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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굴왕-308화 (308/409)

308화. 혼수는 준비했겠지? (3)

[저건 피닉스조차도 죽일 수 있는 창이야!]

그것이 주헌과 동료, 그들의 유물들을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곧 그걸 본 주헌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혼수품은 바로 저런 걸로 가져와야지!"

[?!]

"하여간 이상한 사진이나 가져오고 말이야."

그 말에 마몬은 충격에 빠졌다.

'이상한 사진이라니!'

이 녀석.

설마 자신이 두고 간 아이돌 사진 유물을 말하는 건가!

그 생각에 미친 마몬은 분개했다.

[네 이놈! 너, 내가 준 유물을 감히 이상한 사진이라고!]

"아, 그거 범인이 너였냐?"

[그래! 내가 얼마나 고생...해서 가져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렇지!]

주헌은 대수롭지 않게 웃었다.

"뭐 신급이면 뭘 가져와도 상관은 없지만, 이왕이면 저런 멋진 게 좋지."

그 말에 마몬은 뒷목을 잡았다.

멋지다니!

아니, 인간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긴 했다.

저 유물은 대상만 지정하면 상대가 어디에 있든 날아가 맞추는 유물.

게다가 명중률도 명중률이지만, 무엇보다 급소만을 맞추는 치명적인 무기.

심지어 그 위력은 신들의 전장에서도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낼 정도.

과거에 저놈으로 얼마나 많은 유물들과 인간들이 끔살을 당했는가.

그걸 모를 리 없는 마몬이기에 다급하게 주헌에게 외쳤다.

[저거 하나면 여기에 있는 놈들 모두 죽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LA 상공에서 놈의 형태가 잡혔다.

그 모습은 마치 추적 미사일.

놈은 창공을 가로지르고 뉴욕에서 LA, 무려 4,000km를 날아온 것이었다.

판도라 본부가 있는 미국 동부에서 주헌이 있는 서부 LA까지.

차로 쉬지 않고 밟아도 며칠은 꼬박 걸리는 거리를 단 수 분만에.

놈은 정확하게 주헌 일행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함께 하고 있는 유물들까지!

그리고 마침내 그 무기가 주헌 일행을 포착하자 설아는 다급해졌다.

'위험한 유물이란 건 이미 감지했었지만.'

막상 모습을 드러낸 놈은 생각보다도 훨씬 강했다.

"단장님! 위험해요! 보통의 신급이 아니에요!"

그 말에 주헌은 입꼬리를 올렸다.

당연히 보통 신급이 아니겠지.

'저건 신급들 중에서도 거의 최상급이다.'

저 정도 위력을 띄려면 최소 주신급은 되어야 했다.

번개의 속성을 띤 암살형 무기.

하물며 피닉스까지 죽일 수 있는 무기라면 아마도...

'인도 신화 마하바라타에서 나오는...'

그러나 곧 주헌은 입꼬리를 올렸다.

'아니다.'

저건 오딘의 창 궁니르!

아니나 다를까, 마몬이 말했다.

[프로메테우스 놈, 아무리 그래도 제우스의 창은 못 쓰니까 다른 비슷한 유물을 길들인 거야!]

바로 언노운으로.

놈은 주신들을 가두고 수장 노릇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저건 그 무엇으로도 부술 수 없고, 한 번 노린 적은 끝까지 쫓아가 급소를 찌른다는 명창.

그리스 최고신 제우스가 번개를 상징하는 것처럼, 오딘 역시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번개로 그려졌다.

번개란 고대 인간에게 있어 가장 위협적이고 두려웠던 자연의 힘 중 하나.

그 속성 탓에 번개란 각종 신화 속에서 최고 권력자의 상징으로 그려졌으니까.

그리고 그 맹렬한 번개의 창이 주헌을 노리고 날아오고 있는 것이었다.

[1분 20초 후에 번개의 창이 작렬합니다.]

[1분 19초 후에 번개의 창이 작렬합니다.]

하지만 주헌은 전혀 겁먹지 않았다.

오히려 어깨를 돌리며 몸을 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 광경에 마몬은 까무러쳤다.

[인간, 너 설마 까마귀로!]

아니나 다를까, 주헌은 이렇게 말했다.

"주는 걸 거절해도 예의가 아니지."

그 말에 마몬은 미치고 팔짝 뛸 심정이었다.

물론 원수 같긴 해도 마몬은 까마귀의 힘을 잘 알았다.

하지만.

[지금의 까마귀로는 저걸 먹을 수 없어! 저런 걸 먹다간 배탈 수준으로 안 끝난다고!]

그렇게 말하던 마몬이 말했다.

[내가 저걸 끌고 가볼 테니까... 너는!]

그러나 그 말에 주헌은 웃었다.

마몬의 계획을 모를 리가 없기 때문이다.

"아서라. 동귀어진으로 파괴해볼 생각인가본데, 난 내 유물이 멋대로 죽는 꼴 못 봐."

[!]

마몬은 상당히 감격한 듯했다.

뭐, 그래 봐야 율리안은 속으로 비웃었지만.

'유물은 괴롭혀도 자신이 괴롭혀야 한다는 거겠지.'

곧 마몬이 말했다.

[하지만 정말 지금의 까마귀로는 저걸 막지 못해.]

"상관없어. 까마귀 놈을 쓸 생각도 없으니까."

[!]

이번엔 까마귀도 놀란 듯했다.

그리고 주헌의 생각을 눈치챈 율리안이 조언을 해주었다.

"좋아. 하려면 이것도 써."

율리안이 던진 것은 뜻밖의 물건이었다.

***

율리안이 던진 건 작은 병이었다.

그리고 그걸 받은 주헌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왜 이걸 가지고 있느냐는 시선이었다.

"이건?"

"최소한의 보험이야. 기능은..."

"아니 기능은 말 안 해도 알겠는데."

그건 당연했다.

[피닉스의 깃털]

유리병 안에 담긴 건 재하 놈의 비보 일부분이었으니까.

그래 봐야 좀비물 찍게 하는 유물이겠지.

실제로 메시지로 떠오르는 기능도 이랬다.

[10초간 완전 불사 (1/1)]

아주 기특한 유물이었다. 단지 걸리는 건...

[피닉스가 엉엉 울면서 뽑힌 깃털 (SS급-신급/소모성)]

'울면서 뽑혔다고?'

덕분에 주헌은 율리안을 보며 혀를 찼다.

"와, 역시 약탈왕. 이젠 뜯어내도 새털까지 뜯어내냐. 걔 벌거숭이 된 거 아니지? 설마 털 다 뽑고 튀겨 버렸냐?"

율리안은 거품을 물었다.

내가 너냐!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주헌이 우는 시늉을 했다.

"아이고, 불쌍한 피닉스."

"야씨, 아니거든! 재하가 또 단원들이 죽는 거 싫다고 뽑아준 거거든?!"

"그래그래. 기껏 약탈해준 깃털은 잘 쓸게."

"아오!"

그럴 때였다.

"단장님!"

설아의 다급한 외침과 함께 주헌은 뭔가를 꺼냈다.

그리고!

쿠웅!

엄청난 힘이 주헌에게 작렬했다.

파직 거리는 창은 주헌의 심장을 뚫기 위해 맹렬히 포효했다.

그리고 그 엄청난 힘은 주헌의 가슴을 꿰뚫었다.

푸욱!

"단장님!"

보는 것만으로도 참혹한 광경!

그러나 창은 그의 심장까지 닿지는 못했다.

바로 주헌이 손에 감은 도구 때문이었다.

[!]

그건 바로 동아줄!

[신의 힘도 옭아매는 밧줄이 힘을 발휘합니다.]

[신의 힘을 상쇄합니다.]

[신의 힘을 상쇄합니다.]

[신의 힘을 상쇄합니다.]

주헌은 동아줄을 활용해서 궁니르를 멈출 생각을 한 것이다!

S급으로 진화했던 동아줄은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 밧줄.

하물며 신도 포박하는 기능까지 갖추게 되었으니까!

물론 SS급이 아닌 만큼, 완전히 멈춰 세우는 건 좀 힘들 수도 있었다.

실제로 동아줄에게 포박 당한 창은 무서운 힘으로 주헌의 가슴을 파고 들었다.

뚜둑, 뚜둑.

심지어 그냥 파고드는 것이 아니었다.

이 무서운 번개의 창은 닿은 곳을 전부 지지기도 했다.

마치 인두로 살을 지지는 것 같은 고통.

그리고 창이 주헌의 살을 태울 때마다 무서운 속도로 불길이 타올랐다.

그건 피닉스의 깃털이 가진 힘이었다.

살이 지져지고, 그리고 피닉스의 힘에 의해 다시 새살이 오르고.

아마 피닉스의 깃털이 없었으면 애초에 전신화상으로 죽었을지 몰랐다.

하지만 화상의 위험에선 벗어났지만, 치고들어오는 힘까지 막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큭."

주헌이 좀 괴로워하자 안 그래도 낑낑거리던 동아줄은 더욱 힘을 냈다.

그러자 주헌을 찌르던 창의 움직임이 좀 더 둔화된 것 같았다.

동시에 주헌은 눈을 번득였다.

'굴복해라!'

주헌은 궁니르에 강력한 지배력을 실었다.

그건 바로 히틀러한테서 빼앗은 제거의 힘!

놈의 힘을 둔화시키기 위해서였다.

쿵!

물론 최강 주신급 유물인 만큼 쉽게 굴복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욱 강한 힘으로 주헌을 죽이려고 들었다.

서로를 죽이려는 유물의 오라와 인간의 지배력.

충돌하는 그 힘은 서로 맞부딪치며 지면을 강타하고, 하늘로 치솟았다.

아까보다도 더욱 강해진 번개의 힘은 주헌의 전신을 불태웠다.

콰앙!

엄청난 싸움이었다.

제거의 힘, 거기에 사황급의 지배력으로도 감히 누르기 힘든 궁니르의 위력.

"서둘러! 10초 안에 굴복시켜야 해!"

물론 정작 그 말을 하는 율리안도 식은땀을 흘렸다.

10초는 무슨, 10시간을 눈도 안 감고 기싸움을 해도 성공할까 말까인 수준인데.

하지만 이때였다.

'!'

큰 굉음과 함께 마침내 주헌이 웃었다.

그는 놀랍게도 궁니르를 완전히 포박하는데 성공한 것이었다.

동아줄에게 묶인 궁니르는 괴로워하며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마치 붙잡힌 맹수 같았다.

최상급 유물인 터라 사실 완전히 굴복시키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단원들은 기겁했다.

"부, 붙잡았어."

아무리 제 단장이라도 괴물을 보듯 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거, 완전히 굴복시킨 거 아니지?"

아마 순수한 지배력으로 굴복시키려면 1년은 꼬박 이러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거 계속 굴복시킬 셈이야?"

"아니."

"뭐? 그럼..."

주헌은 사납게 웃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쿠궁!

마치 대포를 쏘는 듯한 굉음이 터져 나왔다.

"!"

주헌이 포악한 창을 도로 내 던진 것이다.

궁니르는 마치 카운터를 당한 듯, 왔던 길로 고스란히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콰아앙!

내던져진 궁니르는 4,000km를 꼬박 되돌아가 뉴욕으로 향했다.

그리고.

"판도라 본부 상공에서 흉악한 오라를 감지했습니다!"

"!"

그 말에 본부에 있던 프로메테우스는 입꼬리를 올렸다.

궁니르는 원래 목표를 제거하고 나면 주인에게 되돌아오는 부메랑 같은 유물.

"그래. 놈들을 처리하고 돌아왔..."

그런데 이때였다.

[수장님! 위험합니다!]

뭔가 깨달은 독수리가 다급히 외쳤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푸욱!

"커헉!"

궁니르는 프로메테우스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엄청난 위력이었다.

궁니르는 유물의 핵, 프로메테우스의 급소를 찔렀다.

"...크, 크윽!"

[수장님!]

찔린 곳은 유물들의 급소라 할 수 있는 핵.

끔찍한 고통이었다.

궁니르는 펜릴이라는 늑대에게 먹히긴 했지만 그래 보여도 신들의 전장에서 활약하는 무기.

신급도 충분히 죽일 수 있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입에서 검은 피를 쏟아냈다.

그뿐이 아니었다.

뭔가가 궁니르의 창에서 꿈틀거렸다.

'!'

그건 바로 궁니르의 손잡이에 매달려 있는 동아줄!

프로메테우스는 내심 당황했다.

'이 녀석이 왜!'

그러나 동아줄은 눈을 반짝이며 뭔가를 툭 떨어트렸다.

그건 바로 함무라비 법전!

궁니르의 파괴력을 일부 축적해놨던 함무라비 법전이었다.

그리고 그게 번쩍이는 순간, 프로메테우스는 욕을 읊조렸다.

"서주헌 이 새...!"

마침내 함무라비 법전이 섬광과 함께 터졌다.

쿠웅!

엄청난 폭발이 판도라 본부 이사실을 휩쓸었다.

그리고 비슷한 시각, 정확하게 8초 안에 궁니르를 굴복시킨 주헌은 후, 저린 손을 털었다.

마치 100마일 강속구를 던지고 난 후의 투수 같은 모습.

주헌은 입꼬리를 올렸다.

마몬은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

[저, 저걸 도로 날려보내다니.]

마몬은 전생에서 보지 못했던 주헌의 모습에 깜짝 놀란 듯했다.

전생의 주헌도 약한 건 아니었지만, 그때와는 차원이 다른 모습이었다.

주헌이 말했다.

"앞으로 혼수품은 저런 걸로 가져와. 알았냐?"

마몬은 황당한 듯이 웃었다.

그럴 때 한시름 놓은 듯, 안도의 한숨을 쉬던 율리안이 말했다.

"그런데 어쩐 일이야? 저걸 그냥 돌려주다니? 괜찮겠어?"

"돌려주긴 누가 돌려줘."

"뭐?"

그 순간이었다.

먼 곳에서 뭔가가 반짝이며 날아오고 있었다.

그걸 본 율리안은 깜짝 놀랐다.

"저, 저건!"

주헌을 향해서 날아오는 건 다름 아닌 궁니르, 그리고...

이거 다시 가져왔어! 가져왔어!

싫다는 궁니르를 질질 끌고 오고 있는 동아줄이었다.

아무래도 동아줄 역시 주헌을 위한 신급 유물을 모으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그걸 본 주헌이 매우 흡족한 듯 웃었다.

"그래, 저건 신급 유물 100개로 쳐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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