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159화 (159/283)

< --15장. 습격.

-- >

"미안하지만 질문의 우리가 한다. 언리미티드에서 뭘 꾸미고 있는 거지? 설마 밀리언을 노리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다만 찾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찾는 사람이 누구인데?"

"죄송하지만 기밀사항이라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

건장한 사내가 차분하게 답하자 마른 사내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호오....... 찾는 사람이 있고. 그래서 우리가 밀리언을 찾으러 온 장소에 도착했다

고?"

"네."

분위기는 팽팽하다. 국인부 쪽에서 강압적이고 언리미티드 직원이 공손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별로 밀리거나 양보하는 느낌은 아닌 것이다.

"어쨌든 이건 우리 국인부의 일이니 빠져. 다른 녀석들이 보이면 잡아서 어떻게 할지 결정해주지."

"죄송하지만....... 그렇게는 안 되겠군요. 저희가 잡아야 할 대상들은 국인부로서는 감당이 불가능할 테니까."

"뭐? 이 새끼가?"

마른 사내가 으르렁 거릴 때 한쪽에 있던 사내가 그에게 다가가 귀에 속삭인다. 그의 손에는 스마트 폰과 비슷해 보이는 디자인의 기기가 들려있다.

"이 근방입니다. 남쪽으로 112미터."

"호오."

그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드는 걸 느낀다.

'그렇군! 저 녀석들은 밀리언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억제기를 부산으로 가는 버스에 던져 버렸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애초에 저들이 우리 집에 어찌 찾아왔겠는가? 밀리언을 감지할 수 있는 어떤 장치를 발견했기에 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단순히 도망 다녀서 해결 될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야. 로안으로 변신해도 소용없어!'

로안 상태에서도 나는 타임슬립을 쓸 수 있다. 바꿔 말하면 로안으로 변신한다 해도 나는 여전히 밀리언이라는 뜻. 로안 상태든 지훈 상태든 그들은 나를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들킨 것 같아. 빠져나가자."

"알았어."

그녀들과 함께 골목 사이사이를 빠져나와 사람이 많은 시내로 이동한다. 우리들을

납치하는 건 국인부도 언리미티드도 언론에 드러나길 원치 않는 행동이니만큼 사람이 많은 곳일수록 유리하다.

'물론 수배를 내려버리거나 아버지를 납치해서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쉽지 않겠지. 난 EX랭크의 밀리언이니까.'

한국에서 제 2의 수라나찰이 나오길 원치 않는 이상 나에게 정도 이상의 스트레스와 고통을 주는 행동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허세를 떨 수도 있지만 내가 밀리언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만 밝혀도 감히 함부로 행동할 수 없겠지.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렇게 도망만 다녀서는 이야기가 되지 않아.'

그렇다. 어차피 실시간으로 위치가 확인되는데 도망 다녀봤자 금세 궁지에 몰릴 뿐. 차라리 정면으로 대적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집에 연락 해 봐야겠어."

갑작스러운 민정의 말에 보람이 조심스럽게 되묻는다.

"위험하지 않을까?"

"하지만 해야 해. 언리미티드가 강하다지만 우리 집도 그리 만 만 한 건 아니니까. 일단 할아버지 댁으로만 가도 몸을 숨기는 것 정도는 가능할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네버랜드에 접속할 수 있는 접속기의 가격은 매우매우 비싸며 처음으로 가상현실이 나왔던 최초에는 1억에 가까웠다고 들었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그런 물건을 한 대도 아니고 여러 대 들여 놓을 수 있는 건 보통 집안이 아니겠지.

"강현이 형한테 연락하고 나서 소식이 없다고 했었지?"

"응."

"그럼 연락을 하는 것 보다는........ 직접 찾아가는 게 나을 수도 있겠네."

그런데 그렇게 말할 때 우리가 걷고 있던 도로 너머에 검은색의 고급 세단 몇 대가 멈춰 선다. 거기에서는 당연하다는 듯 양복 차림의 건장한 사내들이 내려서 주변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뭐야 저 사람들......."

"깡패인가?"

"피, 피하는 게......."

험악한 분위기에 길을 걷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 여기저기 흩어지기 시작한자 민정과 보람의 얼굴이 심각해진다.

"와 이것들 이제 막나가네."

"적당히 구멍을 뚫고 빠지자."

당연한 말이지만 마스터로서의 힘을 각성한 순간부터 우리는 일반인을 넘어서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심지어 우리 셋 모두 무투 계열의 고유스킬을 초월자까지 끌어올렸기에 물리력에는 면역이니 사람 몇 명 쓰러트리는 일 쯤은 간단한 일.

그러나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것보다는....... 정면을 뚫는 게 좋겠군."

"정면?"

의아해하는 둘을 두고 앞으로 걸어 나간다. 내가 앞으로 나서자 검은 정장의 사내들이 날 억제하기 위해 덤벼드는 게 보인다. 이 녀석들이 국인부 녀석들인지 언리미티

드 녀석들인지는 모르지만.

"누구든 나쁜 놈이지 뭐."

<신경가속(神經加速)을 가동합니다! 순발력 보정에 중첩! 11.2배 가속에 들어갑니다!><시간의 지배자 효과가 발동합니다! 시간가속이 11.2배->33.6배로 증폭됩니다!><평온한 가속이 가동합니다! 가속된 신경속도에 맞춰 움직임이 가속됩니다!>사실 로안이 아닌 원 상태의 나는 그리 강한 공격능력이 없다. 면역 능력은 어디까지나 방어적인 능력이고 마법의 사거리 2배 증가. 주문관통 100%. 보조스킬 사용 시 마나 소모량이 1/10로 감소......... 이런 것들은 이능에만 적용되는 효과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레전드 스킬 아프로디테 신성의 경우 마나를 소모하지 않지만 쓸 때마다 황금빛이 번쩍번쩍 빛나는 기술을 이렇게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 쓸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심지어 아프로디테의 신성력은 그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아프로디테의 성향 때문인지 존재하는 모든 신성력 중 가장 화려하며 숨기는 것도 불가능. 사실상 스텟 자체가 높은 로안이 아닌 나는 그냥 튼튼하기만 한 인간인 것이다.

파앗!

그러나 가속한다. 인간과 인간의 전투의 경우 속도는 그 모든 것에 우선한다. 설사 총기를 가지고 있어도 맞추지 못하면 소용없고 다수로 달려든다 해도 상대를 잡을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

퍽! 퍼버벅! 퍽!

기본버프 <시간의 지배자>가 강력한 이유는 별다른 힘의 소모 없이 200%의 시간 가속을 걸어준다는 점이고 패시브 스킬. <평온한 가속>의 무서운 점은 가속된 신경의 속도에 걸맞은 움직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나는 별다른 육체의 부하도 없이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는 적들 속을 돌아다니며 주먹질만 하면 된다.

"커억!"

"큭!"

"이게 무슨 미..... 컥!"

우탕탕! 하고 덤벼들던 모든 사내들이 바닥을 뒹군다. 개중 몇은 보람과 민정을 인질

로 잡으려고 들었지만 그녀들은 너무나도 당연히 그들을 흠씬 두들겨 패 여기저기 던져 버렸다.

"가자."

"아하. 자동차를 뺏으려고 싸운 거구나."

"언제까지 골목만 숨어 다닐 수 없지. 물론 차를 타고 다니면 추적도 쉽겠지만........ 그보다 빨리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면 되니까."

내가 먼저 길가에 서 있던 고급 세단의 운전석에 오르자 민정이 보조석에 보람이 뒷좌석에 올랐다.

"어디로 가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해?"

"본가(本家)로 가야지. 할아버지는 신영그룹의 회장이야. 언리미티드의 정체가 뭐라도 우습게보지는 못하겠지."

"그나마 다행이군. 사회적인 힘이 필요했는데."

그녀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로안으로 변신한 후 정면으로 국인부를 습격할 생각이었

다. 사실 내 위치가 실시간으로 전송된다면 여기저기 도망 다녀봐야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정면으로 적을 깨부숴야 한다.

'하지만 그건 최후의 최후에 해야지. 국인부 놈들이 무슨 유물을 들고 나올지 모르니까. 게다가........ 로안이라고 국가와 싸울 수 있을 리 없지.'

물론 125스텟을 가진 로안의 몸을 가지고 정말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하면 국가가 휘청거릴 정도로 어마어마한 대참사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지만, 그러다 미사일 같은 거라도 맞으면 안 죽는다는 장담을 할 수 없다.

'게다가 정신병자도 아니고 사람을 수십 수백 명씩이나 죽이고 다니는 일은 피하고 싶어.'

네버랜드를 플레이하면서 어느 정도 살인을 경험해 본 나이지만 그렇다고 사람 죽이고 다니는 일이 좋을 리가 없다. 가장 이상적인 건 나를 공격하는 적의 수뇌를 잡는 것인데 그게 어떤 녀석인지를 모른다.

'시간을 돌리더라도 적의 정체를 파악하고 돌려야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뒷좌석에 앉아있던 보람이 소리친다.

"오빠! 뒤에!"

"이런. 벌써 왔군."

도로 건너편에서부터 몇 대의 차량이 커브를 돌아 나타나는 모습을 확인하곤 차에 꽂혀있던 키로 시동을 걸었다.

<보조스킬. 장악(掌握)이 발동합니다!>부릉!

엔진 소리는 마치 난폭한 야생마가 투레질하는 소리와 같다.

"그럼 달려볼까! 잡아봐! 잡아봐~! 빠라바라바라밤~!!"

"뭐, 뭐 이렇게 신났어. 이 심각한 상황에!?"

기막혀 하는 민정의 비명을 들으며 강하게 엑셀을 밟는다.

고급 세단이 마치 쏘아진 검은 화살처럼 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댓글이던 쿠폰이던 캔슬러의 반응이 더 격렬한지라 일단은 캔슬러로 달립니다. 문장사는 서서히 조금씩 써서 완결을 향해 달려야겠네요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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