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51 이 시대 최강유물? <6권마침> =========================================================================
〈 이 시대 최강유물? (4) 〉
[잠깐만요, 사단장님. 부하 몇 명이 사라진 것 같은데요?]
[뭐?]
팬들의 격렬한 시위 덕에 도굴꾼의 턴이 돌아왔다.
콰앙!
쾅! 쾅! 쾅!
여기저기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비명이 울려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건 사라졌다고 하는 사단장 부하들의 비명이었다.
[#$&*#*!]
이 빌어먹을 인간이! 컥!
[#$*$!]
이놈이! 커억!
부하들은 하나씩 하나씩 납치당하고 있었다.
그렇다.
그들은 주헌에게 납치를 당하고 있는 것이었다. 정확히는 주헌을 구하러 온 유물들에게!
[#$*&*#!]
넘겨, 어서 서주헌에게 넘기라고! 사단장 몰래 빼돌려!
[#$*#&*!]
놈들을 납치해오면 후속작 써준댔어!
[#$*!]
오오오오!
이유는 간단했다.
‘S급 이상이면 자폭했을 때 위력도 상당할 거다.’
놈들이라면 총수가 만든 무덤에 분명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었다!
즉, 주헌의 계략이었다.
놈들을 파괴해서 총수에게 영향을 끼칠 생각이었다. 무덤을 파괴했을 때, 그 영향은 무덤을 만든 장본인에게 고스란히 가기도 하니까.
그게 아니더라도 운이 좋아 무덤에 구멍이라도 뚫리면 되는 것이었다.
어차피 총수와 전면전을 해서 승산이 없다는 건 이 도둑이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러니.
‘내 유물만 아니면 얼마든지 폭탄으로 써주지.’
그뿐인가?
“말해라. 총수냐, 나냐.”
주헌은 유물에게 양자택일을 권하고(?) 있었다.
유물들은 황당했다.
[뭐, 뭐라고 이놈아?]
“3초 준다. 하나, 둘,”
[총수님을 배신할 것 같으냐! 건방진 인간!]
콰아앙!
“자, 다음!”
대충 이런 식이었다.
납치되어 온 유물들은 인정사정도 없는 주헌을 보며 입을 떡 벌렸다.
‘이, 인간 중에 유물을 이렇게 개똥으로 아는 놈이 있다니!’
돈맛을 아는 인간 중에 일억 달러 수표를 찢을 수 있는 놈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정작 주헌은 드물게 신이 나 있었다.
유물을 파괴하는 건 둘째치더라도, 이렇게 좋은 유물들이 우르르 있다니!
‘자, 이놈들 다음엔 사단장 급이다!’
주헌은 아파서 동아줄에게 실려 가는 주제에 큭큭큭 웃고 있었다.
심지어 얼굴과 입술에 핏기가 하나도 없어 시체처럼 보일 지경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린이나 설아가 지금 제 모습을 보면 울고불고 기절을 할지도 모르지만, 뭐 어떤가.
‘S급 유물이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이게 웬 떡이야!
뭐? 총수의 군단?
유물들에게는 공포의 대상, 인간들에게도 위압적인 유물일 테지만, 주헌의 눈에는 그래봐야 먹잇감들이었다.
심지어 유물 보는 눈이 굉장히 높은 주헌에게도 저놈들은 정말 침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특상품!
지금 1++짜리, 아니 그 구하기 힘든 산삼들이 우글우글한데 흥이 안 날 심마니가 있겠는가!
뭐, 쉽게 사냥하지는 못하는 맹수들이라는 게 흠이지만.
그럴 때 네로의 외침이 들려왔다.
[자! 막아라! 막아! 저 거미 놈과 시커먼 놈들을 보내주지 마라! 적당히 만만한 놈들 납치도 하고! 하하하!]
그 주인에 그 부하라고, 네로도 신이 나 있었다.
본인이 알렉산더나 칭기즈칸 같은 정복왕도 아닌 주제에 사령관이 된 느낌을 한껏 즐기고 있는 모양이었다.
저러다가 총수한테 죽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게다가 황금궁전 외에도 7대 무덤의 〈나태〉속성을 가진 네로가 아닌가.
그가 나태의 능력을 쓰자 급이 낮은 유물들은 전투력이 반감되기 시작했다.
[#$*$*]
으어어, 일하기 싫어….
[#*$*]
그냥 발 닦고 잠이나 잘래….
물론 그 꼴을 가만히 보고 있을 사단장들도 아니었지만.
[기껏해야 인간 출신 주제에 건방지긴.]
아누비스 같은 신급 유물들은 같잖다는 듯 미간을 좁혔다.
[역시 인간 출신은 반란의 조짐이 있다. 7대 무덤의 자격을 주면 안 되는 거였어.]
[도대체 아누비스 놈은 어디에 간 거야?]
[놈이 있으면 저것들을 가볍게 쓸 수 있는데.]
[어쨌든 저 반란자들을 모두 처형하라!]
동시에 무덤 안에 벼락이 내리치거나 맹렬한 오라가 작렬했다.
그러나 네로는 미치광이처럼 웃었다.
[너희는 이미 내 황금의 영역 안에 있다! 도무스 아우레아!]
우르르릉, 쾅!
곧 황금궁전이 소환되면서 무덤 내부는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임시 황금의 무대가 생겨났습니다.]
[〈서주헌을 칭찬하라〉룰이 발동됩니다]
일종의 공간장악 능력인 도무스 아우레아(황금궁전). 그 힘이 총수와 그 군단을 가두었다.
그리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꽃가루들과 금 덩어리들.
총수와 사단장의 군단을 황금 궁전에 가둬버린 네로는 신이 났다.
[자 어서 짐을 칭송하라! 보너스로 서주헌도 칭송해! 그 전엔 못 나간다!]
[저 미친놈이!]
[닥쳐라! 천한 것들! 이 예술도 모르는 파괴자 놈들! 짐은 원래부터 네놈들이 싫었다!]
신급 유물들은 진짜 저 유물이 미쳤나 싶었다.
그럴 때였다.
[총수 님?]
“역시 인간 출신은 답이 없어.”
쯧, 혀를 찬 진채원. 아니, 총수가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뒤이어 살벌한 오라가 네로의 황금 궁전에 작렬했다!
***
한편, 부지런히 주헌을 나르던 동아줄이 멈췄다.
동아줄이 멈춘 곳은 주헌의 유물이 옹기종기 숨어 있는 곳이었다.
놈들은 주헌을 보고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
이 인간, 살아있어? 살아있어?
[#$*#)]
어떻게 총수를 맞대고 살아있을 수 있지?
하지만 주헌이 찾는 건 딱 하나였다.
그리고.
‘찾았다, 요놈.’
주헌의 눈빛이 희번덕거렸다.
[#$*#&*!]
저리 가! 저리 가라고!
바로 불로초다.
불로초는 화분에서 빠져나와 화분 뒤에서 달달 떨고 있었다.
주헌은 놈을 보자마자 콱 머리채를 쥐듯 움켜쥐었다.
콰직!
불로초는 빼액 빼액 울면서 발버둥을 쳤다.
[$&*!]
이거 놔! 이거 놓으란 말이야!
원래부터 겁이 많은 녀석인지라 그런지, 총수의 등장으로 꽤나 스트레스를 받은 모양이었다.
그 증거로 머리카락이 빠지듯, 모든 이파리가 떨어져 있었다.
나뭇가지에는 당연히 열매하나 남아 있지 않았고, 화분 안에도 남아 있는 게 없었다.
그걸 보고 주헌은 눈살을 찌푸렸다.
‘칫. 열매가 없으면 독기를 해독 못하는데.’
주헌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틀림없이 이 근방에 열매 하나라도 떨어져 있을 것이었다.
‘어디에 있냐. 어디냐.’
주헌은 고통스럽게 피를 토하면서 주변을 살폈다.
그런데 바로 그럴 때였다.
[#$&$#*!]
여깄어! 여깄어!
동아줄이 웬 빨간 보자기를 끌고 나왔다. 놀랍게도 보자기 안에는 불로초 열매가 한가득 담겨 있었다.
왜 이런 게 보자기에 담겨 있나 싶었지만, 주헌은 눈썹을 꿈틀 거렸다.
확실했다.
주헌이 다가오는 걸 깨닫고 도주한 모양이지만…….
“이 지렁이 놈.”
그새 이걸 주워서 팔려고 했나.
평소 불로초 열매는 죽어도 못 따게 하니까.
뭐 아무래야 좋았다.
주헌은 산수유 열매처럼 생긴 빨간 열매를 입에 한가득 넣고 씹었다.
꽤나 떫은맛이 났지만 상관없었다.
[몸이 치유됩니다]
[안에 있는 독기가 중화되기 시작합니다]
주헌의 얼굴에 고통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 살 것 같다.’
물론 어지간히도 강력한 독기인 모양이었다.
[침식 정도가 매우 심해 완벽히 치료되려면 6달 정도가 소요됩니다.]
내성 스킬을 가지고도 이 정도라면.
물론 보통의 인간이라면 즉사했을지도 모른다고 했을 정도니,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됐다.’
지속적으로 불로초를 먹으면 중화시간은 단축될 것이고, 지금도 고통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유물들이 이렇게 움직일 줄은 몰랐군.’
주헌은 자신의 팬이라며 몰려왔던 유물들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도대체 어떻게 알고 온 거지?”
그 말에 대답해주기라도 하듯, 동아줄이 말했다.
[#**!]
주인님의 D급 유물이 위험하다고 소문을 냈어! 소문을 냈어!
동아줄은 열심히 떠들어댔다.
[#$**!]
그래서 네로가 화나서 유물들을 모았어!
하지만 그러면 뭘 하나.
여전히 동아줄의 말은 알아들어먹을 수가 없는 걸.
아무래도 A급 쯤 되어야 했을 놈이 비정상적으로 월반(?)을 해서 그런 걸까.
‘뭐, 그래도 목소리는 외계인에서 좀 여자애가 된 것 같긴 하다만.’
그리고 약간씩 말이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주헌은 슬쩍 동아줄의 모습을 살폈다.
길고 가는 형태는 기존과 흡사하다. 단지 기존의 은색이 하얀 백금색이 되었다고 해야 하나.
단지.
[하늘의 힘을 조금 깨닫게 된 하늘의 동아줄 (S급 ? 영웅전설급/귀속성]
- 신들을 묶을 만큼 강한 구속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질긴 육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 찰진 때리기 스킬을 얻었습니다.
굉장히 신기한 부분이 있었다.
솔직히 평범한 동아줄이 진화 해봤자 얼마나 강해지겠냐고 생각하던 주헌이었다.
그런데 이번은 좀 다르다.
신과 세상의 종말을 전제로 한 북유럽 신화. 분명 그 북유럽 신화에 〈글레이프니르〉 같은 놈이 있었다.
신들의 멸망, 라그나로크 때 오딘을 잡아먹는 펜릴이라는 늑대를 묶어둔 밧줄.
여자의 수염 등,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모순적인 것들로 만들어졌다는 전설 속의 밧줄이다.
대충 신급을 구속하는 능력이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해님과 달님 속 동아줄이 왜 그런 놈과 비슷한 스킬을 가지게 된 것일까. 그래봐야 하늘이 내려줬을 뿐, 굉장히 평범한 동아줄일 텐데.
‘설마 오누이에게 내려온 동아줄이 사실은 전설 속 밧줄이었다거나……’
아니, 솔직히 그럴 리는 없겠지.
그랬다면 애초에 C급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된 걸까.
‘예상가는 곳은 하나 있긴 하지만…….’
그러고 보니 유물 중에 누가 그러지 않았나.
[신의 일격을 막은 놈이 또 나타났다!]
[하지만 그놈은 반란죄로 이제 세상에 없잖아!]
라고.
주헌은 미간을 좁혔다.
어쩌면 그때 반란죄로 사라진 유물이 글레이프니르 같은 놈이고, 그놈의 기술을 동아줄이 조금이나마 익힌 거라면?
그래서 그보다 더 뛰어난 유물로 성장할 수 있다면?
‘흠, 역시 까마귀 짓인가.’
아무튼 상관없었다.
제 유물들이 성장한다는데 나쁠 게 뭐가 있겠는가.
그런데 그럴 때였다.
콰아아앙!
큰 폭발 소리와 함께 유물들의 끔찍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
자신의 무덤파괴 스킬은 아니었다.
총수였다.
그리고 비명을 지른 쪽은 자신의 팬이라며 총수에게 달려들었던 수많은 유물들.
그중에 폭격을 맞은 이들이었다.
[#**#!]
끄아앙, 나 먼저 간다!
[#$*&*!]
후속작은 무덤 앞에 놓아줘!
[#$*#&!]
크리스마스에 눈이 오는 건 보고 죽고 싶었어!
유물들은 전부 사정없이 파괴되었다. 특히 폭격을 제대로 맞은 유물은 말 그대로 영혼까지 박살이 나버렸다.
쾅쾅쾅!
하지만 유물들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총수가 무서웠으면 처음부터 이렇게 들고 나서지도 않았겠지!
[#$**]
유물문화재로 지정한 건 너희들이 아니냐!
[##*!]
그런데 죽이겠다는 건 뭐냐! 뭐냐!
[#*&*!]
이건 횡포다! 횡포다! 우리에게 즐길 권리를 줘라!
[#*$&*!]
그래! 지난번에도 블랙리스트로 애먼 유물들을 죽이지 않았나! 각성하라! 각성하라!
그러나, 그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총수와 그 부하 유물들은 어지간히도 화가 난 기색이었다.
“아무래도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던 모양이구나.”
[아누비스 놈을 소환해서 추궁해볼까요?]
주헌은 그걸 보고 쯧 혀를 찼다.
그렇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했다.
‘총수 유물은 역시 급이 다르긴 해.’
전생에서 진채원이랑 붙을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너무 강했다.
그리고 주헌은 상황 파악을 못하는 얼간이가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회복된 주헌은 한숨을 쉬면서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내가 진짜 이 짓까지는 하기 싫었는데.”
할 수 없지.
“계약해주마. 대신 일해라.”
그렇게 말하며 주헌이 부른 것은 바로 두 개의 흉물이었다.
그는 진채원을 보며 말했다.
“그리고 후회해라, 총수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네놈이 인간의 몸에 빙의 된 걸.”
========== 작품 후기 ==========
+ 추코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