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160화 (160/283)

< --16장. 국인부와 언리미티드-- >

밀리언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 그러니까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격이 이루어 졌을 때였다. 물론 그 전에도 밀리언이 있었을지 모를 일이지만, 적어도 역사에 기록된 첫 밀리언은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당했을 당시 미군 병사 중 하나였던 체스터 윌리엄(Chester William)이다.

당시 조종병이었던 체스터는 일본군의 폭격에 자신의 전투기에 타지도 못하고 하반신을 잃었다. 문자 그대로 허리 아래로 폭격에 휘말려 죽기 직전의 상태가 된 것이다.

[전쟁! 전쟁!!! 정말 지긋지긋해!!!!!]죽기 직전의 체스터는 그렇게 외쳤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죽음에 대한 공포. 두려움. 광기에 휩싸였던 그가 죽은 후....... 그의 시체 위로 한 대의 전투기가 나타났다.

당시 미군은 그 전투기가 UFO인줄 알았다고 했다. 너무나 당연하다. 그 전투기는 프로펠라도 없었고 엔진 소리도 나지 않았는데 허공에 떠 있었다고 하니까.25미터의 크기에 18미터의 폭을 가진 그 전투기는 잠시 그렇게 허공에 떠 있다가 그야말로 벼락같이 하늘로 솟구쳐 올라 진주만을 공격했던 일본군 전투기를 모조리. 그야말로 단 1대도 남겨두지 않고 추락시켰다. 기록에 따르면 처음으로 등장한 그 [유품]의 속도는 마하 20이 넘었다. 심지어 정지 상태에서 최고속도까지 가속하는데 불과 수초 밖에 안 걸리고 [영원히 바닥나지 않는 탄환]과 [영원히 바닥나지 않는 자동 추적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었으니 그 누구도 대적하는 게 불가능했던 것이다.

그 전투기는 일본군을 전멸시키기가 무섭게 일본 본토로 날아가 일본군의 모든 전함과 전투기를 무력화 시켰으며 이어 독일 본토 역시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단 한 대의 전투기로 태평양전쟁과 2차 세계대전이 끝나버렸다. 문제는 이 전투기가 꼭 일본과 독일군만을 공격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어느 나라든 상관없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침공한다면, 그래서 그 침공의 규모가 전쟁의 규모로 번진다면---- 그 전쟁에는 반드시 [유품]인 전투기가 나타난다. 당연한 말이지만 눈부시게 과학이 발전한 현대의 전투기도 총탄 한발 맞추지 못하는 그 괴물을 100년 전에 감당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단 한 대의 전투기가 전 세계의 대규모 전쟁을 모조리 없애 버렸다.

그것이 바로 전설의 전투기. 슈퍼 스카이(Super sky)다.

"우하하하!! 잡아봐!"

"꺅!? 지, 진정해! 흥분하지 마! 으아 시속 250킬로미터야!!"

"왜 그래 어차피 물리면역이라 다치지도 않으면서 흥분하지 마........ 어쭈 이놈들이 앞길을 막아??"

"꺄아악!!"

어쨌든 첫 번째 유품 슈퍼 스카이가 세상에 그 모습을 선보인 이후 세계 이곳저곳에서 밀리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들 대부분은 낮은 수준의 밀리언으로 [아티펙트]급 유품을 만들 수 없었지만 이미 슈퍼 스카이의 존재를 목격한 수많은 과학자들이 밀리언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유품]이 가지는 힘은 전 세계를 움직인다.

특히 소잉카나 헤븐즈 게이트. 그리고 슈퍼 스카이처럼 아티팩트급 유품은 국가의

존망이나 흥망성쇠에도 영향을 줄 만큼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런 어마어마한 물건들을 얻기 위해 나서는 건 국가규모의 단체들이다. 그 이하의 단체들이 욕심을 냈다간 무지막지한 탄압과 함께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부아아앙!

검은 색 세단이 난폭한 기세로 도로를 가로지른다. 도로에는 너무나 당연히 다른 차들이 있었고 신호등이나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이 길을 막았지만, 보조스킬 장악(掌握)에 의해 검은색 세단을 수족처럼 다루게 된 내 앞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오, 오빠! 앞에 사람! 사람!!!"

"괜찮아! 회피했다!"

"으악 다시 사람이이!!"

"또다시 회피~~!!"

최초 나를 따라오는 차량은 열 대에 가까웠지만 나를 쫓던 차량 몇 대가 가로수건 다른 차건 들이받기 시작하자 급격히 그 숫자가 줄어들었다. 똑같은 차량이지만 끌어낼 수 있는 성능의 차이가 확연하기 때문이다.

"그 본가인가 하는 곳 까지는 얼마나 남았어?"

"거의 다 왔...... 이런! 앞이 막혔어!"

민정의 비명대로 앞쪽 도로에 경찰차 두 대가 길을 막아서고 있다. 신고를 받고 온 건지 국인부에서 보낸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건 도로를 완전히 막고 있다는 것이다.

"웃! 뒤에도!"

"포위됐어!"

조수석의 민정은 내 오른팔을 꽉 붙잡고 있고 보람은 아예 머리를 우리들 사이로 내민 채 소리를 지르고 있다. 마스터로서 인간 이상의 능력을 얻었다 해도 모든 상황에 태연할 수는 없는 모양이다.

"내려야 해! 빠져나갈 틈이 없어!"

"흥분하지 마. 틈은 충분하니까."

"도로가 다 막혔는데 무슨 소리....... 꺅!?"

끼기기긱---!

보람이 어이없어 하며 소리치려는 순간 강하게 가속한 후 미끄러지며 오른 쪽 바퀴로 인도 쪽 난간을 빗겨 치듯 받으며 커브를 틀었다. 그리고 그러자 오른 쪽 차체가 붕-- 하고 들리고.......

"외날서기!!!!"

"세상에에---!!!"

비명 소리를 음악처럼 즐기며 좁은 골목 안으로 들어간다. 골목길은 사람 둘이 서면 가득 찰 정도로 좁아 세단은 커녕 소형차도 들어올 수 없는 길이지만 나는 오른쪽 두 바퀴를 허공에 들어 차체를 세워 버림으로서 골목 안으로 진입했다. 너무도 당연히 다른 차들은 흉내조차 내지 못할 묘기다.

"거리는?"

"이제 다 왔어! 저쪽 산이 본가의 뒷산이야!"

"절벽이라고 했지?"

"절벽까지는 아니고 가파른 산!"

"그 정도면 됐어. 내리자!"

나는 골목 한 쪽에 세단을 세운 후 내렸고 보람과 민정이 따라 내린다. 보람이 차에서 내리며 진저리를 친다.

"으으으! 그런 난폭운전은 살면서 본 적이 없어! 중앙선을 몇 번이나 넘는 거야?"

"뭘 어디 스친 곳도 없구먼. 어쨌거나 서둘러."

망설임 없이 달리기 시작한다. 기본적으로 버프의 힘을 받고 있는 우리들은 지치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전력질주로 골목과 건물을 넘어 산으로 향한다. 그리고 마침내 30미터에 가까운 바위산과 만난다. 사실상 막다른 길이었다.

"꽉 잡아!"

"근데 정말 뛸 수 있어 이 높이를? 스킬 보정도 없이?"

"어허 의심하지 말지어다."

그렇게 말하며 그녀들의 허리를 안아든다. 보람이 좀 얼굴을 붉히긴 했지만 옆에 꼭 달라붙었고, 그대로 현현한다.

"로안 필스타인."

지직!

노이즈와 함께 육체가 변한다. 올 스텟 125의 괴물 같은 육체....... 굳이 스킬이 아니더라도 이 육체는 생체병기에 가까운 성능을 자랑한다.

쿵!

땅을 박참과 동시에 몸이 수십 미터나 날아오른다. 내 몸무게는 물론이고 두 여인의 몸무게까지 감당해야 하지만 다 상관없는 이야기. 지금의 난 홀몸이라면 단 한 번의 발구름으로 100미터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각력의 소유자다.

턱.

바위산 정상에 올라 뒤를 돌아본다. 저 멀리 우리가 타고 온 자동차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인간은 쉽게 위를 올려다보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인지 무려 30미터나 뛰어오르는 인간의 모습을 본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 까마득한 높이를 단순 점프로 뛰다니......."

"완전 괴물이네. 설마 근력하고 생명력을 100넘게 올린 거야?"

그 기막힌 광경에 보람과 민정은 혀를 내두를 뿐이다.

"뭐 그나마 너희가 물리 면역이라 다행이다. 다른 사람을 이렇게 들고 뛰면 버티지 못할 텐데."

고무줄 같은 걸로 날려 올린 것도 아니고 단 한 번의 발구름으로 점프를 뛴 이상 내 팔에 안긴 이들이 받는 충격도 보통은 아니다. 마치 땅에서 포탄으로 사람을 쏘아올린 것 같은 충격을 받으니 보통 사람이라면 뼈가 부러지거나 갑작스러운 압력에 몸이 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물리 면역을 가진 민정과 보람은 어지간한 물리적 충격에는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는다. 총격조차 먹이지 않을 정도니 이정도의 반동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럼 들어가자. 뒷문 정도는 있지?"

"물론. 사실 이 절벽도 본가 내부라고 할 수 있으니........ 안내할게."

성큼 앞서 나가는 그녀들을 따라 걷는다. 눈앞에는 근래 들어서는 보기 힘든. 마치 궁궐과도 같은 기와집들이 있었다.

============================ 작품 후기 ============================ 요번 편은 무난한 파트~ 아 그래도 이 다음 전개가 골 아프기는 하군요. 슬슬 숙명의 라이벌? 도 등장할 상황입니다.

다만 남들과 다르게 저는 숙명의 라이벌도 여캐로 한다는거(............) 이스터커 // 지적 감사합니다 ㅇㅅㅇ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