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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굴왕-89화 (89/409)

00089 미래가 좀 바뀌었다?  =========================================================================

< 미래가 좀 바뀌었다? (1) >

‘혹시 포교왕이 저놈한테 빼앗은 거였나?’

아니 그건 아니다.

포교왕은 권 회장처럼 유물이 등장하자마자 저 유물을 얻은 케이스. 누구한테 뺏기지도, 빼앗지도 않았다.

‘그럼 미래가 좀 바뀐 케이스인가?’

주헌은 조금 뻔뻔하게 웃었다.

어쩐지. 오스틴 정도의 능력자가 기억에 없다 했더니.

미래가 바뀌면서 기억에도 없던 저놈이 나타났었던 건가?

하기야 자신이 과거로 돌아와서 깽판, 아니아니 조금씩 미래를 바꿔나간 것들이 있는데 말이다. 과거의 사실을 바꾸면 미래가 바뀐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

실제로 징조는 조금씩 있었고, 주헌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미 뉴스와 증시는 꾸준히 확인하고 있었다.’

큰 흐름은 주헌의 기억대로 흘러갔지만, 바뀌는 부분도 꽤 존재했다.

하지만 그는 그다지 두려워하지 않았다.

‘옛날에는 뭐 미래를 알아서 권 회장을 최상위로 올려줬나.’

미래가 바뀌어서 문제가 되는 게 있다면 예상치 못한 위험이 불시에 닥칠지도 모른다는 점 정도였다. 그 때보다 주헌은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아이린과 에드워드는 원래 유물을 가지고 있으니 됐고.'

유재하의 경우엔 놈이 원래 쓰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유물을 구해주면 된다. 그렇게 생각한 주헌은 눈 앞에 있는 오스틴 록펠러를 보았다.

“그 전에 니놈의 유물부터다.”

거참, 조로아스터의 아베스타(경전) 라니!

주헌은 하하 웃음을 터트렸다.

미래가 바뀌면서 이런 기회가 올 줄이야. 이게 웬 떡이냐 싶었다!

과거 전 세계에서도 15명 밖에 없었던 독식자이자, 왕급이었던 마제스티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유물을 소지했으며,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이들이 바로 사황이었으니.

전쟁왕 키이라, 정복왕 권태준, 또 한 명은 미친 또라이였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저 조로아스터의 아베스타를 가진 포교왕이었다.

‘저건 상당히 쓸만한 유물이다.’

왜?

종교와 신도의 힘을 아는가?

포교왕은 당시 자신이 이슬람 신자라는 걸 살려 15억명이 넘는 이슬람 신자를 모두 자신의 신도로 삼았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얻은 유물들이 모조리 포교왕에게 헌납 된다고 생각해 보아라.

말 그대로 인구빨!

압도적인 물량으로 들이닥치는 적의 군대!

‘괜히 사황이 된 게 아니지.’

그 뿐이 아니었다.

‘유물을 얻으려면 물량은 필수다.’

사실 발굴에는 엄청난 인력이 필요했다.

감을 잡을 수 없는 무덤의 과제를 클리어하기 위해 수 많은 유물을 들고 들어가야 했고, 독식자들은 제 몸 사리느라 무서워서 무덤에 잘 들어가지도 못했다.

물론 자신이야 홀로도 무덤을 쓸고 나왔지만.

그런 만큼 사람을 끌어 모아 무덤에 처넣는 짓은 안 하겠지만, 머리 수가 많아지면 할 수 있는 것이 굉장히 많아진다.

이를테면.

'저걸로 바이럴 마케팅(입소문 마케팅, 숫자가 많을 수록 유리)에 활용해도 좋겠군.'

신성한 교주유물을 고작 마케팅따위에 써먹을 생각을 하는 주헌이었지만, 그는 뻔뻔했다.

“자, 그러니까 내놔라. 그거.”

멋진 수트 차림의 주헌이 우득 주먹을 부딪치자 오스틴 록펠러는 헛웃음을 흘렸다.

“이거 완전 순 날강도 아냐!”

“시끄럽고. 그래서 내 놓을 거야, 안 내 놓을 거야?”

주헌이 생긋 웃자, 싸움의 냄새를 맡고 튀어 나온 동아줄도 주헌의 뒤에서 협박했다.

[#*$#*$!]

크아앙, 주인님이 내놓으라고 하잖아! 내놓으라고 하잖아!

나름 무섭게 보이고 싶었는지, 아나콘다 마냥 사납게 씰룩거렸지만 글쎄.

아무리 노력해봐야 앙증맞은 동아줄이었다.

하지만 이 때였다.

“이걸 내놓으라고? 내놓을 것 같냐, 이 머저리야!”

오스틴의 비웃음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주변의 여자들이 주헌을 향해 달려들었다.

“큭!”

드레스 차림의 여자들은 주헌의 다리와 팔에 매달리며 으르렁거렸다.

“오스틴한테 무슨 짓이야!”

“우리 오빠한테!”

“가만두지 않겠어!”

한 두 명도 아니고, 파티장에 있던 수 많은 사람들이 주헌에게 이빨을 들이대는 것이었다. 파티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자들에게 팔과 다리가 묶인 주헌이 눈살을 찌푸렸다.

‘최면?’

아니 최면은 아니었다.

다만 주헌은 이 사람들의 광신도적인 표정을 어디에선가 본 것 같았다.

그래, 그러니까...

‘아이돌 콘서트 장에서..’

그렇다.

파티장에 있던 수 많은 사람들이 모두 오스틴을 찬양하기 시작했다. 높은 비율로 여자들이 더 많긴 했지만, 분명 남자들마저도 오스틴을 찬양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들은 파티장에 있던 유물 사용자들의 유물을 빼앗기 시작했다. 권 회장이나 리처드, 다른 왕급이나 꾼급들도 봉변을 당한 건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어떻게 된 일인가 싶을 때,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아베스타 주인의 명성과 인기에 인간들이 열광을 하며 신도가 되었습니다.]

[아베스타 주인의 교주력이 올라갑니다.]

[교주의 외침에 따라 광신도들의 힘 능력치가 10% 상승합니다.]

[신도가 아닌 쪽의 유물을 빼앗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점점 강해지는 여자들의 힘에 주헌은 헛웃음을 흘렸다.

기억과는 다른 방식으로 발동 되어서 낯설다 싶었더니.

‘이놈, 신성한 경전을 이렇게 이용하고 있었나.’

말 그대로 파티장에 있던 사람들을 아주 쉽게 자신의 광신도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오스틴은 베스트셀러 작가니, 유명한 가수니, 영화배우니 뭔 지랄을 하는 것 같았으니까.

곧 주헌이 어처구니가 없다며 여자들을 떨치려는 그 순간.

“으아아! 우리 작가님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유재하가 울부짖으며 주헌의 등에 찰싹 매달렸다.

“!”

주헌이 황당해서 그를 보는데, 유재하는 군인들이 걸 그룹을 보고 맛이 간 빠돌이마냥 분노했다.

“이자식! 록펠러 작가님은 <은밀한 가정부> 후속편을 쓰셔야 한다고! 건들지마! 이 유물성애자놈아!”

동시에 주헌은 머리에 핏대가 섰다.

‘이 바보같은 놈이.’

뻐억!

결국 주헌의 무쇠같은 주먹이 유재하의 얼굴에 사정없이 강타했다. 그의 큰 움직임에 매달려 있던 여자들이 우르르 떨어져 나가고, 주헌은 정신을 못차리는 유재하의 배에 응징의 주먹을 날려주었다.

“커, 커헉!”

결국 뼈까지 울리는 그 고통에 유재하는 배를 움켜쥐고 꺽꺽 거렸지만, 다른 이들과 다르게 정신은 금방 돌아온 것 같았다.

“꺽..꺽.. 내 작가님..”

“아직 정신이 덜 들었나? 더 정신교육 시켜줄까?”

“아..아니 정신 차렸습니다!”

“그리고 뭐? 유물성애자?”

“아니 그건 맞잖....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단장님!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그렇다.

록펠러는 유물을 쓴 건지, 자기 실력인지는 몰라도 소설이나 음악, 영화 등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아베스타를 활용하기 위한 포교활동의 일부.

즉 인지도를 올려 팬들을 만들고, 그 팬들을 신도로 만드는 식으로 활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에게 팬심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그의 포로가 된다.

정신 지배라기 보다는 신도들의 불타오르는 신앙심, 믿음, 애정이 폭발하여 오로지 교주를 위한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해야 할까.

지배력과 관련 없이 순수한 팬심으로만 반응하는 것이라 왕급들도 쉽게 휘둘리곤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 들.

‘내 부하 놈이 딴 놈의 찬양을 하다니.’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그랬기에 주헌은 오스틴을 보며 정신교육 따위가 뭐냐는 듯, 살벌한 칼을 뽑아 들었다.

“결정했다. 넌 목이 따이는 공포를 느끼게 해주마.”

그러자 오스틴 록펠러는 황당하다는 듯 웃었다.

“신급 유물도 없는 놈이 날? 어디서 개가 짖....”

그러나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

오스틴은 바로 겨누어진 검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20m는 떨어져 있던 주헌이 눈 깜짝할 사이에 자신의 앞에 서 있었던 것이다.

주헌은 섬뜩한 눈빛으로 자신의 목에 검을 겨누고 있었다.

‘이, 이자식.’

그리고 그 순간.

주헌의 사나운 미소와 함께 날카로운 검이 허공에서 빛났다.

“헉!”

동시에 아래에서부터 치고 올라오는 검은 오스틴의 둔탁한 목을 쳐냈다.

“크아악!”

오스틴은 그 찰나에 분명 똑똑히 느꼈다.

제 살을 가르고, 목뼈를 분질러지는 끔찍한 감촉을!

그리고 똑똑히 보았다.

자신의 몸이 멀어지며 피가 치솟는 광경을!

결국 오스틴은 제 몸이 분리되는 끔찍한 광경에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 순간.

“헉!”

정신이 들었다.

‘환각이었나?’

그리고 눈을 뜨고 나니 멀리서 화랑의 검을 어깨에 걸친 채 웃고 있는 주헌의 모습이 들어왔다.

화랑의 검은 전장에서 죽음을 불사르는 전사들의 유물, 능력을 강하게 발휘하면 적에게 죽음의 환각을 보여줄 수도 있다.

하지만 오스틴에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놈이 한 손에 든 것은 분명!

‘내 아베스타!’

분명 자신이 가지고 있던 책 유물이었다.

“저놈이!”

오스틴은 급하게 일어서려 했지만 순간 올라오는 구역질에 우웩 토를 게워냈다.

[상대의 지배력이 급격하게 흔들립니다.]

주헌은 그걸 보며 하하 웃었다.

“아베스타는 내가 잘 가져간다.”

하지만.

[아직 주인이 있는 귀속성 유물이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상대의 지배력을 더 낮춰야 합니다.]

그걸 본 주헌은 의외라는 듯 오스틴을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 법한 것이 보통 자신이 죽는 경험을 하고 제대로 정신을 유지할 인간은 없었다.

인간에게 가장 두려운 건 죽음의 공포니까. 당연히 정신력이라 할 수 있는 지배력은 크게 뒤흔들리기 마련이었으니까.

그럼 귀속성 유물과 계약이 풀리는 것이 당연했다.

‘생각보다 더 정신력이 강한 놈이군.’

애초에 보는 눈도 많은 곳에서 유혈 사태를 벌일 정도로 주헌은 생각 없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방법으로 끝내려 했건만.

곧 오스틴 록펠러가 입을 닦으면서 지배력을 사용했다.

“돌아와! 아베스...!”

귀속성 유물은 소환이 가능했다.

그랬기에 주헌이 가져간 물건을 도로 되가져오려는 그 순간!

“크윽!”

언제 나타난 건지, 동아줄이 록펠러의 목을 콱콱 조르기 시작했다.

[#*$#*$&*!]

우리 주인님 방해하지마! 방해하지마!

아나콘다마냥 록펠러의 목을 조르기 시작하자, 그는 거품을 물면서 컥컥 거릴 수 밖에 없었다.

“커허어억! 이 밧줄...놈이! 커억!”

그리고 직접적으로 뇌에 산소가 부족해지자 반응은 금새 왔다.

[상대의 지배력이 떨어집니다.]

[상대의 지배력이 떨어집니다.]

[상대의 지배력이 A등급으로 떨어집니다.]

[상대의 지배력이 떨어집니다.]

[상대의 지배력이 떨어집니다.]

[상대의 지배력이 B등급까지 떨어졌습니다.]

[상대와 아베스타와의 계약이 풀어지려고 합니다.]

그걸 본 주헌의 표정이 밝아졌다.

============================ 작품 후기 ============================

나 잘했어? 잘했어?

+추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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