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55화 (55/283)

< --5장. 봉인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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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글부글.

휘오오오...... 거대한 연구실에서는 온갖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저기에서는 액체 금속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고 연구실 중앙에는 SF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강철의 거인이 서 있다.

"흐음. 역시나 에너지 제어가 너무 어렵네. 게다가 원격제어의 방해가 너무 쉬워. 적을 앞에 두고 마음대로 멈춰버려서야 이야기가 되지 않는데."

대충 봐도 10미터가 넘어 보이는 신장의 로봇 앞에는 늘씬한 몸매의 금발 여인이 서 있다. 175센티미터나 되는 훤칠한 키에 그야말로 황금비율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완벽한 밸런스의 몸매를 가지고 있는 그녀는 마치 어떤 초월적인 존재가 심혈을 다해 빗어낸 것처럼 뭐하나 흠잡을 것 없는 미(美)의 화신(化神)이라고 할 만한 존재다.

위잉- 그때 한쪽에 위치해 있던 마법진이 일렁거리며 거의 4미터에 가까운 신장의 여인이 모습을 드러낸다. 물론 정말 키가 4미터인 게 아니라 허리 아래로는 뱀의 몸을 가지고 있는 라미아. 알리시아였다.

"부르셔서 왔습니다. 주인님."

"오랜만이야. 알리시아. 잘 지냈어?"

여러 가지 영상이 연속해서 떠오르는 디스플레이를 보고 있던 금발의 여인은 가볍게 디스플레이를 허공에 고정시키고 알리시아의 앞에 섰다. 기본적으로 알리시아는 뱀의 하체를 가지고 있어 시점 자체가 높았지만 그녀가 다가오자 몸을 한껏 낮춰 공경의 자세를 취했다.

"물론입니다 주인님. 모든 방호 시스템은 양호하게 작동되고 있으며 가디언들의 컨디션도 최상입니다. 또한 마도병기들도......"

"이런 알리시아. 난 그냥 잘 지냈냐고 물었을 뿐인데."

"그것 역시 물론입니다 주인님. 저희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말을 하면서 고개를 들지도 않는다. 도도한 알리시아의 성격을 생각한다면 놀라울 태 도. 그러나 그녀의 정체를 안다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리라.

"그러고 보니 손님 한 명을 받은 것 같던데. 정체가 어떻게 되지?"

"이름은 로안 필스타인. 고대신족의 후예로

[별빛]

[달빛]

의 자식입니다. 멸망의 마수 카울에게 별빛과 달빛이 죽은 후 그 영역을 나왔다가 레나 녀석에게 잡혀왔다고 하더군요."

비록 가디언들이 로안의 뒷조사를 한 건 아니지만 잠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니 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고대신족의 후예였던 스타 라이트. 아이언 필스타인과 문 라이트. 세레나 필스타인은 혼돈의 숲에서도 꽤나 유명한 강자들이었다.

"별빛과 달빛에게 자식이 있었군. 생각해 보면 소식을 들었던 것도 같아."

하위종족에게 별 관심이 없는 그녀지만 별빛과 달빛만은 알 수밖에 없다. 그들은 고대신족의 피를 이은자들로 초월자의 전투력을 가진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아이언 필스타인은 그랜드 마스터로 강기를 사용하는 게 가능한 존재였고 세레나 필스타인은 궁극마법을 사용하는 게 가능한 대마도사였던 것이다.

'둘이 힘을 합하면 성룡 급 드래곤도 잡을 수 있을 정도라고 했었지.'

그러나 그 강함이 오히려 액운을 불렀다. 혼돈의 숲 중앙부에서 거주하던 멸망의 마수 카울이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강하다고는 하나 별다른 방비 없이 평화롭게 살고 있던 그들은 파멸의 마수를 막을 수 없었다.

"로안 필스타인."

금발의 여인이 속삭이듯 말하자 허공에 화면이 떠오른다. 자신의 영역이라면 언제든 원하는 곳을 볼 수 있는 원격시(遠隔視)의 마법. 거기에 비춘 것은 무술을 수련하고 있는 로안의 모습이 비친다.

'다, 다행이다.'

순간 멈칫했던 알리시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왜냐하면 로안은 하루의 대부분을 섹스를 하며 지내기 때문이다. 물론 무술도 수련하고 마법도 수련하지만 무공과 마법의 수련시간을 다 더해도 섹스를 하며 지내는 시간의 3분의 1도 안 될 텐데 원격시를 사용할 때 때마침 무술을 수련하고 있다는 건 그야말로 운이 좋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으리라.

[콰득!]

그때 로안이 들고 있던 검으로 정면에 있던 나무를 베었다. 아니, 때렸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리라. 분명 검에 얻어맞았지만 장정 셋이 감싸기도 어려운 거목은 거인이 후려친 것처럼 부러져 버렸다. 실로 무시무시한 광경이지만 여인의 평가는 야박하다.

"실력은 변변찮군."

"그래도 처음에 비하면 엄청나게 발전했어요.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아예 아는 게 없었죠."

"별빛과 달빛은 자식을 평범하게 키우고 싶어 했던 건가....... 하지만 묘하군."

"무슨 말이십니까?"

"저 녀석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이 미묘해. 묘하게 반짝이는 오라가 느껴져. 이건 마치........ 신성을 깨친 존재 같아."

여인의 말에 알리시아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로안이 고대신의 핏줄을 각성했다는 뜻입니까?"

"확신할 수는 없군. 하지만 저 녀석이 약한 주제에 별빛 달빛보다 더 신령한 기운을  지니고 있는 건 사실이지."

그렇게 말하며 여인은 화면 속에서 이리저리 검을 휘두르고 있는 로안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미남....... 인가.'

심미안이 몹시 높은 그녀가 보기에도 그의 외모는 보통이 아니다. 잘생겼다. 라고 표현하기에도 민망한. 오히려 아름답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인상적인 외모의 사내.186센티미터에 늘씬하게 쭉쭉 뻗은 팔다리. 더불어 이상적인 8.5등신의 육체를 가진 그는 반짝인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환한 금발에 명장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것 같은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다. 더불어 무술 수련을 위해 웃통을 벗고 있었기에 선명한 근육들이 조각 같은 몸을 오밀조밀하게 꽉 채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로안은 거울을 잘 안 봐서 그저 잘 생겼다고만 생각하고 있지만(물론 맨 처음 캐릭터 생성 때 얼굴을 봤지만 막연한 이미지만 남아있다.)그는 뭐 하나 트집 잡기 힘들 정도로 완벽한 미남이다.

흔히 하는 말로 표현하자면 걸어 다니는 화보라고나 할까? 강철 같은 정신력으로 높 은 경지에 이른 가디언들조차 그가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겨 있거나 잠들어있는 모습을 보면 잠시 멍하니 쳐다볼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는 단순히 예쁘장한 외모도 아니다. 표정을 굳히면 뭐든지 이겨낼 것 같은 기상이 느껴지면서도 환하게 웃으면 미소년으로까지 보이는 그런 외모. 현실에 있다면 온갖 연예기획사에서 노래를 부르건 춤을 추건 연기하건 상관없으니까 제발 데뷔해 달라고 애걸할 정도의 외모를 가지고 있으니 세상 어디에 가더라도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존재다.

[아이 참. 좀 잘라 봐. 왜 항상 때려 부수기만 하는 거야? 기운을 압축해야 한다니까 정말.]

[아, 미안 레나. 투격술을 기반으로 한 검공이라 자꾸 이렇게 되네. 카넬은 뭐 방법 같은 거 몰라?]

============================ 작품 후기 ============================ 이미 모두가 아시고 계신 상태이기는 하지만 역시나 혼돈의 숲을 떠나기 전 상대해야 할 최종 보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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