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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굴왕-80화 (80/409)

00080 꺼져라, 내가 먼저 찜했다  =========================================================================

< 꺼져라, 내가 먼저 찜했다 (3) >

누군가의 낯익은 목소리가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렸다.

“야! 농부들!”

저 놈은?

목소리의 주인은 다름 아닌 유재하였다! 그리고 그의 모습에 기뻐하려는 그 찰나!

“유물을 가진 동양 원숭이들이다!”

또 다른 목소리가 반대 방향에서 들려왔다. 그건 자신들이 따돌렸던 TSOF 였다. 멀어진 줄 알았던 그들이 오승우 일행을 발견한 것이다.

“잡아라!”

“아이씨!”

한 서른 명 정도 되는 인원일까.

그들은 딱 걸렸다는 듯이 오승우 일행에게 빠르게 달려왔다. 도망가자니 경찰이 총을 겨누고 있고!

“아 미치고 환장하겠네!”

거리는 점점 좁혀져 100미터, 50미터, 그렇게 10미터!

그렇게 유물도 빼앗기고, 억울하게 변태로 끌려가게 된 그 순간.

“!”

사라졌다.

순식간에 오승우 일행을 잡아가려던 미군과 경찰들이.

그야말로 신이 납치해간 것 마냥, 유물의 빛에 휩쓸려서.

* * *

“헉헉.”

한편 오승우 일행을 잡으려던 미군과 경찰들은 주변 환경이 바뀌자 어리둥절해했다. 아니 그도 그럴 법한 것이 자신들은 분명 뉴욕 시내 한 복판에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들이 눈을 뜬 곳은 다름 아닌 초원이었다.

그것도 지평선이 훤히 보일 정도로 드넓은 대평원!

“이, 이게 어떻게 된거지?”

물론 이상한 것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빵! 빵빵!

분명히 고요해야할 대평원이 묘하게 소란스러웠다.

마치 뉴욕의 시내를 방불케 하는 수백대 차량의 엄청난 경적소리. 그리고 수 백명의 사람들이 술렁거리는 소리로 정체불명의 대평원은 꽤나 소란스러웠다.

“여긴 어디야!”

“우리 분명이 도로 위에 있었잖아! 웬 초원이냐고!”

물론 어리둥절한 건 그들 뿐만이 아니었다.

도대체 이런 대 평원에 왜 자동차 떼들이 있는 거냐는 듯, 초원을 누비던 말들과 염소 떼들이 기웃 기웃 자동차 떼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심지어 동물들은 새롭게 나타난 미군과 경찰들을 향해 ‘뭐야, 이상한게 또 나타났네.’ 하고 킁킁 냄새를 맡아댔다.

그 광경에 미군과 경찰은 황당해했지만 이들보다 수십 분 더 빨리 이곳에 날아온 사람들은 화를 내고 있었다.

“아오! 미치겠네! 여기 캘리포니아야?”

“FUCK! 도대체 여기는 어디냐고!”

어디긴.

그곳은 몽골 대평원이었다.

* * *

오승우 일행은 추적자들이 사라지자 멍하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자신들을 잡으려던 놈들이 갑자기 빛에 휘말리며 사라지다니.

“이건 도대체....”

그렇게 당황하고 있을 때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 숨어 있었다.”

오승우 일행을 찾아온 것은 주헌이었다. 그는 아이린과 함께 여유롭게 걸어오고 있었다.

“형님!”

그들은 주헌을 보자마자 감격에 겨운 표정을 지었다. 드디어 임무를 완수할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에 그들은 울 지경이었다.

도대체 그 빌어먹을 양키 놈들을 따돌리느라 얼마나 죽을 뻔하지 않았는가!

“잘 오셨습니다! 여기 물건 받으십쇼!”

“오냐.”

그들은 봉투 안에 들어가 있는 미니 화분, 불로초를 주헌에게 넘겼다.

물론 불로초는 주헌에게 닿자마자 빼애애액 울어댔지만 주헌이 알 바는 아니었다.

곧 오승우 일행은 사라진 적들을 찾으며 의아해했다.

“그런데 형님, 놈들은 도대체 어디로 갔습니까?”

그러자 주헌은 픽 웃었다.

어디로 가기는.

주헌은 느긋하게 핸드폰의 모바일 뉴스를 보았다.

[뉴욕 시내에서 400명 의문의 행방불명!]

[신의 장난인가, 유물의 장난인가. 몽골에서 조난 신고.]

주헌은 그걸 보면서 하하 웃었다.

“지금쯤 몽골에 계시겠네.”

“모, 몽골?!”

“도대체 어떻게!”

그 말에 주헌은 기차표 한 장을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권 회장에게서 빼앗았던 <외로운 신의 초대장> 이라는 걸 깨달은 오승우 일행은 비명을 질렀다.

“저건 그 카미카쿠시(행방불명) 어쩌고!”

“그 TKBM 회장놈이 우리한테 쓰려고 했던 그거 아닙니까!”

“그걸 사용하신 겁니까?”

주헌은 픽 웃었다.

그렇다.

주헌이 기차표 <외로운 신의 초대장>은 신이 납치해간다는 일본의 유물로, 타인을 강제로 다른 세상에 날려보내는 워프형 유물이었다.

말 그대로 눈 앞의 상대라면 숫자, 질량, 물체에 관련 없이 어디든지 순식간에 이동 시킬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아이린에게 사용하게 한 유물의 힘에 고스란히 날아갔을 뿐이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아시아 대륙으로.

그것도 졸지에 뉴욕시내에서 차를 운전하다가.

그리고 쓸데없이 불로초를 노리다가.

시민들 쪽이야 곧 되돌아오게 할 예정이었지만, 불로초를 노리던 놈들은 글쎄.

“계속 열심히 조난신고나 해보시라지.”

주헌은 낄낄 웃었다.

아이린의 교육 겸 아이린에게 사용해보게 했지만, 효과는 아주 훌륭했다.

물론 리스크를 감당하면 타 대륙 뿐만 아니라, 우주나 정체불명의 이공간으로도 날릴 수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관계 없는 이야기고.

“어쨌든 우리는 이제 홀튼가로 간다.”

하지만 그 전에 주헌은 누군가에게 연락을 했다.

자고로 장군을 체크메이트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나이트를 움직여야만 했다.

* * *

홀튼가로 향하는 길.

주헌은 리무진 안에서 불로초 각성을 시작하고 있었다. 정력제를 의료유물로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서다.

그리고 시작하자 마자 그는 오승우 일행이 소중하게 안고 있던 불로초를 집어 들었다.

[!]

마치 토끼 귀를 잡고 들어 올리듯, 거칠게 가지를 잡고 들어 올리자 불로초는 빼애액 울어댔다.

[#$#*$#&*!]

싫어 싫어, 이 인간 싫어.

저리가 저리가.

불로초는 주헌을 흉악한 납치범 보듯 정말로 싫어했다. 아니 어쩌면 아빠를 거부하는 반항기의 딸 같기도 했다.

[$#*&*#$*!]

내 하인들 돌려줘, 돌려 달란 말이야!

틀림없이 주헌의 험악한 지배력이 거슬리는 것이 틀림없었다. 이놈은 친화력이라고 쓰고 호구력이라고 읽는 친화력이 높아야지만 다룰 수 있는 녀석이니까.

불로초는 반항하듯 빼액 빼액 울어댔지만, 제까짓게 도망치고 싶어도 그래봐야 계약을 한 주헌의 손바닥 위.

그걸 잘 알기에 주헌은 사납게 웃었다.

“어이쿠, 이 귀염둥이가 거참 빽빽도 울어대네. 콱 잎을 다 뽑아버리고 싶게.”

그걸 본 베이비시터 오승우 일행은 쩔쩔매며 주헌에게 말했다.

“아이고 형님. 그렇게 다루면 그 애 또 웁니다. 민감한 애라 잎이 다 상해버린다구요.”

“흥. 잎 한 두 개 상해도 효능에는 지장없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주헌은 불로초를 뿌리채 콱 화분에서 뽑아버렸다. 그 모습에 오승우 일행은 기겁을 했고, 불로초는 빼애애액 소음공격을 날렸다.

[#$#*$*!]

이 피도 눈물도 없는 변태야!

불로초는 마치 알몸이 된 것 마냥 정신없이 울어댔다.

불로초의 뿌리는 촉수처럼 마구 움직였다. 그걸로 주헌을 공격해보려고 했지만 그래봐야 짧은 숏다리. 주헌에게는 닿지도 않았다.

이윽고 주헌은 품 속에서 유리병을 꺼내들었다.

안에는 돈 밝히는 지렁이, 서복의 유물이 담겨 있었다. 그걸 본 오승우 일행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지렁이로 뭘 하시려고요?”

“합사.”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주헌은 불로초를 다른 큰 화분에 옮겼다. 그리고 지렁이를 뿌리 쪽에 훌쩍 던지더니, 순식간에 흙을 덮었다.

이로서 강제 합방을 당한 그들은 서로 다른 의미로 울부짖었다.

[#$*#(#$*(!]

뭐야, 이 불결한 건!

[#$#&*#$&*!]

오오 드디어 찾았구나! 내 짝이여!

불로초는 낯선 놈이 제 집에 들어오자 기겁하는 눈치였고, 지렁이 쪽은 감격에 젖어 엉엉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걸로 끝나지 않았다.

‘이대로 강제로 불로초를 각성 시킨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주헌은 이들에게 강력한 지배력을 불어 넣었다.

동시에 엄청난 빛이 퍼져 나갔다.

쾅!

[#$**$&*!]

이윽고 불로초의 모습이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미니 화분 정도 수준이었던 아기 아몬드 나무가 다른 관목 나무로 변한 것이었다.

“모습이...!”

“봐봐! 아몬드 꽃이 있던 곳에 다른 열매가 생겼어!”

관목에는 열매가 달려 있었는데, 빨간 열매가 얼핏보면 산수유 열매나 오미자 열매처럼 보이기도 했다.

마침내 진정한 불로초를 손에 넣게 된 것이다.

그걸 보면서 주헌은 씨익 웃었다.

‘그래, 이거다.’

주헌은 거칠게 열매를 한 움큼 뜯어 냈다.

[#($*#(*$(!]

그러자 머리채가 쥐어 뜯긴 것 마냥 불로초가 빼애액 울었고, 지렁이는 새집에서 살판이 났지만 그딴 건 주헌이 알 바가 아니었다.

중요한 건 이걸 즙을 내어 먹이면 홀튼 부부의 병이 낫는다는 것이었으니까.

“이제 부모님들한테 가기만 하면 됩니다.”

“네!”

아이린은 무척이나 기뻐했다.

하지만 바로 그 때였다.

기쁜 마음으로 집안에 들어서는 그 순간이었다.

“오, 오빠?”

뜻 밖에도 조지 홀튼이 저택에 쓰러져 있었다. 그것이 피투성이 상태로.

이에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아이린과 운전기사가 조지 홀튼에게 달려갔다.

“오빠!”

“도련님!”

조지 홀튼은 배가 뚫린 상태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주헌은 그의 상태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무덤에서 수 많은 시체를 봐온 주헌은 알 수 있었다.

꽤 목숨이 위험한 상태.

그 뿐인가?

‘유물의 짓이다.’

주헌은 황급히 조지 홀튼의 뺨을 철썩 때렸다.

“이봐, 내 말 들리나?”

그럴 때 조지 홀튼이 주헌의 팔을 필사적으로 꽉 잡았다.

“어머니랑 아버지가....이상한 그림에 빨려 들어갔...”

그리고 그 순간 다른 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아가씨! 큰일입니다! 주인어른하고 마님께서 사라지셨습니다!”

홀튼 부부를 확인하러 갔던 시중인이 비명을 지른 것이었다.

물론 누구의 짓이냐고 물을 것도 없었다.

전화 한통이 저택에 걸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화를 받지 않자 부재중으로 넘어가고, 이어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왜 안 받아? 거기 있잖아.]

상대는 바로 키이라였다.

[홀튼 부부는 내가 데리고 있다. 거기 쓰러져있을 사내 놈은 유물사용자도 아닌 주제에 주제도 모르고 덤벼들어서 손 좀 봐줬고.]

“!”

[아이린 홀튼. 우릴 따른다고 약속하면 인질들을 돌려주지. 따를 의사가 있으면 네가 직접 이 번호로 연락해와라. 너에게만 장소를 알려주지.]

그렇게 일방적인 전화가 뚝 끊겼다.

“아오 저 미친 년이!”

참다 못한 오승우 일행이나 유재하는 소리를 질렀고, 주헌은 헛웃음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지 홀튼에게 불로초나 먹이고 있어라.”

“혀, 형님은요? 두분을 구하러 가실겁니까?”

“아니 굳이 안그래도 해결될거다."

주헌은 잠시 확인하듯 핸드폰을 보았다.

“음 이상하네. 슬슬 체크메이트를 부탁한 나이트가 결과를 보여줄때가 되었는데.”

이때였다.

곧 핸드폰으로 뭔가를 확인하던 주헌은 씨익 웃었다.

핸드폰에는 키이라에 대한 긴급 뉴스가 떠오르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 으어 새로 아예 갈아 엎어서 쓰다가 주변에 보여주니, 걍 처음에 쓴게 낫다고 해서...... 의미가 없어진....orz...결국 최종적으로는 후반만 바뀌고 말았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많이 기다리게 해드려서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생각보다 이 파트가 길어지고 있지만... 금방 끝날 겁니다 ㅠ.ㅠ

+ 추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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