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52 이 시대 최강유물? =========================================================================
“그리고 후회해라, 총수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네놈이 인간의 몸에 빙의 한 걸.”
그 말에 진채원과 총수, 그리고 사단장 군단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아하니 불로초로 독기를 중화 시킨 모양이지만…….
‘인간이 총수에게 대적할 방법은 없다.’
‘단순한 허세인가.’
하지만 정작 주헌이 불러들인 유물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나리가, 나리가 우리를 불러줬어!
[#$*$#&*!]
드디어! 그렇게나 도망다니시더니!
그렇다.
주헌이 불러들인 유물은 바로 옹녀과 변강쇠의 유물이었다.
항상 주헌이 좋다며 쫓아 다녔지만, 정작 주헌은 질색하며 뻥뻥 내쫓던 바로 그놈들.
아니, 어느 놈이 미쳤다고 이딴 변태 유물들을 데리고 다니겠는가.
하지만 이 두 유물들은 주헌을 스토킹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리, 우리랑 계약하면 뿅 가게 해줄게.’
‘여자도 남자도 다 뿅가게 해줄게.’
대충 그런 식으로 주헌을 낮이며 밤이며 괴롭혔다.
언제는 자고 일어났더니 제 가슴 위에서 둘이 신음을 흘리고 있어 기절할 뻔하지 않았나.
그뿐인가?
중요한 비즈니스 자리에 난입해 주헌의 뒷골을 잡게 만들었다.
덕분에 유물을 활용한 사업 기획안이 죄다 비아… 아니 파란 약으로 변해버려서는.
‘그야말로 골 때리는 놈들.’
이딴 저질…… 아니, 관심 없는 유물들과 계약을 할 리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계약에는 한도가 있는 법이다.’
그렇다.
귀속성 유물이 있다고 해서 넙죽 넙죽 보일 때 마다 계약해버리면 정말 죽는 수가 생겼다.
쉽게 말하면, 사람 한 명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라는 게 있는 법이다.
바로 〈소지한계치〉.
비글 100마리를 동시에 통제할 수 있겠는가?
만약 이를 무시하고 무턱대고 계약했다간 체력을 빼앗기고 정신을 침식당하고 쇠약해진다.
계약한 유물은 주기적으로 주인의 체력을 빼앗아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귀속성 유물은 전략에 따라 잘 생각해서 계약을 하는 것이 필수.
보통 상급 유물사용자가 통제 가능한 귀속성 유물은 S급 이상일 때 10개 정도.
물론 주헌은 지배력이 꽤 높았다.
그래서 남들보다 소지한계치도 좀 더 넉넉하긴 하지만….
‘너무 저질스럽잖아.’
미쳤다고 그딴 괴상망측한 유물과 계약하겠나.
결국 주헌이 하도 안 넘어오자 가끔은 주변에 있는 유재하를 공략하기도 했지만, 글쎄.
‘으와앙! 단장님, 진짜 살려주세요! 난 여자가 좋단 말이야!’
‘귀염둥이, 여기 좀 봐! 여기 좀 보라고!’
결국, 제 복원사가 복원을 못 하게 되는 처지가 되어버리자 빡친 주헌이 두 흉물 놈들을 박살 내기도 했다.
뭐, 그래봐야 주변에 친한 복원 유물이라도 있는 건지, 또다시 나타났지만.
어쨌든 그렇게 답 없는 놈들이었다.
그래서 계약이고 뭐고 늘 무시하던 놈들이지만…….
“해 주마, 계약. 대신 확실하게 보내라.”
지금은 그렇게 말했다.
왜?
주헌은 아주 잘 알기 때문이었다.
모든 유물은 인간이 사용할 때 비로소 제 능력을 다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계약을 하면 제갈공명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위력이 나오리라는 것을.
그리고 계약이라는 말에 두 흉물은 쌍수를 들고 환호했다.
[#$**!]
나리가 우리를 인정해줬어!
[#$*&!]
인정해줬다고!
[#$*&*!]
만세! 인간하고 처음으로 계약해본다!
반면 총수와 사단장들은 옹녀와 변강쇠가 무슨 유물인지조차 잘 모르는 기색이었다.
그건 당연했다.
‘고작해야 B급 따위가 아닌가.’
B급 이하로는 유물 취급도 않는 놈들이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저런 불경스러운 유물은 처음 보는 군.]
[천박하다, 당장 총수님 앞에서 꺼져라!]
애초에 저 두 놈은 유물들 사이에서도 아웃사이더라고 해야 할까, 왕따 같은 놈들이었다.
오죽했으면 같은 유물들도 두 놈을 기피했다.
그러나 주헌은 웃었다.
“언제까지 그렇게 지껄일 수 있나 보자.”
[?]
동시에 빛이 번쩍이면서 주헌의 몸에 유물 문자가 나타났다.
귀속성 유물의 계약 증거였다.
주헌과 계약한 두 유물들은 깜짝 놀랐다.
[$#**!]
오오! 나리! 엄청난 힘이 느껴져!
[#$*!)]
어마나, 세상에! 나리 그…!
도대체 뭐에 그렇게 놀라는 건지 모르겠지만, 주헌은 두 유물들을 발동시켰다.
[강력한 손재주가 발휘됩니다.]
[천부적인 손재주는 두 유물의 재능을 끌어올리기 충분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
아앙! 가버려!
[#*#$&*!]
헉헉, 가버리라고!
제갈공명 때보다도 더 괴상한 오라가 뿜어져 나왔다. 그러나 진채원과 총수는 그걸 보며 비웃었다.
[거참 별 같잖지도 않은 유물들이…….]
[뭘 하나 했더니 저런 괴상한 거에 넘어갈 리가….]
그런데 이때였다.
“윽.”
갑자기 진채원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이에 사단장들이 의아해했다.
[총수님?]
[무슨 일…….]
그리고 그녀의 표정을 보면서 주헌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초, 총수님?]
그녀의 숨소리가 조금 거칠어 진 것처럼 느껴지는 건 결코 착각이 아닐 것이다.
주헌은 그걸 보며 눈웃음을 지었다.
“오, 반응이 오셨어?”
“!”
“다행이네. 솔직히 통할지 안 통할지 긴가민가했는데.”
주헌이 진채원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는 바로 경기를 일으켰다.
“오지 마. 서주헌.”
그녀는 고압적으로 주헌을 쏘아보았다. 이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너무나도 잘 알았기 때문이다.
‘이게 뭔 등신 같은 상황인지!’
그녀는 뒷걸음을 치면서 이를 갈았다.
“오지 말라고 했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녀가 오라 공격을 날렸다. 그러자 동아줄이 눈을 부릅뜨고 날아왔다.
쾅! 쾅!
동아줄은 주헌에게 날아오는 일격을 모두 막아냈다.
그리고 떠오르는 메시지.
[숙주의 마음이 흔들려 총수가 제 힘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숙주의 마음이 흔들려 총수가 제 힘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그 메시지를 보며 주헌은 표표히 웃었다.
‘역시 빙의형 유물.’
빙의형 유물은 숙주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는 유물이었다. 제 아무리 총수 유물의 힘이 강력하더라도, 결국 그릇은 인간.
그러니까 숙주를 공략하면 된다.
“뛰고 날아봐야 너도 나도 다 똑같은 인간이라는 거지.”
“……큭!”
그리고 진채원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고 여긴 건지, 사단장들은 당황했다.
[초, 총수님?]
[잠깐, 총수님. 설마 저딴 저질 유물의 농락에….]
그 말에 진채원이 개소리 지껄이지 말라고 하려고 했다.
하지만.
[#$#*!)!]
하응, 하응! 총수님, 솔직해져! 솔직해지라고!
[#$#*!]
그래, 헉헉. 총수님도 즐거움을 모르진 않잖아!
이에 움찔하던 진채원이 이를 갈며 외쳤다.
“뭐하고 있나! 저 놈을 잡… 윽!”
그러나 사단장들은 기겁을 하고 말았다.
진채원은 결국 참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던 것이다.
그 모습에 사단장들이 입을 떡 벌렸다.
[총수님!]
확실했다.
반응하고 있는 것이었다!
저딴 괴상한 유물에!
아니나 다를까.
[#*$&*!]
초, 총수님! 왜 이러십니까! 악!
진채원은 결국 여신 유물을 덮치고 말았다.
부욱! 부욱!
그리고 졸지에 사람의 형태를 한 여신의 옷이 찢기고, 알몸이 되어 쓰러지고 말았다.
[#*$&*!]
흐, 흐윽. 총수님!
그리고 그걸 보며 두 유물은 즐거워했다.
[#$(*#(!)
하응, 느껴져. 총수의 솔직한 마음이!
[#(*$#*)
느껴진다고! 느껴진다고!
저것들이.
진채원. 아니, 총수는 눈을 부릅떴다.
‘이런 도움 안 되는 인간의 몸!’
하지만 총수의 굴욕은 그걸로 끝나지 않았다.
[#&$*!]
허, 허억! 총수님! 이러지 마십시오!
[$#*&!]
이, 이러시면 안 됩니다! 흐어억!
이번엔 진채원의 여성의 몸이 반응했다.
기어코 남신들도 똑같이 옷이 찢기자 주헌은 하하하 배를 잡고 웃음을 터트렸다.
“총수님 남자네, 상남자야.”
저놈이!
반면 주헌은 씨익 웃었다.
아무래도 인간에게 빙의되어 있다 보니 영향을 받은 것이리라.
주헌은 표표히 웃었다.
“천하의 우리 제갈공명이도 굴복한 유물들이라고. 네까짓 게 배길 수 있을 것 같아?”
심지어 7대 무덤에선 자신조차도 살짝 위험할 지경이었다.
‘내가 위험했는데, 다른 놈이 멀쩡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뭐, 사실 과거에서는 이 방법도 통하지도 않았겠지만.
왜?
진채원의 지독한 불감증 상태였으니까.
비단 성욕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도덕불감증, 안전불감증 등.
그녀는 그 무엇에서도 강한 자극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였다. 공포도 죄악감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보다 강한 자극을 느끼기 위해 범죄를 저질렀다.
타인의 감정을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그러니까 한마디로 사이코패스.
모두 총수 유물의 리스크였다.
물론, 그 덕분에 안정된 상태로 총수의 유물을 쓸 수 있었을 테지만.
주헌은 손가락을 까닥 거렸다.
“유물이 싫으면 내가 상대해줄까?”
“………!”
파르르 몸을 떨던 진채원이 이를 으드득 갈았다.
그러는 와중에 주헌이 한마디 했다고 순간적으로나마 그에게 안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다니.
수치스럽다.
‘그래봐야 유물의 농락인 것을.’
하지만 두 흉물의 위력은 엄청났다.
[#(#*&!)]
하응, 하응! 어서 솔직해져! 솔직해지라고!
‘젠장!’
“이딴 거에 넘어갈 것 같….”
그런데 그때였다.
[강력한 손재주가 발휘됩니다]
[치명적인 손재주가 발휘됩니다]
“………?!”
진채원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주헌의 손이 어느새 자신의 허리에 올라와 있었다.
이에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고 주헌을 쏘아보았다.
“서주헌!”
“굴복해. 내가 뿅 가게 해주지.”
“!”
그녀의 눈빛이 흔들렸다.
제법 잘 버티고 있지만, 몸은 본능적으로 주헌에게 향하고 있었다.
‘젠장, 넘어간다.’
아니, 어떻게 보면 오히려 잘 된 걸 수도 있었다. 틈을 만들어 탐식의 유물을 쓸 수도 있는 것이니까.
그리고 마음 한구석에서 주헌을 매력적인 남자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유물의 탓이리라.
결국 주헌과 숨결이 닿을 만큼 정말 가까워졌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그녀의 몸을 부드럽게 훑나 싶던 주헌의 손이 순간 거칠어졌다!
“아악!”
교성과는 거리가 먼 소리.
주헌에게 관절이 꺾인 그녀가 기어이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주헌이 재빨리 두 유물에게 외쳤다.
“지금이다!”
“?!”
그러자 두 흉물이 실로 기괴한 행동을 했다.
[#$*&!]
하응, 하응, 나리의 명령이야! 빨리 최선을 다해 가버려야 해! 가버려야 해!
[#$#&*!]
힘내야해, 하응, 하응! 가버려! 가버려!
두 기괴한 흉물의 두 번째 능력이 나타났다.
두 유물이 뿅 가버리면 정말로 어디론가 뿅 가게 되는 게이트가 열리는 것이다!
쿠구구궁!
곧 허공에서 빛나는 게이트가 열리자 엄청난 바람이 불었다.
금방이라도 빨려 들어갈 듯이 굉장한 풍압이었다.
‘저건!’
진채원은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주헌은 진채원의 멱살을 거칠게 잡았다. 총수라고 해봐야 지금은 인간의 몸에 빙의된 형태.
주헌에겐 번쩍 들리는 가벼운 여자였다.
그리고 주헌의 손길이 몸에 닿을 때 마다 움찔 거리던 진채원이 이를 갈았다.
“서주헌, 너!”
주헌은 진채원을 보며 비웃음을 흘렸다.
“뭘 기대한 거야?”
“!”
“내가 말했지? 무인도에 단 둘이 떨어져도 너랑은 절대로 안한다고.”
“!”
그 말에 진채원의 얼굴이 수치심에 일그러졌다.
이게 끝까지 정말!
“하려면 총수의 성별이나 바꾸고 와.”
뭐, 사실 진채원이라는 여자 자체가 싫을 뿐인 거지만.
“그럼 뿅, 잘 가시라고.”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주헌은 진채원을 짐짝처럼 던져버렸다.
어디론가 연결된 게이트 너머로!
사단장들은 놀랐다.
[총수님!]
[이놈이!]
그러나 그들 역시 비명을 지르며 게이트 너머로 날아가고 말았다.
철썩, 철썩, 철썩, 철썩!
동아줄이 놈들을 철썩 철썩 때리며 게이트 안으로 냅다 집어 던졌기 때문이다.
[$##*!]
너희도 가버려! 가버리란 말이야!
[으악!]
몇몇 놈들은 등짝이나 엉덩이를 후려 맞으며 게이트 너머로 빨려 들어갔다.
그뿐인가.
“너희도 가버려!”
주헌은 변강쇠와 옹녀 유물도 게이트 너머로 던져버리고 말았다.
[#*$&*!]
헉헉, 나리! 나리!
[#$*(!]
나리이이!
“후, 이걸로 당분간 스토킹 못하겠지.”
쓸모가 있으니 계약파기는 안 하지만, 놈들이 싫기는 정말 싫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총수가 게이트 너머로 사라지자, 무덤 자체가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무덤을 만든 장본인이 사라지자 무덤에 균열이 일어난 것이었다.
[총수가 만들어낸 임시무덤에 틈이 생겼습니다.]
[탈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총수가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무덤이 유지 된다는 건 대단한 일이었다. 그만큼 굉장히 강한 오라를 가졌다는 의미였으니까.
분명 보통 유물과는 상식이 다른 유물이겠지.
균열이 생긴 것만으로도 행운이었다.
하지만 주헌은 바로 나가지 않고 매끄럽게 웃었다.
왜?
지금부터가 볼 일이었기 때문이다.
“어디보자, 몇 마리나 남았나.”
주헌의 앞에는 총수 놈이 흘리고 간 귀한 특상품들이 가득 남아 있었다. 그리고 애초에 주헌은 총수 따위, 안중에도 두고 있지 않았다.
유물을 보면 알았다.
이놈이 지배력으로 통할 놈인지, 안 통할 놈인지.
총수는 다시 보니 확실했다.
자신이 어떻게 억누른다고 억누를 수 있는 놈이 아니었다.
그리고 불감증 리스크를 지녀 인간이 아닌 괴물이 되는 것도 싫고. 그러니 총수 유물 따위 필요 없고, 필요한 건 놈이 버리고 간(?) 놈들.
양치기 개를 몰아냈으니, 이제 양을 사냥할 시간이었다.
‘무덤에 보물이 남아 있는데 그냥 나갈 수도 없잖아?’
아니나 다를까.
“자, 그러면 방해꾼도 사라졌겠다. 비즈니스를 계속 하지.”
[!]
뒤에서는 동아줄이 언제든지 때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
“총수 쫓아서 니들도 뿅 가실래, 아니면 나한테 넘어올래.”
번득이는 눈빛이 너무나도 무서웠다.
========== 작품 후기 ==========
+ 추코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