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128화 (128/283)

< --12장. 정령계도 환계도 즐거운 곳이지. -- >

"허억! 흑! 흐으윽---!!!"

기다란 흑발에 늘씬한 체구의 미녀가 내 몸에 안긴 채 신음을 토해내고 있다. 내가 허리를 쳐올려 그녀의 몸 안에 분신을 삽입하자 그녀는 내 상체를 부둥켜안으며 버둥거렸다. 절대로 놓아 주지 않겠다는 듯 냥 팔로 내 목을 안고 늘씬한 양 다리로 등을 감싸고 있다.

그녀의 이름은 스카이. 전격 속성을 가진 최상급 환수로 본신은 창공을 지배하는 금빛 털의 거대한 새다. 세간에서는 썬더버드(Thunderbird)라는 신조로 추앙받기도 하는 녀석으로 최상급 환수 중에서도 아주 강력한 녀석이지만 지금은 이렇게 내 품에 안겨 버둥거릴 뿐이다.

"좋아. 좋아. 좋아요. 세상에 아아.......! 나, 나 어떻게...... 아우우웃♡♡!"

허덕이며 내 몸을 껴안자 그녀의 질이 꽈악 조여들며 내 분신을 즐겁게 만든다. 내가 지금까지 상대해온 여인 중에서도 제법 상위에 속한다 할 수 있는 수준의 뛰어난 명 기다.

'몸을 제법 잘 만들었는걸. 오래 살아온 최상급 환수라 그런가.'

나는 정령계에 있는 과반수의 상급. 그리고 최상급 정령들과 관계를 맺고 현실로 돌아왔다.

사실 나와 관계 맺고 싶어 하는 정령들이 조금 더 있었지만 마나가 떨어진 관계로 다음을 기약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나는 환희마라경과 여의색황경이 초월경에 이르러 얻은 전 스킬 쿨타임 90%감소로 1년. 그러니까 365일이나 걸려야 할

<정령계 이동>

스킬이 36일에 한 번씩 정령계로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그렇게 줄어도 한 달이 넘는 시간이지만 다른 정령사들에 비하다면 그야말로 뻔질나게 들어설 수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어쨌든 정령들과의 계약으로 2억 200테라까지 떨어졌던 마나는 다시 2억 2200만 테라로 늘어났다. 마나탈진이 풀리기까지 3시간이 걸렸으며 거기에서 마나가 다시 풀로 회복되는데 다시 4시간이 걸렸다. 최대 마나가 2억 테라가 넘는데 온전히 회복하는데 4시간 밖에 안 걸린다는 건 사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나는 워낙 버프가 많아 순식간에 마나가 차오른 것이다.

뭐 그 다음 차례는. 당연하게도

<환계이동>

을 사용해 환계로 항하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환계에서의 작업도 정령계와 큰 차이가 없다. 환계로 넘어가서 이 드높은 친화력 때문에 모든 환수들의 관심을 받고, 그래서 환수들에게 여성의 모습을 취하라고 권한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환수들은 정령처럼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꿀 수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최상급 이상의 환수가 화신(化身)의 형태를 취할 수 있는 게 다행이야. 그렇지?"

"네. 네에....... 아아 주인님....... 주인......."

털썩.

마침내 버티지 못한 스카이가 쓰러져 버린다. 그녀는 전격 속성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단순히 나와 즐기기만 했으며 계약이 아니라면 내 영단을 몇 번 받아내는 것만으로 혼절하고 만다. 사실 계약도 아니면서 나에게 30분이나 견뎠다는 건 스카이 녀석이 실로 강력한 힘을 가진 최상급 환수라는 뜻일 것이다.

"흠 이걸로 끝인가?"

주변을 둘러보자 사방에 쓰러져 있는 여인들이 보인다. 광경은 정령계와 비슷하지만 그 숫자는 좀 적다. 등급이 어쨌든 모습을 마음대로 변형시킬 수 있는 정령들과 다르게 환수들은 정해진 형태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미아나 아라크네 등 매우 폭넓은 세이프존을 가지고 있는 나지만 그렇다 해도 허용가능한 선이라는 게 분명 존재한다. 반인반수도 아니고 그냥 짐승 형태의 동물들을 사랑해주는 건 내게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때문에 내 주변에 쓰러져 있는 환수들은 모조리 최상급 이상이다. 최상급 이상의 정령들은 화신이라는 형태로 원래 자신의 모습이 아닌 별개의 모습을 가지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들에게도 정령계에서 그랬듯 무속성 주문. 창생(創生)으로 책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그녀들의 모습은 다채롭다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가슴이 큰 여인. 키가 큰 여인. 소녀 같은 여인. 늘씬한 여인. 엉덩이가 큰 여인. 근육이 많은 여인....... 다만 공통적인 것이 있다면 그녀들 모두가 훌륭한 미녀라는 것이다. 지금의 나는 눈이 너무나도 높아서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있다면 바로 퇴짜를 놓았고 최상급 환수들은 그야말로 사력을 다해서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왔다.

"좋아 끝났군. 로그아웃."

살짝 중얼거려 현실로 나온다. 그리고 인터넷을 살피거나 하는 등으로 쓸데없이 시간 을 보내고 잠시 후 타임슬립을 사용해 게임 속으로 돌아간다.

[마나 탈진 상태입니다! 마나를 소모하는 그 어떤 이적도 발휘할 수 없습니다! 회복까지 2시간 59분 59초........]

당연한 말이지만 정령을 계약하는 것으로 모든 마력을 소모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 어떤 능력자도. 심지어 초월자가 되어서도 남은 마나가 극소량에 불과하게 되면 마나를 소모하기가 극도로 힘들게 되는 것이다.

팔굽혀 펴기의 경우 몸이 한계일 때 몇 번 더 해야 근육이 늘어난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음에도 매번 그걸 지키지 못하는 것은 한계에 다다른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고통에 의지가 굴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마나의 사용 역시 남은 양이 극미량에 이르게 되면 거의 컨트롤이 불가능할 정도의 부하가 걸린다. 그야말로 필사적인 집중력과 의지가 없다면 마나를 소모할 수 없는데 정령 계약이라고 간단히 될 리가 없지 않은가?

"뭐 나는 타임슬립이 마나를 소모해주니 시간을 돌리면 그만이지만."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하나의 가정이 떠올랐다.

"잠깐. 그럼 나 말고 다른 밀리언들도 같은 상황 아닌가?"

내가 네버랜드에서 이런 사기캐릭터를 선택하고 더불어 무한에 가까운 마나를 획득한 건 내가 뛰어나서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내가 가진 타임슬립 능력 때문에 가능했던 일인 것이다.

'물론 올 능력치 99라는 건 타임슬립 능력이 아니면 구현이 불가능하지만 마나탈진 유도는 가능할 거야. 어쩌면 전투에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리고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그렇다면 어쩌면 1억 테라가 넘는 마나를 모으는데 성공하는 다른 밀리언이 나올지도 모른다. 네버랜드의 1억 테라는 현실에서 1테라이며 만약 다른 밀리언이 1억 테라의 영력을 얻는다면 내가 그랬듯 현실에서 게임 속 캐릭터를 현현하는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는 밀리언 중에서도 아주 강력한 능력자다. 손가락 하나 튕기는 것으로 능력을 발동시킬 수 있는 녀석은 쉽게 없으니까. 게다가 다른 캐릭터와 내

[로안]

은 그 버프와 능력치 자체가 확연하게 다르니 상대가 될 리도 없다. 심지어 현실에서는 마나가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기 때문에 스킬은 거의 사용 불가가 아니던가?

"흐음 모르겠군. 어쩌면 상위 유저 중 일부는 밀리언일지도."

그러나 당장 알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는 만큼 자리에서 일어난다.

"귀환."

그리고 환계를 떠나 물질계로 돌아간다.

"앗 로안님! 계약은 무사히 마치셨나요?"

"여기 옷........"

물질계로 돌아오자 기다리고 있던 에린과 바이올렛이 호들갑을 떨며 다가온다. 정령계나 환계로 갈 때에는 오직 육체만 갈 수 있는 만큼 나체로 이동하며 원래 가지고 있던 물건들은 근처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른 정령사들은 정령계나 환계로 이동할 때 정말 믿을 수 있는 몇 명과 함께 비공개 된 장소에서 의식을 치르게 된다.

"오래 기다렸어?"

"어차피 급한 일은 없으니 괜찮아요. 하지만 대단하시네요. 최상급 정령사나 소환도 이차원에서 반나절을 버티지 못하는데 이렇게나 오래 계시다니."

"뭐든 잘 하는 편이라."

"후후. 물론이죠."

거만을 떨거나 말거나 당연하게 받아들여 잘난 척 하는 맛이 없다. 뭐 오히려 당연해 보이기 때문에 그러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후우......."

일단 마나 탈진 상태 동안은 명상을 하며 마나를 회복한다. 마나가 없어도 이 몸은 강력하지만 마나가 빈 상태에서 돌아다니려고 하면 몸이 주변 마나를 빨아들이느라 온 몸이 간지럽기 때문에 일단 마나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마나탈진이 회복되었을 때 바이올렛이 묻는다.

"그나저나 무슨 정령과 계약하신 거예요? 가문의 일 때문에 잠깐 나간 사이에 오셨다가 바로 환계로 가버리시는 바람에 묻지도 못했는데."

아무래도 정령사인 그녀는 환수보다 정령에 관심이 많았던 모양인지 반짝거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당연히 그녀의 기대를 떨쳐 버릴 생각이 없던 나는 웃 으며 오른손을 들었다.

"게이트 오픈(Gate open)."

정신을 집중해 이차원의 문을 연다. 게이트는 마치 마법의 스펠 플레인(Speel plane)과도 비슷한 개념으로 소환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별 창. 눈앞....... 이라기보다 머릿속으로 떠오른 창에는 수십 개의 점이 떠다니고 있다.

소환술의 기본은 집중력(集中力)이다.

창에 떠다니는 수십개의 점은 내가 정신을 집중하면 집중할 수록 한 점으로 모여든다. 그러나 점들이 워낙 마음대로 튀어 다녀서 컨트롤이 쉽지 않다.

"와라. 니힐리티(Nihility)."

고오오오----!

막대한 무속성 마나가 모여든다. 니힐리티는 무의 최상급 정령. 이제 막 정령술에 입문한 존재가 그녀를 소환할 수 있다는 건 그야말로 누구도 믿지 못할 일이리라.

"세, 세상에 이 정령력은 설마.......!"

느껴지는 기척에 놀란 바이올렛이 눈을 크게 뜨는 게 보인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소환을 완료한다.

카앙!

소환은 실패였다.

"......."

"......."

"......."

순간 방안이 침묵에 싸인다. 기절할 듯 놀라던 바이올렛은 멍정한 표정. 나는 밀려오는 무안함에 크게 웃었다.

"하, 하하! 잠깐 만 다시......."

카앙! 소환은 실패였다.

카앙!

소환은 실패였다.

카앙!

소환은 실패........ 순간 무술을 익히던 과거를 떠올린다. 막대한 체술적성과 지능을 가지고도 무술을 쉽게 익히지 못했던 것은 이런저런 보정이 있다 해도 내 배틀 센스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천재는 이 로안이지 인간 김지훈이 아닌 것이다. 마법적성이 높다고 고서클의 마법을 바로 쓰는 게 불가능하고 체술적성이 높다고 바로 무술의 고수가 되지 않는 것 처럼 정령을 소환하는 데에도 실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카앙!

소환은 실패였다.

나는 외칠 수밖에 없었다.

"아오 빡쳐!!!!!"

============================ 작품 후기 ============================ 헥헥. 간신히 올리는군요. 결국 지훈은 보통 사람이라는 결말(.........) 정령계에서 시간을 너무 끈 만큼 환계는 후다닥 넘겨 버렸습니다. 어차피 최상급하고만 계약한 환수들은 한동안 소환이 불가능함;;;; 그나저나 노블레스 시스템이 바뀐다고 하더군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변혁을 계획하는 조아라를 응원합니다. 다만 이 시스템이 과연 저에게 좋을지는(......) 연재도 느려서 싫은 분들은 표로 보복하게 되는 건가요 ㅠㅠ 헥헥. 간신히 올리는군요. 결국 지훈은 보통 사람이라는 결말(.........) 정령계에서 시간을 너무 끈 만큼 환계는 후다닥 넘겨 버렸습니다. 어차피 최상급하고만 계약한 환수들은 한동안 소환이 불가능함;;;; 헥헥. 간신히 올리는군요. 결국 지훈은 보통 사람이라는 결말(.........) 정령계에서 시간을 너무 끈 만큼 환계는 후다닥 넘겨 버렸습니다. 어차피 최상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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