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장.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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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투사.>
카엘 투격술 5레벨 시험을 넘겼다. 맨손으로 무기를 든 강자를 이긴 당신은 투사의 자격이 있다.
모든 카엘 투격술 스킬을 사용할 때의 효과가 50%상승한다.
"뭣? 효과 50%상승이라고?"
"참고로 칭호는 하나만 장착할 수 있지만 장착하지 않더라도 효과는 유지돼요. 더불어 조건을 충족하면 업그레이드되기도 하죠."
"이거...... 생각보다 훨씬 좋군."
상승하는 게 파괴력도 아니고 효과라는 말은 강철의 철퇴의 위력도 상승하고 강철의 갑주의 방어력도 상승한다는 말. 나는 땅을 박찼다. 신속의 부츠가 발동하며 내 몸이 3미터 가량 미끄러지듯 이동한다.
"원래 이 정도 마나면 2미터만 이동했는데........ 확실하군."
크고 치명적인 보상이라기에 작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건 정말 예상외다. 게다가 타이틀 하나가 이만한 효과를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러 개를 겹칠 수 있다니? 이쯤 되면 시험에 목숨을 걸만도 하다.
"좋아. 그럼 내친김에 다음 시험."
"아, 다만 조심해 주세요."
"6레벨도 특별히 더 강해?"
내 물음에 청명은 고개를 흔들었다.
"네. 5레벨 부터는 단계마다 시험의 난이도가 월등히 높아지는 편이에요. 게다가 6레벨부터는 지훈님께서 지금까지의 보여주신 전투 패턴을 공략해 가장 안 좋은 상대가 나오기 때문에 약점을 보완하여야겠죠."
"약점이라...... 어차피 조금 전 사무라이가 나와서 방심만 안 해도 못 이기겠지. 어느 정도인지 파악만 할 테니 시작해줘."
"그럼 갑니다."
그녀의 말과 함께 신전 반대편에서 검은색의 천으로 온 몸을 가린 사내가 나타난다. 왜 이렇게 멀리서 나타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그가 석궁을 꺼내는 게 아닌가?
"어 설......."
푸욱!
"크억!"
움찔하는 순간 심장에 뭔가 차가운 게 파고드는 감촉이 느껴진다. 반사적으로 강철의 갑주를 발동했지만 날아든 퀘렐에 뭔가 특수한 힘이 있는 건지 그냥 심장이 뚫리고 말았다.
<스킬에 따른 결과 판정 중........>
<암살자 웨이 승! 당신이 패배하셨습니다.>
"지셨네요."
"우욱. 지금 그게 내 약점이야? 원거리 공격?"
"원거리 공격도 공격이지만 강력한 방어스킬이 없다는 게 문제죠. 아니면 회피스킬이라든지."
"회피스킬은 있었는데....... 쓰지를 못했군."
그렇다. 신속의 부츠가 있는데 회피를 못한 것이다. 화살이 날아드는 순간 반사적으로 쓴 기술이 신속의 부츠가 아닌 강철의 갑주이기에 벌어진 문제였다.
"다음은 마법으로 가야겠군. 빨리빨리 하자."
"시작할게요."
대답과 동시에 머드 골렘이 등장한다. 나는 재빨리 영창을 시작했다.
"폭발하는 뜨거움. 녹여서 부숴라!"
주문을 외우며 스펠 플레인(Speel plane)을 열었다. 알리시아의 가르침이 떠오른다.
[마법이라는 건 결국 퍼즐(Puzzle)과 설계(設計)의 연속이야. 마나의 흐름을 파악해서 필요한 속성의 마나를 축출한 후 그 마나를 특정한 위치에 넣고 발동시키는 거지. 처음에는 막대기 몇 개 쌓아서 도형을 만드는 정도지만 궁극에 이르면 거대한 탑을 설계하는 느낌으로 가게 되어 있어.]
재료로 들어가는 것은 화염의 마나다. 만드는 것은 원뿔모양의 도형. 나는 천천히 형태를 잡아 마력을 굳힌 뒤 그대로 해방시켰다. 천관학파의 주술인 화염탄!
콰앙!
<스킬에 따른 결과 판정 중........>
<로안 필스타인 승! 당신이 압승하셨습니다.>
<약한 적입니다. 스킬이 상승하지 않습니다.>
스펠 플레인을 닫는다. 스펠 플레인은 마법의 재료. 즉 마나를 조율하는 힘으로 타인에게는 보이지 않는 일종의 개별 창이자 마법을 만들어내는 공간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뛰어난 마법사일수록 마법을 만들어내는 시간이 빠르며 주문은 마법을 발현하는 일종의 트리거 보이스(시동어)이기 때문에 없어서는 안 되지만 어렵지도 않다.
<로안 필스타인 승! 당신이 승리하셨습니다.>
몇 번 시험을 보면서 안 것인데 카엘 투격술 시험을 보면 오직 카엘 투격술만 사용 가능하다. 즉 마법을 사용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반대로 마법 관련 스킬 시험을 보면 투격술을 쓸 수 없다. 관련된 스킬만 사용하라는 뜻인 것 같았다.
<미묘한 적입니다. 스킬이 상승하지 않습니다.>
현재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은 총 5가지로 각각
<화염탄>
과
<빙결탄>
. 그리고
<마탄>
까지 3가지 공격기술과
<하급 치유>
와
<방패>
의 보조주문이다.
<스킬에 따른 결과 판정 중........>
<로안 필스타인 승! 당신이 승리하셨습니다.>
<동등한 적입니다. 천관 학파의 경험치가 상승합니다.>
<천관 학파의 스킬 경험치가 일정량을 넘어 다음과 같이 성장합니다!>
<천관 학파 : 숙련자 4Level ->
숙련자 5Level>
"오, 아슬아슬 끄트머리였나."
천관 학파와 카엘 투격술의 경지에 큰 차이는 없었음으로 마찬가지로 5레벨까지는 문제없이 도달하게 되었다. 극강의 스승. 그러니까 레나와 알리시아에게 교육받으면서 나는 몇 개 안 되는 스킬이나마 제법 확실하게 쓰게 되었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전투력은 가지고 있던 것이다.
"좋아. 그럼 시작할게."
"알겠어요. 아까와 마찬가지로 승리하시게 되면 100%의 경험치 보정과 추가보상이 나갑니다. 그럼 시작."
[끼아악!]
말과 동시에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서 섬뜩한 비명이 새어나오더니 새까만 몸을 가진 유령이 나타났다.
"이런 제길 슬슬 이런 놈이 나올 것 같더라니........ 필중의 탄환. 꿰뚫어 찢는다!"
황급히 뒤로 물러나며 스펠 플레인을 연다. 그리고 그 순간 유령이 입을 쩌억 하고 벌리는 모습이 보인다.
[꺄아아아악----!!]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의 고음. 그리고 그와 함께 텍스트가 떠오른다.
<원혼령이 사악한 저주를 토해냅니다!>
<지혜(42)보정....... 절반의 성공! 공포에 몸이 잘 움직이지 않습니다.>
퍼억!
============================ 작품 후기 ============================ 정말 천운인 것은 내가 보통 사람들보다 지혜가 훨씬 높다는 것이다. 지혜가 42인데도 절반의 성공이라는 건 20대나 30대였으면 그냥 아웃이라는 소리. 다행히 마법은 육체적인 움직임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부들부들 떨면서도 주문을 완성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