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151화 (151/283)

< --15장.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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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리리~~♬초인종이 울리고 있다. 아마 전화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던 나로서는 의외의 일이다.

"누구지?"

캡슐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그때였다.

두근!

"흠........!"

심장이 울리는 감각에 신음한다. 불길하고도 불길한 느낌. 다른 사람이라면 그냥 컨디션이 안 좋은 느낌이겠지만 나에게 있어 이런 느낌이 가지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

"상당히....... 오랜만이군."

아주 약간이긴 하지만 나에게는 일종의 예지능력이 존재한다. 사실을 말하자면 이건  원래 어머니가 가지고 있던 능력이었지만, '그 사건'이후 나에게도 그 잔재가 남아있다.

"누구세요?"

"경찰입니다. 김지훈씨 맞습니까?"

"맞긴 합니다만. 경찰이 무슨 일이죠?"

문을 열지 않고 대답한다. 아버지가 사망할 때 정도의 불안감이 들 정도라면 이것들이 절대 좋은 의도로 찾아왔을 리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죄송하지만 문 좀 열어주시죠. 조사할 게 있어 왔습니다."

"저야말로 죄송하지만 거절할게요. 영장 가지고 다시 와 주세요."

그러나 그렇게 말하면서도 나는 알고 있었다. 이대로 갈 리가 없다는 것을.

그리고 과연 문 너머의 목소리가 차가워진다.

"아, 죄송하지만 그렇게는 안 되겠군요."

삑! 삑! 삑! 삑! 삐리릭~!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문이 열린다. 이것들이 전자자물쇠 패스워드는 어떻게 안 거야? 하지만 짐작컨대 일반 자물쇠였으면 열쇠로 열었을 것이고 그것도 아니면 문을 부수고 들어왔을 것이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검은 양복의 사내들은 어중이떠중이가 아니었다.

"이게 무슨 짓이죠? 나가세요."

"호오...... 무슨 죄라도 지신 겁니까? 경찰을 이리 거부하다니."

"경찰이라고요? 수상해 보이는데?"

기막혀 하며 뒤로 물러선다. 아니 이 녀석들 대체 누구지? 뭣 때문에 온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짐작 가는 게 없다. 요새는 게임만 해서 외부적으로 일을 벌인 게 없는데?

'민정인가?'

유일한 가설은 내가 마스터인 사실이 흘러나갔을지도 모른다는 것. 그러나 그것도 이해가 안되는 게 마스터면 마스터지 이런 식으로 온다는 게 말이 되나?

'게다가 마스터라면 장정 다섯 따위는 문제가 아닌데.'

혼란스러워 하는데 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내가 앞으로 나선다. 180이 넘는 키를 가진 그는 약간 마른 체구를 가지고 있어 날카롭게 보이는 외모를 가지고 있다.

"따라오시죠. 당신에게도 나쁜 일이 아닐 테니까."

"그전에 누군 지부터 말해줘요. 무슨 목적으로......."

"끌고 가."

사내의 명령과 동시에 뒤쪽에 있던 양복사내 중 둘이 내 쪽으로 다가온다.

'어쩌지?'

순간 나는 고민에 빠졌다. 물론 녀석들을 쓰러트리는 거야 문제도 아니지만 그 정체와 나를 잡으러 온 목적을 알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끌려가서 상황을 알아볼까? 죽일 생각은 없는 것 같은데.'

수틀리면 시간을 돌리면 된다. 라는 선택지가 나에게는 있었다. 이대로 이들을 떨쳐 내고 도망가는 거야 문제도 아니지만 언제까지 쫓겨 다닐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이들은 절대 깡패 비슷한 종류의 인간이 아니다. 국가에서 일하는 전문가의 냄새가 난다.

"아 잠깐만요. 곱게 갈 테니까 이유라도 말해줘요."

"천천히 알게 될 겁니다."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그러나 친절히 말하며 고갯짓을 하자 사내들이 내 팔을 잡는다. 문 밖으로 나와 보니 아파트 입구 근처에 아무도 없다. 원래 없는 건지 통제된 건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텅.

문이 닫히고 커다란 승합차에 갇힌다. 양복을 입은 사내가 다섯이나 있었지만 모두들 아무 말 없어 조용하다.

"어디로 가는 거죠?"

"승현아."

"네 팀장님."

바짝 마른 사내의 말에 덩치 중 하나가 웬 손수건 하나를 내밀어 내 입을 막는다.

"웃......"

신음하면서도 생각한다.

'아, 나 이 장면 영화에서 봤던 것 같아.'

손수건에 약품을 묻혀서 기절시키려는 모양이었다. 아니 마취라고 했던가? 기억이 희미하지만 크로로포름인가 뭔가 하는 거라고 하던데.

'아 좀 질문 하게 두지 궁금한 것도 많은데.'

당연하지만 이런 약품은 나에게 먹히지 않는다. 만독불침에 약물 면역인 나에게 이런 게 먹힐 리 없지 않은가? 그러나 그런 사실을 들킬 수는 없었기에 기절한 척 한다.

대략 1분 정도 지났을까? 내가 확실히 기절했다고 생각한 것인지 사내들이 잡담을 시작한다.

"이 녀석 가족 관계가 어떻게 되지?"

"아버지가 한명 있습니다. 자영업을 하던데....... 처리할까요?"

"그럴 필요는 없어.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고. 이 녀석이 생각보다 강력한 밀리언이면 오히려 비위를 맞춰야 하게 될지 모르니 거처나 제대로 확인해 놔."

들려오는 목소리에 움찔할 뻔 했다.

'밀리언!'

경악한다. 아니 이 녀석들이 대체 어떻게 나에 대해 알게 된 거지? 기본적으로 내 능력은 감지가 불가능한 종류의 힘이다. 능력을 쓰는 순간 시간이 뒤로 돌아가기 때문에 감지가 되도 그 사실 자체가 없던 일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각성이 문제군요. 요번에 찾아낸 20명의 밀리언 중에 조건을 찾아낸 게 한 명도 없으니......."

"하지만 이 녀석은 무려 EX급 능력자야. 등급이 높은 능력자들은 조건이 간단한 경우가 많으니 생각보다 훨씬 쉽게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

들려오는 말은 매우 중요한 내용이었다. 밀리언을 찾아내려면 오직 그 밀리언이 능력을 썼을 때 발현되는 에너지를 추적하는 방법뿐인데 찾아낸 밀리언들의 조건을 찾아내지 못한다는 것은 오직 한 가지 의미 밖에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밀리언을 찾아내는 방법을 찾아냈구나! 능력을 발현하지 않아도 밀리언을 알아낼 방법이 생겼어!'

게다가 분위기를 보아하니 밀리언의 수준조차 파악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EX급이라는 건 네버랜드 속에서 사용하는 단위이지만 그 게임을 만든 게 결국 그들에게 속해 있던 밀리언이라는 걸 생각하면 현실의 개념이 게임 속으로 통용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니까.

나는 나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다. 이건 심각한 문제다. 즉 내가 여기서 시간을 뒤로 돌린다고 해도, 그들은 결국 날 다시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는 EX랭크의 능력을 가졌다고 하니 절대 유야무야 넘어가지 않을 거라는 것도 문제다.

'곤란해.'

이건 위험하다. 잘못하면 관리대상으로 썩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생체실험을 하려 들 지도 모른다. 일단 초반에는 능력의

[조건]

을 밝히려고 하겠지만, 그게 안 된다면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르고 일단 그들에게 자유를 억압당하면 네버랜드에 접속을 못하는  건 물론이고 완전히 사회와 통제 당하게 될 것인데 그 꼴이 얼마나 괴롭고 참담한지는 세상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다.

그렇다. 나는 알고 있다. 그들. 그러니까 국가 인재 개발부에게 사로잡힌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망가. 도망가야 해. 여기서 도망가서.......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해. 알았지?]

과거 피투성이의 몸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던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것은 내가 '캔슬'해버린. 떠올리기조차 괴로운 과거다. 두근.

잊고 있던 분노가 떠오른다. 어쩔 수 없기에. 그리고 어머니가 바라는 바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묻어 놓았던 분노였다. 하지만 뭘 어쩔 것인가? 온갖 버프에 의해 보정 받는 지금의 나조차 국가와 싸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복수라고 하기도 애매한 것이, 나에게 해를 끼쳤던 이들은 내 존재를 기억조차 하지 못하지 않는가? 그건 모두 없던 일이라 그들을 원망한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후우........ 일단 기지의 위치라도 파악하자. 하다못해 연구소라도. 물론 예전과 같은 장소일 수도 있지만 확인은 해 놔야 해.'

물론 위험하다. 버프가 있어도. 아니, 설사 로안으로 현현한다 해도 국가 인재 개발부. 흔히 국인부라 불리는 부서가 작정한다면 충분히 목숨을 위협할 수 있었다. 그들은 밀리언을 연구하면서 많은 힘을 얻었고, 개중에는 정말 위험한 기술 역시 상당수 존재한다.

'물론 수틀리면 시간을 돌리면 되긴 하지. 온갖 면역 능력을 가진 내가 순식간에 제압당하지는 않을 테니.......'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깡마른 사내가 말했다.

"억제기 채워."

철컥! 기절한 척 쓰러져 있던 내 오른손에 묵직한 금속 팔찌가 채워진다. 그리고 전신을 스며드는 묘한 감각. 나는 깜짝 놀라 오른손을 움직였다.

따악-!

"뭐야?! 깨어났잖아!"

"붙잡아!"

사납게 몸을 짓누르는 사내들의 손길에 정신이 번쩍 드는 걸 느낀다. 수틀리면 시간을 돌린다는 생각이 산산이 부서진다.

'능력이 막혔어!!'

경악하는 내 몸을 사내들이 붙잡고 그들 중 하나가 다시 손수건으로 내 입을 막는다. 그러나 시간을 돌릴 수 없다는 걸 안 이상 그들에게 잡혀갈 수는 없다.

<신경가속(神經加速)을 가동합니다! 순발력 보정에 중첩! 11.2배 가속에 들어갑니다!>

<시간의 지배자 효과가 발동합니다! 시간가속이 11.2배->

33.6배로 증폭됩니다!>

<평온한 가속이 가동합니다! 가속된 신경속도에 맞춰 움직임이 가속됩니다!>

============================ 작품 후기 ============================ 바라밀경 :좋아 탈출 시작! 지금까지 너무 편했지? 네까짓게 아무리 먼치킨이어봐야 내가 굴리면 굴러야지 ㅋㅋㅋㅋ 로안 : 아니 뭐 이런 사악한 작가가........... ;;;;; PS. 크리스티나 마나 1억 줘서 환골탈태 시켜주니 제정신이냐고 막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시는 분이 왜 이렇게 많나요 ㅠㅠ 실체화 하는 유저 있으면 친해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왜 꼭

[적이 될 거야! 앞길을 막아야 해! 할 수 있을 때 발목을 걸어!!!!!!!]

라는 못된 마음가짐을 ㅠㅠ님들 친구 없음? PS2. 으악 멜린스님 지적 감사합니다! 현실에서는 현실 스텟인데 로안 스텟을 적용시켜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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