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74화 (74/283)

< --7장. 초월지경-- >

"하하. 좀 바빠서. 시험을 봐도 될까?"

"네. 무투 시험을 보시겠습니까? 아니면 술법 시험을?"

"성행위 스킬로 하지."

내 말에 청명이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습니다. 스킬을 가지고 계시면서도 왜 시험을 안 보시나 했는데 이제야 보시는군요. 여자가 생겼나요?"

"하하하."

그녀의 말에 어색하게 웃는다. 여자가 생겼나니. 어떻게 생각하면 참으로 가소로운 (?)말이지만 굳이 따지지는 않는다.

"그럼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뭐, 결과는 뻔하다. 예전에도 쉽게 클리어했던 저레벨의 시험은 순식간에 통과할 수 있었다. 1레벨부터 5레벨까지 통과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시간 뿐. 심지어 5레벨에서는 다수의 상대가 나타났음에도 모조리 쓰러트렸다. 그야말로 무쌍(?)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축하합니다. 5단계 시험을 완료하셨습니다. 이제부터 환희마라경과 여의색황경의 성장속도가 100%빨라지며 성행위의 칭호를 드리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칭호를 확인한다. 과연 새로운 칭호가 등록되어 있었다.

<침대 위의 지배자.>

성행위 시험의 5레벨 시험을 넘겼다. 다채로운 기술로 능숙하게 모든 타입의 상대를  절정에 이끄는 당신은 실로 침대 위의 지배자로서 당신을 보는 모든 여인들은 본능적으로 침대 위에서의 즐거움을 상상하게 될 것이다.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성행위를 제안했을 때 상대가 아무리 싫어한다 해도 10%의 승낙 가능성이 생긴다.

"오호?"

전혀 새로운 타이틀이었다. 예전에 얻었던 타이틀의 효과는

<사정 시 소모되는 체력 감소>

이었으니까. 아무래도 전보다 뛰어난 기량을 보였기에 얻는 타이틀이 달라진 것 같았다.

"오, 잘 하시네요. 이렇게 금방금방 끝나다니."

"사실 주특기가 이쪽이거든. 너는 어때? 끌리지 않아?"

<침대위의 지배자 효과가 발동됩니다!>

<청명의 저항스킬. '시스템 보호'가 발동하였습니다!>

"어머. 저는 도우미 NPC라서 그런 건 안돼요."

혹시나 하고 추파를 던져 보았지만 가볍게 막힌다. 이런 제길. 다른 것도 아니고 시스템 보호라니 애초에 뚫는 게 불가능한 모양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련이 생겨 그녀를 향해 웃는다.

<환희마소(歡喜魔笑)발동!>

<환희마소가 실패하였습니다! 상대가 환희마소의 존재를 눈치 채게 됩니다!>

무적의 시스템 보호는 모든 스킬을 다 막는 모양인지 역시나 통하지 않는다. 게다가 침대 위의 지배자 효과와는 다르게 청명의 눈살이 찌푸려진다.

"기분 나쁜 짓을 하시네요. 뭐 어차피 안 통했지만....... 이런 건 하시면 안 되는 거 아시죠?"

"에구."

따악-!

거침없이 시간을 당긴다. 물론 이런 사소한 거야 안 고쳐도 되지만 괜히 나쁜 감정을 남겨봐야 좋을 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간을 돌리면 마나가 소모되지만 뭐 그쯤이야.

"어머. 저는 도우미 NPC라서 그런 건 안돼요."

방금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는 청명을 보며 어깨를 으쓱인다.

"다음 시험을 보지."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전과 다르게 적발의 백인이 나타났지만 역시나 가볍게 제압한다. 색공을 익히지 못했을 때에도 별 문제없이 제압했던 이들을 지금 못 이긴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보상은 전과 마찬가지로 150%스킬 경험치 보너스와 체력을 100%회복시키고 최대 체력을 +1시키는 청원단(淸元團)이다.

"그리고 대망의 7레벨이군."

내 말에 청명이 의아하다는 듯 묻는다.

"대망의 7레벨이라니. 7레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나요?"

"그냥 현실에서 조금. 바로 시작할 수 있을까?"

"물론입니다."

그녀의 목소리가 희미해짐과 함께 다시 배경이 변한다. 언젠가 왔었던 숲 속이다. 시험 내용이 조금씩 바뀌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전과 같은 걸로 나오는 모양인지 커다란 바위 위에서 중국풍의 옷을 입은 여인이 내려선다.

"어머나. 이런 곳에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네. 그것도 꽤 귀여워 보이는 녀석이."

'아, 그러고 보니 시험을 보다 사망하면 살려 주는 건가?'

몇 번 죽음의 위기를 겪기는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언제나 죽기 직전에 회복된다는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단숨에 죽게 되면 어떻게 될까?

'뭐, 요새는 워낙 마나가 많아서 어지간한 타임슬립 정도는 충분히 견딜 수 있지만.'

마나량이 4백만 테라를 넘어서면서 굳이 부상을 입지 않더라도 현실 기준 약 1일하고 2시간. 게임 속 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대략 13일 정도는 되돌릴 수 있게 되었다. 마나량이 한 1억 정도 되면 굳이 세이브 포인트가 없어도 어지간한 타임슬립은 자체적으로 버틸 수 있게 되리라. 물론 1억 테라의 마나라면 드래곤도 기겁할 마나량이고 마나고갈 시스템을 이용하더라도 거기까지는 힘들겠지만 말이다.

뭐 어쨌든 내 앞에 서 있는 여인을 당황한 표정으로 바라봐 주었다. 그녀가 뭔가 이상한 느낌에 나를 덮치지 않으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누구시죠?"

"그건 네가 알 바가 아니란다. 아가야. 지금은 본녀가 조금 급하니 서둘러줘야겠어."

그렇게 말하며 성큼 다가서더니 입을 맞춘다. 그리고 그녀의 호흡에 따라 한 덩어리의 마나가 몸 안으로 흘러들어온다.

<환희마녀 소청이 환락공을 시전했습니다!>

<관련스킬. 환희마라경(歡喜魔羅經) 발동!>

<지혜(45)보정....... 성공! 환락공에 저항합니다!>

<카운터 스킬 가동! 환희마소(歡喜魔笑)가 발동합니다!>

내 마나가 움직여 소청의 마나를 잡아먹고 역으로 그녀의 몸으로 파고든다. 로안의 몸에 비하면 그야말로 하찮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마나였지만 그 질은 다를 게 없다. 스킬 레벨은 똑같기 때문이다.

"흐....... 윽? 네, 네놈......."

"이런. 그렇게 함부로 덤비면 안 되지.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나삼을 벗기자 새하얀 피부에 농염한 육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눈꼬리가 치켜 올라가 있어서 성격이 더러워 보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꽤 미녀였기에 거리낌은 없다.

푸욱.

"흐윽....... 흥! 감히 나에게.......!"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음문에서부터 서늘한 내기가 움직이더니 소용돌이를 만들어낸다.

<환희마녀 소청이 흡정마공을 시전했습니다!>

<관련스킬. 환희마라경(歡喜魔羅經) 발동!>

<항마력(150)보정....... 성공! 흡정마공을 막아냅니다!>

<카운터 스킬 가동! 환희삼혼락(歡喜三魂落). 폭식경(暴食境)을 발동합니다!>

항마력 수치는 시험 단계에 따라 주어지는 것인 만큼 예전과 완전히 똑같지만 관련스킬이 있느냐 없냐에 따라 그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실제로 예전의 나는 그녀에게 모든 마나를 빼앗겼지만 지금은 되레 모든 마나를 빼앗는 것이다.

"흐윽! 흐아양! 네, 네 녀석....... 윽! 마, 말도 안..... 히익--♡♡!"

이를 악물고 견디려는 하는 소청이었지만 어림도 없는 소리. 익히고 있는 스킬의 수준부터 경지까지 완벽하게 이쪽이 앞서는데 질 이유가 없다.

게다가 폭식경이 마나를 빼앗는 기술이라고는 하지만 상생경이 막대한 쾌감을 안겨 주는 것처럼 폭식경 또한 막대한 쾌감을 일으켜 방어 의지를 무너트려 버린다.

"아 그런데 이거 마나를 다 뺏어도 되는 거야? 죽을 지도 모르는데."

게다가 시험을 볼 때의 마나는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폭식경으로 빼앗아봐야 아무 이득이 없는 상태 아닌가?

"아...... 안돼. 제발....... 내가 잘못했으니까........"

죽는다. 는 말에 황급히 용서를 비는 소청. 그러나 위에서 들리는 대답은 다르다.

"상관없습니다. 색공의 영역에 이르게 되면 단순히 쾌감을 선사한다고 승자인 게 아니니까요."

"그렇군. 뭐, 한 번쯤 이런 경험도 해 봐야 할 것 같기는 하니."

"자, 잠깐. 아, 안........ 히익! 히이익---♡♡♡!!"

결국 소청은 가진 마나를 모조리 다 빼앗기고 사망하고 말았다. 거기까지 걸린 시간 은 불과 30분 정도. 그녀의 흡정마공과 다르게 환희마라경은

[완성]

된 색공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마나만 빼앗기 때문에 그녀의 몸이 미라가 되거나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시체는 지극히 평범한 수준이다. 다만 주안술로 젊은 모습을 유지한 것인지 20~30대로 보이던 외모가 40대의 그것으로 변했다.

"뭐 폭식경을 익힐 때부터 생각해 보기는 했지만 잠자리에서 여자를 죽이게 될 줄이야."

그러나 내가 무감각한 건지 별다른 감흥이 들지는 않는다. 어차피 NPC라는 생각 때문일까? 너무나 생생히 느껴지는 현실감을 마주하고 있음에도 그녀의 시체에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스킬에 따른 결과 판정 중........>

<로안 필스타인 승! 당신이 압승하셨습니다.>

<약한 적입니다. 스킬이 상승하지 않습니다.>

떠오르는 텍스트를 보며 혀를 찬다. 7단계인데 아직도 약한 적이라니. 적어도 미묘 등급 정도는 떠 주었으면 했는데.

"축하합니다. 7단계 시험을 완료하셨습니다. 이제부터 환희마라경과 여의색황경의 성장속도가 200%빨라지며

[소망의 눈]

능력을 드리겠습니다."

"소망의 눈?"

============================ 작품 후기 ============================ 비가 엄청 쏟아지는군요. 날씨는 끈적끈적......... 마음속에서 폭발하는 음습함을 풀어내기 위해 노블레스에 왔는데 문장사와 캔슬러를 마음껏 쓰다보니 그 음습함이 점점 풀려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어 이것은 해탈의 경지인가(........) 이제 슬슬 노블레스를 졸업(?)하고 밝은 세상(?)으로 가야 하는데 막상 문장사는 완결이 멀지 않지만 캔슬러는 이제 시작이네요. 너무 창대하게 시작해 버렸다 ㅠㅠ 비가 엄청 쏟아지는군요. 날씨는 끈적끈적......... 마음속에서 폭발하는 음습함을 풀어내기 위해 노블레스에 왔는데 문장사와 캔슬러를 마음껏 쓰다보니 그 음습함이 점점 풀려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어 이것은 해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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