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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굴왕-326화 (326/409)

326화. 마제스티의 출현 (1)

[피의 제물이 1,000개가 되었습니다.]

그 메시지와 함께 주헌은 웃었다.

[첫 번째로 오만의 유물이 황제의 키로 각성합니다.]

동시에 눈부신 빛이 터져 나왔다.

피의 제물 1,000개.

학살한 유물의 랭크는 C급부터 SS급까지 다양했지만 어쨌든 천 번의 핵을 깨트렸다.

그래서일까 주헌이 가지고 있던 오만의 유물이 바뀌었다.

오만의 유물 중에서 반응을 보인 것은 다름 아닌 이집트 유물.

[내 이름은 오지만디어스. 왕 중의 왕이로다. 너희 이른바 강자들이여. 나의 위업을 보라, 그리고 절망하라.]

바로 권 회장에게 보냈다가 되돌아 온 이집트의 람세스였다!

람세스는 황금색 빛줄기로 변하더니 주헌의 손가락으로 향했다.

그 엄청난 힘에 단원들이 내심 놀랄 지경이었다.

그리고.

[황제의 열쇠로 각성했습니다.]

[오만의 열쇠를 획득했습니다.]

[노예의 문을 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눈부신 섬광과 함께 중지에 뭔가가 생겨나 있었다.

툼글리프가 새겨진 황금반지였다.

[마제스티의 열쇠 (SS급-신급/귀속성유물)]

율리안은 주헌의 반지를 보며 놀라워했다.

'저 유물은 도대체 뭐지?'

공명의 유물로 확인해도 보통의 유물과는 차원이 다른 반지!

주헌 역시 제 반지를 보며 굉장히 흥미로워했다.

아무래도 이 반지가 마제스티의 열쇠인지 뭔지 인 것 같았다.

실제로 SS급이라고는 하나 그 기운이 보통의 신급하고는 달랐다.

'그래봐야 제까짓 게 유물이겠지만.'

하지만 그 열쇠가 나타나자마자 주변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오오오오! 한낱 인간 놈이 저걸 다루다니!]

[지, 지금 저걸 각성시킨 것이냐!]

[아냐, 그럴 리가 없어!]

[뭐가 그럴 리가 없어! 이 오라의 느낌은 어딜 봐도 왕의 것인데!]

[왕, 왕이다!]

철장 속 죄수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열쇠의 각성에 유물들의 반응에 까마귀 역시 날뛰었다.

티는 내지 않지만, 주헌은 금방 알 수 있었다.

흉흉하게 뻗어있던 까마귀의 오라가 내심 들썩거린다고 해야 하나.

[그 키를 가지고 밑으로 가고 싶어집니다.]

[내려가면 값비싸고 희귀하면서 아주 예쁜 유물이 있을 것 같습니다.]

뭐래 이놈이.

동시에 이 층에 있던 죄수들이 전부 합창을 하기 시작했다.

[왕이야!]

[마제스티다!]

그들은 무릎을 꿇고 포복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프로메테우스의 군세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당장 닥쳐라!]

[마제스티라니! 어디서 그딴 망발을!]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죄수들은 신이 나 있었다.

[다시 마제스티가 나타난 모양이다.]

[위대하신 유물의 왕이!]

[위대하신 유물의 왕이 돌아오셨다!]

[자유다! 우린 이제 자유야!]

그 외침에 프로메테우스는 굉장히 불쾌해했다.

'저딴 놈이 유물의 왕은 무슨!'

저 새끼는 도둑왕이었고, 포식왕이며 강탈왕이었다!

저딴 놈이 마제스티라면 진짜 혀 깨물고 죽어야 했다.

어디 그뿐인가.

"잘 들어라. 유물에게 왕의 존재는 더 이상 필요 없다! 마제스티는 이미 우리들이야!"

프로메테우스가 눈을 번득였다.

분노에 찬 시선은 주헌의 손가락을 향해 있었다.

"당장 내놔라, 그건 네놈이 가질 자격이 없다!"

"뭐래?"

"내놔라! 네깟 놈이 그걸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느냐!!"

그 말에 주헌이 반지 낀 손을 들었다.

동시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

[감옥의 문이 열립니다.]

[감옥의 문이 열립니다.]

로비에 있던 철장이 쾅쾅쾅 열리기 시작했다.

그 광경에 프로메테우스의 군세는 당황했다.

[자, 잠깐!]

하지만 당황할 새도 없이 감옥에서 죄수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문이 열렸다!]

[왕께서 우리를 풀어주셨다!]

안에서는 다양한 유물이 튀어나왔다.

기력을 잃고 물건의 형태로 있는 유물도 있었지만, 이곳은 아직 대감옥 전체로 보면 로비층.

비교적 고문이나 감옥의 단계도 약한 구역이었다.

그 탓인지 아직 팔팔한 유물들이 우르르 나왔다.

괴수의 형태부터 인간의 형태, 모습은 다양했다.

풀려난 죄수들은 주헌을 찬양했다.

[간수들밖에 열 수 없는 감옥을 열어주셨다!]

[왕이시여!]

[충성을 바치겠나이다!]

주헌은 구세주였다.

그리고 그들의 시선은 프로메테우스와 그 군세를 향했다.

그건 당연했다.

[이 찬탈자 놈!]

[이 반역자 놈들을 없애라!]

그들의 이빨은 군세와 간수들에게 향했다.

주헌 덕분에 풀려난 유물의 수는 100개 남짓.

안 그래도 주헌에게 학살당해 줄어든 프로메테우스의 군세를 견제하기엔 꽤 충분했다.

하물며 그들은 간수들까지 붙잡아 주었다.

그쯤 되자 다른 층에 있던 죄수들도 난리가 났다.

[인간! 우리도 풀어줘라!]

[어서! 어서!]

[하앜, 끝내주는 언니들만 데리고 있네.]

[좋은 보상을 해주마! 아앙?! 당장 풀라고!]

주헌은 개무시했다.

그렇게 주헌이 발걸음을 옮길 때였다.

[인간! 너 역시 성공했구나!]

[감옥의 문을 열었어!]

주헌의 앞에 나타난 낯익은 짐승들이 있었다.

그 짐승은 독수리와 붉은 말이었다.

[이 틈에 어서 우리 주인이 있는 곳으로 향하자!]

[어서! 이쪽이다!]

하지만 주헌은 또 개무시하고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

그 광경에 독수리와 말은 당황했다.

[이봐! 그쪽이 아니야!]

"닥쳐. 난 가고 싶은 곳이 있다고."

[뭐?! 어디로 가게!]

"니들이 알 거 없고."

[왜! 어딘데! 어딘지 알려줄게!]

그 말에 막연하게 움직이던 그가 되물었다.

"그럼 까마귀 놈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

[아, 그놈은... 뭐?!]

어째서인지 독수리와 말은 기겁했다.

이놈이 진짜 미쳤느냐는 시선이었다.

[너 지금 미쳤어?!]

[까마귀 놈한테 갈 거면 차라리 이 대감옥에서 나가라!]

[죽기 싫으면 절대 가면 안 돼!]

"?"

주헌의 표정에 독수리와 말은 답답해했다.

[까마귀는 출입금지 구역에 있다고!]

"출입금지?"

[그래! 이 감옥의 전체 크기는 너희 인간들의 세계와 맞먹어! 당연히 구역도 나뉘어져있지! 구역별로 위험도도 다르고 갇힌 놈들도 달라!]

"오호, 그럼 여기는?"

[바보! 여기는 아직 로비라고! 죄질이 낮은 놈들이 있는 곳이라 그나마 위험도가 낮아!]

뭐 그건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까마귀 무덤에서 봤던 함정들도 아직 못 봤으니까.

하지만 주헌은 몹시 흥미로워했다.

"그래서 그 출입금지 구역이 어딘데?"

독수리와 말은 거품을 물었다.

[이놈이 그래도!]

[까마귀는 마제스티의 비보였던 데다가 죄질이 몹시 안 좋은 놈이야!]

[주신들도 집어삼킨 빌어먹을 역적이라고!]

아무래도 같은 죄수들조차도 까마귀를 증오하는 기색이었다.

[그런데 그런 놈을 꺼내서 뭘 하려고...!]

"그래서 멀어?"

그 말에 독수리와 말이 뒷목을 잡으며 뭐라 하려는 때였다.

"멀지는 않다."

그 목소리와 함께 유물들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감옥 안에 엄청난 섬광이 번쩍였다.

그건 주신의 번개였다.

그리고.

"멀지는 않지만 거기까지 네놈이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보느냐?"

죄수들을 모조리 박살내고 나타난 건 프로메테우스였다.

불이 아니라 번개를 훔친 프로메테우스는 섬뜩한 눈을 하고 있었다.

"이딴 하찮은 놈들로 날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면 오산이다."

그리고 그의 주변엔 박살이 난 유물들로 산을 이루었다.

말은 탄식했고, 독수리는 분노했다.

[저 도둑놈! 감히 어느 분의 힘을!]

[천벌을 받을 것이다!]

그러자 프로메테우스가 같잖다는 듯 웃었다.

"가소롭군! 감옥에서 골골 거리는 놈이 뭐가 무서워서?"

주신의 번개가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그 모습에 주헌은 비웃었다.

'아무래도 저 귀찮은 걸 처리하든 말든 해야겠군.'

그래서 물었다.

"독수리. 니놈 주인은 어디에 있는데?"

[뭐, 뭐?]

"어딨냐고."

***

한편 그 무렵이었다.

[주의. 마제스티가 세상에 나타나려고 합니다.]

[마제스티의 재보가 나타났습니다.]

독식자들은 뜻 밖의 이야기에 놀라고 있었다.

판도라 시스템 유물이 알려주는 메시지 때문이었다.

"이게 무슨 일이죠?"

"아니 프로메테우스가 그 재보를 꺼냈을 리도 없고."

"마제스티라니요."

"도대체 대감옥에 가고 나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겁니까."

그들은 판도라 이사회.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그들은 맨 처음 프로메테우스와 만난 이들이기도 했다.

프로메테우스가 준 유물이라는 불을 받아 세상에 널리 퍼트린 이들.

아서왕의 마법사 멀린의 유물과 로키의 유물을 가진 자들도 이중에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유물이 인간사회의 중추에 뿌리내릴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이해관계가 맞았으니까.

유물과 관련된 인간들의 최종 수뇌부라고 해야 할까.

과거에 주헌이 마제스티가 될 것을 감 잡았던 것도 그들.

그들은 판도라 시스템 메시지를 보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분명 서주헌을 막는다고 나가지 않았습니까?"

"저희도 움직일까요?"

"좀 두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주신의 힘을 가진 프로메테우스가 괜히 수장급이 아닐 테니."

"마제스티의 재보도 어쩌면 프로메테우스가 꺼낸 걸지도 모릅니다."

"하긴. 그도 그렇군요. 그럼 프로메테우스도 금방 돌아오겠네요."

***

금방 돌아오기는 무슨.

"독수리. 니놈 주인은 어디에 있는데?"

[뭐, 뭐?]

"어딨냐고."

주헌은 프로메테우스를 아예 이곳에서 매장할 계획이었다.

그리고 그의 말에 독수리의 표정은 밝아졌고, 말은 거품을 물었다.

[인간! 설마 이 바람둥이 주인을 구해줄 셈이... 읍읍!]

[우리 주인을 정말 구해줄 것이냐!]

주헌은 같잖다는 듯 웃었다.

뭐 이대로 까마귀가 있는 곳으로 가도 상관은 없지만...

'저 번개는 좀 골치군.'

다른 유물들이 벌벌 떠는 게 문제였다.

하여간 궁니르에 찔려서 제 힘은 잘 못 쓰는 주제에 주신급의 번개로 사기를 치려고 해서는.

저것과 대치하자니 이쪽도 체력적 손해고.

그나마 분신체니까 정면대결은 무리더라도 번개는 조금이라도 삼킬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글쎄.

[연결이 두절되었습니다.]

[본체가 힘을 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까까지도 눈을 반짝이며 이쪽으로 오라던 까마귀가 조용했다.

오라의 기운도 일순 약해졌다.

분명 프로메테우스가 까마귀 본체에 뭔 짓을 한 것이리라.

정확히는 간수들에게 뭔가를 시켰겠지.

"그러니까 말해봐라. 니 주인 어딨는데."

그 말에 독수리가 눈을 반짝이며 날아갔다.

[가깝다! 따라와라!]

곧 주헌과 일행들이 급하게 벼랑 밑으로 뛰어내렸다.

그 광경에 프로메테우스의 군세들이 당황했다.

[잠깐! 저쪽은!]

[저놈이 설마!]

곧 프로메테우스의 표정도 심하게 일그러졌다.

프로메테우스가 저 방향에 뭐가 있는지 모를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가장 경계하는 그 방향.

'젠장!'

곧 그가 주헌을 뒤따라가려고 할 때였다.

[안 됩니다! 저기는 너무 위험합니다!]

[일단 안전을 위해 아예 이 감옥에서 나가셔야!]

부하들은 프로메테우스를 붙잡고 밖으로 강제로 데리고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놔라 이거! 지름길로 먼저 가면 된다!"

프로메테우스는 황급히 다른 길로 들어섰다.

아무리 그래도 주신급들은 안 됐다.

아니, 그놈만큼은!

그리고 그 무렵.

쿠구궁!

감옥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에 한 구역에 있던 유물들이 눈을 떴다.

묶여 있지만 아주 강력하고 유명한 유물들이었다.

[오늘따라 참 시끄럽구나.]

안에는 다양한 신급 유물들이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왔군.]

그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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