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장. 기연. 기연. 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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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버랜드의 접속을 해제할 때마다 팬 사이트를 돌아다니는 편이다. 지금이야 거의 패키지 게임처럼 플레이하고 있지만 네버랜드는 온라인게임이니 다른 유저들의 소식을 듣는 것이다.
"우와아. 뭐 벌써 모르는 유저가 없네."
이미 로안은 팬 사이트에서도 레전드 NPC로 어마어마한 유명세를 자랑하고 있었다. 멀찍이에서 찍은 스크린 샷들이 대량으로 돌아다니고 내가 하는 사소한 일들이 게임기자들에 의해 다뤄지고 있다. 게다가 나와 잠을 자면 스텟 중 하나가 국가적인 천재(60포인트)까지 올라간다는 정보가 알려지면서 나를 노려볼까 하는 여성유저들이 꽤 많아진 모양이다.
'하긴 그래도 어림도 없지만.'
이런저런 보너스를 받는 모양이지만 유저들은 대부분 그리 높지 않은 레벨과 스킬 등급을 가진. 등급으로 치면 네임드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 대부분이다. 스킬 중 하나가 완성자에 이르러야 히어로 급인데 무려 300만 명이나 되는 유저들 중에서 히어로 급에 도달한 유저는 열 댓 명에 불과한 것.
그런데 아프로디테 교단에 교황이 생긴 지 현실 시간으로 보름. 네버랜드 시간으로 반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내 근처에는 히어로 NPC들이 가득하다. 나는 주로 교단의 여인들을 주로 안아주고 외부인사의 경우 그만한 수준이 되지 않으면 손을 대지 않기 때문에 유저들이 접근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놀랐어. 설마 스텟 오르는 게 조화령의 힘이었다니......."
그렇다. 사실 퀘스트 하는 데에만 급급했지 난 조화경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었다. 아프로디테의 신성 스킬이야 신성력을 사용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니 사용해 왔지만 사실 색공이라고 할 수 있는 조화경은
'퀘스트가 있으니 한다.'
라는 느낌이었지 굳이 사용할 생각을 안 했던 것이다. 이미 가지고 있던 색공도 거의 사용 안하는 지경이니 굳이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조화경에는 상당히 사기적인 스킬이 몇 가지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지금까지 패시브로 발동되어 왔던
[상생조화]
가 바로 그것이다. 이 스킬은 지금의 나처럼 능력치가 떨어지는 이들을 성장시키는 데에도 쓸 수 있지만, 나보다 높은 능 력치의 여인과 상대하여 내 능력치를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나에겐 필요가 없는 능력이지.'
그렇다. 네버랜드 어디에 나보다 능력치가 높은 여인이 있다는 말인가? 그나마 조화경이 완성자의 경지에 이르면서 상생조화가 성장해 나와 행위를 하는 여인이
[2개의 스텟]
이 오르게 되었다는 게 쾌거라면 쾌거다. 다만 동시에 오르는 건 아니고 하나의 스텟을 63포인트까지 올리면 그다음으로 원하는 스텟이 오르곤 했다.
"후후. 이대로라면 퀘스트도 순조롭군."
퀘스트 창을 열어 아프로디테의 신성 스킬을 확인한다.
아프로디테의 신성 수련. 세 번째제한시간 없음목표 교세 확장10명의 하이 프리스트를 만들어 아프로디테 교단이 커갈 기틀을 마련한 당신은 공적치를 사용하는 법을 이해함으로서 여러 가지 기적을 행사하는 게 가능하게 되었다. 이제 당신은 아프로디테의 사도로서 교단의 확장에 힘써야 할 것이다.
신성 수련 세 번째. 전체적인 아프로디테 교단의 세력을 넓혀라.
보상 : 아프로디테의 신성 : 전문가 -> 완성자 진행 상황신규 사제 : 100/100추기경: 1/1대주교: 1/3하이 프리스트 : 20/20
"대주교만 둘 늘리면 끝인가....... 뭐 보나마나 이것도 초월자 퀘스트는 말도 안 되는 난이도를 줄 테니 완성자에서 상당히 오래 버티겠지만 말이야."
중얼거리는 나는 현재
[로안 모드]
다. 요 근래에는 현실에서도 거의 로안의 몸으로 지내는 상황인 것.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좋긴 좋군. 집마력 3000%."
그렇다. 히페리온 스킬까지 초월자에 도달시킨 그 순간 나의 집마력은 드디어
[현현]
상태에서의 마나 소모 속도를 따라잡았다. 이제 나는 현실에서도 영구적인 현현이 가능해직 된 것이다. 물론 내 마나는 아직도 5억 5660만 테라 밖에(?)되지 않기 때문에 액티브 스킬은 하나도 사용이 불가능하다. 그 어떤 스킬도 5테라의 마나로 사용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 로안의 괴물 같은 육체를 불러들일 수 있다는 것만 해도 굉장한 이득이다.
"물론 그래봐야 뭘 하겠냐마는."
당연한 말이지만 이 얼굴로 밖에 나가면 난리가 날 것이다. 기본적으로 너무나. 정말 너무나 아름다운 로안 필스타인의 외모는 60포인트 이상의 매력은 소용이 없는(미적 기준은 제각각이니까.)현실에서조차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칠 정도다. 만약 누가 내 모습을 보기라도 하면 단숨에 소문이 퍼져 버리겠지. 배우나 가수를 하라고 여기저기에서 난리를 치게 될 것이다.
'아니 뭐 잘생긴 녀석이라고 꼭 난리가 나는 건 아니니 확신할 정도는 아니지만 말이야.'
생각해 보면 누구나 인정하는 미남 원빈조차도 사방에서 제발 배우가 되어 달라고 애원해서 별 노력 없이 배우가 된 건 아니다. 그가 배우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했던 것처럼 로안이라도 현실에서는
[아주 잘생긴 남자]
이상의 의미는 없겠지. 네버랜드 속에서처럼 난리가 나거나 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손 틈 새로 비추는~ 내 맘 들킬까 두~려워~♬그때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한다. 무심코 받는다.
"여보세요?"
[에? 아, 잠깐만요. 지훈씨 핸드폰 아닌가요?]
들려오는 목소리에 멈칫한다. 이런 뻘짓을! 로안 상태로 받았잖아? 그러나 시간을 돌리기에는 너무 사소한 일이다. 네버랜드에서와 다르게 여기에서 시간을 돌리면 거센 징계를 받기 때문에 네버랜드 속까지 돌아가야 하는데 그래서는 꽤 많은 시간을 돌려야 하는 것이다.
"아 맞아요. 잠깐만요."
그렇게 말하고 현현을 푼다. 그리고 다시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한 건 민정이었다.
"무슨 일이야?"
[아, 별건 아니지만....... 지금 전화 받은 거 누구야?]
"친구."
[어....... 그래? 이름이 뭔데?]
"그게 궁금해서 전화한 거야?"
당연한 말이지만 로안의 존재를 밝힐 수 없는 만큼 반문하자 그녀가
'아......'
하고 말을 끌더니 이내 정신을 차린 듯 말한다.
[아 맞아. 혹시 요번 주 일요일에 시간 내는 거 가능해?]
"왜? 데이트 신청은 아닌 것 같은데."
목소리에 불안감이 담겨 있다. 뭔가 문제가 생긴 걸까?
[잠깐 만나고 싶어. 중요한 일이야.]
"중요한 일?"
[응.]
목소리는 단호하다. 가벼운 문제는 아닌 분위기였기에 순순히 대답한다.
"좋아. 그럼 어디서 만날까?"
[그....... 예전 그 깡패들하고 얽혔을 때 보람이하고 같이 갔던 커피숍 기억하지? 거기서 일요일 밤 11시에 만나자.]
"좀 늦지 않나 싶지만...... 뭐 생각이 있겠지. 알았어."
무슨 놈의 커피숍을 밤 11시 가야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그녀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대답해 줄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죄책감이나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는 걸 봐서 나에게 악의를 가진 것도 아니다.
'문제는 그녀에게 악의가 없어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지만.........'
만약 과거의 나였다면 이런 미심쩍은 부름 따위 나가지 않을 것이다. 그게 아니면 상세히 설명하라고 말했겠지. 그게 당연한 상황이니까.
그러나 지금의 나는 상당히 여유가 있어서 그럴 필요가 없다.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나는 사실상 불사신에 가깝다. 모든 최악의 상황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 과거에는 즉사를 당하면 모든 게 끝이었지만 물리면역을 비롯해 온갖 면역능력을 가진 나는 오히 려 죽기가 힘든 존재가 되었다.
통화를 끊고 시간을 확인한다. 오늘이 토요일 오후 7시이니 사실 시간은 많이 남았다. 심지어 네버랜드 속에서는 12배나 시간이 빠르게 흐르니 열흘이 넘게 남았다고도 할 수 있으리라.
"접속해야겠군. 세이브 포인트도 만들 겸."
============================ 작품 후기 ============================ 슬슬 현실 파트도 진행해야 할 상황. 그나저나 캔슬러 쓸 상황이 아닌데 이러고 있네요. 아, 앙돼 ㅠㅠ 쓰는 걸 멈출 수가 없어 ㅠㅠ 중얼거리며 캡슐에 앉는다. 다시 접속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