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09 불 날 집에 부채질 하기? =========================================================================
< 불 날 집에 부채질 하기? (1)>
“권태준 회장의 별장이요?”
소피는 황당했다.
아니 그 유물 놈이 도주를 한 것은 일단 그렇다 쳤다 이거였다. 그런데 왜 하필 그런 곳으로 간 거지?
‘그 유물하고 권태준하고는 연관점이 전혀 없는데.’
애초에 권회장은 주헌의 경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TKBM 관련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상하긴 했지만, 단순히 주헌에게 놀아나기 싫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도주한 유물이 있는 곳이 하필이면 그 권태준 회장의 별장지대라고?
‘도대체 왜?’
소피는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물론 그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안가는 건 그녀 뿐만은 아니었다. 추적한 이설아도 이 일을 기이하게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 들, 유물이 거기에 있는 건 사실이었다.
“확실합니다. 유물은 그 별장지대에 있습니다.”
그 말에 공주의 보좌관이 외쳤다.
“말도 안 됩니다. 유물이 스스로 바다까지 건너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그러니까 권 회장이 얽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네? 중국정부가 TKBM을 싫어한다고 해서 괜히 몰아가지마세요! 권 회장은 모나코의 좋은 사업 파트너입니다.”
“일단 닥치고 있어요.”
“공주님!”
이 젊은 공주는 이를 갈았다.
모나코는 바티칸 시국 다음으로 작은 나라지만, 개인 GDP 로는 세계최고를 찍을 정도로 엄청난 초부국이다. 실제로 소피의 외삼촌은 세계왕족들 중 자산순위 5위에 속할 정도였다.
다만 국방권이 프랑스에 있는 데다가, 후계가 없을 시 프랑스에 합병 되어야 할 정도로 내정간섭을 받았던 나라가 아닌가.
‘하지만 유물이 있으면 이야기는 다르다.’
핵무기 대체제로 떠오르고 있는 유물. 그건 땅덩어리고 인구고 자시고, 막대한 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아이템이었다.
그리고 그 아이템들 중에서도 대무덤에서 나왔다고 하는 율리우스 시저의 유물!
국제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당연히 기를 쓰고 낙찰받은 유물을 되찾아야만 했다.
“알겠어요? 중요한건 지금 내 유물이 지금 거기에 있다는 겁니다. 내가 겨우 낙찰한 그 유물이!”
“네, 네.”
공주는 이설아를 바라보았다.
“정말 그 유물은 권태준 회장의 별장으로 향한게 맞는 거겠죠.”
“그렇습니다.”
“좋아요. 그럼 그 쪽으로 가죠. 이설아씨, 난 당신을 믿어요. 유물이 가짜라는 걸 간파해줬을 뿐만 아니라 판도라 시스템 유물에 버금가는 추적능력을 가졌으니까.”
확실히 왜 유물이 거기에 갔는지는 모른다.
정말로 권태준 회장이 뭔가 술수를 쓴 건지도 몰랐다.
하지만.
누구든지 자신의 유물에 손을 되면 아주 가만두지 않을 것이었다.
정말로 가만두지 않을 것이었다.
* * *
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권회장, 그리고 그의 별장일대는 무척이나 평온했다. 그야 말로 구름 한 점 없이.
그러나 정작 이곳에 재앙을 몰고올 악귀는 태연하기 짝이 없었다.
“와, 진짜 날씨 좋다 야.”
그리고 정작 몸을 덜덜 떨고 있는 건 그런 주헌을 따라온 사람들 뿐.
“와씨, 진짜 와버렸어.”
에메랄드빛 해변가, 감탄이 절로 나오는 폭포와 자연환경.
눈 앞에는 황홀한 휴양지가 펼쳐져 있었지만, 그들은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권태준 회장의 별장이라뇨……”
적어도 휴가를 받아 이곳에 왔다면 이런 반응은 아닐 텐데 말이다. 그리고 주헌의 계획을 눈치챈 유재하는 그의 악랄함에 혀를 찰 수 밖에 없었다.
아니 그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었다.
문호 대결을 하자고 한 그 제멋대로 황제는 틀림없이 자신의 자랑거리인 황금궁전을 꺼낼 것이었다.
그것도 무려 50헥타르에 달하는 크기의 무식한 거대 건축물을!
그럼 이미 있던 건물들은 어떻게 되겠는가!
‘아마 초토화 될 거다. 여기.’
아니 흔적도 없이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 분명했다.
‘아틀란티스나 되지 않으면 다행이지.’
물론 여기라면 인명 피해는 결코 없을 것이었다. 사실 이 섬에서 권회장 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땅은 무려 약 0.6㎢ (60헥타르) 정도였다.
그리고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던 주헌은 가볍게 웃었다.
‘여긴 권회장이 몰빵했다 할 정도로 놈의 별장부지중에선 가장 크지.’
그러고보니 뭐라고 했더라, 꿈의 미래 마을이라고 했었나?
그만큼 이곳은 기본적으로 무인 마을. 오로지 최첨단 자동시설들만이 있었고, 권회장이 자신의 취향대로 도시계획을 펼쳐보는 곳이었다.
즉 TKBM의 테크놀로지 기술을 사전에 테스트해보는 장소이기도 했고 말이다.
덕분에 있는 사람들이라고는 관리인과 연구원 몇 명 뿐.
뭐 그 넓은 부지에 별장이며 유기농 작물 농장, 와인 공장, 개인 미술관, 개인 사재, 체육시설 등, 권 회장이 꾸려놓은 다양한 부귀영화 시설이 있지만 알게 뭐람.
'내가 훨씬 더 유용하게 써주지.'
결국 그의 모습에 유재하는 아예 득도한 기색이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어딘가에 전화하고 있던 유재하가 말했다.
“단장님, 미끼 좀 던져줬더니 안에 있던 사람들은 다 자리를 뜬 모양입니다. 확인 다 했고요, 하셔도 될 것 같은데요.”
“좋아.”
그리고 유물을 사용해 당당하게 사유지에 들어온 주헌은 가방에서 황금 월계관을 꺼냈다.
그러자 네로는 이곳이 몹시 마음에 드는 듯, 방방 날뛰었다.
[오오, 광활한 대지, 내 궁전과 어울리는 이 숲들! 대결하기에 딱 알맞은 장소로구나!]
하지만 네로는 딱 한가지 부족하다고 했다.
[여긴 관객이 없지 않느냐. 그리고 심사위원도 없어!]
놈은 수 많은 관중 앞에서 칭송 받는 걸 좋아하는 건지, 구경꾼이 없다고 툴툴 거렸다. 하지만 주헌은 걱정말라고 했다.
“그거라면 이놈이 해결해줄 거다.”
주헌이 꺼내든 것은 뜻 밖에도 꿈틀거리는 지렁이였다. 지렁이는 주헌의 손아귀에서 빼액 빼액 울부짖었다.
[이놈아, 유물들 소집해줬잖아! 돈내놔! 돈 내놓으라고!]
아무래도 주헌은 서복의 유물을 부려서 유물 네트워크(?)로 관객을 불러 모은 모양이었다. 원리는 모르겠지만, 그 서주헌 작가가 펼치는 문호 대결이라는 말에 유물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나 뭐라나.
“자, 그러니까 닥치고 시작해라.”
그러자 네로 유물은 신이 나서 자신의 오라를 끌어냈다.
그리고 그 순간.
콰앙!
엄청난 섬광과 함께 권회장의 부지내에서 성대한 축제가 열렸다.
* * *
[칭송받기 좋아하는 유물이 본인의 권능을 사용했습니다.]
[황금의 왕궁이 50 헥타르의 영역 안에 강림합니다.]
마치 하늘에서 번개가 작렬하는 듯한 파괴력이었다.
세상을 파괴할법한 번개가 연이어 지면에 떨어졌다. 그러자 번개가 떨어진 자리에는 죽순이라도 자라나듯, 건물들이 무서운 속도로 흙을 뚫고 나오기 시작했다.
쿠구궁!
그리고 주헌이 서 있는 곳에는 네로의 대극장이 솟아올랐다. 일단 사방에서 수십개의 열주들이 솟아올랐고, 그 뼈대와 같은 열주들에 살이 붙듯이 아름다운 벽이 생겨났다.
물론 벽이란 벽에는 죄다 네로의 얼굴이 새겨진 게 문제였지만.
그 뿐인가.
쿵쿵쿵!
35미터에 육박하는 네로의 거상들이 부담스럽게 줄을 지어 떨어졌다.
위엄있는 네로, 조금 곤란한 네로, 화내는 네로, 고뇌하는 네로, 싸우는 네로, 그리고 여자와 사랑을 나누는 네…… 아니 어쨌든 전혀 관심도 없는 놈의 꿈의 궁전이 이 땅에 강림한 것이다.
높이만 무려 10미터 높이의 돔.
심지어 홀의 길이만 무려 1km가 넘어갔다.
“와, 미친!”
그리고 돔 형태의 무대가 완성이 되자 하늘에서는 화려한 꽃잎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자, 어서 짐의 뛰어난 예술에 갈채를 쏟아라! 찬양해라!]
동시에 주헌의 눈 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황금의 무대가 생겨났습니다.]
[내부의 공간은 바깥과 별개의 이공간으로 변했습니다.]
[주의. 황금궁전에 갇혔습니다. 진심어린 갈채와 찬사를 보내기 전까진 이 무대에서 빠져나갈 수 없게 됩니다.]
[주의. 이 개인궁전에서는 네로의 힘이 매우 강력하게 작용, 모든 것이 네로에게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이곳에 초대받는 관객과 심사위원들은 모두 네로에게 매수 당하게 됩니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중앙의 무대를 둘러싼 관객석에서 쫑알거리는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
빌어먹을 빨리 시작해! 이거보려고 지렁이한테 입장료로 3천만을 뜯겼어!
[#*$*!]
뭐라고? 미친! 난 1억을 뜯겼는데? 왜 표값이 달라!
[@*#@*&*!]
젠장, 난 암표로 샀다고!
[#**@&@*!]
아이고, 역시 VIP 석을 샀어야 했어! 젠장, 대가리 안 치워?!
[#*$#&*$&*!]
됐으니까 빨리 시작하란 말이야! 시작해!
뜨거운 환호, 수만이 들어갈 수 있는 관객석은 만석이었다.
그냥 물건 형태로 팔짝 팔짝 뛰는 놈도 있었고, 사람 형태나 동물 형태로 변신해 있는 놈들도 있었다.
'그리고 저중엔 계약해서 이미 주인이 있는 유물도 있겠지.'
물론 아누비스처럼 부하들을 불러 머리수를 채운 유물도 있을테니, 정확한 개수는 측정할 수 없긴 하지만.
어찌 되었든 여기에 모여든 유물의 개수는 상상을 초월하리라.
그리고 그 생각에 미친 주헌은 아주 탐욕스럽게 웃었다.
‘이것들이 아주 잡아달라고 제 발로 걸어 들어왔어.’
하지만 그럴 때였다.
탕! 관객석에 암전이 찾아오고, 주헌과 네로가 있는 무대가 찬란하게 빛이 났다. 유물들은 그걸 보며 환호했다.
[*$&@*#&@*!]
키야, 시작한다! 내가 이걸 보려고 내 인간 종 놈도 버리고 왔다고!
[@#*(@#*@(!]
오오오 내 눈으로 저 작가를 보게 될 줄이야.
[@#@(#(!]
닥쳐. 그래봐야 요행이지. 은밀한 비서도 지 실력이 아닐 거라고. 똑똑히 확인해주지.
[@#@*!]
그래! 그래봐야 하등한 인간놈이 어떻게 그런 글을 쓰겠어!
[#($*#(!]
솔직히 말해! 대필이지!
아무래도 유물들은 주헌이 은밀한 비서를 썼다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환호 속에서 유물과 인간의 대결이 시작 되었다.
* * *
그러나 한 편.
회사에서 얌전히 무덤발굴사업을 검토하던 권 회장은 까무러칠 수 밖에 없었다.
“지금 뭐라고? 방금 뭐라고 했나.”
바로 윤시우가 들고온 소식 때문이었다.
“저, 그게……하와이에 있는 회장님의 별장 사유지가 초토화가………”
“초토화? 그게 무슨 소리야!”
윤시우는 실시간으로 전송된 사진과 자료들을 보면서 난처해했다.
“구체적인 원인은 모르겠습니다만, 50헥타르 넓이의 땅에 그리스 문물이 솟아올라서……”
“그리스 문물? 설마 고분화인가?”
“고, 고분화 징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단지 판도라 학자들은 교토 무덤에서 출현했던 건물 양식과 완전히 동일하다고는 합니다.”
“그 7대 무덤?”
“네. 그리고 이번 사태로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만, 대신 조부님의 미술관에 있던 7천만 달러 상당의 미술품이 불타고, 농장들과 공장에 피해가 생겨서요. 어림잡아도 2억 달러이상의 재산피해가…그리고 아직 집계 중이라 이것도 최소치라고....”
권회장은 뒷골이 땡겼다.
아니 도대체 뭐냐고 이건!
“저, 그리고……”
“뭐야, 또 있어?!”
윤시우는 쩔쩔맸다.
“아, 아니 저 그게 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모나코 왕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고 TKBM 의 하반기 신상제품 말입니다. 거기에 대해서 수입거래를 잠시 대기하고 중지하라는 말을………”
권회장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니 걔네는 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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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은 햄볶할수 없쪙. ㅇㅅaㅇ
+ 추코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