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장. 정령계도 환계도 즐거운 곳이지. -- >
"내 이름은 로안 필스타인. 지배계약을 맺어도 될까?"
[에? 하, 하지만 마나가....... 혹시 아슬아슬하게 된다고 해도 정령계에 오는 건 1년에 한 번 뿐이에요. 당신 정도의 친화력을 가진 이가 저 하나랑 계약한다는 건........]
"계약하지 마?"
슬쩍 상체를 숙여 얼굴을 바짝 붙이며 속삭인다. 물론 정령인 그녀에게 미모는 통하지 않는다. 그녀가 인간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고는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들의 시선을 의식한 모습일 뿐 그녀가 인간적인 미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
그러나 나는 친화력도 110. 그리고 정령이나 소환수들에게 있어 친화력이란 매력 그 이상의 효과를 가진다.
실제로 예전 최상급 정령 엘라이카에게 성행위 스킬을 사용했을 때의 적용 스텟은 매 력이 아닌 친화력이었다. 게다가 친화력은 정령에게 있어 매력 그 이상의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친화력이 높은 정령사가 부탁을 하면 어지간히 격이 높지 않은 정령은 거부를 하지 못했다. 현실에서의 남자가 미녀의 부탁을 거부하기 어려워하는 것보다도 조금 더 강력한
[설득력]
을 가지는 것이다.
[좋, 좋아요.]
우우웅---!
대답과 동시에 무속성 정령에게서 묵직한 기파가 뿜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멀찍이. 그러나 빽빽하게 자리하고 있던 다른 정령들이 부러움 가득한 눈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무속성 상급 정령과 계약합니다! 계약종류는 지배계약!>
<3만 테라의 최대 마나와 30만 테라의 가용 마나가 이전되기 시작합니다!>
<남은시간 9시간 59분 58초........>
"뭐 10시간?!"
설마 계약시간이 이렇게 길 줄 몰랐던 나는 비명을 질렀다. 정신을 집중하고 주변을 보니 나와 무의 정령 사이에 이어진 영적인 통로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마나가 흘러가고 있다.
[우와. 맛있어. 엄청나게 농밀한 마나야.]
[어떤데?]
[어떠냐면. 아 세상에 이건...... 이 친화력은...... 정말 이 정도면 정령왕님도 맛보지 못했을 것 같은데?]
무의 정령이 새빨개진 얼굴로 호흡까지 거칠어진 상태로 말하자 주변에 있던 다른 정령들이 기겁한다.
[뭐 진짜? 야 드래곤 빼고 정령왕님하고 계약 맺은 정령사는 500년 전의 엘더 엘프 페시리나가 마지막이야.]
[맞아. 게다가 엘프도 아니고 인간이 그만한 정령력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아 몰라. 좋아. 정말 엄청나게 좋아. 그리고 이 말도 안 되는 친화력을 느끼고 온 건 너희도 마찬가지면서 이제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렇긴 하지만.......]
우르르 몰려든 상급 정령들이 종알종알 떠들기 시작한다. 그들의 눈에는 부러움이 가득한 것이 진심으로 나와 계약하고 싶다는 게 느껴진다.
"이봐. 이 계약시간 어떻게 줄일 수 없어?"
[아....... 음...... 와아......]
내가 질문을 하거나 말거나 두 눈을 감고 기묘한 신음만 흘리고 있다. 110의 막대한 친화력을 가진데다가 마나 탈진으로 정순하게 쌓아올린 내 마나는 그녀에게 진미(珍味)와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아 설마...... 정말 10시간을 여기서 이러고 있어야 한단 말인가."
물론 게임 속에서 10시간이라고 해 봐야 현실에서는 1시간도 안 되지만 무려 10시간동안 한 자리에 있으라는 건 그야말로 고문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아까 봤던 책에 의하면 한 번에 계약을 맺을 수 있는 건 한 정령뿐.
그러나 그 순간 고개를 갸웃한다.
"아니 잠깐. 결국 마나를 전해주기만 하면 되는 거잖아? 마나 오가게 하는 건 내 주특기인데."
슬쩍 고개를 돌려 무의 정령을 바라본다. 물론 그래서 고른 거긴 하지만 때마침 그녀는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이다. 당연히 내 스트라이크 존(?)안의 존재다.
"이리와."
[에? 지금은 좀....... 좀 더 음미(吟味)해야 한단 말이에요.]
"걱정 마. 더 기분 좋은 걸 해줄게."
[더 기분 좋은 거라니 그런 건 세상에 없어요.]
"과연 그럴까?"
슬쩍 웃으며 근처 바위에 앉으며 그녀를 내 허벅지 위에 앉힌다. 정령계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체였던 만큼 이미 잔뜩 성을 내고 있는 내 분신이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튀어나와 그 강렬한 위용(?)을 자랑한다.
보통 여자라면 흥분을 하거나 아니면 화를 낼 자세. 그러나 무의 정령은 난감한 표정 을 지었다.
[저, 저기 물론 이 몸은 그럴 용도로 만든 거기는 하지만....... 좀 나중에 해 주시면 안 될까요? 저는 정령이에요. 번식행위 같은 걸로 흥분하지는 않는데.]
약간만 더 이러면 짜증까지 낼 분위기다. 녀석의 입장에서 보자면 농밀한 마나 때문에 한참 기분 좋은 상황에서 초를 치는 것이니 당연한 일. 그러나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웃었다.
"한 번 해보면 쏙 들어갈 말이군."
[저기요? 죄송하지만 제 말을 이해 못하신 것 같....... 흐윽!?]
푸욱. 하고 내 분신이 그녀의 몸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간다. 물론 그녀에게 성감대 따위는 없다. 인간도 아니고 정령에게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일단 물리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 아무리 성적인 기교가 좋아도 그녀를 흥분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수백 명의 여자를 울고 울리는 절륜남이라도 인형을 안아 쾌락의 교성을 뱉게 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니까.
"흐음. 확실히 인간의 몸을 잘 구현했군. 질도 자글자글하니 좋고....... 조임도 대단한데?"
[아니...... 아흑? 학...... 하악..... 이거, 이건 대체 무슨...... 흐아앙~!]
철썩! 철썩! 철썩!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잡아 들었다가 그대로 내리치자 살집이 풍만한 그녀의 허벅지와 내 허벅지가 부딪치며 음란한 살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참 잘 만들었다. 그야말로 찰지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허벅지와 엉덩이였다.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던 무의 정령은 질을 헤치고 들어오는 분신과 함께 몰아치는 쾌감에 놀라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흠~ 부드러워. 가슴의 감촉이 좋은데? 진짜 몸이 아니라 시시하지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장점이 꽤 있네. 신경 써서 만든 것 같아."
나름 칭찬이었지만 무의 정령은 그 칭찬을 들을 여유가 없는지 몸을 비비 꼬며 신음을 터트리고 있다.
[으읏-! 으으읏-!! 세, 세상에. 이게 뭐요? 조, 좋아요. 너무 좋..... 흐아앙~~♡♡!!]
[뭐야. 너 왜 그래? 그거 인간 짝짓기 아니야?]
[그게 좋아? 정말? 진짜?]
[와 저 표정 좀 봐.]
나는 상급 정령들이 주변에 몰려들어 오오오. 하는 탄성을 내지르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다.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노출 플레이를 즐기지 않기 때문에 다른 이들의 앞에서 즐기는데 취미가 없다. 그나마 이 녀석들은 대체적으로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어 나았지만 그렇다고 괜찮은 건 아니다.
"캭! 적어도 어디 숨기라도 해 이것들아! 내가 변태로 보여!?"
[우. 이정도면 변태 맞지 뭐. 다른 정령사는 정령계에서 나체인 것도 부끄러워 몸을 비비 꼬는데.]
투덜거리는 녀석들이었지만 사실 로안 필스타인의 상태에서는 몸 상태가 워낙 이상적이기 때문에 부끄러운 걸 잘 모르겠다. 물론 사람 많은 데에서 옷을 벗으라고 하면 절대 안 하겠지만 이 녀석들은 정령이 아닌가?
"멀리 물러서. 싫으면 최소 숨기라도 해야지 당당하게 뭐하는 거야?"
[어머 별꼴이야. 세고 친화력 높은 건 알겠지만 뭐라고 명령을 내려?]
[쳇 나랑 계약 한 것도 아니면서.......]
토라진 표정으로. 그러나 순순히 사방으로 흩어진다. 물론 멀리 간 건 아니고 근처 나무에. 땅 속에. 냇물 등에 스며든 거지만 적어도 당당히 지켜보는 것 보다는 낫다.
[흐으으--! 하아아---! 몸 안에...... 몸 안에 스며들어요. 엄청난 힘이 몸 안에......]
"헤에. 그래도 잘 버티니 보람이 있는걸. 육체적인 성감대가 없어서 그런지 자극에 훨씬 강해."
그리고 그렇기에 부담 없이 색공을 사용할 수 있었다.
<환희삼혼락(歡喜三魂落). 황홀경(?
惚境)을 발동합니다!>
============================ 작품 후기 ============================ 당연하지만 색공 없으면 정령 공략은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기교가 좋아도 딜도를 흥분시킬 수는 없는 법(.........) 말하자면 무생물을 흥분시키는 것과도 같은 난이도이죠. 그러나 어차피 성행위가 궁극이면 색공의 영역으로 넘어가니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