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장. 골드 드레곤. 에레스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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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마나 없이도 징계를 피해갈 수 있는 장소가 있었지. 하, 푸하하! 나 바보인가? 평생 할 타임슬립을 한 장소에서 다 해 놓고 그걸 까먹다니!"
경쾌하게 웃으며 오른손을 들어올린다.
그리고 시간을 뒤로 돌린다.
따악!
주변 배경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다시 게임 속으로 들어가 거꾸로 돌아가는 에레스티아와의 행위를 구경한다. 현실로 나왔다가, 게임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현실로 나왔다가. 차에 치이려던 민정을 구해줬다가, 체육관에 들어가서 스파링을 하다가-- 쉬리리릭--!
무지막지한 속도로 되돌아가던 시간이 점점 느려진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신전풍의 공간이다. 그곳이야말로 네버랜드의 스타팅 포인트(Starting point)였다.
키잉!
금속음과 함께 파란 색의 창이 떠오른다.
<캐릭터>
이름 : 로안 필스타인기본레벨 : 1직업 : 무직상태 : 건강종족 : 카엘족
<종족 설명>
고대 신족의 후예. 희석되었다고는 하지만 신의 피를 이은 덕에 모든 면에서 뛰어나 며 빼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다. 인간과 똑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극한의 감정변화를 경험할 때 빛의 날개를 뽑아내게 된다. 혼돈의 숲에 살고 있으며 인간 세상에 잘 나가지 않아 그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 캐릭터로 게임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언젠가 본 적 있던 텍스트가 보인다. 네버랜드에 처음 접속할 때 보았던 광경. 내 앞에는 정말이지 짜증날 정도로 잘 생긴 금발의 사내. 로안 필스타인이 있었다.
"아 이제 오겠군."
라고 생각하는 순간 목이 돌아간다. 그냥 돌아가는 게 아니라 빙글빙글 돌아 무려 360도를 돌았다. 순간 시야가 핑그르르 돈다고 느껴질 정도다.
콰드드드드득------!!!
"커억!"
무시무시한 소리와 함께 정신이 혼미해진다. 고통제어 시스템이 있으니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정말 괴로웠을 것 같다.
[알 수 없는 공격으로 사망하셨습니다!]
이것은 운이 없는 유저들에게 떨어지는 돌발 상황이다. 행운이 1~3사이인 경우 가끔 번개를 맞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물론 행운 99인 내가 이런 돌발 상황에 처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지만 주변에 내가 다칠 상황이 없으니
[세계]
. 혹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
가가 현실을
[비틀어]
서라도 징계를 내리는 것이다. 현실이라면 이것만으로도 아웃..... 이겠지만. 그 직후 텍스트가 떠오른다.
[세이프티 존(Safety zone)에 들어와 있기에 상처가 즉시 회복됩니다!]
마치 타임슬립을 건 것처럼 육체가 원 상태로 돌아간다. 이 정도면 거의 부활이라고 봐도 될 정도. 아니 부활이 맞다. 머리가 360도가 돌아갔는데 살 수 있을 리 없으니까.
어쨌든 중요한 건 내가 징계를 받고도 살아있다는 것이다.
"......... 성공?"
잠시 멍한 표정으로 서 있다. 시도해 보기는 했지만 일단 성공하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마치 당첨되길 바라며 로또를 산 사람이 정말 1등에 당첨되면 기겁하는 것처럼 정신을 차리기가 힘든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주먹이 불끈 쥐어지고 웃음이 터져 나온다.
"후, 후후. 후후후. 푸하하하!!"
그야말로 기뻐 날뛴다. 현실을 포함한 타임슬립의 징계마저도 게임 안에서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세이브 포인트(Save point)가 된다는 말이잖아?"
이렇게 되면 사실상 나는 영생(永生)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나이 먹어서 늙을 때 즈음 되면 여기로 돌아오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무한정의 시간을 살아가는 게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아니 뭐 영생을 하던 거야 게임 속에서 1달 씩 시간을 돌릴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그 범위가 훨씬 늘어났으니 기뻐해도 충분하리라.
"거 참. 이런 웃기지도 않는 게임이 답이었다니."
타임슬립은 물론 기적 같은 힘이지만 그 힘을 마음대로 쓸 수는 없었다. 가혹하고도 가혹한 징계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타임슬립은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수정하는 데에만 사용될 뿐 시간을 번다는 용도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는데 지금 상황이 바뀌게 된 것이다.
"다른 밀리언들도 이런 게 가능할까?"
글쎄 잘 모르겠다. 게임 속에서는 능력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현실과 연동될 수는 없다. 징계라는 건 그야말로 순식간에 가해지는 거라서 밖에서 능력을 쓴 다음 재빨리 접속한다 해도 접속 하다가 징계를 맞으니까. 반면 시간을 돌리는 내 능력은 게임을 플레이 중일 때로 시간을 돌리면 자동적으로 게임 속에 있으니 이렇게 징계를 피해갈 수 있다.
"어쨌든 다행이군. 이제 주식 할 때마다 멍드는 상황도 피할 수 있겠어."
어차피 시간이 1달이나 돌아갔으니 한동안은 타임슬립을 쓰지 않아도 등락 상황을 모조리 다 알고 있다. 반동도 신경 쓸 필요 없으니 마음껏 벌어들여야겠다. 예전에는 마음껏 벌어들이다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몸을 사렸지 만, 이제는 수틀리면 타임슬립이다.
"하지만 그보다 에레스티아부터 해결 봐야지."
애초에 여기까지 시간을 돌리게 된 것 이유가 그녀 때문이니 무조건 목표는 달성해야 한다.
[이 캐릭터로 게임을 시작하시겠습니까? 거부하신다면 능력치에 맞는 새로운 캐릭터가 검색됩니다.]
그때 다시 한 번 텍스트가 떠오른다. 고르려면 빨리 고르라는 재촉.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작할게."
대답과 함께 허공에 게이트가 열리더니 몸이 둥실 떠오른다. 그 뒤는 익히 아는 대로. 나는 다시 프롤로그를 본 후 로안의 집으로 갔다. 전과 다르게 망설이는 시간 따위는 없다. 나는 바로 집안의 모든 아이템과 책을 챙기고 스킬들을 습득했다. 그리고 집 밖으로 나와 아버지와 어머니. 그러니까 별빛과 달빛으로 불렸다는 두 카엘족을 묻어준 후 라이온 하트와 슈팅스타를 챙겼다.
그 뒤도 뻔하다.
퍼억!
"키에에에엑!!!!"
"나이스 샷~!"
전과 마찬가지로 바실리스크를 도발해 도망 다니다가 눈알을 맞춘다. 예전에는 이렇게 한 후 도망가다 마안에 걸렸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는다.
퍼억!
"캬아아악---!"
새롭게 떠지는 세 번째 눈을 맞추자 바위 바실리스크가 고통에 몸부림친다.
"무시무시하군."
몸부림치는 바위바실리스크 덕에 주변이 박살나는 걸 보며 휘파람을 분다. 정말이지 살 떨리는 놈이다. 바위보다 단단한, 거의 덤프트럭에 가까운 덩치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재앙이라 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녀석의 몸부림은 그리 길지 않았다.
"냐옹~~!"
"왔군."
살작 고개를 돌려보자 숲 속에서부터 모습을 드러낸 165센티미터 정도 되는 소녀가 보인다. 마치 크레파스로 칠한 것처럼 선명한 노란색 머리칼의 소녀. 레나였다.
콰득!
예전에 그랬듯 레나는 사정없이 바실리스크의 배를 걷어찼다. 그리고 그녀의 발길질 에 무려 10미터나 날아가는 바질리스크. 레나가 밟고 있던 땅은 정을 박은 얼음덩어리처럼 수십 개의 균열이 생겼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흔히 진각이라 불리는 기술의 흔적이다.
"크어어엉!!"
"캬앙!"
바실리스크는 고통의 신음과 함께 몸을 일으켰지만 그야말로 순식간에 작살나 버린다. 녀석이 죽는 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정말 웃긴단 말이지. 이제는 저 무시무시한 광경조차 귀엽게 보이니.'
피식 웃을 때 레나가 땅을 박차는 게 보인다. 예전에는 느끼지도 못한 동작이지만 이번에는 빤히 그녀를 보고 있었기에 알 수 있었다.
탁. 소리와 함께 땅에 내려선 레나가 나를 응시한다.
"흐응~?"
귀여운 소리와 함께 오러를 생성한다. 별 생각 없이 나를 죽이려고 하는 것. 그러나 그 전에 텍스트가 떠오른다.
<항거 불능의 적입니다! 행운(99)보정....... 성공!>
<웨어 타이거 '레나'가 발정기(發情期)에 들어갔습니다!>
공격을 날리려던 레나가 멈칫한다.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고 호흡이 거친 상태. 그리고 그 상태에서 그녀가 나를 바라보자 새로운 메시지가 떠오른다.
<매력(99) 보정........ 성공! 웨어 타이거 '레나'가 당신에게 흥미를 보입니다!>
레나는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내게 다가와 내 볼을 쓰다듬더니 이내 환하게 웃었다. 내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어흥~!"
그리고 그대로 나를 덮친다. 예전과 똑같은 시작. 그러나 그 후로는 전혀 다르다.
푸욱!
그녀가 내 옷을 찢기 전에 대충 바지를 벗어버리고 그대로 그녀의 허리를 끌어당겨 삽입해 버린다. 발정기의 그녀는 애액이 넘치는 편이기 때문에 전희는 필요가 없다.
"흐응?"
전혀 예상치 못한 대처였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는 레나. 나는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거절하지 않을 테니 강제로 할 필요는 없어. 귀여운 아가씨."
============================ 작품 후기 ============================ 아, 슬슬 캔슬러건 문장사건 쓰면 안 되는 시기가 다녀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본업에 충실해야 하는데 요새는 캔슬러만 계속 쓰고 있으니 ㅠㅠ 으악 이 자식아 그만 둬. 그만 쓰라고! 음습한 욕망을 뿜어내는 것을 멈춰! 평소 쓰는 글도 메이저는 아니지만 이건 완전히 아웃사이더의 길로 가는 직행열차란 말이야! 더 메이저한 글을 써서 실력을 키우지는 못할 망정 이게 무슨 짓이냐!??!?!?!?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야설 쓰기를 멈추겠습니다. 멈춥니다. 집필을 정지합니다........ 아, 앙돼잖아 ㅠㅠ 캔슬러 쓰는 걸 멈출 수가 없어 ㅠㅠ 그래서 오늘 한 편 더 올릴 예정입니다 ㅠㅠ 난 이미 글렀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