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굴왕-389화 (389/409)

외전 3화. 그 남자에게 반한 순간 下

한참 주헌의 괴롭힘(?)에 훌쩍이며 눈물에 젖은 빵을 먹고 있을 때였다.

'어? 저게 뭐지?'

설아는 주헌의 등 뒤에 드리워진 뭔가를 보고 얼굴이 굳었다.

그건 다름 아닌 귀신.

'저게 왜.'

설아는 귀신을 볼 수 있었다. 그것도 상대의 수명을 볼 수 있는 귀신을.

그리고 저게 붙어 있다는 건 죽음이 가깝다는 의미.

뭐, 그래 봐야 크기가 작으니 당장 죽을 운명도 아니지만...

'설마 유물증후군.'

어쩌면 자신을 괴롭히는 이유도 그 탓인지 몰랐다. 아픈 사람들은 의도치 않게 주변에 까칠하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아파서 괴롭히기는 개뿔.

"아니 전혀? 걔 유물증후군은 맞는데. 그렇게 안 심해. 초기라 경미하거든."

"네, 네?!"

"걘 그냥 팀을 만들기 싫어하는 거야."

그랬다.

TKBM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고, 앞으로 권 회장의 빵빵한 지원을 받게 될 소수정예 특수발굴팀.

그러나 주헌은 애초에 자신의 팀을 꾸릴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왜?

"워낙 잘났으니까. 오히려 동료가 걸리적거릴 정도니까."

"거, 걸리적?"

TKBM 소속 의사는 그런 주헌이 얄밉다면서 비웃었다.

"천재잖아. 실제로 1년 동안 TKBM에 있으면서 다른 발굴팀에 있었는데... 다들 주헌의 발목을 잡으면 잡았지, 도움이 안 됐어."

괜히 TKBM에 안 들어왔으면 왕급이었을 거라고 불리던 게 아니었다.

오죽하면 내로라하는 발굴팀 엘리트 단장들이 주헌한테 열등감을 느낄 정도였을까.

"TKBM의 발굴단들을 늘 치료하니까 보면 알아. 오히려 팀으로 다녀서 주헌이 피해를 본 게 더 많기도 하고. 그래서 자기는 혼자 다니겠다고 했어. 위험수당도 더 챙길 수 있고."

그러자 설아는 황당해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혼자서 무덤에 들어가는 건 미친 짓이잖아요!"

수백 명이 들어가도 전멸하는 것이 무덤 발굴. 그 어떤 실력자도 생사를 장담 못하는 곳이었다.

의사는 자신도 골치 아프다며 말했다.

"맞아. 그래서 회장님도 미치겠다셔. 위험하니까 최고의 인재들을 우르르 붙여줬는데도 계속 무시했고. 왜 거절하냐고 물어도 붙여준 새끼들이 마음에 안 들어서라고 하고."

"그래서 노하신 회장님이 그럼 니 마음에 드는 부하들을 직접 모으라고 한 거지."

그 결과 특수발굴부서가 탄생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래 봤자 아무도 들일 생각 없을걸?"

의사들은 킥킥 웃었다.

"타 부서 SS급 단장들도 성에 안차는 서주헌이야. 예전에 TKBM에 들어오기 전에 자기 팀을 꾸린 적이 있는 모양인데, 그 급 단원들이 아니면 상대도 안 하겠다는 거지."

"...!"

설아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래서 그렇게 괴롭힌 거야?'

회장의 명령이니 대놓고 쫓을 수도 없고, 일부러 괴롭혀서 제 발로 나가게 하려고 했던 건가!

'뭐, 잘난 건 인정하지만...'

그녀는 입술을 콱 깨물었다.

'나도 이 팀에 남지 못하면 곤란해.'

설아는 중국 쪽의 수장, 진채원을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

외교관이었던 아버지가 중국의 중요정보를 빼돌린 덕분에 얽히게 된 중국과의 악연.

그리고 자신이 TKBM에 남지 못하게 되면 자신을 포함한 가족들은 확실한 처형일 것이었다.

'아무튼 이대로는 안 돼.'

인정을 받아야 했다.

설아 역시 스카웃되어 올 정도로 뛰어났지만, 주헌의 눈에는 차지 않는 것이겠지.

그래서일까.

"서 팀장님. 제가 팀장님 성에 안 차신다는 거,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일부러 괴롭히신 거죠?"

그러자 주헌은 물끄러미 설아를 보다가, 곧 비웃었다.

"아주 바보는 아니네. 눈치챘으면 빨리 이 부서에서 나가시지?"

"네, 어차피 오늘이 인턴 마지막 날이니까..."

설아는 눈을 번득였다.

* * *

"그래서, 끝났어? 인턴 끝? 그렇게 단장 새끼한테 쫓겨난 거야?"

유재하는 완전히 감정이입을 해서 흥분을 하고 있었다.

뭐, 그건 당연할지도 몰랐다.

"단장 새끼, 이제 보니 완전 재수 밥맛이었네. 잘난 건 알았지만, 그정도였단 말이야? 아니다. 나랑 처음 만났을 때도 재수 없긴 했지."

그는 치를 떨었다.

"그땐 나도 잘못을 했으니까 그런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그냥 원래 그딴 성격이었던 거야!"

그러자 설아가 하하 웃었다.

"그래, 나도 그런 줄 알았지."

설아는 인턴 마지막 날, 주헌과 들어갔던 무덤을 떠올렸다.

아마 A급 무덤이었을 것이다. 대무덤이긴 해도 충분히 주헌이 클리어 할 수 있는 무덤이었지만, 그날은 좀 이상했다.

주헌은 드물게 바짝 경계를 했다.

"야."

그래서일까, 평소라면 매일 투명인간 취급하던 인간이 말을 걸어왔다.

"경계 늦추지 마."

하지만 그 모습에 설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굳이 주의를 안줘도 무덤에서 방심하는 일 따위는 없지만...

"!"

그리고 그 순간, 뭘 느낀 건지 설아가 움찔했다.

"팀장님!"

"!"

쿵!

그들은 갑자기 변한 무덤의 환경에 당황했다.

"함정이!"

순식간에 막힌 길, 하나였던 길은 개미굴처럼 갈라지고 소름돋는 미궁으로 변해버렸다.

그리고 주헌은 완전히 바뀐 환경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제야 그는 눈치를 챈 것이었다.

"A급 무덤이 아니야."

A급 무덤인지 알았지만, 실제는 SS급 무덤이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천장에서 떨어지기 시작하는 거대한 지네 떼들.

"뭐야, 아라크네 유물의 무덤이 아니었어?!"

심지어 미로로 변하는 무덤의 환경에 따라온 서포터들이 거품을 물었다.

"틀림없어! 이거 그 악마의 미궁이야!"

"좆됐다, 왜 하필 그 미궁에!"

무덤의 함정 중에서도 생존율 0%를 자랑하는 악마의 함정 형태가 몇 가지 있었다.

그리고 악마의 미궁 M-1.

형태, 움직임, 확실했다.

죽기 직전, 생존자들이 유물로 보낸 그 형태와 일치했다. 하필이면 그곳에 걸려버린 것이다.

이에 함께 왔던 서포터들은 패닉에 빠져 주헌을 욕했다.

"제, 젠장! A급 무덤이라며!"

"너 때문에 다 죽게 생겼어!"

"아, 아냐. 이 분은 TKBM에서도 탑급이야. 괜찮을 거라고!"

"특별하긴 뭐가 특별해! 함정 눈치채지 못한 거 보면 몰라? 이 새끼도 결국 다른 놈들하고 똑같다고!"

미궁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회장이 붙여준 열 명 남짓의 서포터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지네의 먹이가 되었다.

콰직! 콰직!

끔찍하기 그지없은 피 냄새가 풍겼다. 주헌이 급히 그들을 구하려고 달렸지만, 눈앞에서 날아가는 남자의 머리통.

다들 목만 남은 광경에 주헌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니까 무덤에는 혼자 들어오겠다고 한 건데."

"...!"

주헌은 무덤에서 제 팀들이 죽는 게 견디기 힘든 모양이었다.

그래서일까. 가까스로 살아남은 설아는 굉장히 의외였다.

"부하가 걸리적거려서 팀을 안 만들려는 게 아니었어요?"

"!"

지금까지도 팀원은 방해라면서 홀로 무리한 발굴을 진행하지 않았나.

그래서 다들 주헌이 잘난 척한다며, 저리 잘난 척하다가 나중에 뒤질 거라며 쑥덕거리곤 했는데.

"실력이 좋으니까, 과시하려고 솔플하는 거라고..."

그러자 주헌은 헛웃음을 흘렸다.

"과시? 솔플? 무덤이 그렇게 만만해?"

주헌은 무덤의 무서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그래서 남들은 무덤 클리어에 성공하면 뽐내기 바빴지만 주헌은 달랐다.

'오늘도 살아남게 해줘서 고맙다.'

탑급의 실력을 가지고도 그는 오만에 떨지 않았다.

물론 그라고 오만에 떨지 않았던 적이 없는 건 아니다.

"전에 이끌던 녀석들이 똑같이 죽었어. 똑같은 M-1 미궁함정에서."

TKBM에 들어오기 전, 주헌이 이끌던 게릴라 팀.

그땐 요한이란 놈이 함정으로 유인한 것이었지만, 어쨌든 자신의 판단미스로 팀원들이 전부 죽었다.

단장으로서 책임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뭐, 슬슬 홀로 발굴하기 힘들었던 건 사실이야. S급 이상은 힘에 부치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주헌은 동료를 원치 않았다.

아무리 자신이라도 판단미스는 있을 수 있었다. 그럴 경우 단원들은 전멸.

그러나 자신 하나라면, 무덤에서 죽게 되는 것도 결국 자신 하나뿐.

주헌은 제 사람들을 잃는 게 싫었다.

"전 동료들이 뭐라고, 완전히 겁쟁이가 되어버려서."

트라우마가 생겨버린 건지도 몰랐다.

권 회장이야 부하들을 스페어, 그러니까 자신의 방패막, 예비 목숨이라고 생각하라고 했지만 글쎄.

"미안하다. 이 무덤에 끌고 와서."

"...!"

주헌은 재빨리 설아를 구석 진 곳에 숨게 했다. 그리고 자신의 자켓을 벗어 설아의 머리에 씌어주었다.

"이거 잘 쓰고 있어."

그건 방어 유물.

무덤에서 방어 유물을 벗는 일은 없기에 설아는 당황했다.

"잠깐, 팀장님. 뭘 하시려고...!"

"한 번 겪어본 함정이야. 갇히면 그 누구도 못나가. 난 동료가 희생해서 나갈 수 있었지만."

"네?"

"이 함정은 생존자가 한 명일 때만 해체돼. 그리고 저 지네 새끼들. 내 고고학자 유물은 SS급의 힘을 가졌어. 자폭시키면 저놈들을 처리할 정도는 되겠지."

그 말이 떨어진 순간, 설아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주헌이 하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모를 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잠깐... 설마...!"

주헌은 그때의 동료가 살려준 대로 하려는 것이었다.

"안 돼요! 잠시만 팀장님...!"

그러자 주헌은 설아의 입을 틀어막으면서 말했다.

"잘 들어. 난 중심부로 가서 자폭할거야. 그리고 폭발이 일어나면 뒤도 보지 말고 밖으로 나가."

"으으으읍!"

"그동안 괴롭혀서 미안하다. 그냥 또 부하가 죽는 걸 보기 싫어서 그랬어. 넌 나보다 뛰어난 녀석이야."

좋은 상사 만나라.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헌이 놈들의 소굴로 향했다.

그리고 울음소리와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

* * *

"포, 폭발했다고? 단장님이 진짜 자폭!? 심지어 마몬을 완전 자폭시켜서?"

이야기를 듣는 유재하는 입을 뻐끔거렸다.

천하의 단장님이 옛날엔 그런 무모한 짓을 하다니.

'그 유물 성애자가 유물 자폭...!'

"그래도 그 M-1은 위험하긴 하지. 드물게 나오긴 해도 걸리면 생존율 0%니까. 발굴단들 사이에서 악명 높은 함정 형태로 손꼽히기도 하고."

어느 사이 클로에도 옆에 와서 경청하고 있었다.

"전 동료들도 그 함정형에서 죽었다며. 또 같은 일을 겪고 싶진 않았을 거야."

그러나 유재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우리는 한 번도 그 미궁형 때문에 고생한 적이 없잖아?"

그러자 설아는 가볍게 킥킥 웃었다.

그랬다.

실제로 그 직후, 병원에서 눈을 뜬 주헌도 어리둥절해 했지.

"뭐야. 내가 왜 살아있지?"

분명 유물 자폭을 하고 죽은 줄 알았는데.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팀장님...!"

"큭!"

주헌은 자신한테 와락 안기는 설아 때문에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설아는 엉엉 울고 있었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제가 팀장님을 오해하고 있었어요."

"???"

주헌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왜 자신이 살아있지. 아니, 그보다 얘가 왜 자신을 끌어안고 우는 거지.

그렇게 당황할 때, 주헌의 주치의가 킬킬 비웃었다.

"그 미궁형 함정에서 널 구해온 게, 그 아이야. 치유 유물로 죽어가는 널 겨우겨우 살렸지."

주헌은 놀랐다.

"설마 생존자가 둘인데도 함정이 깨진 거야?"

"아니. 그냥 기절한 널 업고 미궁을 탈출한 거야."

주헌은 경악했다.

"사람이 그 미궁형에서 나올 수 있었다고? 말도 안 돼!"

그 미궁 함정에서 살아나온 기록은 전무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잘난 지도 유물이 있어도 길을 잃어버리니까.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그러자 의사가 낄낄 웃었다.

"너, 설아의 이력서류는 제대로 보긴 한 거야?"

"...아니. 사진만 보고 버린 것 같은데."

애초에 팀원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으니까.

그러자 의사가 말했다.

"설아는 레이더 능력으로 스카웃 된 거라고."

"레이더?"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오라를 감지해. 그걸로 무덤의 형태를 감지하기도 하고. 그러니까 길 찾기가 특기라는 의미야, 이 멍청아."

"!"

주헌은 입을 떡 벌렸다.

"오라 감지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 인간이 그게 가능할 리가..."

그러자 설아가 엉엉 울며 말했다.

"인간이 안 했으니까 상관없어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병원 내부에 귀신들이 스물스물 나오기 시작했다.

난생 처음 보는 귀신의 광경에 천하의 주헌도 끄악 비명을 질렀다.

의사는 태연하게 말했다.

"설아는 귀신 유물을 다룰 수 있는 모양이야."

"......#$*&$#*?!"

그딴 건, 전혀 듣지도 못했다며 주헌이 얼어붙었다.

뭐, 사람들이 기분 나빠하니 설아도 일부러 숨기고 있던 것뿐이지만.

뭐, 아무래야 좋았다.

설아는 주헌의 손을 꼭 잡았다.

"앞으로는 제가 팀장님의 오감이 될게요."

"뭐?"

"더 이상 판단미스로 단원들이 죽을까봐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길을 잘못 들어도, 설령 함정에 걸려도 제가 얼마든지 나가는 길을 찾아 드릴게요. 그러니까..."

설아는 안쓰러운 듯이 말했다.

"두 번 다시는 혼자서 무덤에 들어가지 마세요. 다시 단원들을 받아들여주세요."

그 말에 주헌은 할 말을 잃었다.

설마 그런 말을 들을 거라곤 생각도 못한 탓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약간의 침묵이 지나고, 주헌이 탄식하듯 답을 했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이건 좀 놓고 말해."

얼굴을 붉힌 주헌은 슬그머니 설아의 손에서 제 손을 뺐다.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유재하는 입을 떡 벌렸다.

"와, 그럼 그 일이 아니었으면 아예 도굴단 자체가 안 생겼을지도 몰랐다는 거잖아? 단원들을 뽑을 생각도 안 했다니...!"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듣던 율리안이 심드렁하게 물었다.

"그래서 반하게 된 계기가 그거라고?"

"부단장님!"

"뭐야, 얜 또 언제부터 듣고 있었대?"

그러나 율리안은 굉장히 심드렁했다.

"애초에 옛 동료? 단장이 그런 순수하고 착한 이유로 널 거부했을 리가 없지. 그놈이 얼마나 나쁜 놈인데."

"네?"

그러자 유재하가 낄낄 비웃었다.

"어유, 단장님 좀 그만 질투해. 넌 어떻게 된 놈이..."

"사기왕. 니가 나한테 태연하게 말을 걸 입장이 아닐 텐데?"

율리안의 눈빛에 유재하는 찔리는 게 있는지 깨갱했다.

"저, 저기 형님... 그게..."

'안 닥쳐?! 내가 왜 니 형님이야!"

곧 작업실에 콰지지직 번개가 쏟아졌다. 그리고 유재하의 비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설아가 킥킥 웃었다.

'뭐, 반한 이유는 그거 말고도 더 있지만.'

주헌은 그 뒤에 자신들의 가족 문제 건으로도 응징을 도와주었다.

그럴 때였다.

"뭐야. 니들끼리 뭔 이야기 중이야?"

주헌의 목소리에 유재하가 낄낄 웃었다.

"그래도 의외네요. 설마 단장님이 부하들을 잃기 싫어서 설아도 안 받아들이려고 했다니."

그러자 주헌은 뭔 이야기인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알은 체를 했다.

"아, 그때?"

주헌은 대수롭지 않게 낄낄 웃었다.

"그것도 그렇지만, 첫 멤버가 설아라서 거절한 것도 있는데?"

"?!"

그 말에 설아는 한 대 얻어맞은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

설아도 처음 듣는 이야기인 모양이었다.

"다, 단장님 잠깐 그게 무슨...!"

"뭐, 그 이야기는 됐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 배고프다."

지금 배고픈 게 문제냐!

"무슨 이야기이신데요. 그게에에!"

설아는 눈을 번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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