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49화 (49/283)

< --5장. 봉인 해제.

-- >

뭐 업적이 쌓여서 나쁠 일은 없는 상태이기는 하지만 좀 어이없는 기분이 들기는 하다. 기껏 완성자에 이르렀더니 왠지 개그스러운 업적이 아닌가? 물론 생각해 보면 다른 업적도 비슷한 방식이었기에 별 수 없이 수긍하는데 새로운 텍스트가 떠오른다.

<히어로 몬스터. 웨어타이거 레나를 제압하셨습니다!>

<1만 7천 EXP를 획득하였습니다!>

<레벨이 상승하셨습니다.>

<레벨이 60에 도달했습니다!>

"오, 요새는 좀 뜸하더니 레벨도 올랐네."

내가 짐작하기에 가디언들은 평균 60~70레벨 정도쯤 될 것이다. 팬 사이트에서 알아본 결과 몬스터 제압이 살해보다 경험치를 더 주면 더 줬지 덜 주지는 않는다니 레벨업이 잘 안 되는 지금쯤이면 레벨도 어느 정도 따라잡았다는 뜻이니까.

"그러고 보면 60레벨 보너스는 5만 테라의 마나하고 구름 도서관 이용권이었지?"

중얼거리며 마나창을 불러온다.

<마나>

마나력 : 67400(웅혼한 마나.) / 지능항마력 : 12000(상급 마법에 저항 가능성 50%) / 지혜집마력 : 10000(고속회복.) / 마법적성수련으로는 별로 늘지도 않았는데도 어마어마한 마력량이다. 레벨업으로 얻은 마력이 6만 3천에 가까우니 마나 수련을 하든 말든 마나는 풍족하다. 오히려 마법 수준이 나 무공 수준보다도 압도적으로 많아서 5만의 마나를 추가로 얻어버린 지금은 마나를 절반도 쓰기 어려울 것이다.

"레벨이 깡패지 뭐."

마나가 이렇게 많으니 경지가 좀 낮더라도 어디 가서 무시당하지는 않을 것 같다. 요새 들어서는 대련을 할 때도 종종 칭찬을 들을 정도니까.

우우웅---그리고 그때 허공이 일렁거리더니 손바닥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종이 한 장이 팔랑팔랑 떨어져 내린다. 무심코 그것을 받아들자 텍스트가 떠오른다.

<60레벨 달성으로 구름 도서관 이용권이 지급되었습니다. 이용권을 찢을 시 도서관으로 이동합니다.>

"이게 이런 식으로 나타나는군."

신기해하며 이용권을 바라본다. 아마도 바로 도서관으로 이동시키지 않은 건 유저가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겠지. 뭔가 중요한 이벤트 같은 상황에서 사라지거나 하면 곤란하니 자기 편할 때 이동하라는 소리다. 나는 슬쩍 고개를 돌려 혼절한 레나를 바라보았다. 너무 무방비로 놔버린 기분이 들어서 대충 정액을 닦아주고 이불로 몸을 감싸주었다. 오늘은 연화와 세이린. 그리고 레나까지 세 명과 사랑을 나눴으니 더 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찌익-!

망설임 없이 이용권을 찢어버린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주변 광경이 급변한다.

후웅-

"오. 생각보다 순식간이군. 비상시에 공격 회피 수단으로 쓸 수도 있었겠는데?"

그러나 이미 써버린 만큼 더 생각해도 소용없는 일. 몸을 돌려 주변을 살펴보자 책장에 기대듯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중년의 사내가 보인다.

"저기요. 혹시 NPC이신가요?"

"......."

조심스럽게 질문해 보았으나 사내는 말이 없다. 그저 가만히 들고 있는 책을 보다가-  슬쩍 고개를 들어 나를 흘깃 바라본다.

"저기요?"

"쯧....... 산에서 몬스터만 잡고 산 것도 아닐 텐데 이런 멍청한 질문을 하다니. NPC냐고? 어디 가서 그런 질문 하지 마라. NPC들한테는 정신병자 취급을. 유저들한테는 머저리 취급을 당할 테니."

한심하다는 목소리에 발끈하는 걸 느꼈지만 동시에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네버랜드의 기본 시스템은 캐릭터 생성이 아닌 빙의이기 때문이다.

유저들은 네버랜드에 존재하는 NPC들의 몸에 깃들고 스스로 밝히지 않는 이상 유저들끼리도 서로를 알아볼 방법은 없다. 게다가 이 세계에는 수많은 NPC들이 있지만 정작 그들은 NPC라는 단어 자체가 뭔지도 모르니 NPC냐고 묻는 건 사실 멍청한 말이 맞는 것이다.

"그, 여기가 특별한 장소라서 물어본 거예요."

"굳이 나한테 변명할 필요는 없다. 네가 멍청한 게 나한테 손해를 입히는 것도 아니고."

"........"

아 정말 밉살스러운 녀석이네. 확 받아버려? 하지만 스킬을 배우러 온 만큼 아쉬운 건 내 쪽이기에 가만히 있는데.

"어쨌든 설명해주지. 여기 구름도서관에서는 세 가지 일을 할 수 있다."

"스킬북을 얻는 것 말고도 다른 게 있나요?"

"물론. 그리고 그중 첫째로 할 수 있는 것이 네가 말한 스킬북 획득이다. 이 세계에는 F. E. D. C. B. A. AA. S. SS EX랭크의 스킬북이 존재하는데 여기 구름도서관에서는 B랭크부터 AA랭크의 스킬북을 얻을 수 있지."

즉 쓰레기 같은 F~C랭크의 스킬북 같은 건 애초에 없으며 S랭크 이상의 최고급 스킬북도 없다는 뜻. 나는 손을 들어 질문했다.

"그 윗 단계의 스킬북은 없나요?"

"기본적인 답변이라면 하늘도서관에 가라고 말해 줄 수 있지. 그곳에는 S랭크부터 EX랭크의 스킬북이 존재한다고 하니까."

"아하."

하늘도서관이라면 구름도서관의 상위 단계로 100레벨에 이르면 갈 수 있는 곳이다. 다만 레벨이 50을 겨우 넘겼음에도 히어로 몬스터의 제압 경험치의 효과가 점점 뜸해지는 걸 보면 100레벨을 찍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리라.

"그럼 두 번째로 할 수 있는 일은 뭐죠?"

"스킬 변경이다. 네가 이미 가지고 있는 스킬을 변경시키는 거지. 그건 랭크가 오를 수도 있고, 혹은 떨어질 수도 있다. 거기에 적용되는 기준이 있기는 한데 이건 비밀이라 말해줄 수 없군."

팬 사이트의 내용에 따르면 여러 가지 가설이 있다. 그냥 랜덤이라는 말도 있고 그 스킬의 경지가 영향을 끼친다는 말도. 그 스킬을 올리는데 얼마나 짧은 시간이 들었냐가 기준이라는 말도 있었다.

"오...... 그럼 스킬 변경으로 EX등급이 나올 수도 있나요?"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그런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SS랭크는 한번 있었지만."

즉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는 말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묻는다.

"그럼 세 번째 일은 뭐죠?"

"이건 별거 아냐. 스텟 포인트를 스킬 포인트로 변경하는 거지."

"!!"

경악에 멈칫한다.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던 문제가 단번에 해결이 되었기 때문. 혹여나 잘못 들었을까봐 묻는다.

"스, 스텟 포인트를 스킬 포인트로 바꿀 수 있다고요?"

"응?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스텟 포인트는 스킬 포인트보다 더 중요해. 같은 스킬이라도 스텟이 높으면......"

그는 스텟의 중요함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을 늘어놓았지만 나랑은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다. 스텟의 중요함은 나 역시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러나 이미 어차피 올 스텟이 궁극치에 도달한 내가 아닌가? 떨리는 마음을 추스르며 묻는다.

"포인트 전환은 어떻게 하죠?"

============================ 작품 후기 ============================ 흠. 확실히 저는 음흉한 마음으로 글을 쓰지만 그렇다고 전투씬이나 스토리 진행을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오히려 그쪽이 전문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래봐야 모자란 실력이지만;;;하지만 답답한 내용은 싫어하는 만큼 주인공부터 좀 강화해야겠군요. 지금까지의 내용이 야한거 9 스토리 1이었다면 야한거 7에 스토리 3까지 비율을 조정해보죠. 아, 물론 그 전에 최종보스부터 처리하는게 먼저겠네요(..........) 하지만 답답한 내용은 싫어하는 만큼 주인공부터 좀 강화해야겠군요. 지금까지의 내용이 야한거 9 스토리 1이었다면 야한거 7에 스토리 3까지 비율을 조정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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