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장.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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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날 언제 봤다고 걱정이 되니??'
어쨌든 사람이 많이 돌아다니는 편의점에서 너무 오래 있기에는 부담이 되었기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그 모습에 여인네들이 다시 놀란다.
"오빠 키 완전 크다! 185도 넘겠어요!"
"보라야. 너 잠깐 일로와."
완전히 눈이 풀려 헤롱헤롱거리는 여자애를 옆의 친구가 끌고 간다. 그리고 속닥속닥 거리기 시작했는데 당연히 내 귀에는 그 내용이 들린다.
"야 멍청아. 왜 이렇게 들이대. 완전 싸 보이잖아! 적당히 돌려 돌려 말하면서 인적사항부터 알아내는 기본도 몰라?"
"하, 하지만 너무 잘생겼는걸. 게다가 목소리가 장난이 아냐. 살짝 중저음인 게......"
"민수보고도 잘생겼다고 하지 않았었어? 철산이 보고는 목소리 좋다고 하고."
"그 둘이랑 저 오빠가 비교가 되니?"
"....... 그건 인정."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피식 웃는다. 이렇게 보니 또 나름 귀여운 맛이 있는 녀석들이다. 이렇게 되면 나름 순진한 소녀들인데 내가 홀리는 게 되는 건가?
"안녕히 가세요!"
조용히 편의점을 나서는데 눈치 없는 알바가 인사를 하는 바람에 자기들끼리 속닥거리던 여인네들이 후다닥 쫓아온다.
"저, 저기요. 바쁘시면 이거라도 받으세요."
"음?"
혹 붙잡고 귀찮게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녀. 그러니까 보라라고 불렸던 여인이 손수건을 하나 건넨다. 은은한 향기가 나는 손수건 아래쪽에는 귀여운 필체로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연락 줘요! 꼭이요! 밥도 사 드릴게요!"
"일로 와 이 멍청이...... 하하. 안녕히 가세요."
아쉬움 가득해 보이는 보라를 옆의 친구가 끌고 간다. 괜스레 웃음이 나오는 모습이다.
"흠 게임 속이 아니어도 잘 생기면 좋긴 하구나."
너무나 당연한 말이었다. 지금의 나는 그냥 훈남도 아니고 슈퍼 울트라 훈남이 아닌가? 원빈급 미남을 그냥 길가다 만났다면 분명 말 걸고 싶어지는 여성 역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거 주세요."
"만원입니다."
얼굴을 가릴 겸 근처에서 선글라스를 하나 낀다. 엮이는 여인들을 막기 위해서였는데 거울에 모습을 비춰보니 역효과다.
"헐 스타일 쩌네."
대충 아무거나 골라 낀 건데 맞춘 것처럼 완전 잘 어울린다. 정체를 감춘 특수 요원 같은 분위기랄까? 지금의 나는 커다란 뿔테 안경을 껴도 멋질 것 같다.186센티미터의 훤칠한 키에 그 키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비율을 자랑하는 9등신의 몸매. 조각을 해 놓은 것 같으면서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이목구비. 더불어 약간은 묵직한 중저음의 목소리는 누구의 마음이라도 빼앗을 정도로 탁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반신도 장난이 아니지.'
12센티는 가정용. 15센티는 영업용. 18센티는 가정파괴용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렇게 치면 길이 25센티에 직경 5.5센티가 넘는 내 물건은 그야말로 생물병기(?)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아이가 주먹을 꽉 쥔 것 같은 큰 귀두에 중간 부분은 우툴두툴하고 위쪽으로 휜 형태를 가진 내 분신은 여성이 쾌감을 느끼기에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서 사람 몸에 달렸다고 하기 보다는 시중에 파는 딜도를 붙여 놓은 것 같은 느낌인 것이다.
'내 원래 물건도 절대 작지 않아! 작지는 않은데.......'
그렇다. 내 원래 분신도 절대 부족함이 없다. 가정파괴용이라는 18센티에는 살짝 못 미치지만 나름대로 충실한 크기와 두께를 가진 것. 그러나 그런 나조차도 로안의 분신과 비교하면 주눅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나저나 전화번호라."
거절하는 건 너무 잔혹한 일이라 받아둔 손수건을 보며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품속에 넣는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그런지 버리기는 좀 아깝다.
'그나저나 생각을 해 보자. 민정이가 왜 날 불렀을까?'
근처 골목에 숨어 생각에 잠긴다. 타이밍이 좀 공교롭기는 하지만 그녀가 밀리언. 혹은 이번 사건의 관계자일 거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물론 가능성을 아주 일축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확률 상 그런 일이 있을 것 같지는 않으니까.
오히려 내가 그녀를 의심하는 건 다른 쪽이다.
'마스터가 될 정도로 검법의 고수. 그것도 단순한 스킬 완성자가 아니라 10레벨 시험에 붙을 정도의 여성.'
사실 이렇게만 조건을 놓고 봐도 그 결과에 부합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애초에 네버랜드에는 마스터 자체가 별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다섯 번째 마스터다. 민정이는 세 번째 마스터라고 했고 보람은 네 번째 마스터라고 했었지.
내 뒤로 마스터가 몇 명이나 생겼을지 모르지만 상급 소드 마스터가 될 정도로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을 리 없고 첫 번째와 두 번째 마스터는 남자라고 들었다.
'크리스티나가 민정이다.'
논리적으로 너무나 당연한 추론이었다. 물론 보람일 수도 있지만 그녀는 태권도 사범이었으니 익힌다면 당연히 체술 쪽일 터. 검도 사범인 민정이 크리스티나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게다가 마나를 딱 1억이 되게 하려고 날 찾아온 걸 보면 1억 테라의 마나를 얻으면 현실에서 게임의 모든 버프와 진정한 의미에서의 현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다른 누군가에게 들어서일 수도 있고, 그녀의 동생 보람이 먼저 1억 테라의 마나량에 도달해서일 수도 있다.
'다만 문제는 왜 그렇게 급했냐 하는 건데.......'
히어로급 정도 되는 미녀라면 나. 그러니까 아프로디테 교단의 교황 로안과 행위를 하는 게 그렇게까지 어려운 일은 아니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교단을 도우면서 공적치를 쌓기만 한다면야 다른 귀족이 그랬듯 나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크리스티나는 나를 주군으로 모시면서까지 급하게 힘을 바랐다. 즉 그 말은 그녀에게 당장 힘이 필요하다는 뜻이고 뭔가 문제가 발생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슬슬 시간인가.'
10시 30분 정도에 점퍼를 뒤집어 입고 지훈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민정에게 로안의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
"응?"
"어?"
막 자리를 고르려다가 커피숍에 들어선 여인과 마주친다. 다만 특이한 것은 그녀 역시 나와 몹시 비슷한 복장이라는 것이다.
"지훈아? 너?"
"뭐야. 너도 쫓기고 있어?"
마주친 여인은 나를 불러낸 장본인 민정이다. 다만 특이한 것은 그녀가 나와 마찬가지로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옷깃을 세우고 있다는 것.
나는 황당해 주변을 살폈다. 다행히 다른 사람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모두 바쁜 현대. 삐에로 복장을 입은 것도 아니고 남이 옷깃을 세우건 말건 무슨 상관을 하겠는가?
"이, 일단 다른 곳으로 가자."
"그래. 해야 할 이야기가 많은 것 같다."
그녀를 따라 커피숍을 생각한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 거야?
================================= 작품 후기 ======================
으으 짧다...... 그나마 이것도 간신히 올리네요ㅠㅠ
역시 한계가 찾아오는군요. 매일 캔슬러만 쓸 수도 없으니;;; 다른쪽 마감을 너무 미뤄서 이제 최후 통첩이 온 상태거든요 ㅠㅠ
다시 주간 연재로 돌아갈게요 죄송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