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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굴왕-114화 (114/409)

00114 지상최대의 색정유물 ?  =========================================================================

< 지상최대의 색정유물? (2) >

'이제야 알겠다.'

이 놈이 가진 유물의 정체가 뭔지.

주헌은 날카롭게 웃었다.

주헌은 이제야 의문이 좀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정복>의 유물.

사실 그 누구보다도 그 유물의 정체를 알아내고 싶어했던 자신이었다.

‘놈한테 벗어나고 싶었다.’

약을 빌미로 노예생활하는 것이 짜증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권회장의 유물을 알아내기 위해 온갖 짓을 했다. 진짜 미친척 하고 며칠 동안 화장실과 목욕탕 천장에 숨어서 권회장 일가를 감시하기까지 했었다.

심지어 보고 싶지 않은 노친네의 침실 광경까지!

하지만 그딴 짓까지 했음에도 결국 알아내지 못했다.

‘진짜 방해만 계속 들어오지 않았어도.’

주헌은 그 때의 일을 떠올리며 이를 뿌득 갈았다.

물론 독식자들이 유물의 정체를 숨기려는 건 당연했다. 약점을 들키기 싫을 테니까.

‘하지만 권 회장은 과민할 정도로 제 유물의 정체를 숨기려 했지.’

그래서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권회장의 유물을 추측하지 못했고, 그나마 자신이 가장 근접했다고 볼 수 있었다.

‘아마도 무서웠던 거겠지.’

업보가 많은 놈이었으니까. 덕분에 그 노친네는 측근이었던 자신까지도 결국 믿지 못하고, 꼬리를 자르려고 했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알고 싶어했던 정복의 유물 정체가 드디어 감이 잡혔다.

‘거의 틀림없다.’

그리고 주헌의 미소에 직접 만든 간식을 들고 왔던 아이린이 슬그머니 기웃거렸다.

“저, 뭔가 좋은 정보라도 얻으셨나요?”

“아, 네. 얻었죠. 이 노친네의 유물이 율리우스 시저의 유물일지도 모른다는 거?”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유재하가 비명을 질렀다.

“미, 미친! 율리우스 시저 유물이라고요? 권회장 유물이요?!”

율리우스 시저, 그러니까 ‘주사위는 던져졌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의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유물이었다.

그리고 사실 네로의 유물을 율리우스 시저의 유물이라며 팔자고 한 건 다름 아닌 유재하의 제안이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로마유물이라면 망나니 네로놈 보단 시저 놈이 잘 먹히지 않겠어?’

대충 그런 적당한 이유였다.

만약 누군가가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유물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셈이니 일석이조고.

그런데 그게 하필 권회장이 가진 거였어?

충격을 받은 유재하는 소름이 다 돋을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제야 그는 신내림이라도 받은 듯, 제 무릎을 탁 쳤다.

“그래! 그래서 그 회장이 경매에 안 나타난 거구나! 지가 가졌으니까 우리가 내놓은게 가짜란 걸 확신하고 안 나타난거야! 그쵸?”

그건 그랬다.

그 어떤 예언 유물, 탐색 유물, 편법 유물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것 이상으로 확신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그리고 역시나 같은 생각을 했던 주헌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살벌하게 웃었다.

‘설마하니 이렇게 알게 될 줄이야.’

증오와 환희가 뒤 섞인 웃음은 순간 광기로 보일 정도로 섬뜩했다.

오랜 염원이 풀리는 기분과 함께 너무 웃겼기 때문이었다.

‘정복의 유물을 추측할 때, 분명 시저의 유물도 후보에 있긴 했는데.’

하지만 다른 율리우스 시저의 유물사용자가 나타나면서 권 회장은 겨우 주헌의 예민한 촉을 피해갔었다.

‘그런데 어쩌면 그게 다 속임수였을지도 모른다는 거지.’

이건 꽤 중요한 정보였다.

잘못 알고 있던 정보를 새롭게 재정립할 수 있는 기회였고, 무엇보다...

‘유물에는 상관관계가 있다.’

즉 하나의 유물을 알면 다른 사람의 유물도 추측할 수 있었다.

쉽게 비유하자면 이순신 장군의 유물 앞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물들은 높은 확률로 왜군 유물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율리우스의 유물로도 그런 게 가능할 것이었다.

‘딱 걸렸어. 이 노친네.’

하물며 시저유물의 최대약점일 브루투스의 유물까지 대놓고 쓰고 있었다니.

정말 가증스럽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그 때였다.

“그런데 권태준 회장은 신급 유물 사용자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아이린이 뜻 밖의 사실을 지적해왔다.

“그....주헌씨가 말씀해주신 유물 등급기준을 생각하면, 시저 유물이라면 신급이 아니라 S급(전설영웅급) 유물일 것 같은데....”

그 말에 부하들은 아차 싶었고, 주헌은 이미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사실 저도 그게 걸려서.”

주헌이 생각해봐도 율리우스 시저의 유물은 신급이 아닌 S급일 것이었다. 대단한 인물인 건 맞지만, 일단 능력이 인간의 범주에 불과하니까.

‘진시황의 불로초야 불로불사라는 기능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신급이 되었다쳐도....’

아니면 그 노친네, 설마 신급 유물사용자가 아닌데 신급으로 위장하고 있던건가?

그것도 아니라면 자신들이 모르던 권회장 만의 다른 비밀이 있는 건가?

주헌은 조금 골치가 아픈 듯이 얼굴을 구겼다.

‘젠장. 제갈공명이면 분석 유물로 확실히 알아낼 수 있긴 할텐데....’

과거엔 그 놈도 노예계약 때문에 입이 막혀 있었고, 현재는 아군이 아니다.

지금에 와서 제갈공명한테 의뢰를 하자니, 다른 유물사용자한테 괜히 자신의 정보를 흘리기 싫었다. 자신이 그런 걸 궁금해하며 의뢰한다는 건 즉, 자신의 계략이 들통나는 셈이었으니까.

제갈공명을 완전히 제 편으로 만들지 않는 이상 그 방법은 싫었다. 머리가 좋은 놈이라 속이는 것도 쉽진 않을테고.

‘흠, 어쩐다.’

그런데 이 때였다.

“저, 주헌씨? 괜찮으세요?”

숨결이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아이린이 다가왔다. 아무래도 아이린이 걱정할 정도로 자신의 얼굴이 심각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아이린을 본 주헌이 하하 유쾌하게 웃었다.

“아, 생각해보니 고민할 것도 없네. 색욕의 무덤을 클리어하면 권 회장의 유물도 겸사겸사 알 수 있는데.”

“네? 왜요?”

왜긴 왜 인가.

“색욕의 무덤은 클레오파트라의 무덤이니까요.”

“네?!”

클레오파트라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율리우스 시저등 권력자들을 유혹한 정치가. 당연히 클레오파트라의 유물을 가지고 권회장과 접촉하면 큰 반응이 있을 것이었다.

사실 이번에 고분화 증상으로 남자 국회의원들만 골라서 사라진 것도 그래서였다.

‘국회의원들은 현대사회의 권력층이라 할 수 있으니까.’

한 때는‘이상하다, 색욕의 무덤에 어째서 클레오파트라가 나오는 거냐’며 말이 많기도 했지만, 어쩌겠는가. 그렇게 나와 버렸던 것을.

어쨌든 기가 막힌 타이밍이라고 할 수 있었다.

굳이 권회장 때문이 아니더라도 7대 무덤의 유물들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했고.

게다가 클레오파트라의 무덤 공략 방법이라면 이미 너무 잘 알고 있었고 말이다.

‘이거 완전 거저먹기인 걸.’

그런데 이 때였다.

[방금 들어온 속보입니다. 충북 청주시에서 시작된 실종 사건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야기에 따르면 국회의원 뿐만 아니라 휴가를 나온 군인, 노인, 청소년들도 실종되고 있으며... 심지어 여성들도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소식에 주헌은 움찔했다.

......이상하다.

클레오파트라의 무덤이 맞는 거겠지?

* * *

“역시 이상해.”

몇 달 만에 돌아온 한국은 기묘했다. 한국 자체는 변한게 없었지만, 문제는 7대 무덤으로 인한 고분화 증상이 이상했다.

‘확실해. 기억과 다르다.’

날짜, 무덤의 출현위치, 입구의 위치, 형태, 피해 상황 등등 모든 것이 완전히 똑같았다.

그런데 딱 하나.

증상이 아주 미묘하게 다르다.

‘전에는 분명 남자 국회의원들만 사라졌었는데.’

그런데 이번에는 어린 애들만 빼고 죄다 사라진다고 한다. 젊은 여성과 남성, 중년의 남성 여성, 심지어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이게 어떻게 된거지.’

그 뿐이 아니었다.

주헌은 설악산 주변에 잔뜩 깔려 있는 사람들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사람들까지 넘치네, 넘쳐.'

관광지라고 해도 이정도면 거의 주말의 놀이공원 수준으로 사람이 몰린게 아닌가. 넘치고도 넘쳤다.

그랬다.

현재 주헌이 홀로 온 곳은 강원도 속초였다.

‘여기가 이번 무덤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심장부다.’

즉 실질적으로 유물이 있는 곳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폐쇄적인 이집트, 그리고 그런 클레오파트라의 무덤은 인간들을 싫어해서 이렇게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않았었는데 말이다.

오히려 예전엔 관광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발자취가 끊기기까지 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중국 놈들까지 쫙 진을 쳤군.'

수 많은 관광객들 사이에 편승하기라도 하듯, 주변에는 중국 발굴단들도 가득 깔려 있었다. 물론 한국 정부의 눈을 피하며 발굴하기 위해 관광객인 척, 여행객 차림을 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설아도 있고.’

이설아도 나름대로 관광객인 척, 원피스에 모자 등 넋이 나갈 정도로 예쁘게 꾸미고 있었지만....

‘바보, 표정 관리 좀 해라. 도대체 어딜 봐서 니가 관광객이냐.’

물론 아무래야 좋았다.

‘저놈들보다 먼저 빼돌린다.’

유물이 있는 위치는 알았다. 그러니 적당히 뚫고 빼내오기만 하면 되었다. 이곳에 몰린 수 많은 경쟁자들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쿠웅!

이 산악지대에 이상한 일이 생겼다.

"꺄아아악!"

"뭐야, 뭐야 이거!"

큰 지진이 일어나면서 곳곳에서 강력한 오라의 폭발이 일어났다. 그 증거로 땅을 뚫고 나온 빛의 기둥이 하늘로 솟았다. 그리고 그 빛의 기둥들은 결계를 치듯 강원도 일대를 감싸기 시작했다.

[지상형 무덤에 갇혔습니다.]

[무덤을 클리어 하기 전까지는 그 어떤 수단으로도 이 일대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

이곳의 유물 짓이었다. 아무래도 이곳에 몰려든 사람들을 가두기 위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오라의 기운에 주헌은 확신했다.

‘역시 클레오파트라의 무덤이 아니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했지만, 오라의 기운이 클레오파트라가 아니었다.

‘미래가 바뀌었어.’

그것도 난생 처음보는 유물이었다.

‘젠장, 그럼 누구의 무덤이지?’

그런데 그럴 때였다.

[갇힌 사람들 모두 유물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습니다.]

[정력이 올라갑니다.]

[주의. 유물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난동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하렘의 유물이 발동합니다.]

[강한 음기를 가진 여자들이 몰려옵니다.]

그 메시지에 주헌은 순간 못 볼 것을 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으, 음기?

그리고 주헌은 뒤를 돌아보고 기겁을 하고 말았다. 유물의 영향을 받은 건지, 젊은 여자며 노인, 아주머니 할 것 없이 여자란 여자들이 우르르 주헌에게 달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꺄아악! 저기 남자야! 남자가 있어!”

“강한 양기를 가진 남자가 있어!”

무섭게 달려오는 여자들과 함께 또 하나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본 주헌은 얼굴이 창백해져서 진심으로 욕을 날렸다.

[최고의 정력왕과 최고의 음녀, 변강쇠와 옹녀의 무덤입니다.]

[주의. 여자의 음기에 복상사 할 수도 있습니다.]

============================ 작품 후기 ============================

도..도망쳐!

+ 추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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