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장. 모여드는 관심. -- >
로그아웃 한 후 나는 팬 사이트를 뒤져 이런저런 정보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네버랜드는 그 비싼 가격 때문에 인지도에 비해 유저의 숫자가 적은 편이었지만 그렇다 해도 홈페이지나 팬 사이트 활동은 꽤나 활발해 자료를 모으기 쉬운 편. 그리고 그렇기에 나는 곧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그렇군. 한계치라....... 이거 너무 사기적인 몸을 가지고 있어서 당연한 걸 몰랐네."
스텟에는 두 가지 제한이 걸려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내가 늘 봐 왔었던 궁극치이며 또 하나는 한계치라는 것. 신기하게도 이 한계치라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며 특히나 종족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고 한다.
나는 게시물 줄 하나를 클릭했다. 게시물 제목은 이렇다.
[종족별 한계치에 대해서-공략왕 켈리]
"분위기를 보니 공략왕이라는 게 칭호인 모양이군. 하지만 설마 홈페이지에서도 칭호를 얻는 게 가능하다니."
내가 주로 보는 게 팬 사이트라고는 하지만 사실 이 팬 사이트 역시 네버랜드의 개발사 언리미티드(Unlimited)가 운영하는 곳이고 오직 게임 속에서만 글을 작성하는 게 가능한 공간이다. 웃기는 게 있다면 읽는 건 현실에서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뭐 잡스러운 게시판에 글 쓰는 건 상관없어 보이지만...... 그나저나 내용도 볼까?"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공략왕 켈리입니다. 한계치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모르시는 것 같아 설명 드리기 위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모두들 알고 계시겠지만 네버랜드에서 걸리는 캐릭터는 유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아니 뭐 그래봤자 잭팟(Jackpot)이 터진 운 좋으신 분들 아니면 대체로 인간에 걸리시기는 하지만 ^^ 어쨌든 종족은 맨 처음 굴리는 다이스 시스템에 의 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지요.
그리고 이어 스킬을 올리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람마다. 그리고 종족마다 고유한 한계치가 있습니다.
요컨대 저 같은 경우에는 매력이 35에서 더 오르지 않아요 ㅠㅠ 아니 무슨 원판 불변의 법칙도 아니고 ㅠㅠ 짐작하건대 관련스킬(색공이나 주안술. 혹은 매혹의 눈 등)을 익히지 않으면 올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뭐 솔직히 35만 되어도 그리 못생긴 건 아니지만요.
다들 아시겠지만 적은 체력과 생명력. 그리고 높은 민첩&친화력&매력이 걸리시면 엘프가 될 수 있습니다. 생명력과 체력 근력이 다 높으면(45~50포인트) 거인족이 될 수 있고 다 그저 그러면 대체로 인간이죠. 물론 같은 경우라도 인간인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종족은 스텟에 따라 다릅니다.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게 바로 한계치인데요. 엘프의 경우는 근력이 30포인트에서 한계치입니다. 즉 단순 운동은 아무리 해도 안 오를 뿐만 아니라 포인트를 투자해도 능력치가 오르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종족차이와 개별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한계치라는 걸 가지고 있지요. 때문에 스텟을 올릴 때 무작정 올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관련 스킬이 뭐 있는지. 혹은 내 체질이나 종족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고 올리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관련 스킬을 익히거나 해서 한계치를 넘어서면 탈태(奪胎)라는 것을 해서 관련 스텟이나 마나랑의 한계를 높일 수 있는데 와이번 라이더(Wyvern Rider)인 아크란님의 경우 탈태를 여덟 번이나 했다고 하시네요. 물론 그건 아크란님이 전생(轉生)을 몇 번이나 하셔서 고대 신족의 후예라는 호루스(Horus)족의 몸에 빙의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요. 정보에 따르면 80포인트가 넘는 스텟이 12스텟 중 7스텟이나 된다니 그야말로 전략병기급 괴물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아 참고로 잭팟이 터져 99스텟을 맞추신 유저들에게 물어보니 거기에서 더 스텟을 올리려면 한계치가 아니라 궁극치라는 것에 막힌다고 하더군요. 다만 1차 궁극치라고 하는 만큼 넘을 수 있는 모양인데 그걸 넘어간 유저가 없는 걸 보니 탈태 조건이 엄청 가혹할 거라고 짐작됩니다.
"흐음. 이 한계치라는 건 스텟별로 존재하는 모양이네. 하긴 그렇지 않으면 탈태를 8번이나 할 수는 없겠지. 로안만큼은 아니어도 신족의 후예라면 기본 한계치가 높을 테니까."
반면 내가 겪었던 1차 궁극치의 경우는 어떤 종류든 상관없으니 하나만 뚫으면 환골탈태를 하면서 모든 제한이 다 풀리게 된다. 아마 그게 탈태와 환골탈태의 차이점일 것이다.
"거 특이하....... 오 시간 됐다."
그러다가 문득 0테라의 마나가 2테라로 회복된 것을 느낀다. 현실에서도 나는 집마력 2000%상승 버프(물론 그건 수많은 버프들 중 하나일 뿐이지만.)를 받고 있기 때문에 0테라에서 2테라로 마나가 회복되는 데에는 1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럼 망설일 필요 없지. 로안 필스타인."
치직--키잉!
네버랜드 속의 내 이름을 말하는 순간 고물 TV화면처럼 내 주위로 노이즈가 끼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그 모습이 변한다. 거울을 보니 환한 금발에 그야말로 빛이 난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미남이 서 있는 상태다.
"아 잘생겼~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나는 재빨리 컴퓨터와 연결된 이어폰을 귀에 꽂고 영어듣기 교재를 틀었다. 배속은 4배속. 동시에 일본어 교재를 펼쳐 암기를 시작한다.
"아아~ 쉽다. 공부 쉽다. 신난다~."
귀로는 영어가 들어오고 눈으로는 일본어가 들어온다. 공부를 시작한지는 얼마 지나지도 않았지만 벌써 영어와 일본어를 거의 뗀 상태일 정도로 학습 속도가 엄청나다. 그냥 대충 암기만 해도 머릿속에서 모조리 짜 맞춰져 정리되는 것이다.
파직!
"앗........ 이런. 끝났군."
그러나 그것도 잠시 변신(?)이 풀린다. 현재 내 마력은 2테라이고 집마력은 1테라로 변신. 아니, 현현(顯顯)이 유지되는 시간은 대략 5분 정도이다. 원래대로라면 한 10여초 만에 풀려야 할 현현이지만(최대 마나가 2테라니까.)집마력 2000%상승 버프 때문에 조금씩 조금씩 마나가 늘어서 훨씬 오래 버티는 것이다.
"솔직히 마나량하고 집마력을 조금씩만 늘리면 영구히 변신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 기는 한데."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2억 테라의 마나를 더 늘려야 한다. 적어도 10억 테라를 찍어 현실에서 10테라의 마나를. 그래서 3테라의 집마력을 만들어야 영구히 현현을 유지하는 게 가능한 것이다.
"다만 문제는 그 10억 테라를 어떻게 찍느냐는 거지."
2억 테라만 해도 마나를 다 소모하는 건 정말 아득하게 어려운 일이다. 현재 내가 사용하는 마법 중 가장 많은 마력을 소모하는 대단위 공격마법인 종말(終末)의 마탄(魔彈)조차 소모 마법이 1000테라에 불과하다는 걸 생각한다면 이게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인지 알 수 있으리라. 지능 110보정으로 설계(設計)를 수십 배 이상 쉽게 할 수 있는데다가 퍼즐 맞추기는 거의 공짜로 하다시피 하지만 그렇다 해도 마법을 사용하는 데에는 상당한 집중력이 소모되는데 그런 마법을 무려 20만 번이나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마나 회복력이 너무나. 정말 너무나 빠르기 때문에 아무리 마법을 빨리 써도 훨씬 빠르게 마력이 차 버린다. 사실상 다 쓰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지.
"물론 현실에서 내 목숨가지고 노가다 하는 것도 있지만...... 그것도 마나가 3억 테라만 넘어도 꽝이야."
한번 죽음의 위기에서 시간을 돌려봐서 안다. 내 목숨을 되살리는 타임슬립이 소모시키는 마나는 2억~2억 5천만 테라 정도라는 것을. 그리고 현실의 내 목숨의 무게는 다른 사람 수백 수천 명보다 더 무겁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구해서 소모시키려면 어마어마하게 큰 사건을 뒤돌려 바꿔야 한다.
'혹은 세계의 역사에 영향을 줄 정도로 큰 사건을 되돌려 바꿔버리던지 말이지.'
그러나 당연하지만 한 사건을 두 번 이상 반복하는 건 불가능하다. 한번 어떤 사건을
[수정]
하면 그걸 또 수정해 봐야 징계가 오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이걸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마나 노가다를 하는 데에는 오히려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설마 더 센 징계를 바라는 상황이 올 줄이야.'
치직--키잉!
1분이 지나 2테라의 마나가 차오른 후 다시 공부한다. 무지막지한 지능과 지혜 때문에 무수히 들어오는 정보를 받아들인다.
'솔직히 별로 급한 일은 없지만....... 왠지 늘리고 싶네.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고.'
영어와 일본어를 배운 후에는 기타 여러 가지 정보를 흡입하기 시작한다. 초월적인 지능을 가지고 있었던 만큼 법전 같은 거라도 순식간에 다 외울 수 있는 상황. 솔직히 근력 체력 이런 건 남는 게 없지만 기억이 남는 건 어마어마한 이득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마나를 늘리지?'
고민은 점점 깊어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지능 스텟이 높다고 머리가 좋아지는 건 현실에서만입니다. 게임 속에서는 이런 저런 보 너스가 붙지 머리가 좋아지지는 않지요. 아 그리고 현현된다고 아이템까지 불러올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로안 필스타인]
이라는 몸만 불러오게 되지요. 뭐 사기급인 건 육체지 아이템이 아니니 상관없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