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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굴왕-126화 (126/409)

00126 슬근슬근 톱질하세   =========================================================================

< 슬근슬근 톱질하세 >

뭐라고?

부의 능력을 쓰면 무조건 행운의 박?

유재하는 탄식했다.

그렇다.

지금 이 사람은 이제 복권을 긁자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100% 당첨 확률의 복권을!

그 미소가 어찌나 사악했는지 유재하가 혀를 찼다.

“그거 사기 아닙니까? 카지노 룰렛의 확률을 임의로 올려놓는 것 같은…….”

“뭐래? 결과만 좋으면 되는 거지.”

아이고, 이 단장님!

“진짜 그러다가 천벌 받아요!”

하지만 그런 부하의 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주헌은 아이린의 손을 꼭 잡았다.

“우리 어디 박을 까 보죠. 당신의 능력을 시험해볼 좋은 기회입니다.”

말은 그렇게 지껄이고 있지만 주헌의 눈은 다른 의미로 반짝이고 있었다.

‘100% 당첨이다. 100% 당첨.’

그러나 그 시커먼 속내를 알 리가 없는 아이린은 주헌이 손을 잡자 가슴이 콩닥거려 죽으려고 했다.

심지어 밤의 일이 떠올랐는지 얼굴이 더욱 새빨갛게 물들어서는 정말 어쩔 줄 몰랐다.

‘안 돼, 안 돼.’

아이린은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박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그 순간!

쿠웅!

엄청난 돌풍이 일어나면서 아이린의 손을 타고 능력이 발동 되었다! 평범한 초록빛 박이 황금빛으로 변해가기 시작한 것이다!

콰직, 콰지직!

그 심상치 않은 모습에 주헌은 웃었다.

‘좋아, 세 개중 일단 첫 번째 박!’

곧 이어 박이 완전히 까졌다!

척 보기에도 엄청난 부를 쏟아 내줄 것 같은 빛!

아니나 다를까.

후두두둑!

펑!

첫 번째 박 안에서 팝콘 튀기듯 무수한 박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뒤이어 쏟아지는 메시지는 주헌을 미치게 했다.

[부의 유물의 힘으로 박이 증식 되었습니다!]

[더블, 더블, 더블 또 더블입니다!]

[더블에 이어 트리플!]

주헌은 수백 개로 증식되는 박들의 모습에 크으, 미소를 지었다.

역시 부의 유물!

그걸로 3개의 박 중 하나를 깠더니 이런 특수 효과가! 그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는지 일행들도 까무러쳤다.

“대박. 증식했어! 저것들 다 까면 다 100% 당첨 인거야?”

“와 미친, 개사기!”

주헌은 정말 좋아했다. 아직 아이린의 부의 능력이 레벨이 낮을 텐데도 이 정도라니!

‘최고다! 내 여자 최고다!’

그랬기 때문인지, 주헌은 증식된 박 중 하나를 자신 있게 집어 들었다.

“자! 우선은 이거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헌은 지배력을 실어 작은 박을 깠다.

그리고 나온 건!

[초대박이 뽑혔습니다!]

[대천사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무척이나 성스러운 기운입니다!]

그 증거로 새하얀 날개를 가진 성스러운 천사들이 우르르 나타났다.

성별은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다양했다.

주헌은 그들의 모습에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역시 예상대로야!’

대박이었다.

박은 등급에 따라 나오는 놈들이 달랐다.

특히 주헌은 성서의 천사가 나오면 아주 귀한 선물을 준다는 이야기를 전생에 들은 적이 있었다!

이를테면 상위유물이나 특별한 능력 같은 것을!

실제로 천사들은 좋은 유물들을 가득 가지고 있었다.

주헌은 웃으며 외쳤다.

“자! 나왔으면 빨리 내놔라.”

그러나 그때였다.

[줄 것 같으냐!]

“뭐?”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천사들은 눈을 부릅뜨고 주헌을 쏘아보았다.

[이딴 사기가 먹힐 것 같았나!]

[감히 이런 알량한 짓을!]

이것들이.

아니나 다를까, 박 안에서 낯익은 얼굴들이 더 튀어 나왔다.

[이 고얀 놈!]

[이 욕심 많은 놈이!]

그건 바로 놀부에게 등장했던 도깨비!

곧 메시지가 떠올랐다.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박을 깠습니다.]

[흉이 나왔습니다.]

[벌을 받습니다.]

[응징을 받습니다.]

곧 그들이 외쳤다.

[죽어라 이 사기꾼!]

천사들이며 도깨비들이며 무기를 꺼냈다. 그 모습에 유재하와 룸메이트가 발을 동동 굴렀다.

“이럴 줄 알았어! 사기 치다 걸릴 줄 알았어!”

“야, 우리도 방관 죄로 죽겠다! 빨리 도망가야…!”

“다, 단장님! 탈출 유물 씁니다!”

그렇게 유재하가 탈출 유물을 사용하려고 하는 때였다.

“됐어. 뭘 써.”

“네? 네?”

“탈출 유물 치우라고.”

“네? 저거 흉이잖아요! 흉!”

“흉 아니다.”

뭐, 뭐라고?

주헌은 살벌하게 웃으며 손을 풀었다.

우두둑, 뚝!

“저것들이 가진 거 빼앗으면 그게 대박이지 뭐!”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헌을 응징하려는 유물들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콰아앙!

[#**#&*!]

으아아악!

[#$#*#&*!]

아이고오!

낮은 랭크들은 함무라비 법전으로, 높은 랭크들은 파산의 유물로.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벌을 내리려는 유물들을 응징했다.

[천사 유물들이 골골거립니다.]

[도깨비도 미쳐 환장합니다.]

[처음 보는 신비한 유물을 획득했습니다]

[천사가 SS급 유물을 뱉었습니다!]

[도깨비가 S급 유물을 놓고 도망갑니다!]

진작 이렇게 내놓을 것이지.

흡족해진 주헌이 사납게 외쳤다.

“자 다음!”

“네?”

“다음 거 까라고!”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또 박이 까졌다.

그리고.

[네 이놈! 이런 정당하지 못한 방법이…….]

콰아아앙!

[B급 유물을 얻었습니다.]

[A급 유물을 얻었습니다.]

“다음!”

#$**&$

[이런 꼼수는 통하지 않….]

콰과과광!

“다으음!”

콰과과왕!

콰가광!!

그렇게 당첨 100%(?) 박 까기는 밤새도록 계속됐다.

***

[대박 유물을 얻었습니다.]

[대박 유물을 얻었습니다.]

[대박 유물을 얻었습니다.]

[대박 유물을 얻었습니다.]

“후, 좋아. 만족할 만한 뽑기였다.”

흡족해하는 주헌을 보면서 유재하와 룸메이트는 할 말을 잃었다.

‘세상에, 팝콘 튀기듯 쏟아진 유물이 S급이라고?’

그러나 주헌은 대박 당첨유물을 끌어안으며 아주 만족스러워했다. 나온 전리품(?)들은 아주 기가 막히게 좋은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이걸 팔면 다 얼마야.”

주헌은 큭큭큭 웃었다.

그런데 그럴 때였다.

주헌은 전리품을 검사하다가 처음 보는 유물을 발견했다.

“어?”

[오딘의 까마귀 무닌(기억)의 눈물(?급 / 소모성 유물)]

- 사용횟수: 10/10

또다시 나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물이.

주헌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 유물을 만지작거렸다. 얼핏 보기엔 렌즈를 썼을 때 쓰는 인공눈물 같이 생겼다.

‘틀림없군. 그 까마귀 놈이야.’

이렇게 등급을 알 수 없는 유물은 대개 까마귀가 보낸 선물이었다.

‘또 뭔 속셈인지.’

그래도 나쁠 건 없을 것이다.

까마귀 놈이 스토커에 상당히 건방지긴 해도 늘 자신에게 해가 되는 걸 준 적은 없었으니까.

“어쨌든 까마귀가 준 박은 두 개 더 남았다. 그건 아이린의 부의 능력이 강해지면 나중에 또…….”

그런데 그 때였다.

뉴스에서 다급하게 속보가 나왔다.

[방금 들어온 뉴스입니다! 시리아에 있는 7대 무덤이 방금 클리어 되었다는 속보입니다!]

엥?

순간 그들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번에 클리어 된 무덤은 <질투>의 무덤으로, 판도라는 세 번째 7대 무덤으로 밝힌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무덤을 클리어 한 사람은….]

그 뉴스에 아이린이 귀를 쫑긋 세웠다.

“7대 무덤을 클리어 했다고?!”

“도대체 누가!”

특히 유재하는 눈에 불을 켜고 뉴스를 보았다.

이렇게 악랄하고 유물에 미친 단장님이 차지하지 않으면 누가 차지하겠냐는 생각 때문이었다.

아이린과 유재하가 TV에 집중할 때였다.

[아, 저기 나옵니다.]

[저분이 이번 7대 무덤을 클리어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린과 유재하는 동시에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전혀 예상 밖의 인물이었던 것이다!

“에드 영감?!”

“에드워드 씨가 어떻게!”

충격적이었다.

무덤에 들어가는 건 무섭다고 낑낑 거리더니 무려 그 7대 무덤 중 하나를?

심지어 주헌에게는 말도 하지 않고?

그리고 뉴스에서는 새로운 발굴자의 등장에 흥분하고 있었다.

[판도라에서는 에드워드 씨가 대단한 인재라고 말하며, 이번 일에 대해 대대적으로 홍보를….]

[이렇게 영향력이 있는 유물 사용자가 또 나타났다고….]

반면 유재하는 상당한 충격인 모양이었다.

“에, 에드 영감이 무덤에…”

아무래도 자신이랑 똑같이 무덤에 못 들어가는 겁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7대 무덤을….

그럴 때 에드워드가 카메라를 보며 인터뷰에 응했다.

[흠흠, 이제 말해도 됩니까?]

[아, 네]

[아아, 단장님. 이거 보고 계십니까? 저 잘했으니까 이번에 얻으셨다는 여우랑 바꾸시죠? 보너스도 함께요!]

[…… 네?]

곧 유재하와 아이린은 할 말을 잃었다.

뭐? 여우? 보너스?

물론 가관이라며 하하 웃는 건 주헌 하나였다. 하기야 저 노친네, 달기 유물을 얻었다는 말에 굉장히 부러워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주헌은 전혀 양도할 생각이 없었다.

왜?

구미호는 묵으면 묵을수록 하늘과 통해 천호가 된다고 하던가. 쉽게 말해 신급이 되는 유물이란 의미였다.

그런데 그런 놈을 왜 줘?

하물며 구미호는 무덤을 파서 시체를 파먹는 여우.

‘분명 아누비스가 그랬었지.’

총수의 뒤통수를 치고 달아난 도둑고양이라고. 그러니까 달기는 어쩌면 유물들이 만든 무덤을 파서 뭔가를 가져간 게 아닐까?

‘그걸 놓칠 순 없지.’

그럴 때 유재하는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 그래도 에드 영감이 7대 무덤 유물을 가져갔다니….”

그런데 그럴 때였다.

[잠시만요! 사람이 바뀌었어요!]

갑자기 다른 기자가 에드워드의 인터뷰에 끼어들었다.

[7대 무덤을 클리어한 사람은 이 사람이 아니에요!]

[네? 그럼 이 분은…]

[누구에요? 이 사람은!]

[뭐죠? 당신?]

[엥? 내 사랑스러운 동전 유물 수집품에 대한 인터뷰 아니었나?]

[에이씨, 저리로 가자!]

[젠장!]

그걸 보며 유재하는 헛웃음을 흘렸다.

“하하 그럼 그렇지. 단장님 저 영감한테 동전 유물 사고 있었죠?  D급짜리.”

“어 맞아.”

“소피공주한테서도 그 D급짜리 하나 보고 낙찰 했다면서요. 다른 데선 그걸로 또 몇 억을 쓰고……도대체 그걸 왜 모으나 몰라."

“왜? 예쁘잖아.”

“……….”

아이고, 세상에 제일 상대하면 안되는 게 콜렉터라더니. 유재하는 기가 막힌다는 듯 주헌을 보았다.

그런데 이 때 유재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 잠깐. 그럼 7대 무덤을 클리어 한 건 누구지?”

그 말에 답하기라도 하듯, 그들의 앞에 나타난 사람은 더 충격적이었다.

[이번 7대 무덤을 발굴한 건 장 리처드 씨입니다.]

[이번에 최고의 발굴단을 꾸린 장 리처드 씨는 압도적인 유물 능력으로 이번 무덤을….]

[판도라에서는 장 리처드 씨를 <복원>의 소질을 가진 자라며, 무덤을 장악할 새로운 별로 꼽고 있습니다.]

[또 이번 비리 사건과 연루되었던 의원이지만, 판도라 측은 이번 발굴은 그의 개인적인 행동이라며 호의적으로….

[이로서 세계에 영향력 있는 발굴자는 서주헌을 포함해 총 20명으로….]

물론 그 뉴스에 유재하는 미치고 팔짝 뛰었다.

“장 리처드?!”

“저 노친네라고?! 권 회장의 멍멍이가 왜!”

특히 유재하는 에드워드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왜 하필……!”

유재하가 이를 갈았다.

아이린은 유재하만큼 알기 쉬웠다.

[파산의 힘이 반응합니다.]

[파산의 힘이 반응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였다.

“뭐, 가져가든가 말든가?”

“네?”

정작 주헌은 유물을 빼앗겼다는 데도 아주 태연했다.

“그렇게 이를 갈 일도 아니잖아? 까짓것 저거 그냥 가지라고 해.”

그 말에 유재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유물성애자가 어쩐 일이래? 심지어 상대가 권 회장 쪽 사람인데?

그리고 장 리처드에서 한이 많을 수밖에 없는 유재하가 외쳤다.

“단장님! 저거 7대 무덤의 유물이잖아요…!”

그러자 주헌은 비웃으며 말했다.

============================ 작품 후기 ============================

키랏 ★

+ 추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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