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43화 (43/283)

< --5장. 봉인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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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위기라면 완성자에서 초월자로 가는 데에는 30포인트나 들어가겠네."

하지만 의문인 것이 그렇게 하면 스킬 포인트로 초월자를 찍는게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100레벨까지 다 올려도 얻는 스킬 포인트는 50포인트가 조금 안되지 않는가? 하지만 나는 이내 스킬 창에 쓰여 있는 글자를 떠올렸다.

<고유스킬>

※이벤트&보너스 포인트 사용으로만 성장말 그대로 고유스킬은 보너스 포인트 뿐이 아닌 이벤트로도 성장한다는 말이다. 그러고 보면 내가 맨 처음 죽음의 위기에 처했을 때도 신혈각성이 발동하며 레벨이 5나 오른 적이 있었다.

똑똑.

"으음?"

그때 갑자기 들려오는 노크소리에 의문을 표한다. 왜냐하면 '오늘'은 더 올 상대가 없을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저, 저기....... 들어가도 될까요?"

"연화?"

조심스럽게 방 안에 들어온 것은 새하얀 백발에 뽀얀 피부를 가지고 있는 귀여운 외양의 소녀다. 나이를 따지자면 중학생 정도? 전체적으로 깜찍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 는 그녀의 이름은 연화(蓮花). 여덟 개의 꼬리를 가지고 있는 팔미호(八尾狐)로 레나나 알리시아의 동료 중 한 명이다.

이름 : 연화종족 : 팔미호(*히어로 몬스터*) 일반 몬스터. 선공.

골드 드래곤 에레스티아의 가디언 중 하나이자 여우족의 수호자. 강대한 주술사로서 온갖 술법에 능통한 존재다.

언제나 그랬듯 몬스터 설명 창은 상당히 간결하게 표현된다. 능력치라거나 레벨이라거나 하는 상세 설정은 하나도 알 수 없는 것. 하지만 웃기는 건 저 어려 보이는 녀석이 여우족의 수호자라는 것이다.

"무슨 일이야? 너는 오늘 차례가 아닌데."

내 성행위 스킬이 점점 더 높아지고 나 스스로도 거기에 능숙해지기 시작하면서 알리시아나 레나와의 행위 역시 수월해지기 시작했다. 항상 10시간이 가깝게 행위를 했던 알리시아는 4시간. 레나는 1시간 30분 만에 혼절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여유 있게 그녀들을 상대하다 보니 문득.

'심심해졌지.'

왜냐하면 레나와 알리시아의 성욕이 왕성하기는 해도 매일매일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가디언으로서 할 일이 있는데다 거의 무한정(일 수밖에 없다. 그냥 하고 싶으면 하는 거니까.)의 색욕을 가진 나와 다르게 욕망이 다 풀리면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은 모양이었으니까.

물론 그녀들이 보통의 여자라면 쾌락에 절어서 계속 하려고만 하겠지만, 그녀들은 강대한 정신력과 실력을 가진 고수들이다. 처음에야 오랜만에 보는 남자맛(?)에 완전히 빠져 수련도 등한시 하고 매일매일 하기만 했지만 계속해서 그럴 수는 없던 만큼 내가 심심해하는 시간이 늘어났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내 기색을 읽은 것일까? 레나는 자신의 친구들이라며 다른 가디언들을 만나게 해 주었다. 연화는 그 가디언들 중 한 명이다.

"아, 저, 저기. 도, 돌발 상황이 발생해서."

연화는 문을 부여잡은 채 새빨개진 얼굴로 중얼거리듯 속삭였다. 내가 귀가 좋기 망정이지 알아듣지도 못할 정도. 가뜩이나 귀여운 연화가 새빨개진 얼굴로 꼼지락거리고 있으니 정말이지 끔찍할 정도로 귀엽다.

"이런 태도로 돌발 상황이라고 한다면........ 발정기야?"

"으, 으응. 사실 발정기는 계속 참아 와서 요번에도 그러려고 했는데....... 그, 왠지 잘 안 돼서......."

왠지가 아니라 당연한 일이다. 이미 차례에 따라 그녀와 난 10회 이상의 섹스를 즐겼다. 물론 처음 나와 할 때의 그녀의 심정은 성욕이라기보다 다른 동료들이 좋아하는 성행위라는 게 대체 뭘까. 하는 호기심이었지만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내 손아귀에 들어오면 확실히 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으니 자꾸 즐기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그녀가 지금까지의 발정기를 별 문제없이 참아왔다 해도 일단 섹스의 쾌감을 알아버린 이상 발정기를 문제없이 참아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담배를 안 피우던 사람이 계속 안 피우는 건 별로 힘들 것도 없지만 담배를 즐겨 피우던 사람이 담배를 끊기는 몹시 힘든 일이 아니던가? 심지어 그녀는 별로 참아야 할 이유조차 없다.

"흠. 하지만 여기는 좀 곤란하겠지?"

돌아본 내 뒤에는 혼절한 알리시아가 있다. 이곳은 알리시아의 집이었던 것이다. 레나의 집은 어떻게 됐냐고? 그야 레나의 집에는 레나가 혼절해 있을 것이다. 오늘 내 가 상대한 이는 레나와 알리시아였기 때문으로 나는 하루에 두 명의 여인과 섹스를 하고 그중 나중에 한 여인의 집에서 잠을 자곤 했다.

'생각해 보면 이거 완전 기둥서방이네.'

물론 딱히 뭘 받는 건 없다. 그냥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는 정도? 그러면서 남는 시간은 무공과 마법을 수련하고 부족한 부분은 가디언들에게 배우거나 자세를 교정 받는다. 그녀들은 하나같이 고수라고 할 수 있는 존재로 그녀들의 조언은 많은 도움이 된다.

쉬리릭!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나와 연화의 주변으로 부적들이 떠오른다. 연화는 여전히 새빨간 얼굴로 두 팔을 마구 휘저었다. 전체적으로 귀여운 인상 때문에 앙증맞게까지 보이는 광경이다.

'아차. 소식은 적어놓고 가야지.'

나는 문 앞에다

'사정이 있어서 연화네 집에서 잘게.'

라고 적어둔 후 연화의 옆으로 붙었다. 그리고 그러자 연화가 손뼉을 친다. 파앙!

"오, 순식간인데."

"별로 먼 거리는 아니니까요."

도착한 곳은 숲 속에 있는 사극에서나 나올 것 같은 기와집이다. 전체적으로 단아한 디자인에 잘 꾸며져 있는 정원. 주위에는 꽃들이 만발해 꽤 아름다운 풍경이었지만 연화는 그런 걸 볼 정신이 아닌 듯 내 팔을 끌어당긴다.

"....... 빨리."

"알았어."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마루를 지나 집 안으로 들어간다. 기와집이라고는 하지만 완전히 한국풍인 건 아니다. 말하자면 뭐랄까. 조금 현대에 가깝다고 할까? 가구의 배치나 규모는 전통 가옥을 현대풍으로 재해석한 느낌이다. 심지어 안방에는 커다란 침대도 있다.

꽈악. 그때 등 뒤에서 내 몸을 강하게 껴안는 손길을 느낀다. 고개를 돌려보니 연화가 내 허리쯤에 머리를 묻은 채 내 몸을 껴안고 있다.

"연화?"

"제발....... 빨리......."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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