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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굴왕-387화 (외전) (387/409)

외전 1화. 봄이 오...기는 개뿔!

"설아야, 나랑 사귀자."

아마도 때는 한여름.

그 폭염의 더위를 처먹었던 건지, 아니면 앞서가는 설아가 새삼 예뻐보였던 건지.

문득 내뱉은 그 말에 설아는 고개를 돌렸다.

긴 생머리에 똑부러지게 생긴 하얀 얼굴. 그녀는 놀랐는지, 드물게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지금 뭐라고?"

그리고 설아의 표정을 본 유재하는 능청스레 말을 이었다.

"왜? 나 진심인데. 단장보다 더 잘해줄 수 있어."

뭐, 당시의 유재하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왕급 능력자 사기왕. 제 딴엔 주헌보다 낫다는 자신감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단장 새끼가 너한테 해준 게 뭐가 있냐? 그러니까 나랑..."

"내가 돌았냐?"

돌아오는 건 살기 어린 예쁜 미소.

그리고.

"솔직히 딴사람은 몰라도, 니가 나한테 그런 소리를 하면 안 되지?"

"엥? 아, 아니 잠깐... 커허억!"

유재하는 그날 병원에 실려 갔다.

물론 유재하가 할 말은 없었다.

왜?

"이야, 바로 지난주에 설아 전 재산을 떼어먹었으면서 잘도 그런 소리를 내뱉었구나."

"..."

그랬다.

솔직히 유재하는 본인도 인정했다.

'인정. 나 쓰레기라는 거 완전 인정.'

특히 회귀한 지금에 와서는 아주 이불에 킥을 날릴 정도로 빼박 인정.

"그래, 맞아! 나 쓰레기였어! 그러니까 벌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고, 설아한테 차인 것도 인정! 단장님이 예나 지금이나 예쁜 미인들 죄다 쓸어가는 것도 다 인정!"

주헌은 자신이 인정하는 몇 안 되는 사나이 중에 하니니까! 같은 남자가 보기에도 충분히 멋있으니까!"

그러니 구질구질한 시기나 질투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부럽긴 더럽게 부러우니까 하늘에 대고 빌었다!

참한 여인 하나만 내려주세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아이린이나 설아 같은 절세미인을 내려주면 좋겠지만, 그건 너무 양심이 없어도 너무 없으니까 상관없습니다.

그냥 생물학적으로 여자이기만 하면 됩니다! 아니, 그래도 사실은 조금만 인심 써주셔서 조금은 귀여웠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그런 27년의 애원을 들어주신 것일까.

"꺄악! 재하 오빠! 저희, 오빠 팬이에요!"

"뭐, 뭐, 뭐?"

"오빠, 사랑해요! 오빠 그림에 반했어요!"

자신에게 소녀팬들이 생겼다! 그것도 꽤나 예쁜 애들이!

"대박, 한 명도 아니고 우르르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자라서 문제긴 하지만 까짓것 몇 년만 참지 뭐! 하하하!"

도둑놈(?) 유재하는 그렇게 웃었다. 이제는 빌어먹을 단장조차도 부럽지 않았다.

"절세미녀 따위 알 게 뭐냐, 대세는 키잡이지!"

하지만 이게 웬걸.

"으아앙, 재하 오빠 살려주세요!"

천사 같은 소녀들이 울면서 도망가고 있었다. 갑자기 날아온 살인 무기 때문이었다.

"으앙, 재하 오빠한테 다가가면 죽는다는 소물이 사실이었어!"

"특히 여자들만 당한다는 말이 진짜였어!"

날아온 단검들은 소녀들을 노리고, 심지어 거미들까지 하늘에서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했다.

"꺄악! 독거미?"

결국 예쁜 소녀들은 다 도망가고, 다리가 풀린 유재하는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딴 짓을 할 범인이 누구인지 아주 잘 알았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고 하느님! 10년 만에 여인네를 내려주셔서 고맙긴 한데! 그것도 초미인으로 주셨으니 무지 고맙기는 한데!"

그는 제 속옷에 기어들어간 타란튤라를 빼내며 절규했다.

"그래도 이건 아니시지이이이이! 어?!"

그랬다.

유재하는 지금도 잭더리퍼에게 살인 위협(?) 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

도대체 언제부터였을까.

잭 더 리퍼, 아니 율리안의 동생 니나의 괴이한 행각이 시작된 것은.

"그 소문 진짜야?"

"호구왕한테 다가가면 죽는다며?"

"특히 여자들이 다가가면 위협 당한다며?"

그리고 한편, 이 괴이한 소문에 주헌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묵시 유물의 제거 후, 카오스로 날아갔다가 6개월 만에 되돌아 온 건 좋은데...

"어째 나 없는 사이에 호구한테 이상한 일이 생긴 것 같다?"

그 말에 율리안은 바로 표정이 썩었고, 나머지 단원들은 풉 웃었다.

하지만 그걸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주헌이 진지하게 물었다.

"호구놈 괜찮은 거야?"

이에 단원들이 킥킥 웃었다. 어쩐 일로 단장 놈이 호구 놈을 걱정해주나 싶었지만, 이유야 뻔하리라.

'이제부터 옥좌와 성을 복원해야 하니까.'

"아,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사실 소문의 주인공은 니나라서..."

"뭐? 니나?"

그게 무슨 개소리냐는 듯, 주헌은 황급히 율리안을 쏘아보았다.

"뭐야, 니 동생 아직도 호구 놈을 노리고 있는 거야?!"

"..."

율리안의 표정이 아주 볼만했다.

물론 니나가 유재하를 죽이겠다며 쫓아다닌 건 맞았다. 그 아이는 잭더리퍼로서 이용당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언노운을 제거하고, 감정과 기억을 되찾았다고 했는데.'

"이제 걘 살인병기가 아니잖아. 그런데 왜 아직도 쫓아다니지?"

그러자 율리안의 얼굴은 썩다 못해 아주 문드러졌고, 단원들은 배꼽을 잡아라 웃어댔다.

결국 아이린이 주헌의 귀에 소곤거렸다.

"어쩌면 니나 씨가 재하 씨한테 반한 걸지도 몰라요."

"뭐, 뭣...!?"

주헌은 정말 드물게 놀랐다.

"잠깐 그럼 설마..."

그러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번개가 튀겼다.

콰지지직!

"!"

율리안이었다.

"응, 단장 아니야. 그거 절대 아니야. 그거 아니니까 거기서 한마디 더 하면 진짜 콱 전기통구이로 만들 거야."

율리안은 상냥하게 웃고 있었지만, 유재하를 죽여버릴 기세였다.

그건 당연할지도 몰랐다.

'뭐, 저놈이랑 호구는 거의 원수 사이였지.'

개와 고양이라고 해야 하나.

사실 둘의 성격이나 직업 특성상 그랬다. 그도 그럴 법한 게, 유재하는 진실을 속이려는 위조범에 사기꾼 범죄자. 그에 비하면 율리안은 진실을 파헤치는 감별사.

도무지 사이가 좋을 수가 없던 것이다.

정의로운 율리안은 사기극을 하는 유재하가 싫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유재하는 자꾸 위증 증거를 잡아내는 율리안이 눈엣가시고.

'이 범죄자야!'

'이 위선자야!'

덕분에 둘은 만나기만 하면 원수처럼 으르렁거렸고, 율리안은 그 누구보다 통수를 많이 맞았다.

전재산도 날리고, 적에게 팔아넘겨지고, 무거운 징계도 받고.

'뭐 그럴 때마다 법적소송을 걸어서 수억을 뜯어냈으니 결국엔 셈셈인가.'

아무튼 그런 마당이니 회귀 후에도 율리안이 유재하의 합류를 가장 못마땅해했던 것이다.

그런데 목숨보다 아끼는 동생이 유재하를 쫓아다닌다?

그것도 다른 마음을 품고?

'살인사건이나 안 일어나면 다행이지.'

그러나 주헌은 아주아주 즐거워보였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구경이 싸움구경 아닌가.'

그래서일까.

"공명아, 공명아. 내가 재앙급 묵시유물이라도 빌려줄까? 응?"

"지금 돌았어요?!"

주헌은 단원들에게 얻어맞았다.

***

물론 주헌이야 이 상황을 매우 즐거워했지만, 유재하는 하나도 재미가 없었다.

"아이고, 잘못했어요. 신부님.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그러니 제발 제 과거의 죄를 사하여 주십시오!"

그래서 그는 신부님을 두고 고해성사까지 했다.

뭐, 정작 마주 앉은 신부님은 황당해했지만.

"미친 새끼. 지금 뭐하냐?"

일리야의 말에 유재하는 울부짖었다.

"보면 몰라?! 고해성사 중이잖아!"

이게 돌았나.

"신부 관둔 지가 언젠데."

일리야가 자리에서 뜨려고 하자 유재하가 필사적으로 그를 붙잡았다.

"아이고! 그러지 말고오오! 그냥 성수 한 번만 뿌려주면 안 될까? 너 구마사제인가 엑소시스트 같은 거였다며. 쟤한테 딱 한 번만! 응? 이제 대현자님. 아니 고자 님이라고 안 놀릴게! 큭!"

"고자는 누가 고자야!"

빡친 일리야는 유재하를 걷어차며 뭐라고 하려 했다.

하지만.

쉬익!

"!"

갑자기 날아온 단검에 일리야는 다급히 자리를 피했다. 검이 날아온 방향은 뒤쪽!

'창문?'

그러나 일리야는 창문을 보고 기절할 뻔했다.

창 밖에는 유재하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는 스토커... 아니 니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재하를 즈려밟았기 때문일까, 니나는 눈을 번득이며 칼을 뽑아들고 있었다.

재하를 괴롭히면 용서하지 않겠다는 눈빛이었다.

"..."

뭐, 그런 거 치곤 유재하도 과격한 칼 세례의 피해자(?)가 되고 말았지만.

"아씨, 더럽게 아파!"

유재하는 이것 보라며 일리야를 붙잡았다.

"봐, 신부님. 쟤 나랑 주변인들까지 싹 다 없앨 생각인 거라니까? 응? 제발 처리 좀 해봐. 설아야, 살려줘!"

그러자 설아가 한숨을 쉬며 피자박스를 들고왔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이거나 먹어. 너 또 단장님 유물 복원한답시고 종일 아무것도 안 먹은 거 아냐? 먹으려고 사왔으면 식기 전에 먹어야지."

곧 설아가 피자를 담아주려고 하자 유재하가 급히 말렸다.

"안 돼! 그거 먹으면! 만지지도 마!"

"!"

"이거 그 피자 그 기집애가 놓고 간 거라고!"

설아는 깜짝 놀랐다.

"뭐? 뭐? ... 설마 니나?"

"그래! 100% 독 들었을 테니까 먹으면 안 돼!"

당황한 설아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어...어... 그럼 내가 햄버거라도 사올까?"

"됐어. 속도 안 좋..."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쨍그랑!

"!"

갑자기 창문이 박살 나면서 니나가 들이닥쳤다. 단원들은 모두 까무러쳤다.

"니나야!"

니나는 피자를 낚아채 유재하를 덮쳤다. 덕분에 유재하는 그대로 뒤로 넘어가고.

쿵!

쓰러진 유재하의 위에 니나가 사뿐히 앉았다. 그러더니 몸부림을 치는 그의 입에 피자 덩어리를 쑤셔넣기 시작했다!

"허읍, 으우웁으업!"

유재하는 질식할 듯 꺽꺽거렸다.

설아는 기겁해서 달려갔지만, 정작 일리야는 낄낄 웃고 있었다.

"그래도 멀쩡한 걸 보니 독은 안 탄 모양인데?"

그러자 유재하는 창백하게 질렸다.

"아니... 이거 독 탄 거 맞아."

"뭐?"

"맛이 농약 맛임..."

"?!"

유재하는 깨꼬닥 쓰러졌다. 이에 니나는 큰 충격을 받은 듯 파르르 떨었다.

그건 당연했다.

'레시피 보고 만든 건데!'

결국 니나는 설아에게 끌려가고, 유재하는 제 주변 놈들은 왜 이 모양이냐며 엉엉 울었다.

"젠장, 단장이란 새끼는 멀쩡한 의자나 부셔서 사람을 미치게 하지 않나."

동료라는 새끼는 피닉스의 약점을 알아내 자신을 처죽이려고 하고!

그나마 나타났다 싶은 초미인은 살인귀라 자신을 죽이려 하지 않나!

"으이구, 내 팔자야!"

그러나 정작 설아에게 끌려가는 니나는 초조해보였다.

'빨리 먹여야 하는데...!'

아무래도 그녀는 유재하가 굶는 게 매우 불안한 모양이었다. 뭐 그건 당연할지도 몰랐다.

'계속 굶으면 피닉스는 파괴된다고!'

그랬다.

사실 피닉스 유물은 매일 유재하의 에너지를 연소시켜 상시 발동하는 원리였다.

자고로 불을 태우기 위해선 기름 같은 연료가 필요한 법이었으니까.

그래서 주로 사용되는 게 지방에너지.

그래서 아무리 폭식해도 살이 안 찌는 것이고.

물론 마냥 좋은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왜?

'피닉스 유물은 매일같이 상상을 초월하는 칼로리를 요구해.'

그러니 조금만 방심해도 비쩍 마른 기아가 되는 건 기본.

심지어 소비할 에너지가 부족해지면...

'생명유지를 위한 에너지까지 연료로 쓰기 시작한다고!'

니나의 동공이 극심하게 흔들렸다.

어쨌든 연료가 없으면 피닉스는 발동하지 못했다.

즉, 피닉스의 약점은 기아, 아사!

과거의 유재하가 자살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비보와의 계약해지가 쉬운 것도 아니니.

아무튼 그 사실을 최근에 눈치챘던 니나는 유재하를 굶기지 않으려고 낑낑 애를 썼다.

하지만 그러면 뭘 하나.

"빨리 경찰에 신고해! 화학테러범이 나타났다고!"

유재하는 피자를 버리면서 덜덜 떨었다.

그걸 보면서 일리야가 혀를 찼다.

"그래도 쟤 네 개인전 때. 괴벨스한테서도 널 구해줬잖아. 혹시 호구 너한테 호감이 있는 거 아니야?"

그러나 유재하는 질색했다.

"돌았냐? 저런 미인이 나한테? 그냥 다른 놈 손에 내가 죽으면 곤란하니까 괴벨스를 처리한 거지! 지 손으로 날 죽여야 성이 차니까!"

"..."

"아무튼 지금 그깟 그림 모델로 썼다고 치사하게 이러는 건지."

"뭐? 그림 모델로 삼았어?"

"어! 그럼 안 되냐! 모델로서는 이쁘니까! 말도 했다고!"

그리고 아마 그때부터였나. 제 그림을 본 니나의 태도가 바뀐 것은.

"그 전까진 지도 지쳤는지 얌전했어. 그런데 자기 그림을 본 뒤로 갑자기 날 노리는 횟수도 늘고, 주변 여자들도 테러하고! 젠장, 복수냐? 내가 행복한 건 죽어도 못 보겠단 거지? 아니 마음에 안 들면 안 든다고 말하라고!"

그러자 설아가 한숨을 쉬었다. 얼마나 끔찍한 걸 그렸으면.

"도대체 어떤 그림을 그려줬길래 그래? 무슨 살인귀라도 그렸니?"

"아오 저거다 왜!"

유재하는 답답한 듯, 벽에 걸린 그림을 가리켰다.

동시에 벽의 그림을 본 둘은 입을 떠억 벌렸다.

그리고 한편, 방 밖의 니나는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제 딴엔 동료의 동생이라 그랬던 건지. 아무리 아팠다지만 원수(?)일 자신에게도 약과 밥을 챙겨주던 유재하.

솔직히 충격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챙겨준 것도 고마운데...

'이게 나라고?'

'어. 너 진짜 예뻐. 첫눈에 반할 정도로.'

그리고 현재. 그 그림을 본 일리야와 설아는 혀를 찼다.

"그러니까 이걸 그려주고..."

"니 눈에 비친 니나라고 했다고?"

"어. 왜. 안 돼?"

"...니가 잘못했네."

"그러게."

벽에는 웬 니나를 똑 닮은 천사가 있었다. 퀄리티는 쓸데없이 높았고, 이게 너야 하고 줬다면 누구든지 심장을 저격할 만큼 절세미인이.

"...너 본인이 사랑 고백했다곤 생각 못하겠니?"

"심지어 반했다고 했다고?"

그러자 유재하는 당황했다.

"뭐, 뭐? 야! 그건 당연히 피사체로서 반했다고 한 거지! 솔직히 니나 걔 비율이 장난 아니야! 괜히 과거에 모델을 하고 있던 게 아니라니까? 완전 내가 찾던 꿈의 인체 이상형 모델. 비율 완벽, 근육 완벽! 모든 게 끝내줍니다. 캬, 잭더리퍼만 아니었으면 그 몸을 나한테 달라고 했을..."

"......"

뭐, 이제 막 감정을 찾기 시작한 스무 살짜리 여자아이가 어떤 식으로 생각했겠느냐마는.

"아무튼 잘못한 건 너다."

"뭐? 뭐?!"

"잘해봐."

"뭐라고?!"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창문을 뚫고 니나가 다시 나타났다.

"!"

그리고 사정없이 유재하의 옷을 찢어내는 니나!

부욱!

"키야아아악!"

순식간에 알몸(?)이 된 유재하는 정말 겁에 질렸다.

"으와아아앙! 이젠 얘가 인신매매까지 하려고 하네!"

곧 니나의 눈이 번득이고, 잡아먹히는 초식동물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안 돼! 내 장기 소중하다고오오!"

당분간 봄이 오기는 먼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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