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74 불로초를 찾아 떠난 남자 <3권 마침> =========================================================================
< 불로초를 찾아 떠난 남자 (3) >
“내놔라 유물.”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헌의 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되먹지 못한 갈취꾼>의 칭호를 얻게 되었습니다.]
[소지하고 있던 <난폭한 유물 파괴자>, <비열한 유물 협박자>, <되먹지 못한 갈취꾼>의 칭호가 합쳐져 숨겨진 히든 패시브 스킬 <극악무도한 카리스마> 스킬을 얻게 되었습니다.]
[스킬이 상시발동 됩니다. 아주 강한 지배력상승 효과가 발생합니다. ]
[단 유물들이 느끼는 당신의 첫인상은 최악이며 희대의 난봉꾼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단 악계열유물들에게는 열렬한 환호를 받습니다.]
[당신 같이 못 되먹은 유물 사용자는 또 없을 것입니다.]
이 까마귀 놈이.
주헌이 헛웃음을 흘리는 것도 잠시, 유재하가 슬쩍 속삭였다.
“저, 단장님. 이놈들하고는 협상을 하신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냥 뺏는다.”
아무래도 협상 대상이 마음에 안드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주헌의 뻔뻔한 말에 놈들이 헛웃음을 흘렸다.
“유물을 뺏는다고?”
“그래, 어린 애들을 긁어모으는 유물이다. 내놔라.”
“이게 돌았나!”
놈들이 주헌을 붙잡으려고 할 때였다.
뻐억, 하고 둔탁한 소리가 울려퍼지더니 돌바닥에 탁, 탁 장난감 같은 뭔가가 떨어져 굴러갔다.
그건 다름 아닌 이빨이었다.
“흐아악! 내 이빨!”
사내들은 박살난 얼굴을 부여잡고 데굴데굴 굴렀다. 그러나 주헌은 헛웃음을 흘렸다.
“왜 이런 놈들은 꼭 말로 하면 안 듣지? 순순히 내놓으면 좋잖아.”
아니 너 같으면 주겠냐고. 이 갈취왕아.
그렇게 유재하는 한숨 쉬었지만 그를 나무라지 않았다. 아니 나무라기는 커녕.
“단장님이 내놓으시란잖아. 새끼들아. 말이 말 같지가 않냐?”
한술 더 떠서 놈들을 협박했다.
그럴 때였다.
“너네들, 그 유물이 가지고 싶은 거냐?”
낯선 목소리가 들린 쪽은 다름 아닌 포커 테이블 쪽이었다. 거기엔 젊은 백인 여자가 하나 있었다. 탱크 탑에 밀리터리 바지를 입고 있었다.
물론 생긴 건 키이라처럼 굉장한 미인이었지만, 그녀를 본 주헌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왜?
그녀는 주헌의 기억에 있는 얼굴이었던 것이다.
‘메리 윌슨.’
틀림없었다. 왕급은 아니지만 키이라 밑에서 제법 활약하던 군의관이었다. 제법 실력있는 유물 사용자였던 것이다.
'저 여자가 있는 걸 보니 확실히 키이라가 관련 되어 있군.‘
주헌은 딱 걸렸다는 듯 웃었지만, 메리 윌슨은 두 사내의 몸을 유심히 훑어보며 눈웃음을 지었다.
“우리 내기나 할까? 너희가 이기면 그 유물을 줄 수도 있는데."
“이봐, 메리!"
그녀의 제안에 다른 동료들이 술렁거렸지만, 메리 윌슨은 상관없다는 듯이 웃었다.
“뭐 어때. 심심하잖아. 그리고 저놈이 뭘 하든 내가 이길게 뻔한데 뭐."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건지 그녀는 자신감이 넘쳐 흘렀지만, 주헌은 메리 윌슨이 딴 어마어마한 돈을 보면서 탐욕스럽게 웃었다.
“좋아. 내일 아침까지 한가하니까. 대신.”
“대신?”
“내가 이기면 유물 포함, 니들 전재산을 내놔야 할 거다.”
이게 미쳤나?
“좋아. 하지만 내가 이기면 네 놈들의 튼실한 장기는 우리가 접수다. 이 근방에서는 찾는 사람들이 많거든.”
“그러든지.”
“용기가 가상한건지, 바보 같은 건지.”
패거리들은 큭큭 웃어댔다.
하지만 유재하만큼은 주헌이 악마라고 생각했다. 주헌이 뭘 생각하고 있는지 눈치챘기 때문이다.
덕분에 유재하는 제 시계를 보며 혀를 찼다.
‘쯧, 10분도 안 걸리겠군.’
그리고 그 일은 실제로 이루어졌다.
* * *
“로얄 스트레이트 플래시.”
주헌이 오픈한 카드에 메리 윌슨은 카드를 떨어트리고 말았다. 아니 그도 그럴 법한 게 지금 상황이 아주 골 때리는 상황이 된 것 같았다.
“이, 이건 말도 안돼.”
자신이 게임에서 지다니!
심지어 동료들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슬쩍 자신의 옆에 놓인 유럽 동전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앞면으로 되어 있는데. 어째서!'
이게 앞면으로 나와 있는 이상, 최강의 행운의 여신이 강림해야만 했다.
그런데 어째서 자신이 가진 건 똥패이고, 주헌이 가진 건 최상급의 패란 말인가.
그러자 주헌이 하하 웃었다.
“한심하긴. 그 동전이 있으면 무조건 니들이 이길 줄 알았나?”
“!”
동전의 존재를 주헌이 파악하자 그들은 당황했다.
‘동전의 정체를 알고 있어?’
“너 어떻게!”
어떻게 알기는.
[행운의 여신의 가호를 받은 행운의 동전 (C급- 희귀급 / 소모성)]
자신이 한 때 도박장에서 정말 지겹게 본 물건이니까 그렇지.
저 동전은 쉽게 말해 분수대에 던져진 동전들이 유물화가 된 케이스다. 그리고 행운을 기원하며 던진 동전이 세상에 도대체 몇 개가 된다고 생각하는 가?
그 중 일부분만 유물이 되었다고 해도 그 숫자는 엄청났고, 전세계의 도박장엔 저걸로 자신의 운을 높이는 놈들로 득실 거렸다. 그러다보니 결국 행운이 상향평준화 되어 서로 동전을 빼앗기도 했지만.
‘하지만 그래봤자다.’
주헌은 눈앞에 뜨는 메시지를 보며 웃었다.
[보기만 해도 끔찍한 파산의 여신이 강림했습니다.]
[파산의 기운이 반경 500m 반경으로 뻗어나갑니다.]
[당신들을 제외한 모두에게 끔찍한 패가망신의 저주가 닥쳤습니다. 이대로 계속 할 경우 상대방의 유전자 자체가 불행의 속성으로 변이되어 버립니다.]
[그만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깟 C급짜리 행운의 여신, 포식자에 가까운 SS급 파산의 여신 앞에서는 한 입 감도 되지 않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그야 말로 일방적인 학살 게임.
그리고 아이린에게 문자를 보내 이 상황을 지시 했었던 주헌은 악랄하게 웃었다.
'옳지. 유물을 제법 잘 다루고 있어. 아무래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는 모양이군.'
애초에 아이린에게 조금씩 유물을 사용하게해 숙달시키려는 주헌이었다. 이들은 그것에 뻔히 이용당한 것이고 말이다.
유재하가 짐작한 대로였다.
물론 주헌에게 행운이 닥친 건 아니었다. 그냥 이놈들이 지나치게 불행해지다보니 좋은 패들이 줄줄이 샌 나머지, 자신의 단장에게 넘어간 것 뿐.
'키야, 반사이익 죽여주네.'
반면 메리 윌슨은 땀을 흘렸다. 분명 이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메리 윌슨이 당황하거나 말거나, 주헌은 사납게 눈을 번득였다.
“내가 이겼다. 그러니 내놔라, 전 재산.”
“아니, 이건 그러니까...!”
메리 윌슨은 코인 유물을 회수하며 슬쩍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러나 그걸 놓칠 주헌도 아니었다.
푸욱!
“으악!”
코인 유물을 회수하려는 메리 윌슨의 손등에 단도가 박혀 들었다. 단도를 꺼내든 주헌은 손목이 잘리고 싶으냐며 싸늘하게 웃었다.
“분명 전부 내놓는다고 했다.”
“으아악!”
“그리고 미국 중장, 키이라 클라크가 이곳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이 뭔지도 불어라.”
“그런 거 난 몰라!”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주헌은 메리 윌슨을 포커 테이블 위로 쓰러트렸다. 그러더니 칼로 그녀의 목을 위협하면서 읊조렸다.
“네가 키이라와 관련 있다는 건 다 알고 있다. 순순히 말하는게 좋을텐데?”
결국 칼날이 메리 윌슨에게 떨어지려고 하자 겁에 질린 메리 윌슨이 입을 벌렸다. 이대로면 정말 죽겠다고 생각한 탓이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만해! 여기서 10km 떨어진 북쪽 숲에 무덤이 있다고! 거기에서 희귀한 기호식품이 나와! 장군님은 그걸 얻고 계신 거라고!”
그러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주헌의 칼이 우뚝 멈췄다.
“무덤?”
“그래! 겉으로 보면 그냥 돌산이야. 우리가 가진 것 중에서 어린 애들을 끌어모으는 유물이라면 분명 서복의 유물을 찾는 거지? 그 안에 있어! 가서 가져가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이에 주헌은 헛웃음을 흘렸다.
“왜 그런 곳에 서복의 유물을 가져다 놨지?”
“무덤에서 기호식품이 나온다고 했잖아! 그 안에서 그 기호식품을 가지고 나올 수 있는 게 애들뿐이라서 그 유물을...!”
동시에 주헌은 감이 잡혔다는 듯 입 꼬리를 올렸다.
‘그렇게 된 거군.’
곧 주헌이 뭔가 납득 한 듯하자 메리 윌슨이 급하게 외쳤다.
“이제 정보는 줬으니까 됐지? 그러니까 풀어줘!”
'이렇게 된 이상, 키이라 장군님께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그러나 주헌은 유물 하나를 발동 시켰다. 그러자 그의 등 뒤로 수상한 가루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건 다름 아닌 좀비 파우더였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주헌은 눈빛을 번득이며 악랄하게 웃었다.
“풀어줘? 목격자를 그냥 보내주다니, 미쳤냐?”
그 말에 그들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곧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 * *
“와, 독하다. 독해. 이제 이쯤되면 악당들이 더 불쌍해질 지경이라니까요.”
도박장을 나오던 유재하는 007돈가방을 보았다. 가방에는 놈들이 도박장에서 사기를 쳐서 따낸 돈들과, 놈들이 지니고 있던 값비싼 물건들뿐이었다.
총 합쳐서 7천만 원 정도 될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주헌은 그걸 몽땅 뜯어 가방에 담아왔다.
‘뭐, 평소에 금품털이를 하는 양반은 아니니 분명 이유가 있겠지만.’
“그런데, 내일 아침에 은행에 간다면서요? 무덤에 가기 전에 반드시 현찰을 뽑아와야 한다면서.”
“아니 이제 안가도 된다. 협상비로 쓰려 했던 돈도 남았고, 이걸로 충분해졌어.”
“?”
그리고 정작 도박장에는 좀비가 된 환자들로 넘쳐났지만 주헌은 신경도 쓰지 않고 걸었다.
이제부터 서복의 유물이 있다는 무덤을 털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때 잘 걷던 주헌의 표정이 어쩐지 이상해졌다.
아니 그도 그럴 법한 게.
[<마른하늘의 강도> 칭호를 얻게 되었습니다.]
[<날강도>로의 전직을 추천합니다.]
[전직 하시겠습니까?]
그런 되먹지 않은 메시지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이건 틀림없는 그 까마귀놈의 짓이다.’
덕분에 그는 살벌하게 웃었다.
이게 자기를 찾아오라고 일부러 도발하는 건가?
“천천히 찾으려고 했더니, 이 까마귀 놈이 안 되겠군.”
'갑자기 웬 까마귀?'
그걸 이상하게 보던 유재하가 물었다.
“그런데 아까 기호 식품 이야기는 도대체 뭡니까? 서복의 유물이랑 관련이 있는 것 같던데.”
“간단해. 아무래도 키이라 놈이 전 세계 몰래 플랜테이션 농업이라도 하고 있는 것 같다.”
“프, 플랜테이션 농업?”
“그것도 무일푼 강제 노동.”
그렇다.
이곳 아프리카에는 뭔가 먹는 것 관련 무덤이 있는 것이다.
‘키이라 놈. 분명 돈이 된다는 걸 파악하고 그 무덤을 독점하고 있는 거겠지.'
곧 주헌이 덧붙여 말했다.
“확실한 건 거기서 나오는 건 인류의 역사가 뒤바뀔 식품이 될 거야.”
“그정도면 천상의 맛인가? 효능이 좋은 건가?”
“글쎄. 난 안 먹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용이 승천하는 광경이 보인다나 어쩐다나 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그 기호 식품중 하나는 미국이 최대 수출국이었지. 보나마나 이때의 무덤이었나 보군.’
잘하면 그 기호식품도 자신이 꿀꺽 할 수 있으리라.
“어쨌든 멀지 않은 곳이야. 아이린만 찾아서 바로 무덤 쪽에...”
곧 주헌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이 때였다.
“큰, 큰일 났습니다!”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에 서 있는 것은 아이린의 여자 경호원이었다. 그녀는 이 주변을 다 뒤지고 다닌 듯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아, 아가씨가 보이지 않아요!”
“뭐라고요?”
놀라던 유재하는 설마 하는 얼굴로 주헌을 보았다.
“단장님, 분명 아이린한테 파산의 유물의 힘을 쓰게 했죠!”
그러자 주헌은 끙 이마를 짚었다.
‘설마 리스크가 발생했나.’
아마도 탐욕의 리스크가 또 발동 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다른 곳에서 탐욕이 발동하고 있으면 곤란한데.'
곧 골치 아프게 되었다는 듯 주헌과 유재하, 경호원은 흩어져서 찾기로 했다. 하지만 주헌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행히도 아이린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녀를 찾게 된 장소가 문제였던 것이다!
============================ 작품 후기 ============================
(8.6일 수정 완료)
으앙대!!!! 거기는!!!
+ 갑자기 도굴학개론으로 제목을 바꾸고 싶어졌습니다!!!!!!!!!!!!
+ 뒤에 나올 이야기를 위해, 그리고 약간 글이 루즈해지는 것 같아 72편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 추코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