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11화 (11/283)

< --1장. 네버랜드(Never 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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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 투덜거림에 아랑곳 하지 않고 바실리스크가 그 거대한 몸으로 덤벼들었다!

몇 번이나 한 말이지만 내 능력치는 모조리 99. 즉 궁극치로서 현재 게임을 하고 있는 그 어떤 누구보다 높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착각 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모든 능력치가 99라도 당장 센 것은 아니라는 것. 기본 스텟들은 물론 당장의 능력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재능(才能)에 가까운 스텟이다. 스텟이 높은 유저일수록 더욱 빨리 강해지며 최종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경지 또한 높다고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렇다면 당장 강해지는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물론 마나다.

그렇다. 마나야 말로 이능의 시작이자 끝이다. 99의 능력치가 인간의 한계를 슬쩍 넘어선 수준이라면 마나는 그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는 그 무엇이다. 인간은 마나를 깨우쳤기에 수많은 괴물들이 난무하는 이 험난한 세계에서 살아남아 무리를 만들고 나아가 국가를 세울 수 있었다.

마나가 없다면 다만 나약하고 보호받아야 하는 학자들이 마나가 존재함으로 인해 마법사가 되어 불꽃과 벼락을 일으킨다. 사자 정도의 맹수조차 이겨내는 게 불가능한 기사들이 마나가 있음으로서 일검에 바위를 자르고 맨주먹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괴수들을 상대할 수 있다.

현실세계에서 사용하는 화약이나 전기에 맞먹는 힘. 그것이 바로 마나였다.

쾅! 몸을 굴려 바질리스크의 공격을 피해내자 성인 남성 세 명이 팔을 마주 잡아도 감쌀 수 없을 것 같은 거목이 한 방에 박살나 쓰러진다. 스치기만 했어도 목숨이 위험했을 정도다.

"에에잇! 설마 이런 방식이라니! 당장 먼치킨일 줄 알았는데!"

이를 갈며 소리친다. 그러나 먼치킨이 되긴 할 것이다.

쾅!

그래. 그러니까 아마도....... 나중에.

"후우! 후우! 다행히 체력이 높아서 금방 지치지는 않네. 시스템도 보통 게임하고는 달라서 몬스터가 점점 몰리는 상황도 일어나지 않고."

보통 게임에서 한 몬스터에게 도망가다 다른 몬스터의 인식 범위에 들어가면 온갖 몬스터가 줄줄이 따라오는 상황이 벌어지지만 여기 있는 몬스터들은 광란의 폭주를 하고 있는 바실리스크의 모습에 자리를 피하기에 바쁘다. 아무래도 이 숲에서 바질리스크는 제법 강한 편에 속하는 모양이다.

"재수도 없지! 운도 높은데 대체 이게 뭐야!?"

투덜거리며 달린다. 여기서 죽을 수는 없다. 전 능력치 99를 어떻게 만들었는데 여기서 죽는단 말인가?

"하압!"

달리다가 주운 돌 하나를 바질리스크를 향해 집어던진다. 아니, 집어던지려 했다. 이런 돌로 저런 괴물에게 타격을 주는 건 불가능하지만 눈 부위에 맞으면 잠시라도 움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돌을 던지려는 그 순간!

<순발력(99)보정! 5배의 신경 가속!>

<체술적성(99)보정! 투척 궤도를 표시합니다!>

세상이 느려진다. 아마 쓰여 있는 대로 5배가량 느려졌겠지. 몸이 묵직하게 느껴지며 허공에 여러 가지 포물선이 생겨난다. 발생지는 내 손에 들린 돌이었다.

'이건....... 설마?'

불현듯 든 생각에 자세를 조금 고치고 힘을 주자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있던 포물선이 하나로 모이기 시작한다. 최종적으로 가상의 선이 닿은 곳은 바실리스크의 눈동자.  마치 난이도가 낮은 FPS게임에서 탄착지점에 십자선을 그어주는 것처럼 돌이 날아가는 궤도와 착탄점. 그리고 파워가 화살표의 모양과 굵기. 그리고 방향으로 드러나고 있다.

'당장 완벽하게 적응할 수 없지만....... 맞추는 거라면 빗나갈 리가 없을 정도잖아?'

퍽!

"키에에에엑!!!!"

"나이스 샷!!"

환호성을 내지르며 달린다. 다행이다. 한쪽 눈을 박살 낸 이상 더는 따라오지 못할 게 틀림없다. 눈이 장식으로 달리지 않은 이상 틀림없이 시력에 의존하고 있을 테니 지금까지처럼 도망치기만 하면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이다.

두근.

"헉?"

그러나 막 뛰려다말고 넘어진다. 몸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또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건 아니다. 그냥 내 몸만 굳어져 넘어지고 만 것이다.

"크르르.......!"

으르렁거리는 바실리스크의 이마에는 지금껏 감겨 있던 세 번째 눈이 떠 있었다.

<지혜(99)보정....... 절반의 성공! 몸이 반쯤 마비되었습니다.>

"절반 성공해서 반쯤 마비냐?"

기가 막혀 웃는다. 말이 좋아 절반의 성공이지 사실상 절반의 실패라고 할 수 있다. 간신히 몸을 일으켰지만 제대로 팔 다리가 움직여지지 않는다. 멀쩡할 때도 아슬아슬하게 도망갔는데 이래서야 도주가 가능할 리 없다.

"크아!!"

그리고 그런 내 앞으로 바질리스크가 다가온다. 자신의 한쪽 눈을 박살 낸 것에 화가 난 것인지 피부가 지릿지릿 울릴 정도의 살기가 피어오른다.

"아 이게 무슨 개....... 아 진짜 시작하자마자......."

어떻게든 움직여 보려고 했지만 쥐라도 난 것처럼 근육이 말을 듣지 않는다. 문자 그대로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상황! 그리고 그때였다.

"냐옹~~!"

"어?"

기묘한 소리와 함께 숲 속에서부터 165센티미터 정도 되는 소녀가 모습을 드러낸다. 나이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쯤 될까? 마치 크레파스로 칠한 것처럼 선명한 노란색 머리칼의 소녀였는데 특이한 것은 머리 위에 동물의 그것이라 예상되는 귀가 솟아있다는 것.

그리고 그녀는 손등에서부터 팔꿈치까지 머리와 같은 색의 수북한 털이 뒤덮고 있었는데 그것은 다리도 마찬가지여서 옆구리나 허벅지 부분에도 짧은 털이 가득 뒤덮여 있다. 王자가 선명한 명품 복근에 전체적으로 탄탄하고 날렵한 체형의 소녀. 그리고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그녀가 나체(裸體)라는 사실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저 털이 사실은 옷 같은 건가?

"잠깐! 이거 안 보여? 가까이 오지 말고 도망........"

콰득! 그러나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입을 다문다. 고양이 귀 소녀가 바실리스크의 배를 걷어 찬 것이다. 물론 그 자체로만 놓고 본다면 그 소녀가 정신이 나갔다고 판단하면 그만이지만 소녀가 발로 차올린 순간 바실리스크의 몸이 5미터를 넘어 10미터 가까이 날아간다. 고양이 소녀가 밟고 있던 땅은 정을 박은 얼음덩어리처럼 수십 개의 균열이 생겼다.

"크어어엉!!"

"캬앙!"

바실리스크는 고통의 신음과 함께 몸을 일으켰지만 그 위를 고양이 소녀가 덮친다. 그녀의 양 손에는 노랗게 빛나는 기운이 선명하게 맺혀 있었다.

촤악!

고양이 소녀의 양손에서 피어오른 기운이 날카로운 발톱처럼 갈라지더니 바질리스크의 몸에 거대한 10개의 고랑을 만들었다. 대포를 맞아도 멀쩡할 것 같던 바질리스크의 비늘이 플라스틱처럼 박살나 사방으로 튀었다.

"워메........."

============================ 작품 후기 ============================ 사실 올 능력치 99는 완전 사기입니다. 온갖 버프가 다 걸리기 때문에 어정쩡한 인간도 엄청나게 강해지지요. 다만 그렇다 해도 능력치는 재능에 가깝습니다. 능력치는 레벨이 높아질수록. 그러니까 후반에 가면 갈수록 그 가치가 커지죠. 능력치 보정은 능력치X마나량=위력 이라는 공식을 따릅니다. 즉 근력강화술을 쓴다면 10의 근력을 가진 이가 10의 마나를 가하면 100의 위력이 나오지만 99의 근력을 가진 이가 똑같이 10의 마나를 가하면 990의 위력이 나오는 거지요. 그리고 곱셈이 원래 그렇듯 마나량이 커지면 더욱 더 차이가 벌어지게 됩니다. 도 엄청나게 강해지지요. 다만 그렇다 해도 능력치는 재능에 가깝습니다. 능력치는 레벨이 높아질수록. 그러니까 후반에 가면 갈수록 그 가치가 커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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