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114화 (114/283)

< --11장. 모여드는 관심. -- >

<에린이 아프로디테의 사제에서 아프로디테의 수석사제(High priest)로 전직합니다! 전체적인 능력이 소폭 상승하고 매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당연하지만 에린이 깨어난 뒤 그녀를 하이 프리스트로 만들었다. 딱히 시간 끌 이유가 없었던 것. 그리고 그러자 한번 봤던 텍스트가 떠올랐다.

<에린이 네임드NPC에서 히어로NPC로 승급합니다!>

<윗 단계로의 승급에 따라 최대 마나치가 상승하고 전체적인 능력치가 일정량 상승합니다!>

<마나의 흐름이 육체를 변화시키기 시작합니다!>

<탈태(奪胎)를 시작합니다!>

마찬가지로 12시간의 탈태를 통해 에린 역시 히어로 NPC로 승시킨다. 매력 역시 상당히 높아져 예전의 에린이 귀여운 정도였다면 지금은 절세 미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빼어난 미색을 자랑하게 되었다.

"좋군."

며칠 동안 행위를 계속하며 실험해 본 결과 난 상대의 스텟 중 하나를 내 스텟의 절반까지 끌어올리는 게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다만 그 스텟을 선택하는 건 내가 아니라서 그 상대가 간절히 바라는 종류의 스텟이 오른다.

때문에 에린의 매력은 55포인트까지 올랐고 바이올렛의 친화력 역시 55포인트까지 올랐다. 내가 110포인트라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건 사실 어마어마한 스텟이다.20포인트는 보통. 30포인트는 제법 뛰어난 인재. 40포인트는 상당히 뛰어난 수재이고 50포인트 이상은 1만 명 중 한명 꼴의 천재라는 걸 생각해 보면 나와의 행위는 상대 여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정도로 바꿔버린다는 걸 알 수 있다. 머리가 좋아지길 원하는 여인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도록. 근력이 강해졌으면 하고 바라는 여인은 거인족의 힘을 가지도록 만들 정도니 더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에린의 마나는 어때?"

"5만 테라요. 하지만 엄청나네요. 세상에 일주일도 안돼서 마나가 100배나 늘어 버릴 수가 있다니."

"바이올렛은?"

"전 정령력 때문인지 5만 5천 테라에요. 그 대단해 보이던 아버지보다도 10배나 많은 마나를 가지게 된 데다 상급 정령하고 계약했으니 지금의 전 어지간한 마스터하고 맞먹는 존재라고 할 수 있겠군요. 수도의 동기들이 알면 기절하겠어요."

나체로 내 양 옆에 자리 잡은 두 여인은 종달새처럼 재잘거렸다. 나중에 안 이야기지만 바이올렛은 센트럴 왕국의 수도 센트럴에 있는 센트럴 아카데미에 재학 중이라고 한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들만 다닐 수 있다고 하는 센트럴 아카데미에는 1천명이 넘는 능력자들이 다니고 있는데 바이올렛은 그 중

[퀴벨레 숲]

중급 반에 다니고 있으며 에린은 그런 그녀를 수행하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다만 재미있는 건 왕국의 이름도 센트럴 왕국이고 수도의 이름도 센트럴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아카데미 이름까지 센트럴이니 센트럴 왕가 놈들이 얼마나 자기 이름 붙이길 좋아했는지 알 수 있다.

"그 센트럴 아카데미라는 것의 규모는 어느 정도야?"

"대륙 최고라고 할 수 있죠. 사실상 오대교단 전체와 계약을 맺은 셈이니까요."

그녀의 말에 의아해한다.

"오대교단 전체라니. 그럼 에린은 왜

[아프로디테의 성]

에 다니지 않고 바이올렛의 수행인이지?"

내 말에 에린과 바이올렛의 표정이 굳는다. 그러나 내가 눈짓으로 재촉하자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아, 그. 말씀드렸었지만 현재 아프로디테 교단은 기반국가가 없는 상태입니다. 또한 센트럴 아카데미에서 1개의 학원(學園)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마스터급 학원장(學園長)이 필요한데 저희 아프로디테 교단의 하이 프리스트는 네레이야님뿐이어서 파견이 불가능했죠. 그리고......."

"그리고라니. 또 있어?"

내 물음에 에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비록 오대신의 이름을 붙였다고는 하나 센트럴 아카데미의 다섯 학원은 절대 신전이 아닌 이능을 배우기 위한 학원이기 때문입니다. 즉

[치우의 산맥]

에는 치우님을 믿지 않는다 하더라도 검을 배우기 위해 입학할 수 있으며

[솔로몬의 탑]

의 경우는 마법을.

[퀴벨레의 숲]

에는 정령술을.

[토트의 공방]

에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입학하는 것이죠. 하지만

[아프로디테의 성]

의 경우는......"

그녀의 말에 깨닫는다. 그렇다. 사실 아프로디테 교단은 힘을 가지기에 어려운 입장인 것이다. 다른 교단들의 경우에는 물론 종교단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막대한 자료를 가진 기술단체라고도 할 수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마법사들이 솔로몬의 사제이며 경지를 넘어선 투사 중 절반 이상이 치우교단에 소속되어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곳은 단순히 신을 믿는 장소가 아니라 온갖 지식과 힘이 전승되는 하나의 세력이라 할 수 있는 것.

하지만 그에 반해 아프로디테 교단은 어떤가? 안타깝게도 아프로디테 교단은 오직 미와 사랑만을 추구한다. 교단 자체의 교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것들이 지식이나 기술이 될 수는 없었다.

"확실히 그럴 만도 하군. 하지만 그렇다면 왜 아프로디테의 성을 지은 거지? 어차피 굴리지 않을 거라면 괜히 건물만 지을 필요는 없잖아."

"맞는 말이지만 건물을 안 지으시면 아프로디테님의 분노를 직면해야 합니다. 아프로디테님이 교단에 별 관심이 없는 건 사실이지만 자존심 상하는 건 싫어하시기 때문에 규모만 작지 오히려 건물은 다른 건물들보다 깨끗하고 좋아서......."

"헐."

신의 위엄이라고는 1%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쪼잔함에 황당해한다. 아니 뭐 그리스계 신들이 인간만도 못한 자제력과 심성의 소유라는 건 익히 알고 있던 일이지만 이 정도라니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어쨌든 에린은 이제 하이 프리스트가 되었으니 제 수행인 노릇은 그만하게 될 거예요. 물론 신관인 에린을 대신할 수행인을 새로 구하기는 힘들 테지만 저 스스로가 예전보다 압도적으로 강해졌으니

[시험]

은 오히려 쉬워지겠죠."

그녀의 말을 들으며 아프로디테 교단에 대해 생각한다. 중요한 건 기술이다. 아프로디테 교단에서 신도들에게 가르쳐 익히게 할 만한 기술. 그것은........

'당연히 색공이지.'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고개를 든다.

"에린. 그 학원장이라는 거 내가 지원할 수도 있나?"

"물론입니다. 아니 오히려 교황님이 앉기에는 너무 낮은 자리가 아닐지......."

"괜찮아. 한동안은 교단에 있으면서 이것저것 가르칠 생각이니까. 상관없는 사이라면 모르겠지만 내 교단이 이렇게 빈약한 건 참기 힘들군."

그리고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아프로디테 교단을 세계 최강의 교단으로 만드는 것 쯤 너무 간단한 일이다. 다만 중요한 건 내가 없어도 어느 정도 돌아갈 만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정도? 뭐 그거야 천천히 생각해 보면 되겠지.

똑똑.

그때 문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린다.

"아카데미 다 와 갑니다. 아가씨."

"속도를 좀 조절해 줘. 금방 나갈 테니까."

"알겠습니다."

밖의 대답을 들은 바이올렛이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차려 입기 시작한다. 미리 준비한 옷이 있던 데다가

[색황의 처소]

안에는 욕실까지 있었던 만큼 몸 역시 깨끗한 상태다.

"학원으로 돌아가는 거야?"

"일단 제 개인 숙소에 먼저 들려서 복장들을 준비해야 해요. 무도회가 있어서."

"무도회?"

전혀 의외의 단어에 의문을 표하자 바이올렛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카데미에는 세 달에 한 번씩 학생이나 교수는 물론 많은 유명 인사들이 참여하는 무도회가 있어요. 왕족들도 종종 참여하실 정도로 권위 있는 무도회죠."

"무도회라......."

푹신한 침대에 누워 고민에 빠진다. 당연한 말이지만 무도회장에 가 본 경험 같은 건 없다. 심지어 현실의 무도회장(?)에도 가 본적이 없으니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 나는 춤같은 것도 잘 모르고 사교 그 자체를 목표로 한 그 어떤 일도 해 본 적이 없다.

"저기. 혹시 가보실 생각 있나요?"

"있다면 갈 수 있어? 학생이나 교수. 혹은 유명인사만 된다더니."

내 물음에 에린이 무슨 소리냐는 듯 소리친다.

"세상에! 교황님. 신께서 직접 선택한 사도라면 일국의 왕이라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위치에요! 게다가 교황님은 소드마스터에 아크메이지기도 하시잖아요?"

"아 취미로 한 거라 검이든 마법이든 운용은 별로지만."

솔직히 말하면 검이나 마법에 대한 내 수련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긴 시간 수련한 적도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가디언이나 에레스티아와 놀아나다 가끔 연습한 정도니까. 물론 그것만 해도 상당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다른 NPC들의 수련에 비하면 노력이라 부르기도 민망할 지경인 것이다.

"아니 취미로 소드마스터에 아크메이지는 좀......."

"어디 가서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욕먹어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에 쓰게 웃는다. 역시 이런 사기적인 재능을 믿기는 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무도회라."

"진짜 가시게요?"

"가면 안 돼?"

오히려 의아해서 물어보자 바이올렛이 핫. 하고 놀라며 말한다.

"아뇨 그런 게 아니라....... 그게........ 되죠."

"그럼 가도록 하지. 허락은 네가 맡아줘."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 역시 옷을 입기 시작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무도회를 가는데 간단한 복장을 입고 가기는 좀 그렇다. 물론 나는 청바지에 청티라는 괴악한 조합의 옷을 갖춰 입어도 이 세상 모든 미남미녀를 다 씹어 먹을 만한 미남이지만 그렇다 해도 무도회장에 그런 옷을 입고 갈 수는 없는 법이니까.

'재미있겠군.'

피식하고 웃으며 문을 열자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도시가 보인다. 센트럴 왕국의 수도. 센트럴이었다.

============================ 작품 후기 ============================ 드디어 데뷔 무대(..........) 드디어 데뷔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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