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장. 초월지경-- >
네버랜드에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온갖 이능들이 존재한다. 불꽃과 벼락을 부르는 마법에서부터 인간을 넘어선 위력을 발휘하는 게 가능하게 만드는 무공. 그리고 신의 힘을 발휘하게 만드는 신성력과 이차원의 존재들을 소환하는 게 가능한 소환술까지. 그리고 인간이 그런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건 바로 마나의 존재다.
마나는 그야말로 이능의 시작이자 끝이다. 마나가 있기에 마법사들은 불꽃과 벼락을 일으키는 게 가능하고 사자 정도의 맹수조차 이겨내는 게 불가능한 기사들이 일검에 바위를 자르고 맨주먹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괴수들을 상대할 수 있는 것이다.
'이건...... 기묘한 걸.......'
그리고 그건 색공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성행위의 기본은 역시나 성적인 기교와 육신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지만 일단 색공의 영역으로 넘어가면 결국 마나의 컨트롤이 주가 되는 것이다.
'느낌이 이상해.'
"흐응...... 흑--♡♡ 너무, 너무 좋아. 너무 좋아...... 흐아앙.... 흑흑."
행위를 시작한지 대략 14일. 그러니까 2주가 지난 후부터일까? 어째서인지 울음을 터트린 에레스티아는 그 후로도 종종 울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 몸을 원하는 건 여전해서 그 후로도 다시 2주간 그녀와 뒤엉키고 있는 상태. 처음에는 절정에 도달할 때마다 잠깐 잠깐 눈물을 흘리던 그녀지만 지금 와서는 행위를 계속 하며 울고 있어 누가 봐도 이상한 상태다.
'마나의 성질이...... 달라진 건가? 아니야. 이건 차라리 새로운 감각이라고 보는 게 나을 것 같은데.'
그러나 나는 그녀의 눈물에 집중할 새가 없다. 그녀의 질에 분신을 꽂아 넣을 때마다. 극락경을 운용하고 환희의 손길을 사용할 때마다 사용되는 마나가 서서히 눈에 '느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마치 피부에 닿는 것처럼 주변의 모든 마나가 손에 잡힐 듯 실감나게 느껴진다.
나는 차분히 마나를
[재구성]
했다. 그러자 마나의 성질이 전혀 달라진다. 지금까지 사용하던 색공의 기운과도 전혀 다른 기운. 그리고 그대로 그 기운을 분신으로 몰아넣는다.
'그리고 이걸 이렇게 뿜어내면.......'
"하앙--♡! 흐윽--♡♡♡♡! 히이익--♡♡♡♡♡!"
에레스티아의 몸 안으로 기운을 뿜어낸다. 놀랍게도 나는 색공에 들어가는 마나의 구성 자체를 완전히 바꾸는 게 가능해 진 것이다. 사용한 마나는 그야말로 극미량이었음에도 그 효과가 엄청나다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마나의 본질을 깨우치셨습니다! 초월경에 발을 내딛어 영단(靈丹)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아 이것이........"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눈치 챘다. 지금 내가 만들어내는 게 가능해진 이 영단이라는 것이........ 검의 궁극에 이르른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검강(劍?)과도 동등한 경지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는 결과물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순간 마지막이 다가온다. 지금까지 가해진 쾌감에 더해 영단의 투입을 에레스티아의 몸이 견뎌내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아....... 흐...... 나....... 가버려...... 더, 더 이상은....... 흑. 흐윽..... 흑흑........ 흐아아---♡♡♡♡!"
에레스티아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지며 전신이 부들부들 떨린다. 더불어 가해지는 강 렬한 질압에 나 역시 사정한다.
촤아아악--!
<크리티컬 히트! 5920데미지!>
"흐아----흐아아......."
짧은 교성과 함께 에레스티아의 몸이 축 늘어진다. 드디어 혼절한 것이다.
<특수 스킬에 따른 결과 판정 중........>
<로안 필스타인 승! 당신이 압승하셨습니다.>
<초월적인 적에게 압승함에 따라 스킬이 다음과 같이 대폭 상승합니다!>
환희마라경 : 완성자 5Level -> 초월자 1Level여의색황경 : 완성자 5Level -> 초월자 1Level
<골드 드래곤 에레스티아를 제압하셨습니다!>
<350만 EXP를 획득하였습니다!>
<레벨이 상승하셨습니다.>
놀라 기절할 정도의 경험치와 함께 90이었던 레벨이 96레벨까지 오른다. 히어로 몬스터이자 가디언으로서 초고레벨 몬스터라고 할 수 있는 레나의 경험치가 1만 7천이라는 걸 생각해 보면 이건 진짜 무시무시한 경험치다. 고레벨의 히어로 몬스터보다 무려 200배나 높은 것이 아닌가? 그러나 나는 거기에 신경 쓸 틈이 없다. 압도적인 감각이 내 전신을 유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고행과 단련. 그리고 실전 끝에 환희마라경(歡喜魔羅經)과 여의색황경(如意色皇經)이 초월자의 경지에 들어섰습니다! 당신은 색의 궁극에 대해 깨달음으로서 마나의 이치를 깨닫고 선경(仙境)에 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보조스킬. 궁극의 매혹을 획득하셨습니다!>
<보조스킬. 색황의 처소를 획득하셨습니다!>
<보조스킬. 종속의 인장을 획득하셨습니다!>
<마나의 이치를 깨달음에 따라 스킬들의 쿨타임이 1/10으로 감소되며 그 효율이 100%증가합니다!>
<색의 이치를 깨달음으로서 환희마라경과 여의색황경의 모든 스킬이 진화(進化)합니다!>
<환희마라경이 선경에 이르면서 정신계 공격에 면역능력을 가집니다!>
<여의색황경이 선경에 이르면서 만독불침과 더불어 모든 약물에 대한 면역능력을 가집니다!>
<선경에 이름에 따라 육체가 변하는 것을 느낍니다! 모든 능력치가 10포인트씩 상승합니다!>
더불어 텍스트에는 표시되지 않았지만 마나가 가시화(可視化)됨으로서 전체적인 스킬 사용이 상당히 편해졌다. 전에는 막연한 감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였다면 지금은 찰흙으로 모양을 빗듯 구체적인 형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늘어난 스텟은 모조리 환원되었다.
<일차 궁극치(99)에서는 오직 수련으로만 올릴 수 있습니다.>
<적용되지 못한 근력이 포인트로 돌아옵니다.>
<적용되지 못한 체력이 포인트로 돌아옵니다.>
<적용되지 못한.......>
<총 120의 스텟 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스텟 포인트가 상당히 쌓여가네. 뭐 하늘 도서관에도 스텟 변경이 있을 테니 상관없지만."
초월자에 이르자 온 몸의 마나가 타오를 듯 일렁이는 게 느껴진다. 마나량은 그대로지만 그 성질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초월자의 경지에 이르게 되면서 나는 예전과 같은 스킬이라도 훨씬 간단히, 그리고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초월지경(성장스킬 초월자)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업적점수 1000점!>
<2200점의 업적 점수를 획득하셨습니다! 보상을 받기를 원하시면 가까운 신전으로 가 주시길 바랍니다.>
"엄청나구먼."
그야말로 어지러울 정도로 마구 떠오르는 텍스트에 한숨만 나온다.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내 경지를 한 차원 올려준 에레스티아가 혼절해 있는 모습이 보인다.
"후후."
그녀의 머리칼을 슬쩍 쓰다듬으며 웃는다. 한껏 헝클어진데다가 정액과 땀. 그리고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는 그녀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아름답다. 그야말로 미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녀라는 존재다.
에레스티아를 가만히 보고 있자 그녀의 머리 위로 말풍선이 떠오른다.
[이성간파]
에레스티아호감도: 90(사랑)흥분도: 0(혼절)욕구: 11(미약)선호 애무 : 없음.
선호 체위 : 없음.
'호감도가 90을 찍었어. 이제는 확실히 사랑이니 그녀가 전과 같은 마음을 먹는다면 또 나를 죽이려 들게 되겠지.'
그것은 상대에게 지극한 쾌락과 동시에 시전자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만드는 황홀경의 힘. 그러나 전과 비슷한 상황이더라도 별로 두렵지는 않다. 지금의 나라면 그녀에게 환희마소(歡喜魔笑)를 거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그녀가 기절해 있으니 수틀리면 지금 이 시점으로 시간을 돌린 뒤 광익을 펼쳐 이 숲에서 도망가 버릴 수도 있다. 물론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말이다.
"흐음......."
"깼어. 엘?"
행위가 길어지면서. 그리고 그녀가 눈물을 흘리게 되면서 나는 그녀에게 말을 놓게 되었다. 엘이라는 것은 에레스티아라는 이름이 너무 길어서 붙인 일종의 애칭. 그게 마음에 들었는지 아니면 제정신이 아니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에레스티아는 그 애칭을 별 거부 없이 받아들였다.
"로안........"
에레스티아는 풀린 눈으로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표정에 떠오르는 것은 약간의 허탈과 애정이다.
꽈악.
일어난 에레스티아는 전과 마찬가지로 내 목을 조른다. 그러나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 예전과 다르게 내 목을 조르는 손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는 것을 눈치 챘기 때문이다.
"뭐가 그렇게 두려워?"
"두, 두렵다고?"
"응. 지금 엘은 뭔가 굉장히 두려워하는 것 같아."
"......."
그녀가 내 목을 조르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그걸 괜히 입에 담아봐야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때문에 난 뭔가 더 말하는 대신 그녀의 몸을 껴안았다. 그리고 시간을 가늠했다. 슬슬 보조 스킬
<다시 한 번 일어나>
가 발동할 시간이다.
'아니 잠깐. 그러고 보니 스킬 쿨타임이 1/10로 감소된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나 그 효과가 바로 적용된다면 이미 회복 효과가 발동했어야 한다. 48시간이 1/10으로 감소되면 4시간 48분이 되어버리니까. 그렇다면 일단 한번 회복이 된 다음 효과가 발동하는 것일까?
물론 답은 시험해 보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자."
"뭐? 갑자기 뭘......."
"하자 엘."
"엑? 자, 잠깐 로안. 흐윽...... ♡?"
당황해 팔을 내젓는 에레스티아를 덮쳐 억누른다. 그녀는 버둥거렸지만 진심이 담겨 있지 않은 저항이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다.
"기대해도 좋아 엘. 몇 번이고 울게 해 줄 테니."
"아, 그런...... 그런...... 흐아앙♡♡♡!!"
에레스티아의 교성과 함께 다시 침실에 열풍이 불어 닥치기 시작한다. 나는 그녀를 품에 안으면서 다음의 목표를 세웠다.
'이왕 스킬이 초월자에 이르렀으니 레벨 100을 찍어보자.'
============================ 작품 후기 ============================ 드디어 아랫도리 그랜드 마스터에 도달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영단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진다 해도 그랜드 소드 마스터를 만나면 일격에 죽습니다. 영단은 어디까지나 비전투 능력이니;; 초월지경이라고는 하지만 여러가지 갈래가 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정말정말 특이한 갈래를 선택했다는 거야 뭐 더 말할 필요도 없고요(.............) 강하게 삽입하며 피식하고 웃는다. 그야말로 경험치 공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에레스티아가 있는 이상 너무나 간단한 목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