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59화 (59/283)

< --6장. 골드 드레곤. 에레스티아.

-- >

따악-!

시간을 돌린다. 그리고 이번에는 측면으로 검을 휘둘렀다. 역시나 카넬은 간단하게 그 공격을 막아냈다.

따악-!

'될 때까지 한다!'

시간을 한 번 돌릴 때마다 소모되는 마나는 100테라에서 1000테라에 불과하다. 이 정도라면 1000%버프를 받고 있는 집마력으로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

따악-! 따악-!

따악-!

따악-!

수십 번의 공격을 가한다. 한정된 타이밍을 두고 같은 공격을 계속 하자 그녀의 움직임이 어느 정도 파악되기 시작한다. 과연 소드 마스터라는 이름이 어울리게도 그녀의 철통같은 방어에는 빈틈이 없었지만-

'빈틈이 없으면 만들면 되지!'

까앙!

낮게 깔려 올라오던 카넬의 검을 로우킥으로 걷어찬다. 물론 내 다리에 날카로운 칼날이 충돌했지만 금강초인을 발동한 상태이기에 뎅겅 잘려나가지는 않는 상황. 그리고 그렇게 드러난 빈틈으로 참격을 날린다!

퍼억!

그러나 내 다리가 그녀의 검에 잘리지 않은 것처럼 내 검 역시 그녀의 몸에 박히지 않 는다. 생각해 보면 역시 마나로 보호하는 강철의 갑주를 익히고 있지 않던가? 물론 그녀의 방어능력이 아무리 강해봤자 초월자에 오른 내 강체술 수준은 아니겠지만 검기도 이루지 못한 내 검의 위력은 굳이 초월자급 방어력이 아니어도 견뎌내기에 충분하다.

"아오 빨리 소드 마스터가 되던지 해야지 서러워서 못 살겠다!"

"헹! 아직 멀었으니 꿈도 꾸지 마시지!"

카넬은 가당찮다는 듯 웃으며 자신의 키만큼 커다란 양수검. 클레이모어(Claymore)를 휘둘렀다. 강대한 기파를 뿌리는 클레이모어는 마치 냇가의 물고기처럼. 그 커다란 크기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매끄럽게 허공을 갈랐다.

따악-!

따악-!

따악-!

17회의 시도 만에 피해낼 수 있었다. 그녀의 검은 현묘했지만 같은 동작을 신중하게 계속 살피면서 경험하다 보니 못 피할 것도 아니다. 어쨌든 내 움직임도 그녀에 비해  크게 느린 편은 아니니 공격을 완전히 이해하면 피해낼 수 있다.

"와. 카넬의 공격을 점점 피하고 있잖아?"

"가르칠 때는 그렇게도 못 배우던 녀석이....... 실전에 강한 타입인가?"

구경꾼이라고 할 수 있는 알리시아와 레나는 놀랍다는 듯 그 모습을 보고 있다. 하지만 저렇게 말하는 걸 보면 평소 내가 보이던 재능이 그리 뛰어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체술적성 99포인트로 모든 동작이 저장되며 보정이 붙는데도 저런 평가라니........

'내가 재능이 없나?'

하긴 뭐 살면서 내가 무술에 재능이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기는 하다. 강현 형이 권투를 할 때마다 칭찬을 하곤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가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는 부동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갖 사고를 '알면서'당해온 나의 정신은 이미 거기에 무뎌져 버려서 다치는 게 두렵지 않을 정도다. 아무리 긴급한 상황에도 눈을 감지 않으며 얻어맞으면서도 냉철하게 판단을 할 수 있으니 오죽할까? 물론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미치는 대신 익숙해졌다는 걸 생각해 보면 내가 좀 특이한 성격이긴 하지만. 쩡쩡! 쩡!

더 이상 크리티컬 공격을 얻어맞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맞을 때마다 시간을 뒤로 돌린다. 그리고 그러던 와중 카넬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지는 것을 느낀다.

"후욱....... 제법 빨리 느는데? 후......."

거친 호흡에도 즐겁다는 듯 미소 짓는 그녀의 모습에 눈을 가늘게 뜬다. 전투를 시작한지 30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저렇게 지쳐 보이다니? 가혹한(?)섹스도 몇 시간이건 할 수 있는 그녀라는 걸 생각하면 체력이 부족해서 지친 건 절대 아니다. 문제가 있다면.

'마나가 떨어져가는군.'

신혈각성에 의해 90%감소 효과를 받음에도 몇 만이나 깎인 마나를 떠올린다. 물론 그렇게나 많이 깎인 건 크리티컬로 금강초인의 효과가 줄었기 때문이지만 그렇다 해도 그녀가 어마어마한 마나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으리라. 그리고 마나가 거의 떨어져 가는 상황에서 카넬의 선택은 뻔하다.

"끓어라. 나의 피여.......!"

오오오오-----!

산처럼 묵직한 기세가 사방을 짓누른다. 180센티미터의 카넬이 170센티의 클레이모어를 위로 들어 올리자 그 위압이 장난이 아니다. 파고들려고 했지만 그 순간 목이 잘려나갈 것만 같은 압력이다.

"최후의 한 방인 거야?"

"어지간한 공격을 다 버텨낼 수 있다면...... 그 방어를 뚫어버려야겠지."

"하지만 피하면 그만인데?"

"피하겠다고?"

피식 웃는 그녀의 표정은 자신만만하다. 뭔가 보이지 않은 비기가 있다는 뜻. 그러나 나도 웃었다.

"좋아. 나도 이번으로 끝내도록 하지."

그렇게 말하며 검을 늘어트린다. 그녀가 검을 내리칠 때 마주 올려치기라도 할 법한 자세다.

"간다--!"

번쩍--!

들어 올렸던 카넬의 클레이모어가 빛살처럼 떨어진다. 과연 피하지 못할 거라고 확신할 만큼 그 공격은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무려 15배속의 신경가속 상태에서도 엇? 하는 순간 이미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속도.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레나와 알리시아가 깜짝 놀라 몸을 일으키는 모습이 보인다.

"다, 단천세(斷天勢)?! 야 이 미친년아 무슨 짓.......!"

"그만 둬!"

지금까지 계속 태연하던 그녀들이 당황하는 걸 보니 보통의 기술이 아닌 모양이었지만 나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것은 방어조차 불가능할 정도의 쾌속이었지만, 그 순간 나는 라이온 하트를 올려치는 대신 이마로 검격을 받아냈다.

"뭐?"

순간 공격을 날린 카넬까지 당황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당연하게도 자살을 하려는 건  아니다. 계정값이 100만원이 넘는데 죽어 줄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때문에 나는 순순히 죽는 대신 검이 내 이마를 때리는 그 순간, 액티브 형태의 보조스킬을 발동시켰다.

<무지개 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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