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58화 (58/283)

< --6장. 골드 드레곤. 에레스티아.

-- >

"흥."

그러나 카넬은 검 끝을 살짝 흔드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쉽게 내 공격을 흩어 버렸다. 알고는 있었지만, 애초에 검 실력으로는 상대가 안 된다.

'어? 그렇다는 건.......'

그리고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금강초인과 신혈각성이 있으니 내가 질 리는 없지만....... 마찬가지로 이기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거잖아?'

나에게 마땅한 '공격 스킬'이 없다는 것을.

쩌엉!

검과 검이 충돌하고 다시 간격을 벌린다. 내 한쪽 팔은 부러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심하게 꺾였었지만 지금 보니 가뿐할 정도로 멀쩡하다. 초월자에 이른 강체술에 높은 생명력과 재생력. 그리고 그것을 보조하는 버프까지 겹쳐 지금의 난 사실상 불사신에 가까운 것이다.

"뭐야 너. 검술은 여전히 초보인데....... 왜 내 공격이 안 먹히는 거지?"

"그냥 좀 타고난 게 있어서."

"혈통의 강함이라는 건가....... 뭐 블랙야크인 나도 혈통에서 오는 이득을 안 봤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이쯤 되면 상당히 사기네."

"나도 그렇게 생각해."

피식 웃으며 라이온 하트를 살짝 늘어트렸지만 고민이 많다. 나는 무려 4개나 되는 스킬을 초월자의 경지에 이르게 했지만....... 그럼에도 본신의 능력이 떨어진다. 고유스킬들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성격이 강해서 자체적인 공격능력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광익을 펼쳐서 기동성을 늘려볼까? 아니야. 당장 데미지가 안 들어가는 느낌인데 기동성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

"그럼 다시 간다!"

그러나 생각할 시간도 없이 카넬의 검이 측면을 노리고 파고든다. 당연히 나는 라이온 하트를 휘둘러 그것을 쳐냈지만 검과 검이 충돌하는 손간 그녀의 몸이 빙글- 하고 반전되더니 삽시간에 참격이 내 목을 후려쳤다.

<크리티컬 히트!>

<치명적인 부위에 공격을 당했습니다! 치명타로 인해 금강초인의 효과가 반감합니다!>

<신혈각성 효과 발동! 소모 마나가 13만 테라에서 13000테라로 감소됩니다.>

떠오르는 텍스트에 기겁한다.

'13000테라가 소모된다고!?'

강체술이 초월자의 경지에 이르면서 검기에 이르지 못한 공격은 그냥 몸으로 받아낼 수 있는 수준이 된 나지만 소드 마스터인 카넬은 공격 하나하나에 검기가 실려 있다. 마나의 유형화라는 검기는 유지하는 데만도 막대한 마나가 필요하다는데 이렇게 막 날리는 게 가능하다니.

'대체 보유 마나가 얼마나 되는 거야?'

기겁하면서도 검을 휘둘렀지만 안타깝게도 검술 면에서 나는 그녀의 상대조차 되지 않는다. 심지어 15배속의 신경가속 상태에서 검을 휘두르는데도 그녀는 마치 검도의 고수가 초등학생을 상대하듯 그 모든 공격을 단 한 번의 움직임을 끊어내고 내가 파악할 수도 없는 현묘한 움직임으로 내 검을 흘려낸다. 그나마 내가 검을 놓치지 않는 건 내 손목 힘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리라.

<크리티컬 히트!>

<치명적인 부위에 공격을 당했습니다! 치명타로 인해 금강초인의 효과가 반감합니다!>

<신혈각성 효과 발동! 소모 마나가 10만 테라에서 1만 테라로 감소됩니다.>

"큭......!"

마나가 무시무시한 기세로 깎여나가기 시작한다. 물론 내 마력 회복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지만 그럼에도 깎여나가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정도다. 크리티컬만 아니라면 몇 시간동안 맞아도 괜찮을 텐데 내 움직임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다음부터는 거의 십 초에 한 번씩 크리티컬을 띄우고 있는 것이다.

쩌정! 쩡!

"흥! 뻔히 보이는 움직임이야."

거의 농락당하듯 얻어맞고 있다. 15배속의 신경가속으로 그녀의 동작을 눈으로 볼 수 있음에도 막지를 못하는 것이다. 매 순간순간 변화하는 그녀의 검격은 내 이해를 아득히 초월한 수준의 것이었다.

'제길 움직임을 따라갈 수가 없어! 어디로 오는 거지? 왼쪽? 오른쪽?'

일단 검이 뻗어오면 나는 매 순간 선택을 해야 한다. 적게는 이지선다나 사지선다부터 많게는 팔지선다까지. 마치 야구 선수가 공을 쳐 낼 때 상대방의 성격이나 구질을 보고 휘두르는 방향을 결정하는 것처럼 그 움직임을 찍어내야 하는 것이다.

<크리티컬 히트!>

<치명적인 부위에 공격을 당했습니다! 치명타로 인해 금강초인의 효과가 반감합니다!>

<신혈각성 효과 발동! 소모 마나가 11만 테라에서 11000테라로 감소됩니다.>

'큭! 또 틀렸어!'

카넬의 움직임을 읽어낼 수가 없다. 그녀는 소드 마스터. 내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는 검의 고수였다. 마나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었다.

'그, 레나가 가르쳐 줄 때 뭐라고 했더라.'

분명 그녀는 움직임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상대의 눈을 봐야 한다고 했다. 눈은 마음의 창으로 인간 의지의 발동은 우선 눈에서 나타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대개 초보자들은 머리를 치고 싶을 때는 머리를 보고, 손목을 치고 싶을 때는 손목을 보게 된다. 시선을 일정한 부위에 고정시켜 타격 의지를 낱낱이 눈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쩌엉!

'이런 제길 안 되잖아!'

그러나 상대는 소드마스터. 검의 오의를 깨달은 자다. 눈을 봐도 나는 그 어떤 정보도 읽어낼 수 없는 상태. 다른 가르침을 떠올려 그녀의 팔이나 칼끝을 확인하기도 했지만 하나도 읽어내지 못한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실력이 딸리는 것이다.

<크리티컬 히트!>

<치명적인 부위에 공격을 당했습니다! 치명타로 인해 금강초인의 효과가 반감합니다!>

<신혈각성 효과 발동! 소모 마나가 12만 테라에서 12000테라로 감소됩니다.>

"아 좀 봐주면서 해! 이러다 죽겠다!"

"난 네가 그렇게 시시한 남자가 아닐 거라고 믿어!"

"믿지 마!"

소리쳤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아까 검면으로 때리려던 게 제대로 심기를 건드 린 모양. 하지만 어떻게 하지? 카넬의 움직임을 읽어낼 수 없는 이상 마음을 읽거나 미래를 볼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어? 아니 잠깐.'

그 순간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그와 함께 손가락을 튕긴다.

따악-!

시간이 뒤로 돌아간다. 내 목을 후려쳤던 검격이 거꾸로 돌아가며 무효화된다. 그리고 검이 내 목을 치려는 그 순간, 나는 신속의 부츠를 이용해 1미터 물러섰다.

훙!

"웃!? 피하다니--!"

공격이 빗나가자 당황하는 카넬을 향해 냅다 검을 찔러 넣는다.

까앙!

그러나 막힌다. 자신의 공격이 빗나가 당황하는 것과는 별개로 차분하게 검을 흔들어  내 공격을 무위로 돌린 것. 그러나 상관없다!

따악-!

시간을 돌린다. 그리고 이번에는 측면으로 검을 휘둘렀다. 역시나 카넬은 간단하게 그 공격을 막아냈다.

따악-!

'될 때까지 한다!'

시간을 한 번 돌릴 때마다 소모되는 마나는 100테라에서 1000테라에 불과하다. 이 정도라면, 충분히 1000%버프를 받고 있는 집마력으로 감당이 가능하다.

따악-!

따악-!

따악-!

따악-! ============================ 작품 후기 ============================ 이제야 전투에 타임슬립을 쓰기 시작하는군요. 도박 공격을 날린후 성공하면 그대로 가고실패하면 뒤로 돌립니다. 안 되면 될 때까지(........) 아 참고로 지훈의 재능은 극히 평범한 수준입니다. 말하자면 보통 수준? 그러나 로안의 재능치가 만땅이라 게임 속에서 보면 상당히 재능이 좋아 보이지요. 이런저런 보정을 많이 받게 되거든요. 물론 권투를 가르치는 코치는 재능이 있다고 평가하지만 그건 심리적인 재능에 가깝지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는 부동심의 소유자니까요. 물론 그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지만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게임 속 유저들은 대부분 그 부동심의 마음 비슷한 걸 경험적으로 체득하게 됩니다. 현실에서야 아파서 못하겠지만 일단 아프지만 않으면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종류의 것이죠. 가고실패하면 뒤로 돌립니다. 안 되면 될 때까지(........) 아 참고로 지훈의 재능은 극히 평범한 수준입니다. 말하자면 보통 수준? 그러나 로안의 재능치가 만땅이라 게임 속에서 보면 상당히 재능이 좋아 보이지요. 이런저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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