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장. 수련?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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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졸음운전? 저 자식은 대낮부터 왜 쳐 자고 있는 거야?'
쾅!
민정이 자리를 피한 덕에 승용차는 혼자 인도를 달리다가 근처에 있던 가로수를 들이받고 멈췄다. 제법 격하게 구른 덕에 나는 민정의 몸을 안은 채로 땅에 쓰러져 있었다.
'오, 몸매가 생각보다 좋은데?'
내 가슴팍에 와 닿는 풍만한 가슴에 마음속으로 휘파람을 분다. 이 정도면 C컵 끝자락이다. 대한민국 여성 치고는 상당한 사이즈. 거기에다가 놀람으로 파르르 떨고 있는 그녀의 몸은 꽤 안는 맛이 있었다.
"하아...... 하아....... 아......."
내 품 안에서 민정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헐떡이고 있다. 엄청나게 놀랐을 것이다. 생명의 위기까지 느꼈을 테니까.
"민정아!"
"괜찮아 언니?"
그때 강현과 보람이 다가오는 걸 느끼고 민정을 살짝 놓아준다. 물론 아예 놔 버린 건 아니고 어깨를 잡아 몸을 받쳐주고 있는 상태다.
'아 슬슬 올 타이밍이군.'
그리고 그 상태에서 살짝 어금니를 깨물고 올
[징계]
를 기다린다. 아아.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아픈 건 정말 싫다. 이번에는 또 어떤 식으로 사고가........ 뻐억--!
"크억!?"
"꺅!? 괘, 괘 괜찮아!?"
순간 민정을 향해 급하게 달려오던 보람의 무릎이 정통으로 내 이마를 후려쳤다. 마치 격투기에서 니킥을 맞은 것처럼 어마어마한 타격이다.
"으음......"
고통에 익숙하다고는 하지만 게임 속에서처럼 고통제어 시스템이 있는 것은 아니었던 만큼 머리를 부여잡고 괴로워한다. 아니 내가 운이 없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정확하게 들어가다니!
"야 좀 조심해야지."
내가 놓아준 민정을 안아든 강현이 보람을 타박한다. 평소 보람이 좀 머리 위에 서는 편이지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는 상황인 만큼 대꾸하지 못하는 상황. 나는 이마를 부여잡고 앓는 소리를 냈다.
"정말이지....... 보람 씨는 항상 저를 다치게 하는군요. 심지어 이번에는 언니의 목숨을 구해줬는데."
"미안! 정말 미안! 언니의 상태를 보려다 보니 그만....... 나 진짜 완전 놀라서."
"그거라면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다쳐도 감싸고 굴러버린 제가 더 다쳤겠지요."
그렇게 말하며 비틀비틀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과 간격을 벌린다. 곧 나에게
[징계]
가 올 텐데 괜히 근처에 사람이 있으면 같이 다칠 뿐이다.
"괜찮아 언니?"
"어, 아, 으응. 조금 놀랐을 뿐이야."
"큰일 날 뻔 했어. 동생 잃어버리는 줄 알았잖아."
"하하......."
남매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전히 이를 악물고 있다. 보통 이 타이밍이면. 아니, 오히려 이것보다 조금 더 빨리 오는 징계가 안 오고 있다.
'왜 이렇게 늦어?'
아니 이런 제길. 매도 먼저 맞는 매가 낫다고 이렇게 기다리고 있으려니 똥줄이 탈 지경이다. 물론 매번 겪는 일이지만....... 빤히 다치는 상황을 기다리는 건 아무래도 큰 각오가 필요한 일이니까.
'게다가 내 주변에서 교통사고가 너무 많이 나는 것 같아!'
아닌 게 아니라 아버지가 차에 치일 걸 구해준 지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물론 아버지도. 그리고 지금의 민정 같은 경우도 솔직히 못 본 척 했다면 아무 일 없었을 테지만........ 민정 같은 미녀가 훅 가버리는 상황을 두고 볼 수는 없었다.
'어쨌든 올 거면 빨리 와라. 빨리.'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이를 악 물고 닥쳐올 위협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무방비로 당하는 것 보다는 나으니까. 그리고 그런 나에게 현이 형이 다가온다.
"정말 고맙다. 네가 아니었으면 민정이 정말 큰일 났을지도 몰라."
"아뇨 뭐 운이 좋았죠. 때마침 옆에 있었고."
"고마워. 진짜 방금 전에는 피가 마르는 줄......"
감사의 뜻하는 말을 늘어놓는 강현 형의 말을 들으며 슬슬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징계가....... 왜 안 오는 거지?'
슬슬 와야 한다. 징계는 언제나 즉시즉시 내려지는 거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오는 경우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으악. 지훈이 너 머리가......"
"에? 머리가 어떤데요?"
"혹이......."
"악! 미, 미안! 역시 너무 세게 쳤나봐. 이, 이거 어떻게 하지?"
호들갑을 떠는 보람의 모습에 슬쩍 머리를 만져본다. 과연 큼지막한 혹이 있는 상태. 순간 떠오르는 말도 안 되는 가정에 나는 멈칫했다.
'설마?'
이게 징계라고? 보람한테 무릎으로 맞은 게? 물론 그게 평소 징계가 내려지는. 딱 적절한 타이밍이기는 했지만....... 이건 너무 약하다. 사람 목숨을 구했는데 이런 징계라니? 물론 아까의 교통사고에서 민정이 죽는 걸 확인한 건 아니니 가벼운(?) 중상 정도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설사 중상을 피하게 했더라도 징계가 혹 정도로 끝나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무릎으로 맞아서 뇌출혈이 일어났다면 모르겠지만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건 마치. 이건 마치.........
'징계가....... 약해졌다?'
의아해한다. 그럴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여기에 이유가 있다면, 그건 틀림없이 최근에 일어난 변화. 즉, 네버랜드 외에는 생각할 수 없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병원 가서 MRI는 찍어봐야겠군.'
괜히 설레발치지 말자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약간 설레는 것을 느낀다. 사람 하나 구하고 겨우 혹 하나라니. 징계가 이 정도로 약해지기만 한다면야.
'좋겠지. 만약 그렇다면...... 정말 좋을 거야.'
그러나 이게 고개를 흔든다.
'그러니까 이게 진짜로 징계라면 말이지.'
상황이 어떻든 설레발은 금지였다. 더이상 헛된 희망에 농락당하는 건 사양이기 때문이다.
============================ 작품 후기 ============================ 밀리언들이 다소 특이한데다 약하디 약한 능력 체계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가지고 있는 게 이능인만큼 다른 세계의 영능과 비슷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많이 쓸 수록 발전한다는 것. 그리고 올 99능력치를 맞추기 위해 지훈이 타임슬립을 행한 횟수는 평생 한 타임슬립의 수백배를 뛰어넘지요(...........) 가지고 있는 게 이능인만큼 다른 세계의 영능과 비슷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많이 쓸 수록 발전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