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157화 (157/283)

< --15장. 습격.

-- >

"세상에."

스텟을 확인한다. 놀랍게도 육체능력에 관련된 여섯 개의 스텟이 155포인트까지 상승해 있는 상태! 125포인트의 근력만 해도 합금을 끊어버릴 수 있는데 이 육체로는 대체 무슨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와. 이 황금 빛 기운은 뭐야? 신성력?"

"응. 로안은 아프로디테 교단의 교황이거든."

민정의 설명에 보람의 눈에 물음표가 떠오른다.

"아프로디테 교단은 여자들의 교단 아니야? 왜 남자가 교황인데?"

아무래도 동대륙에 사는 만큼 서대륙에 관한 내용은 잘 모르는 모양이다. 지금의 로안은 서대륙 일리야에서 NPC들은 물론 유저들까지 모르는 이가 없는 존재인 것이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아름다운 사람을 좋아하는 거지 꼭 여자만 좋아 하는 건 아니니까. 나정도 아름다우면 신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잖아?"

평소 하던 대로 말하자 보람이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

"우, 우와 완전 재수 없다. 성격이 변했잖아?"

"주변에서 자꾸 대우해 주니 이렇게 되더라고. 잘나면 잘난 척 해 주는 것도 의무니까."

"미끈미끈 느끼하기까지........"

"하하하."

머리를 긁적이며 웃는다. 역시 현실의 여인들에게는 125매력이 완전히 발휘되지 않는다. 애초에 미적 기준이라는 건 근력이나 체력처럼 명확하게 위아래가 정해진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잠깐. 현실에서 제대로 적용 안 되는 스텟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지? 일단 매력이 있고.'

심미관이란 사람마다 달라 뚱뚱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목이 길거나 입술이 두터운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지금의 나는 절세 미남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싫어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행운이군.'

네버랜드 속에서라면 125의 행운을 가진 내가 이런 위기에 처하는 일 자체가 없을 것이다. 나를 찾아야 하는 단체들이 뭔가 일이 꼬이고 꼬여 쳐들어오지 못하게 되었겠지. 실제로 센트럴 왕국에서는 나에게 질투를 느꼈던 남정네들의 단체가 몇 개나 박살나곤 했다.

잘 생각해 보면 매력과 행운을 제외한 스텟들은 대체로 잘 적용되는 편이다. 근력이나 체력 순발력 모두 정상. 그렇다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매력과 행운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하고 생각하자 답이 떠오른다.

'그래. 그렇군. 네버랜드 속 능력이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범위는 기본적으로 [나]에 한정되는 거야.'

내 외모를 잘생기게 하는 건 가능하지만 네버랜드에서처럼 타인들에게 강제적인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 행동에서 파생되는 주변의 사소한 행운을 조작할 수는 있지만 세계 전체에 영향을 주는 방식은 불가능하다.

네버랜드에서 얻은 능력을 전지전능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네버랜드 또한 신이 창조한 세계가 아니라 밀리언들이 만든 유품이라는 것을 언제나 생각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슈웅.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아프로디테의 관심을 해제한다. 신성력을 유지하고 있으면 있을수록 힘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나를 소모하지 않는다고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종류의 힘은 아니군. 하긴 그렇게 편할 리 없지.'

신성력을 막 사용했을 때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유지하면 유지할 수록 강한 정신적 피로가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 마치 어떤 일에 몰두해 전력을 다 한 것처럼 힘이 빠지는 기분.

"정신력? 소모되는 것은 정신인가?"

불현듯 중얼거린 내 말에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비슷해. 지금 널 보니 [레전드급 성장스킬]의 일반 능력은 오직 보조 스킬과 버프로만 존재하는 [레전드급 고유스킬]과 달리 쿨타임조차 없는 것 같지만....... 그렇다 해도 쓰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거야. 사용할 때마다 탈력감이 들고 어느 선을 넘어가면 육체를 학대하듯 단련할 때처럼 정신적인 고통까지 느껴지거든."

긴 시간동안 네버랜드를 경험해 온 민정은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전생에 대한 것들이야 내가 조금만 신경 써도 알 수 있던 것들이지만 레전드 스킬에 대한 것이나 그 사용법 등은 오직 그녀들에게서만 얻을 수 있는 고급 정보인 것.

때문에 나는 작게 한숨 쉬었다. 난 그리 뻔뻔하지 못해서 날강도 같은 짓은 좋아하지

않는다.

"강함이야."

난데없는 내 말에 보람은 물론 민정까지 눈에 물음표를 떠올렸다. 무슨 소리냐는 그녀들의 모습에 말을 잇는다.

"영역은 다르지만....... 초월지경에 대해서는 대충 짐작하고 있어. 무의 경지에 있어서의 초월지경란 궁극의 강함(强).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하고도 강렬한 의지야. 그것만 갖출 수 있다면 강기(?

氣)를 만들어 내는 것 또한 가능하겠지."

내 말에 보람도 민정도 자세를 바르게 하고 내 말을 경청하기 시작한다. 화기애애하던 조금 전과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그녀들은 가르침을 갈망하는 투사였던 것이다.

"민정이 같은 경우에는 이미 알겠지만, 내가 깨달은 경지는 궁극의 즐거움(樂)이야. 다만 그 즐거움이란 즐기되 휩쓸리지 않는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니 정확히 말하자면 극에 이르른 부동심(不動心)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쾌감을 느끼되........ 그것을 제어한다?"

"그래. 해본 건 아니지만 지금의 나는 마약으로 온 몸이 중독되어도 마음만 먹으면 그날로 끊어낼 수 있지. 그 어떤 일을 겪어도 제 3자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으며 차분히 모든 걸 정리할 수 있다는 뜻이야."

그리고 그것이 가능했던 건 지금까지의 내 삶 때문이다. 시간을 돌릴 때마다 경험해야 했던 고통과 부상........ 아버지를. 혹은 주변의 누군가를 위해 다쳐야 했던 날들은 나에게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이었다.

능력을 사용한 직후 정말 무서웠던 건 내가 얼마나 다칠지. 또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나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비극적인 일을 무시하며 살아왔지만, 그 사고가 가족. 그러니까 아버지에게까지 이르게 되자 시간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그것은 세상 그 어떤 이도 피해갈 수 없는 절대의 법칙이다. 그러나 나는 그 법칙을 깨버릴 수 있는 힘을 얻었으니 어찌 생각하면 고마운 일이라 할 수 있으리라. 감사하자.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고통을 견딜 수 있게 되었다. 타임슬립 능력이 아니었다면 나는 실험실에서 살아나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아버지를 잃었을 것이다. 에레스티아를. 청명을. 레나를. 알리시아를. 연화를. 카넬을. 세이린을. 에린을. 네레이야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즐겁고 행복하게 살자.

그것이야말로 어머니의 소망이었다.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나]라고 하는 [유품]을 만들어낸 어머니의 소망.

"강함이라......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강함........"

"중요한 것은 정신의 방향성이야. 하나의 이미지를 굳히고 굳혀 달금질 하는 게 좋겠지. 뭐 이렇게 말해봐야 내가 그랜드 소드 마스터인 건 아니니 소용없지만."

최후에 가서는 흐지부지 끝난 설명이었지만 그럼에도 민정과 보람은 뭘 느낀 것인지 각각 생각에 빠져들었다. 솔직히 막연한 설명이라고 생각했지만 느끼는 바가 있는 모양이다.

'뭐. 그래봐야 당장은 어렵겠지만....... 저만큼의 천재들이라면 언젠가 도달하겠지.'

피식 웃으며 침대에 눕는다. 민정도 보람도 뭔가 생각에 빠져 있었던 만큼 방해하는 사람은 없다.

'레전드 고유스킬이라.'

예전이었다면 눈이 확 뜨일 만큼 좋은 정보였지만 지금은 약간 미묘해진 상태다. 민정. 그러니까 크리스티나에게 새로이 얻었던 <전격의 지배자>를 아직까지 익히지 못한 것이다.

<신혈각성>. <무속성제어술>. <강체술>. <한울의 권능>. <우라노스의 의지>. <광혼>. <차원의 지배자>. <폭염의 지배자>. <시간의 지배자>. <히페리온>까지........ 지금까지 내가 익힌 고유스킬은 총 10개였다. 당연히 모두 초월자에 이르러 나에게 큰 힘을 주고 있었는데, 거기에 <전격의 지배자>스킬을 추가하려는 순간 문제가 발생했다.

'몰랐어! 고유스킬 획득 한계가 10개였을 줄이야!'

그렇다. 그게 문제였다. 전격의 지배자 스킬을 획득하려는 순간 <고유스킬이 한계에 도달했습니다!>라는 설명이 뜬 것. 때문에 난 전격속성 면역 능력을 얻지 못하게 되

었으니 누군가 아주 강력한 전압의 전류로 공격한다면 당할 수 있는 약점이 생기게 되었다.

'으으. 내 먼치킨 노선에 차질이 생기다니!'

============================ 작품 후기 ============================ 스킬을 무한정으로 허용하면 초월자급 스킬을 100개나 배워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하기 때문에 제한선을 뒀습니다. 물론 그것은 레전드 고유스킬을 익히게 하기 위한 포석이이기도 하지만;;;; 스킬을 무한히 익힐 수 있으면 이론상 스킬 포인트는 영원히 늘어나기만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너무 막장인 것 같기 때문에;;;; PS. 요즘 문장사 요청이 점점 강렬해지는군요 ㅠㅠ 문장사 쿠폰 압박도 틈틈이 강

PS. 요즘 문장사 요청이 점점 강렬해지는군요 ㅠㅠ 문장사 쿠폰 압박도 틈틈이 강해지고;;;; 슬슬 문장사도 언재 재개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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