅠㅠ H씬은 나올 기미가 안 보이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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