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장. 시험.
-- >
[꺄아아아악----!!]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의 고음. 그리고 그와 함께 텍스트가 떠오른다.
<원혼령이 사악한 저주를 토해냅니다!>
<지혜(42)보정....... 절반의 성공! 공포에 몸이 잘 움직이지 않습니다.>
퍼억!
[캬아악!]
모름지기 속성이라는 것에는 상성이라는 게 있으며 속성마법은 이에 많은 영향을 받 는다. 예를 들어 화염속성의
<화염탄>
은 얼음 계열 몬스터에게 큰 데미지를 주고 빙결속성의
<빙결탄>
은 화염속성의 몬스터에게 큰 데미지를 준다는 것.
그리고 지금 내 앞에 나타난 원혼령의 경우는 어둠 속성의 몬스터로 모든 속성에 상당히 강한 방어력을 가지고 있다. 99의 지능 포인트에 의해 지식창고에 저장되어 있던
[몬스터도감]
의 내용이 말풍선의 형식으로 원혼령의 옆에 떠오른다.
이름 : 없음.
종족 : 원혼령.
영체 몬스터. 선공. 원망을 가지고 죽은 자의 영혼이 굳어져 만들어진 몬스터. 물리 공격과 어둠속성에
<면역>
이며 빛 속성에
<치명타>
를 입는다. 자체적으로 항마력이 강하기 때문에 빛 속성과 어둠 속성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속성에
<저항>
능력을 가진다.
'이래서 광탄을 배우고 싶었는데.'
투덜거린다. 물론 빛 속성의 광탄(光彈)을 배워놨으면 좋았을 테지만 내가 가진 빛 계열과 어둠 계열 마나의 수가 모자라서 퍼즐을 맞출 수 없다. 퍼즐을 맞출 수 없다는 것은 마나 추출이 안 된다는 소리고 마나추출이 안 된다는 건 마법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는 소리.
때문에 나는 빛과 어둠계열 주문을 배우지 못했다. 어쩌면 내가 빛 계열 주문을 못 배웠기 때문에 이 녀석이 나온 것일 수도 있겠군. 얼음 정령이나 화염정령이 나왔으면 쉽게 잡았을 테니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무속성 주문인
<마탄>
을 배워놨다는 것이다. 무속성이란 그 어떤 속성도 가지지 못한 공격으로 다른 마법에 비하면 60%~70의 위력밖에 나오지 않는 대신 모든 속성에 어느 정도 타격을 준다는 장점이 있다.
"필중의 탄환. 꿰뚫어 찢는다!"
네버랜드에서 마법이란, 말하자면 일종의 미니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난이도가 극악한....... 마나를 움직여 스펠 플레인(Speel plane)을 열면 각 속성들의 상징이 새겨진 사각형의. 흔히 말하는 큐브 퍼즐(Cube puzzle)이 등장한다. 다만 문제는 이게 마구잡이로 뒤섞여 있다는 것으로 퍼즐을 맞춰 같은 속성 세 개를 한 줄에 세우면 하급 마법이 발동하는 것이다. 두 줄에 맞추면 더 강하게. 한 면을 같은 속성으로 다 채우면 더욱 더 강하게 발동한다. 거기에 존재하는 속성은 다음과 같다.
불(火). 물(水). 땅(土). 바람(風). 전기(雷). 나무(木).
시간(時). 공간(空). 독(毒). 빛(光). 어둠(暗). 무(無).
네버랜드에 존재하는 속성은 이렇게 12가지지만 당연하게도 내가 모든 속성을 가진 건 아니다. 내가 가진 속성은 가장 흔하다는 불과 물. 그리고 제법 귀하다는 나무와 상~당히 레어하다는 무속성이다.
촤르륵.
나타난 큐브 퍼즐은 3×3×3사이즈로 54피스의 큐빅을 가지고 있다. 그나마 입문자일 때는 2×2×2여서 쉬웠는데 숙련자고 오고 나니 이 모양이다. 전문가에서 4×4×4라는 말도 안 되는 퍼즐이 나올까봐 걱정이다.
퍼엉!
[캬아악!]
반응속도가 그리 빠르지는 않은 듯 마탄을 피하지 못하고 맞은 원혼령이 비명을 지른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내가 마법 하나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분에 가깝다. 말이 좋아 1분이지 전투 중에 보내기에는 어마어마하게 긴 시간. 물론 주변 방해 없이 차분하게 한다면야 좀 더 빠르겠지만 지금 난 원혼령을 피해 마구 달리면서 주문을 완성하고 있는 것이다.
촤악!
"큿!"
원혼령의 날카로운 손톱이 등을 긁고 지나가는 느낌에 혀를 찬다. 다행히 원혼령의 움직임이 빠르지 않아 잘 도망 다녔지만 점점 체력이 떨어지면서 공격을 피하기 어려워지고 있었다.
"대체 에너지가 얼마나 되는 거야? 아니면 내 마공이 낮아서 그런가? 어쨌든 필중의 탄환. 꿰뚫어 찢는다!"
당연한 말이지만 여러 개의 마법을 사용하는 것 보다 하나의 마법을 연속해서 사용하는 게 훨씬 더 쉽다. 시스템상의 문제가 아니라 컨트롤의 문제인데 퍼즐이야 어차피 매번 리셋이라고 해도 설계의 문제가 남기 때문이다.
퍼즐을 맞춰 마나를 추출하면 그 후에는 마법설계를 해야 한다. 마치 레고를 조립해 특정한 모양을 만드는 것처럼 추출한 마나를 컨트롤해 도형을 만드는 것이다. 화염탄의 경우는 원뿔모양을 만들면 되고 빙결탄의 경우는 정사면체. 마탄은 원기둥을 만들면 된다.
말이야 쉽게 하지만 손으로 하는 것도 아닌. 생각으로 마나를 쌓아 형태를 만드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서 아무리 여러 개의 마법을 익혔다 해도 전투 시에 이 마법 저 마법 사용하려고 했다가는 설계가 꼬여서 이도저도 안 된다. 뭐, 좀 평온한 상태에서라면 괜찮겠지만 전투에서는 힘든 것이다.
안타깝게도 내 머리는 어디까지나 극히 보통의 수준이니까.
"이렇게 된 이상!"
나는 도망가던 걸 멈추고 아예 가부좌를 취하고 자리에 앉아버렸다. 당연히 원혼령이 내 몸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지만 어차피 고통은 없다. 어차피 죽지 않고 이기면 회복시켜 주는 게 스킬 시험의 특징 중 하나니까.
"필중의 탄환. 꿰뚫어 찢는다!"
[캬아아악!]
그리고 그렇게 세 방의 공격을 더 가하자 마침내 원혼령이 쓰러진다. 그러나 원혼령의 공격으로 이미 내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되다가 에너지 드레인을 당해 제대로 설 수조차 없다.
<스킬에 따른 결과 판정 중........>
<로안 필스타인 승! 당신이 승리하셨습니다.>
<강한 적에게서 승리함에 따라 천관 학파가 다음과 같이 상승합니다.>
<천관 학파 : 숙련자 5Level ->
숙련자 6Level>
"허허 피 보게."
피 웅덩이 위에서 헛웃음 짓는다. 많이 다쳐본 나는 알고 있다. 지금 내가 과다출혈로 죽기 직전의 상태라는 것을.
"승리하시긴 했는데....... 거 특이하시네요. 다른 유저분들은 이렇게 처참하게까지 싸우지는 못하던데."
"그냥 다치는 걸 무서워하는 거겠지. 설사 고통이 극히 제약된다 해도 다치는 상황 자체는 무서워할만 하니까."
"그럼 지훈씨는 많이 다쳐봤단 말이에요?"
"상당히."
여기의 몸이 현실을 따른다고 해도 현실의 흉터나 부상까지 따라오지는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불구인 사람들은 스킬 보너스를 못 받지 않겠는가? 기본적인 건 현실의 영향을 받지만 부상은 치료를 해 주는 것이다.
"뭐 어쨌든 축하합니다. 5단계 시험을 완료하셨으니 이제부터 천관 학파의 성장속도가 100%빨라지며 술사의 칭호를 드리겠습니다."
"땡큐."
가볍게 인사하며 효과를 확인한다.
<부동의 술법사.>
천관 학파의 5레벨 시험을 넘겼다. 적의 공격을 맞으면서도 주문을 완성시킨 당신은 실로 부동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1. 천관 학파의 주문 영창 시 시전자의 몸 주위로 역장이 펼쳐진다.2. 역장의 위력은 사용자의 최대 마나량이 높을수록 강해진다.
"어? 이건 좀 종류가 다르네. 이것도 주문 위력 50%같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 작품 후기 ============================ 으앙. 예전 문장사가 항시 베스트에서 놀던 것과 다르게 캔슬러는 베스트에 들어갈 일이 없네요 ㅠㅠ 나름 재미있게 쓰려고 하는데 별로인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