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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굴왕-185화 (185/409)

00185 저놈은 안 되겠다  =========================================================================

< 저놈은 안 되겠다 (5) >

“와, 나 어쩐지 느낌 쎄하더라. 어쩐지 비행기 타기 싫더라. 어쩐지 단장님이 일을 안 시키더라!”

유재하는 눈앞에 들이닥친 적들을 보고 훌쩍였다.

아니, 평소 같으면 비행기 안에서도 일을 시키는 주헌이었다.

하지만 기분이라도 좋은 건지, 모처럼 일도 안 시키는 터라 꿀잠을 자고 있었건만.

“그럼 그렇지. 젠장… 뽀뽀하기 직전이었는데.”

상대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유재하는 굉장히 슬퍼했다.

그리고 유재하 대신 꼬물꼬물 복원을 하던 루이는 슬쩍 이불을 덮고 자는 척을 했다.

나는 이 사람들과 모르는 사람들이에요. 난 관련 없어요.

아마도 그렇게 시위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이설아는 단번에 그들이 TKBM 인물이라는 걸 눈치채고 유물 칼을 들고 있었다.

‘양 쳰 그 빌어먹을 놈이.’

보나마나 뻔했다.

그놈의 짓이다. 양 쳰은 자신들의 도굴단에 오기 전, 원래 TKBM 발굴단 중에서도 가장 상위부서에 있었다.

실제로 보이는 얼굴들도 그 상위 부서 출신들. 그리고 양 첸과 입사 동기이거나 같은 팀이었던 놈들이 대다수였다.

동시에 음지에 있던 자신들의 부서를 무시하고 음해하던 놈들.

‘단장님도 그 사실은 이미 눈치채셨을 거다.’

아니나 다를까, 주헌이 우드득 주먹을 풀면서 사납게 입꼬리를 올렸다.

“홀튼 가의 비행기를 망가트린 것도 니놈들이지?”

“그러면 어떻게 하려고?”

이죽거리는 웃음과 함께 TKBM 소속 사냥꾼들이 주헌을 덮쳤다.

단순히 힘으로 덤벼드는 것이 아니었다. 상위 발굴단들이 키우는 사냥꾼들은 기본적으로 빙의형 유물 능력자들!

기본으로 특전사 기술을 익힌 놈들이 섭취형 유물로 신체능력을 높이기까지 했으니 날아다니는 건 당연한 일이리라.

아니나 다를까.

콰직!

유물을 쥔 놈들이 인간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몸놀림으로 주헌을 위협했다.

하지만.

“이것들이. 장소 선택이 완전 넌센스네.”

빠각!

앉아있던 주헌이 눈을 번득이며 한 놈의 턱을 날려버렸다. 동시에 사방에서 날아오는 칼날은 사정없이 주헌의 자리를 동강 내버리고.

콰직!

재빨리 피한 주헌은 품속에서 낯익은 유물 하나를 꺼냈다.

그건 바로 은도끼 유물!

하지만 평소의 도끼 형태와 다르게 단도로 변한 은도끼 유물이 서늘한 광을 뿜었다.

번쩍!

그리고 그 검은 덮쳐오는 사냥꾼들의 무기에 부딪치면서 끔찍한 소음을 냈다.

끼끼끼긱!

그러더니 은도끼 유물은 가차 없이 적들의 살인무기들을 부수기 시작했다!

펑! 펑! 펑!

[#$^&!]

크아앙! 왜 여자가 없냐! 여자를 내놔라!

비록 불만은 넘쳐나는 것 같지만.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주헌은 은 나이프를 휘두르며 적들의 무기를 원천봉쇄해버렸다.

B급이라 상위 유물의 박살은 무리더라도, 상처를 입히기엔 정말 충분했다.

챙! 챙!

순식간에 은도끼와 부딪친 유물들은 빼애액 괴로워하며 약을 찾았다.

[#$**!]

아이고 아프다, 이놈아!

은도끼와 부딪치면서 몸이 갈라지고 이가 나가니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물며 똑같은 유물이더라도 응용력이 좋은 주헌은 유물에 지배력을 실기 때문에 지지리도 아플 수밖에.

덕분에 엄살쟁이 유물들은 금방 빼애액 울부짖으며 파업을 시작했다.

[#$#!]

나 일 안 하련다! 안 해! 이런 말 없었잖아!

[##&*!]

노동 환경이 열악하다! 열악하다! 산재처리 해달라고!

하지만 그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유물사용자들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왜 이게 말을 안 들어!”

“이놈들이!”

그들은 강하게 지배력을 실었지만 그럴수록 유물들은 더욱 반항할 뿐.

그 틈을 놓칠 주헌도 아니었다.

푸욱!

“아아아악!”

주헌은 놈들의 유물 칼을 빼앗아 그대로 그들의 몸통을 찔렀다. 흩날리는 피에 안에 있던 스튜어디스가 비명을 질렀다.

“꺄악! 테러범이야, 테러범!”

그녀는 바로 매뉴얼대로 무기를 꺼내 적을 제압하려는 듯 했다.

하지만.

“꺄악!”

“승무원 코스프레를 하려면 제대로 하셔야지.”

위장한 사냥꾼 여자의 팔을 꺾은 주헌은 살벌하게 웃었다. 주헌은 여자가 쓰려고 했던 유물을 빼앗으며 말했다.

“니들 상관이 내가 프랑스에 닿기 전에 처리하라던?”

그러면서 주헌은 슬쩍 여자의 주머니에서 유물을 꺼냈다.

꺼내든 것은 단순한 막대기.

여자는 비웃었다.

‘저건 단순한 수면유물이다.’

하지만 주헌이 지배력을 실자 막대기는 순식간에 단검 유물로 변했다.

여자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어? 왜 저게 검으로!”

“유물의 정체는 제대로 알고 씁시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주헌은 여자의 목을 잘라냈다.

푸욱!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깔끔한 솜씨였다. 그의 움직임에 맞춰 순식간에 퍼스트 클래스 내부가 핏빛으로 물들었다.

“으악!”

“악!”

벽과 바닥.

곳곳에 피가 흩뿌려졌다.

칼은 적들의 목 근육을 자르고 동맥을 끊어버렸다.

그리고 쓰러지는 적들의 품에서 떨어지는 작은 유리병.

그 안에 든 것은 은단이지만, 그것의 정체를 주헌이 모를 리가 없다.

[스파르타의 병사들의 비기 (B급-희귀급) / 소모성 유물]

- 소모횟수: 일회성, 즉효성

주헌은 가볍게 은단을 입에 털어 넣고 씹었다.

콰직!

동시에 주헌의 몸에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엄청난 힘이 샘솟습니다.]

[투지력이 높아집니다.]

[불굴의 의지가 생겨납니다.]

[신체적 능력이 활성화됩니다.]

[5분간 효력이 지속됩니다.]

주헌의 손에 전에 없던 힘이 실렸다.

그리고 주헌은 주먹을 불끈 쥐고 달려드는 놈들의 머리를 날렸다.

빠각!

마치 골이 깨지는 듯한 소리였다.

정확하게 안면을 얻어맞은 적들은 그냥 쓰러지는 게 아니라 아예 저 멀리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 인간답지 않은 힘에 의해!

쿠훙!

“커헉!”

벽에 부딪친 적들은 피를 흘리면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어디 그뿐인가.

“으악!”

“커허억!”

인간을 사냥한다는 사냥꾼들의 체면이 박살날 정도로 놈들은 주헌 한 명에게 전부 작살이 났다.

그러자 주헌을 노리고 다른 사냥꾼이 달려들었다.

“너 이자식이!”

이에 합류한 것은 이설아였다.

뻐억!

아까부터 주헌과 다른 방향에서 놈들을 후려패고 있던 그녀였다.

단련된 공격기술은 사정없이 적들의 팔과 다리 관절을 꺾고 목을 꺾으며 놈들의 숨통을 끊었다.

우드득!

“커허억!”

아주 환상적인 호흡이었다.

사방에 핏자국이 튀기고, 시체들 여럿이 뒹굴고, 심지어 목까지 굴러다녔다.

그리고 그 광경에 난 모르는 사람이요, 자는 척 하려고 했던 루이는 떨면서도 입을 다물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미, 미쳤어…… 저 많은 사람들을 다…! 스무 명은 되던데…!”

척 봐도 싸움에 이골이 난 엄청난 실력들이었다.

물론 그 옆에서 유재하는 헉헉 거리고 있었다.

“단장님! 여기도 다 처리했습니다……!”

“오오, 두 명이나 처리했냐. 대단한데. 기특해.”

뭐, 싸움을 못하는 유재하야 빙의형 유물을 썼다가 근육통으로 죽으려고 했지만. 그래도 평소처럼 제일 먼저 도망가지 않는 게 어디랴.

이설아가 압도적인 주헌의 실력을 보면서 한마디 했다.

“단까지 있었으면 완벽했겠네요.”

TKBM 발굴단이 사냥꾼을 기르듯이, 주헌의 도굴단에도 전문사냥꾼이 있었다.

그게 단이다.

어쨌거나 TKBM이 고용한 사냥꾼들이 죄다 죽어나가자 TKBM의 사원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저 미친놈들……!”

양 첸이 기껏 선발한 스무 명이 고작 두 명에게 모조리 당하다니.

‘중동 테러부대에서 비싸게 빼왔건만.’

이에 주헌이 날카롭게 웃었다.

“자. 이걸로 끝? 이제 우리 차례네?”

그러자 이를 갈던 놈들이 침을 꿀꺽 삼키며 루이를 붙잡았다.

“아직 끝이 아니다!”

“아악!”

그들은 루이의 목에 칼을 겨누면서 외쳤다.

“이 아이가 어떻게 되도 상관없나!”

주헌은 생긋 웃었다.

“어. 상관없는데?”

“?!”

루이는 기절할 것 같았지만, 주헌은 진심이었다.

“기껏 촌스러운 인질극을 벌여주셨는데, 걔 우리 편 아니거든.”

“…………?!”

당황하는 적을 보며 루이는 난처하게 웃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명의 눈을 가진 율리안이 루이를 보고 이렇게 말하지 않았나.

‘그 사기왕 아이, 계속 데리고 있을 거야?’

‘왜. 골치 아픈 거야?’

주헌이 바로 경계하자 율리안이 어깨를 들썩였다.

‘아니, 데리고 있어도 상관은 없을 텐데……….’

‘유재하놈이 사고친 자식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러자 율리안이 하하 웃어댔다.

‘그건 아닐 텐데. 뭐, 됐어. 데리고 있으면 큰 도움이 될거야. 하지만 널 위협하게 될 것 같으면 크게 고민은 하지 마.’

고민하지 말라.

그건 주헌의 방식대로 처리해도 된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 율리안 놈이 그렇게 말한다는 건 즉…….

‘생물이 아니라는 거다.’

그러니 일단 어떻게 되어도 상관은 없다.

그리고 주헌의 태연한 태도에 당황한 적들이 눈치를 살폈다.

‘젠장, 역시 이쯤 되면 그 유물을 써야 하나.’

‘거기까지는 안가면 좋다고 생각 했건만.’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

“이제 상관없으니 그 유물을 써라! 저놈은 프랑스에 도착하기 전에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동시에 그들은 어떤 유물을 비행기 바닥에 붙였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

비행기의 바닥 일부분이 원의 형태로 투명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구멍이 뚫린 것처럼 아찔한 광경이었다.

하지만 투명한 보호막이 씌어져 있는 건지 아직 비행기에 큰 변화는 없었다.

그들이 웃었다.

“만약 이 막을 해제하면 어떻게 될까?”

그 말에 유재하가 욕을 날렸다.

“야, 야 미쳤어?! 그랬다간 이 비행기 채로 다 승천이야!”

높은 상공을 날고 있는 비행기의 문은 밖과 내부의 압력차로 열리지도 않지만, 열어서도 안 됐다.

왜?

비행기의 문이 열리는 순간 그대로 대형사고가 벌어지게 될 테니까.

하지만 그들은 이죽거렸다.

“일반인들까지 말리게 하고 싶진 않았지만, 할 수 없지.”

“팀장님의 명이야. 니들은 이제부터 사고사로 프랑스에 닿기 전에 죽는 거다.”

주헌이 비웃었다.

“니들도 자폭하자는 거냐?”

“멍청아. 우린 안 죽어. 죽는 건 니들뿐이야.”

아무래도 사전에 뭔가 장치를 한 것이리라. 하지만 염탐스킬로 봐도 딱히 감히 오는 부분은 없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이 이죽였다.

“승객들과 니 부하들을 죽이고 싶지 않으면 너만 죽으면 된다, 서주헌.”

“저 또라이가 뭐래!”

주헌은 코웃음을 쳤다.

그래서 비행기를 택한 거구만.

어쭙잖은 인질극이나 하려고.

“자! 셋을 준다! 너 하나로 끝낼래, 아니면 전원 죽을까! 하나! 둘….”

그렇게 두 입장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끼익.

“아 시원하다. 계속 변비라서 혼났… 엥?”

퍼스트 클래스 안에 권성재가 들이닥쳤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져 있는 피투성이 지옥도와 인질극.

도대체 이건 뭐람.

하지만 그런 그의 시선에 들어온 남자가 있었다.

“어……? 뭐야. 신우혁 과장! 너 아버지 발굴단의…….”

“서, 성재군?”

“회장님의 아드님이 왜 여기에!”

“이게 어떻게 된 거야! 탑승명단엔 없었잖아!”

“아니, 그게…!”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헌이 권성재를 잡아 당겼다.

“아악!”

그리고 가볍게 단도를 권성재의 목에 겨누었다.

동시에 여기저기에서 경악이 터져 나왔다.

“너 뭐하는 거야!”

당연히 TKBM의 사원들은 권성재를 보고 거품을 물 수 밖에 없었다.

“그만 안 둬?!”

아무리 망나니라고 해도 자신들 총수의 아들이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주헌은 히죽 웃었다.

“자, 그럼 이제 이쪽이 딜 할 차례네?”

까짓것 인질극. 똑같이 해주지 뭐.

“그럼 일단은 재산부터.”

비행기 착륙까지 약 1시간 남은 상황이었다.

========== 작품 후기 ==========

+ 못 된 넘.txt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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