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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굴왕-118화 (118/409)

00118 지상최대의 색정유물 ?  =========================================================================

< 지상최대의 색정유물? (6) >

유재하는 입구에 쓰인 문자에 정말 황당해할 수밖에 없었다.

“와, 진짜 골 때리네 이거.”

아니 나름 인간들의 편의를 봐준답시고, 국적에 맞게 문구를 써준 건 고맙다 이거였다.

남자로 한정 짓는 것도 아마 여성형 유물이니까 그렇다 칠 수 이거였다.

그런데 뭐?

순결?

다른 때라면 몰라도, 지금 자신들이 있는 곳은 색욕의 무덤이었다.

무려 있던 정조도 다 빼앗길 것 같은 위험한 무덤!

그런 무덤에서 이딴 거지 같은 조건이…….

“와씨, 이럴 거면 아예 무덤을 만들지 말든가.”

주헌의 말로는 유물이란 놈들이 간사하고 못되 처먹었다더니, 진짜로 그런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때였다.

“기, 길달!”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은 이설아였다. 그녀는 구석에서 기절해 있는 붉은 여자 도깨비를 보고 까무러쳤다.

“길달!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 말을 하며 이설아는 유재하를 쏘아보았다.

“너 무슨 짓 했어!”

곧 이설아가 이를 세우자 곧바로 그녀의 목에 칼이 드리워졌다.

“어허. 착하게 있겠다고 했지?”

“윽!”

이설아는 주헌을 쏘아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저놈이 길달을 쓰러트렸지?’

주헌이라면 또 몰라도, 저 입 터는 재주밖에 없어 보이는 깝죽이 놈이?

하지만 유재하는 의기양양했다.

왜?

‘역시 우리 단장님은 최고라니까.’

사실 별짓도 안 했다.

단지 단장님이 유물 목걸이를 하나를 잠시 하사하셨을 뿐.

아니나 다를까, 유재하는 이죽거리며 목걸이 하나를 흔들어 보였다.

“알았냐? 이거 앞에서는 네 잘난 도깨비도 이빨 없는 새끼 강아지라고. 아! 아니다. 미안해! 새끼 강아지도 이빨은 있구나! 하하하!”

저걸 확.

유재하의 얄미운 깐죽거림에 이설아의 주먹이 떨렸다.

저건 분명 지난번에도 주헌에게 당한 적이 있는 그 목걸이였다.

주헌이 홀튼 가의 전용기에서 슬쩍해온 거지만, 그걸 알 턱이 없는 이설아는 으득 이를 갈았다.

‘도대체 저 목걸이가 뭐길래.’

이래서는 이 녀석들에게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럴 때였다.

“됐고, 유재하. 너 왜 아직도 여기에 있냐? 설마 농땡이 피웠냐?”

그 말에 방금 전까지 깐죽거리던 유재하는 기겁해서 척추부터 바로 세웠다.

“노, 농땡이라니요! 절대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저기 입구의 조건이 거지 같아서!”

그러자 주헌은 헛웃음을 흘렸다.

“왜? 설마 마법이라도 쓸 수 있어야 문이 열린다냐?”

“네! 바로 그거에요. 동정이어야지만……어? 그런데 어떻게 아셨어요?”

“뻔하지.”

어디 한두 번 무덤에 들락날락거렸나.

대놓고 색욕을 즐기게 하는 이 무덤의 형태만 봐도 금방 유추할 수 있는 일이었다.

유물은 인간이 부들부들 떠는 것에 쾌감을 느끼는 족속.

‘보나 마나 조건도 거지 같은 게 틀림없지.’

그러자 유재하는 입구 문을 찰싹찰싹 치면서 말했다.

“이거 어쩌죠? 다른 사람이라도 찾아올까요?”

“오, 너 대마법사는 아니었나 보네?”

그 말에 유재하는 정말 억울해했다.

“와 진짜 너무하신다. 저도 여자 친구 있었거든요! 신입생 때 딱 한 번이지만…….”

아무래도 대마법사는 아니지만, 중견 마법사는 되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침울해지는 그였지만, 아무래야 좋은 듯했다.

지금은 저 엿 같은 무덤의 입구를 여느냐 마느냐가 더 중요했으니만큼.

그래서일까.

유재하는 어째서인지 입구와 주헌을 번갈아 보는 것이었다.

“……저, 단장님. 얼핏 농부 놈들에게 듣긴 했는데요.”

주헌은 미간을 찌푸렸다.

“닥쳐. 모솔 아니다.”

“아! 역시 그렇죠? 하기야 단장님이 그 얼굴로 얼마나 놀았겠어요.”

“그래, 그러니까 이딴 문은 그냥 파괴하고 들어가면 그만…….”

그런데 그때였다.

주헌이 문에 손을 얹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쿠웅!

[조건을 완벽히 만족했습니다.]

[너무나 순결합니다.]

[문이 열립니다.]

갑자기 문을 말을 하는 듯하더니, 땅이 뒤흔들렸다.

“?!”

갑자기 일어난 일에 주헌과 유재하, 이설아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기어이 열리고 말았다.

그렇게나 굳게 닫혀 있던 문이! 심지어 정말 어서 오라는 듯 기개가 넘치게!

아니나 다를까, 할 말을 잃은 주헌에게 유재하가 입을 떡 벌리며 물었다.

“……저, 저기 단장님…….”

“닥쳐. 무덤 파괴 기술이야.”

“아, 아니 그런 것치곤 문이 멀쩡한데…….”

“무덤 파괴 기술이랬지.”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순결한 남성입니다.]

“……순결하시다잖아요.”

저 개놈이.

주헌은 문짝을 쏘아보면서 벌떡 일어섰다.

생각해보니 잊고 있었다.

여기가 15년 전이라는 것을!

그리고 자신의 첫경험이 지금으로부터 몇 년 후라는 사실도!

‘이런 젠장.’

문이 열린 건 좋지만, 도대체 이 시절의 자신은 뭐 하고 살았던 놈이야?

동시에 건수를 잡은 유재하의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세상에 동네 사람들! 들어보세요! 아니 글쎄 우리 단장님이 저 얼굴로 고ㅈ…….”

물론 그 외침과 함께 뼈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도 함께 울려 퍼졌지만.

아니나 다를까.

“거기서 한마디만 더 지껄여봐라, 진짜 맞는다.”

“커, 커헉. 이, 이미 맞았는데……!”

“그리고 니 업무량도 늘린다."

“헉.”

“월급도, 보너스도, 퇴근도 없다.”

“아이고! 단장, 아니 주인님!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저 아무런 말도 안 했어요! 진짜로요!”

늦었다, 이 자식아.

어쨌거나 이 무덤에 대해서는 큰 감정이 없던 주헌이었다.

그냥 무덤의 유물을 갈취해 나가면 그만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생각이 바뀌었다.

‘이 자식, 감히 인간을 농락하려고 들다니.’

물론 주헌이 우연히 걸린 거지, 무덤은 딱히 그를 우롱할 의지가 없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쾅!

“나와라, 유물!”

주헌은 무덤을 발로 차기까지 하며 무덤의 주인을 찾았다.

주헌은 서슴없이 동굴 안에 침입했다.

그리고 안에 펼쳐진 죽지 육림. 넓은 연못엔 향긋한 술로 가득했고, 곳곳에 황금 보화가 넘쳐흘렀다.

동굴은 어두웠지만, 작은 불들이 동동 떠다녀 시야 확보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럴 때였다.

[어머, 진짜 문을 열 수 있는 인간이 있었어?]

여자였다.

넓은 동굴 안에는 젊은 여자가 돌 위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여자를 본 유재하가 입을 떡 벌렸다.

“미, 미친.”

정말 홀려버린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앳되어 보이지만 색기가 줄줄 흐르는 굉장한 미인이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 주헌은 유재하와는 좀 다른 의미로 놀라고 있었다.

‘확실히 클레오파트라는 아니다.’

머리를 길게 늘어트린 여자는 이집트 복식과는 관련 없는 옷을 입고 있었다.

바로 중국 관련 옷이다. 그러나 주헌은 단번에 유물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달기.’

절세 미모로 주왕을 꾀어냈다고 전해지는 희대의 악녀 달기.

그리고 잔인한 형벌을 즐기며 음란하기 짝이 없다는 중국 신화의 요녀.

‘하지만 달기 유물은 7대 무덤에서 나온 유물이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네로 때는 내용물이 그대로였을지언정, 색욕의 무덤은 미래가 바뀌며 내용물이 바뀐 케이스 같았다.

‘아무래야 좋다.’

달기 유물은 상당히 위협적이고 쓸모가 많은 유물이었다.

그러나 능력값은 한다는 건지, 경고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주의. 색욕 유물이 유혹능력을 사용합니다.]

[주의. 기가 빨려 목숨이 위험해집니다.]

[하지만 색욕능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인간은 드뭅니다.]

아니나 다를까, 달기는 슬쩍 옷깃을 내리는 둥, 야릇한 몸짓을 했다.

그러자 눈이 돌아간 유재하가 크게 외쳤다.

“와 미친, 여기서 안 넘어가면 남자도 아니다!”

결국 그가 티셔츠까지 벗으려는 그 순간.

뻐억!

주헌은 유재하의 뒤통수를 후려쳐 쓰러트리고 말았다.

“커, 커헉.”

유재하를 쓰러트린 주헌은 이를 갈았다.

“상대와 장소는 가려라, 좀.”

자신의 부하지만, 이럴 때는 진짜 한심해서 봐줄 수가 없었다.

“알았냐? 이럴 때만큼은 빌어먹을 유물 놈들을 좀 본받…….”

그런데 이때였다.

[#*&$#*$&*!]

오오 언니! 얼마면 돼! 얼마면 되냐고!

[#$*$*!]

죽여준다! 섹시해!

[#*&$#*!]

날 가져! 가지라고!

[#*$*!]

아니 거기 말고, 그래 그래! 거기 좀 더 벗어줘!

“…….”

이것들 단체로 기합이다.

결국 주헌은 쯧 혀를 찼다.

“젠장, 그럼 도움이 되는 건 설아 하나뿐…….”

하지만.

“세상에, 어쩜 피부가 저렇게 고울 수가 있지.”

“……!”

주헌은 깜짝 놀라 이설아를 보았다.

이설아는 다른 의미로 부들부들 떨면서 달기를 쏘아보고 있었다.

아마 군인 출신이라 미용에 신경을 못 쓰기에 다른 의미로 유혹당한 것이리라.

“그 피부에 머릿결에……심지어 가슴까지 더 크다니……!”

이에 달기는 으스대며 말했다.

[어머 가여운 처녀 같으니. 나에게 공물을 바치면 비결을 알려 주도록 하지.]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설아는 유재하를 공격했다.

쾅!

“흐아아악! 무슨 짓이야!”

“닥치고 내 공물이 되라! 이 깐죽아!”

“으아아악! 내 아들!”

결국 주헌은 탄식했다.

여자에게도 통하는 유물이라니. 역시 만만치 않은 놈이다.

그리고 그 광경을 보며 역시 인간은 하찮다는 둥, 깔깔 비웃던 달기가 주헌에게로 다가왔다.

[자, 이제 방해꾼도 사라졌겠다, 네 차례구나.]

이 요부는 아찔한 손길로 주헌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녀는 일부러 숫총각을 조건으로 건 것이 틀림없었다.

[순결한 남자는 굉장히 귀하고 맛있는 법이지.]

하물며 주헌의 몸을 쓰다듬는 손길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그리고 그걸 증명하듯, 경고 메시지가 떠올랐다.

[유물이 마비를 사용합니다.]

[순결을 빼앗기려고 합니다.]

[기가 빨리면 무덤을 클리어할 수 없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사악하게 웃는 미인은 주헌의 입술을 탐냈다.

다만.

‘물건 주제에 가증스럽기는.’

아무리 예뻐도 이건 인간을 농락하는 악마 놈이다.

그 생각에 미친 순간 주헌은 품속에서 칼을 뽑아 들었다.

유물 놈의 유혹 따위, 내성 덕분에 이성적으로 충분히 붙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무덤에 하루 이틀 들락날락거렸나.

그중에는 인간을 유혹하는 유물도 상당히 많았고, 주헌은 충분히 그걸 버틸만한 정신력이 있었다.

그러나 천하의 주헌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내성으로 버티기엔 순결한 몸이 너무 솔직합니다!]

[현재의 신체는 너무나도 젊고 건강합니다!]

[주의. 머리와 따로 노는 제2의 인격체가 혼란스러워하기 시작합니다.]

“!!”

젠장.

생각해보니 지금은 15년 전이었지!

젊고 탱탱하기 짝이 없는 시절!

사실 과거에 자신이 무덤에 들어갈 때쯤엔 이미 병자가 아니었나. 여러 가지로 몸 상태도 안 좋았고, 뭐 나이도 나이였다.

물론 그때도 팔팔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20대 초반의 파워를 이길 수는 없으리라.

[주의. 상대의 매혹에 신체가 건강하게 반응합니다.]

[주의. 기가 빨리면 수 분 내로 죽게 됩니다.]

‘칫, 귀찮게.’

주헌이 혀를 차며 그녀를 거칠게 뿌리쳤다.

하지만 달기가 어딜 가느냐면서 주헌을 콱 붙잡았다.

[얌전히 내 먹이가 되거라.]

그렇게 달기가 끈적하게 달라붙으며 그의 순결을 빼앗아가려는 때였다.

[파산의 유물이 폭주합니다.]

[파산의 유물이 폭주합니다.]

[파산의 유물이 폭주합니다.]

[파산의 유물이 폭주합니다.]

[파산의 유물이 폭주합니다.]

[파산의 유물이 폭주합니다.]

[폭주한 파산의 유물이 무덤과 그 주인에게 재앙을 내립니다.]

[3대를 멸족시킬 무시무시한 재앙입니다.]

엥?

주헌은 순간 고개를 돌렸다. 낯익은 기척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주헌은 입구 쪽에서 낯익은 얼굴을 본 것 같았다.

‘저 사람은!’

하지만 그 얼굴을 채 확인하기도 전에 달기를 향한 응징의 폭발이 일어났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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