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158화 (158/283)

< --15장.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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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한다. 무한히 포인트 주고 포인트 먹기가 가능할거라고 생각했기에 이런 문제가 생길 줄은 몰랐다. 하긴 신혈각성이 입문자 상태였을 때에도 아주 적은 효과지만 회복 능력을 얻었었다는 걸 생각하면 <입문자>상태의 고유스킬을 수십 수백 개 익히는 꼼수로 상당한(이라고 해봐야 내 입장에서 보면 하찮은 효과지만)보정을 받을 수 있으니 이런 식의 시스템이 있는 게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당연하다는 건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시각일 뿐 막상 고유스킬을 더 익힐 수 없게 되자 눈앞이 깜깜하다. 심지어 지금의 난 보너스 스텟 포인트도 300이 넘게 남아있지 않던가?

"아아 우울하다......."

침대 위에 널브러져 뒹굴 거린다. 그리고 문득 떠오른 생각에 중얼거린다.

"그나저나 저 녀석들은 어떻게 레전드 고유스킬을 익힌 거지?"

"그건 나도 궁금해. 넌 어떻게 레전드 성장스킬을 익힌 거야?"

어느새 내 옆에 바짝 붙어 누운 민정이 말똥거리는 눈으로 묻는다. 남자와 한 침대에 이렇게나 밀착해 눕는 건 여자로서는 쉽게 하기 힘든 행동이지만 그녀는 나와 몇날 며칠을 함께 뒹군 사이가 아닌가?

물론 '내'입장에서 보자면 민정과 몸을 섞은 기억이 없지만 민정의 입장은 다르다. 그녀에게 지금의 나는 몇날 며칠이고 그녀와 몸을 섞었던 로안의 모습인 것이다.

"뭐, 뭐야 둘. 분위기가 이상한데?"

"후후. 글쎄."

장난스럽게 웃는 민정의 모습에 보람의 표정이 기묘해진다. 언제나 차분하다고 할 수 있는 민정의 능글맞은 표정은 그녀로서도 익숙하지 않은 종류의 것이었던 모양이다.

"그나저나 이것도 정보 교환이 필요하겠군."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시작했다.

레전드급 성장스킬을 얻는 조건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1. 성장스킬 중 하나를 초월자까지 성장시킬 것.2. 구름도서관이나 하늘도서관에서 초월자 스킬을 스킬변경 시킬 것.

내 설명에 보람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뭐야!? 그게 안 복잡해?"

"안 복잡하지. 다만 어려울 뿐이야."

"으으...... 초월자라니........"

좌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이는 보람.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웃으며 민정이 설명한다.

"뭐 보답으로 나도 말해줘야겠지. 레전드 고유스킬은 성장스킬보다 쉬워. 다만 좀 복잡하지."

그렇게 말하고 민정은 침대에서 일어나 소파에 앉더니 다시 설명을 시작했다.

"일단 중요한 건 적어도 3회 이상의 전생이 필요하다는 거야."

"왜?"

질문에 대한 답변은 보람이 한다.

"클리어 보너스 때문이야. 레전드급 고유스킬을 얻으려면 적어도 2개의 초월자급 고유스킬이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스킬 포인트가 어마어마하거든."

그녀들의 말에 문득

'어마어마하긴 뭐가 어마어마해? 끽해야 140포인트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굳이 그걸 입 밖으로 내지는 않는다.

"너희는 어떻게 두 개나 초월지경으로 만든 거야?"

"일단 고유 스킬을 배워서 어떻게든 그 스킬의 성장 방법을 알아내야 해. 고유스킬을

초월자까지 끌어올리려면 70의 스킬 포인트가 필요한 건 알지? 하지만 특수 이벤트로 그중 20포인트는 충당이 가능하니 필요한 스킬 포인트는 100포인트지. 그걸 마스터가 되어서 받는 레벨을 1에서부터 100까지 올렸을 때 얻을 수 있는 스킬포인트가 61포인트고 청명을 이겨 마스터가 되면 50포인트의 스킬을 얻을 수 있으니 "

나야 꼬박꼬박 포인트를 다 때려 박았지만 사실 특수한 상황에만 발동하는 이벤트를 성립시킨다면 고유스킬을 성장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예전에 내가 레나와의 성행위 중 [체력이 다하는 바람에 목숨이 위기]에 처하게 되자 신혈 각성 스킬이 성장했던 것처럼 이런 저런 조건들을 충족하면 스킬이 성장해 스킬 포인트를 아낄 수 있는 것.

그러나 어차피 지금도 스킬 포인트가 300이 넘게 남는 나로서는 그리 중요한 정보가 아니다.

"그래서 그렇게 초월자까지 올린 스킬로 뭘 해야 하지?"

"신에게 진상해야 해. 서대륙 일리야에서는 오대신(五大神)에게. 동대륙 한에서는 오왕(五王)이라 불리는 존재에게."

진지한 그녀의 말에 황당해한다.

"아니 잠깐. 아무리 레전드 스킬을 얻기 위해서라도 그건 손해 아니야? 초월자급 스킬 두 개면 효과가 장난이 아닐 텐데."

그러나 내 의문에 민정이 고개를 흔든다.

"그렇지도 않아. 신에게 진상한다고 스킬의 모든 효과가 사라지는 건 아니라서 버프 종류는 그대로 남거든. 단지 보조스킬이 다 사라질 뿐이지."

"진상을 하는 방법은?"

"신전의 신상에 기도하면서 무슨 무슨 스킬을 진상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면 끝이야."

"호오!"

그녀의 말에 반색한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상황이 좀 달라진다. 초월자급이든 말든 어차피 나는 [보조스킬이 너무 많아 다 쓰지도 못하는]상황이 아니던가? 하지만 그러다 보니 의문이 든다.

"아니 잠깐. 그러면 굳이 전생을 몇 번이나 할 필요는 없지 않나? 스킬 두 개를 초월

자까지 올리는데 필요한 포인트가 100이라면 1에서 100까지 레벨을 올렸을 때 얻는 61포인트랑 청명을 이겨 얻는 50포인트만 있어도 111포인트인데."

나름 타당한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보람은 이게 무슨 멍청한 소리냐는 표정이다.

"오빠 바보. 새로 얻은 레전드 스킬을 초월자까지 올려야 할 거 아냐? 고유스킬은 초월자급이냐 아니냐의 차이가 너무 막대하단 말이야. 게다가 당연히 100레벨을 찍을 거라는 가정도 틀렸어. 거의 대부분의 유저가 50레벨도 못 찍고 환생하는데 이 무슨 소리를......."

심지어 나조차도 나도 100레벨 찍은 건 요번 생이 처음이라고! 라며 투덜거리는 보람의 말에 이어 민정 역시 설명을 보탠다.

"게다가 청명을 이겨 얻는 50의 스킬 포인트는 캐릭터가 환생하든 말든 한번 사용하면 끝이기 때문에 딱 한번 밖에 못 받아. 스킬 포인트로 상승시킨 스킬을 [전승]시키지 않으면 다시 받을 수 있지만 어쨌든 적용은 한번 뿐이지."

즉 필요한 스킬 포인트는 사실상 150포인트인데다 100레벨을 찍기도 쉽지 않으니 일반적인 유저들은 최소 두 번 이상 전생을 해야 레전드 스킬을 익힐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전생 횟수가 많을수록 점점 스킬이 쌓이는 거 아냐? 한 개의 생에 스킬 하나를 초월자 만들고 전생하고 또 만들고 전생한다면........"

"안 돼. 고유스킬을 두 개만 전승시키려고 해도 업적점수가 500점이 넘어야 하는걸."

민정이 설명한다. 네버랜드의 세계에는 총 100개의 업적이 있으며 공지사항에 따르면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1000점 업적 : 1개.500점 업적: 9개.50점 업적 : 90개.

총 업적: 10000점.

"공지사항에는 구체적인 업적 종류까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왕가 혈통 업적하고 투 마스터 업적이 500점짜리라는 정보가 있어. 90개의 50점 업적은 스텟 99업적 12개랑 스킬 완성자 업적. 마스터 업적. 귀족 혈통 뭐 이런 것들이지."

"초월자야."

"응?"

"뭐가?"

의아해하는 민정과 보람에게 설명한다.

"업적 1000점짜리. 성장스킬 초월자라고."

내 말에 민정과 보람이 거의 동시에 한숨 쉰다.

"으으 좋은 정보이기는 한데...... 아 정말 초월자 찍긴 찍어야 하는데."

"그러게 말이야."

투덜거리는 그녀들의 모습에 웃는다. 그리고 그때였다.

"....... 흠!"

신음한다. 로안 상태인 내 감각에 뭔가 걸렸던 것이다.

"왜 그래? 뭐가...... 이런."

"........ 쳇. 그렇게 철저히 조심했는데도 들켰단 말이야?"

내가 건물 밖을 포위하는 인기척을 느낀 지 불과 몇 초 지나지도 않아 보람과 민정 역시 그것을 느꼈다. 스텟으로 눈치 챈 것은 아니니 뭔가 관련 스킬이 있다는 소리다.

"짐은 있어?"

"별다른 건 없어. 잠깐."

뭔가 느끼려는 듯 잠시 두 눈을 감는 민정을 보며 나는 현현부터 풀었다. 적들에게 로안의 모습을 보이는 건 별로 환영할 만 한 사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뭐 그래봐야 정말 급해지면 로안의 몸으로라도 포위망을 뚫어야겠지만........ 드르륵. 탁!

창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 내린다. 불과 2층인데다 버프의 보호를 받고 있는 우리들은 별다른 문제없이 땅에 내려서 골목으로 숨어들었다. 포위망이 있었지만 민정은 마치 인간 레이더처럼 주변에 있는 모든 녀석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

"무슨 스킬이야?"

"투선의 감각. 반경 50미터 안은 모조리 간격이라고 할 수 있는....... 응? 잠깐만."

앞장서 우리를 안내하고 있던 민정이 슬쩍 방향을 틀어 근처 건물의 베란다로 이동한다. 건물에서 건물로 넘어가는 그 움직임은 마치 고난이도의 아마카시를 하듯 역동적이지만 나도 보람도 문제없이 따라간다. 각종 버프는 마스터들에게 인간 이상의 힘을 제공하는데다가 어쨌건 게임 속에서 체술을 끊임없이 연마 해 온 것이다.

"왜 그래?"

"내분이 일어난 것 같아. 저 녀석들끼리 싸우고 있네."

"그래? 로안 필스타인."

지직!

잽싸게 로안으로 변해 귀를 기울인다. 민정이 가리킨 장소에는 대여섯 명 정도의 사내들이 모여 있었는데 서로 언쟁을 벌이고 있다.

"국인부에서 여기에는 무슨 일이십니까?"

============================ 작품 후기 ============================ 헉헉 포풍 집필로 문장사와 캔슬러 둘 다 올리는데 성공! 그러나 내일은 그냥 둘중 하나만 골라야 할듯(..............)

그러나 내일은 그냥 둘중 하나만 골라야 할듯(..............) 그러나 내일은 그냥 둘중 하나만 골라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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