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22화 (22/283)

< --2장. 웨어타이거 영웅. 레나.

-- >

"로그아웃."

[로그아웃을 요청하셨습니다. 주변에 다른 NPC나 유저가 있으면 캐릭터를 수면 상태로밖에 만들 수 없으니 유의해주세요.]

"아...... 그럼 수면모드. 내가 없어지면 레나가 걱정하겠지."

[캐릭터를 수면모드로 설정 후 로그아웃 합니다.]

텍스트가 사라짐과 함께 주변이 순식간에 어두워진다. 어디보자 게임 속 시간이 12배라고 했지? 내가 네버랜드에서 대략 6일 정도 있었으니 현실의 시간은 12시간이 지났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 신기하긴 하군. 6일을 보냈는데 12시간이라니. 시간이 금이라던데 이 정도면 정말 장난이 아니군."

중얼거리며 기다리는데 문득 어둠속에서 웬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네버랜드에 접속하고 첫 번째 로그아웃입니다. 알렌의 신전으로 이동하시겠습니까?]

"알렌의 신전?

[캐릭터 클리어에 관련한 전승. 그리고 스킬 보너스를 관리하는 특수한 공간입니다. 매일 1회. 로그아웃 시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이동하시겠습니까?]

"좋아 가보지."

온라인 게임에 무슨 캐릭터 클리어가 있다는 건지 궁금했던 만큼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자 주변 배경이 변한다. 도착한 곳은 고대 그리스풍의 건축양식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신전이다.

"안녕하세요. 지훈님. 알렌의 신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그 신전에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 그러니까 차이나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175센티미터나 되는 훤칠한 키에 검은 머리칼. 그리고 파란색 눈동자를 가진 늘씬한 미녀였다.

"아, 안녕하세요. 이름이 뭐죠?"

"청명(淸明)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화사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이는 그녀는 레나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미녀다. 현실에서 볼 일 없던 미녀를 둘이나 만나게 되다니. 네버랜드를 플레이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여기는 뭐하는 곳이죠?"

"알렌의 신전은 유저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보너스 스테이지입니다. 여기서는 전승에 관한 내용과 스킬 보너스에 대한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그녀의 말에 계속해서 궁금했던 점을 묻는다.

"저기 전승이라는 게 뭐야? 캐릭터 클리어라는 건 또 뭐고. 온라인 게임에 그런 것도 있어?"

"예. 첫 접속 때 캐릭터의 맹세를 들었나요?"

"아......."

떠올린다. 일종의 프롤로그가 끝나면서 들려왔던, 마치 피를 토하는 것만 같던 로안의 목소리를.

[당장이야 치명상을 입고 숨어들었지만 언젠가 다시 돌아오겠지. 아버지의. 어머니 원수! 용서할 수 없어! 아무리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녀석을 죽이고 말 거야!!]

녀석은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인 멸망의 마수

[카울]

을 죽이겠다고 다짐했다. 부모님의 복수를 갚고자 한 것. 그렇다는 건 설마.

"맞습니다. 캐릭터에는 모두 하나씩 '인생의 목표'를 가지고 있지요. 그리고 그 조건을 충족하면 설사 죽는다 해도 다음 계정에 능력치의 일부와 스킬을 가지고 갈 수 있지요. 그것을 전승(傳承)이라고 합니다."

"호오. 별 특이한 게 다 있군. 하지만 멸망의 마수 카울을 잡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데? 보통 이렇게 어려운 미션이 걸려?"

"어려운 미션이 걸렸다는 건 그만큼 좋은 환경이나 재능의 캐릭터를 선택하셨다는  말입니다. 질 낮은 캐릭터에 걸리면 그만큼 쉬운 인생의 목표가 정해지죠."

"그렇군."

이렇게 어려운 목표가 걸려서는 아무도 클리어 못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로안 이 녀석이 특히나 어려운 모양이다. 하긴 생각해 보면 이만큼 좋은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목표를 가지면 너무 쉽게 클리어해 버릴 것이다.

"그럼 스킬 보너스라는 건 뭐야?"

"게임 속에서 얻은 스킬에 대한 시험을 보는 공간입니다. 총 10개의 관문이 있으며 통과할 때마다 보상을 얻지요. 그 보상이 상당히 크고 치명적이어서 다들 목숨을 거시는 편입니다."

"크고 치명적인 보상?"

얼마나 대단한 보상이기에 이런 말이 붙는단 말인가? 의아해 하는 내게 청명이 말한다.

"현재 지훈님께서 얻으신 스킬은 카엘 투격술과 천관학파의 주술. 그리고 성행위 스킬이시군요."

"험험."

설마 성행위 스킬을 대놓고 언급할 줄은 몰랐기에 멋쩍어 하자 청명이 웃는다.

"후후. 이곳에 있다 보면 별의 별 스킬을 다 보게 되니 부끄러워하실 필요 없어요. 그럼 시험을 시작할까요?"

"보상이 좋다니 한번 봐 보지. 어차피 능력치도 워낙 좋....... 으아?"

순간 당황해 기묘한 소리를 낸다. 그러고 보니 몸의 감각이 전혀 다르다.

"이건 원래 내 몸이잖아!?"

"예. 그래서 아까부터 제가 지훈님이라고 부르고 있잖아요."

그녀의 말대로 지금의 난 로안이 아닌 원래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깜짝 놀라 스텟창을 불러온다.

<기본 스텟>

생명력 : 15(거듭된 부상으로 온 몸이 누더기.)근력 : 25(일반 남성의 근력)체력 : 21(일반 남성의 체력)재생력: 31(제법 강한 재생력.)순발력: 29(둔하지 않은 순발력)지능 : 33(수재. 제법 똑똑하다.)지혜 : 42(고승의 지혜.)매력 : 35(제법 괜찮은 외모다.)행운 : 9(몹시 거지같다. 살아있는 게 용타.)

<재능 스텟>

마법적성 : 35(어느 정도 재능이 있다.)체술적성 : 21(별로)친화력 : 19(정령이나 환수가 좋아할 타입은 아니다.)

"아. 로안 스텟을 보다가 이거 보니 눈물 나네."

40을 넘는 건 스텟은 지혜 하나 밖에 없다. 사실 당연한 것이 40만 되어도 인간 중에서는 특출하게 뛰어난. 천재 초입 정도의 능력치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내 지혜가 40이 넘는 건 능력을 쓸 때마다 당했던 교통사고에서 부동심의 마음을 얻었기 때문이리라.

"게다가 생명력하고 운 좀 봐라......."

15인 생명력도 처참하지만 한자리수대의 행운이라니? 아무래도 능력치를 결정하는 이 시스템은 내가 살아온 인생으로 결정되는 모양이다. 온갖 사건 사고들 대문에 운이 9로 판정된 것이다.

============================ 작품 후기 ============================ 으악. 너무 늦게 일어나서 추천이 1000을 넘어간 걸 몰랐군요. 잽싸게 올립니다. 이 시스템은 내가 살아온 인생으로 결정되는 모양이다. 온갖 사건 사고들 대문에 운이 9로 판정된 것이다.'하지만 별다른 접촉이 없었는데 내 신체 데이터와 개인정보를 알 수 있다니.......'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