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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굴왕-62화 (62/409)

00062 황금을 향하여  =========================================================================

< 황금을 향하여 (2) >

그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비행기 안에는 알몸의 쭉빵 미녀 다섯이 주헌과 유재하를 반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히는 완전 알몸은 아니지만, 시스루 재질의 옷은 여인들의 풍만한 몸매를 여지없이 투과하여 보여주고 있었다.

가는 허리에 복숭아 같은 엉덩이, 봉긋 선 가슴 끝까지! 한 폭의 자극적인 예술이 거기에 서 있었던 것이다.

“으악!”

결국 가장 먼저 소리를 지른 건 유재하였다. 그야 거의 옷을 벗은 미녀들이 우르르 다가오면 당황하는 게 당연한 일이리라.

때문에 아직은 순진한 유재하는 기겁을 하고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감사합...! 아, 아니 죄송합니다! 잘못 찾아왔어요!”

기어이 유재하가 뒤돌아서려고 할 때였다.

“어? 아니에요! 제대로 찾아오셨어요! 여기 맞아요!”

비행기 안 쪽에서 다급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에요, 여기.”

당황한 햄스터처럼 달려나오던 아이린은 평범한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물론 아이린이야 뭘 입든 간에 예쁘긴 했지만, 내심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으리라.

“아, 죄송해요. 아버님 몰래 비행기를 가져온거라….”

“아버님?”

“저랑 오빠 비행기는 보수중이거든요.”

아무래도 자신의 비행기가 아니다 보니 아이린이 예상하지 못한 사태가 벌어진 모양이었다.

그녀는 시중인들에게 소리가 들릴 새라 그들에게 속삭였다.

“사실 지금 시중인들은 주헌씨하고 재하씨가 오빠의 친구들이라고 알고 있거든요. 그렇게 말해놨어요. 그래서 시중인들이 멋대로 준비 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시중인들로서는 평소 하던 대로라는 것이다.

아이린의 오빠인 조지 홀튼은 친구들을 데리고 전용기를 사용할 때 마다 이 미녀들을 데리고 다녔으니까.

뭐 덕분에 눈이 호강하긴 하지만, 내심 걱정이 되었던 유재하가 개미 소리로 항의했다.

“그런데 괜찮은 겁니까? 우리가 오빠 친구가 아니란게 들키면….”

오빠 친구이기는 커녕, 그 오빠라는 사람에게 거하게 사기를 쳤는데 말이다. 걸리면 진짜 죽는 거 아니야?

그러자 아이린이 쓰게 웃었다.

“괜찮아요, 괜찮아. 어쨌든 저분들이 계신 김에 마사지도 받으시고, 편하게 가세요.”

아니나 다를까, 러시아계 미인들은 제 솜씨 좀 발휘하겠다는 듯, 관능적으로 손을 털고 있었다.

* * *

“아, 진짜 행복했다.”

약 10시간에 걸쳐 터키에 도착한 유재하는 헤실 헤실 웃고 있었다.

그들은 그야 말로 호텔에 가까운 홀튼가의 전용기에서 그들은 극락의 시간을 보냈다. 하고 싶었던 게임도 실컷 하고, 쉐프가 준비해준 고급 요리도 먹고, 스파 시설에서 몸도 담그고, 금으로 된 세면대에서 얼굴도 씻어보고!

어디서 이런 경험을 해보겠나!

그리고 무엇보다.

“예쁜 누나들이 마사지도 끝내주게 잘해주시네요.”

비록 엄한 상황은 펼쳐지지 않았지만, 미인이 몸의 피로를 풀어줬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다.

유재하는 아직도 나긋나긋하게 웃는 러시아 계 모델 누나들의 손길을 잊지 못했다.

상의를 탈의한 채 엎드려 있으니, 누나들이 하늘 하늘한 몸짓으로 다가와 수건을 덮어주고 부드럽게 아로마 오일을 발라주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어깨, 팔, 다리, 등, 몸 구석 구석을 훑는 부드러운 손길이 정말로 위험할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일까, 유재하는 부끄러워했다.

“아 솔직히 좀 섰……”

“어쩐지 늦게 일어나더라니.”

그리고 주헌은 옆에서 쯧쯧 혀를 찼다. 그러자 유재하가 입을 삐죽 거렸다.

“나만 좋았나! 단장님도 좋아하셨잖습니까!”

“어 프로긴 하더라. 덕분에 뭉친 근육 피로가 쫙 풀렸어.”

안 그래도 15년 전으로 돌아와 근육통 때문에 이곳저곳 고생하던 주헌이었다.

평범한 회사원의 몸으로 절권도 기술을 쓰랴, 무덤에 들어가는 육체노동을 하랴, 당연히 쓰지 않던 근육을 쓰니 꽤나 온 몸이 쑤셨던 것이다.

“그런데 근육통이 싹 사라졌네. 나중에 한 번 더 부탁해야지.”

하지만 주헌이 너무나도 건전하게 말하자, 뭔가 자신만 쓰레기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유재하가 울부짖었다.

“아 왜! 단장님도 좋았잖아요! 솔직히 나만 이상한 생각 한 거 아니잖아! 그치!”

“허, 누가 뭐래? 건강하단 증거인데 뭐 어떠냐.”

“아이씨!”

하지만 뭔가 억울했던 유재하가 아이처럼 외쳤다.

“단장님도 뭐, 누님들 왕가슴에서 시선을 못 떼더만!”

사실 유재하는 주헌이 지독한 워커 홀릭이라, 여자가 알몸으로 유혹해도 반응이 없는 돌부처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 주헌이 마사지 누나한테 시선을 못 떼자, 내심 사나이의 동질감을 느낀 것도 있었는데 말이다.

“솔직히 말하시죠? 가슴 좋았죠!”

하지만 주헌은 아, 그걸 말하는 거냐며 태연하게 답했다.

“아. 물론 훌륭했지. 그런데 그 여자 목걸이가 계속 신경이 쓰여서.”

“네?”

“그거 유물이었거든.”

“………네?”

“어떤 기능을 가진 놈인가 좀 살펴보고 있었지.”

“…………….”

“그런데 결국 쓸만한 건 아니더라고. 아무래도 조지 홀튼이 예술품을 수집하다보니, 유물들이 위장해서 굴러들어온 케이스인 모양이야.”

그러자 유재하는 참다못해 외쳤다.

“야 이 유물 성애자야!”

어떻게 그 천상의 바디를 두고 유물한테 시선을 빼앗길 수가 있냐!

“그 얼굴 그렇게 쓸거면 나 줘요!”

“……….”

하지만 부하 놈이 뭐라고 울부짖거나 말거나 주헌은 수첩과 샤넬 립스틱 하나를 꺼내 들었다.

“전쟁왕이 쫓아오나 안 쫓아오나 다시 확인해야 하니까, 넌 좀 닥치고 있어.”

아이린의 전용기 찬스 덕분에 출국금지에 휘말리는 사태는 없었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

곧 주헌이 립스틱을 수첩에 얹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수첩 위에 있던 립스틱이 마치 녹아내리듯이 수첩에 빨려 들어가는 것이었다. 사실 그 수첩은 정화의 유물이 위장한 형태였고, 샤넬 립스틱은 키이라에게 슬쩍한 그녀의 소지품이었다.

그리고 주헌이 픽 웃으며 지배력을 실었다.

“자, 맛있게 먹어치웠으면 키이라의 위치정보를 모두 뱉어내라, 유물.”

[#*$#$*#*!]

싫다고, 네놈 말 듣기 싫다고!

영국 노인네를 찾아내라고 할 때도 내 몸을 찢으면서 협박하더니!

정화의 유물은 주헌이 매우 싫다는 듯이 빼애액 거렸지만, 결국 강한 지배력 탓인지 그의 말에 굴복했다.

빈 종이였던 종이에 저절로 뭔가가 그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나타난 것은 키이라가 현재 있는 위치지도와 위도와 경도였다.

주헌은 그걸 보고 웃었다.

‘키이라는 아직도 마카오에 처 박혀 있나.’

그렇다. 정화의 유물은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사람을 추적하고 싶을 땐 그 사람이 소유한 물건을 던져주면 되고, 유물이나 무덤을 찾고 싶을 땐 찾고 싶은 유물과 비슷한 계열의 유물을 던져주면 된다.

그럼 물건에서 정보를 읽어 위치를 추적해준다. 한 번 읽어낸 위치 정보는 24시간 정도 지속 되었다. 미다스의 무덤도 이런 느낌으로 찾아낸 것이고 말이다.

어쨌든 간에.

“아무래도 아직 키이라가 뒤쫓아오진 않은 것 같다.”

그 말에 유재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쫓아올까봐 무서웠는데 다행이네요. 완전 벗어난 거겠죠?”

그 말에 주헌은 헛웃음을 흘렸다.

“뭔 소리야? 빠르든 늦든 쫓아올걸?”

“네? 쫓아온다고요?”

그러나 주헌은 대수롭지 않게 웃었다.

“비비안이 불은 유물 중에 있었잖아. 스토커 유물이.”

“아이고, 그런 기능이 있는지 없는지 제가 어떻게 알아요.”

“물론 그 유물은 리스크가 쎄서, 오히려 그 여자가 나한테 그걸 사용한다면 진짜 칭찬해 준다.”

“…리스크가 뭔데요?”

“궁금하면 나중에 직접 확인해보든가?”

그 말을 하며 주헌은 서둘러 이동하자고 했다.

워낙 적이 많았던 주헌인터라 그깟 추격이 두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당분간은 좀 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미다스의 무덤에 갔다올 동안만 말이지.’

그랬기에 주헌은 추적이 오기 전에 서두르자고 했다.

“어차피 미다스의 무덤이 있는 곳까지만 가면 문제는 해결 돼.”

* * *

하지만 해결되기는 개뿔, 여기엔 작은 문제가 생겨 있었다.

“와, 이거 예상치 못한 일인데요?”

망원경으로 한 방향을 지켜보던 유재하가 외쳤다. 그들이 있는 곳은 터키의 유명한 3대 관광지 중 하나 카파도키아.

바위로 된 고원으로 아찔한 바위 절벽은 여행 패키지에서 질리도록 빠지지 않는 장소였다. 다만 그런 관광지가 지금은 위험살벌한 지역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쯧, 설마 저런 모습이 되어 있을 줄은 몰랐군.”

그들은 카파도키아가 한 눈에 보이는 타워 전망대에 있었다. 몇 km 나 되는 거리긴 하지만, 망원경으로 보니 대충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었던 것이다.

곧 주헌과 유재하가 혀를 차자, 만발의 준비를 하고 있던 아이린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왜그러세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주헌은 자신보다 키가 작은 아이린을 힐끔 내려다 보면서, 대수롭지 않게 망원경을 그녀의 눈에 대주었다.

“직접 상태를 보시죠.”

하지만 아이린의 망원경에는 이상한 돌무더기들만 잡혔다.

“어………저, 비둘기가 보이는데...”

“………….”

결국 귀찮다는 듯 한숨을 쉬던 주헌은 직접 망원경의 위치를 잡아주었다. 나름 손놀림이 상냥했다.

“자 보입니까?”

“아, 네. 감사합니……어? 저건!”

아이린은 주헌과 유재하가 본 것을 자신도 봤다는 사실에 기뻐했지만, 문제는 내용물이었다.

미다스의 무덤.

그러니까 바위 고원에 고분이 생겨 있는 건 좋은데, 그 주변을 장악하고 있는 군인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고분 주변에 군인들이 칩거하고 있는 건 그리 이상한 현상도 아니다. 시간이 더 흐르면 수 많은 발굴단들이 몰려 들어있겠지만, 지금은 발굴단들이 활동할 시기가 아니기에 나라의 군인들만 있는 것이었다.

그 뿐인가?

“저..단장님. 저 자주색 베레모 말입니다. 저 문양도 그렇고, 키이라 옆에 있던 그 TSOF 놈들 아닙니까?”

“키이라 쫄따구들이 저 무덤 안을 탐색하고 있는 것 같군.”

그렇다.

미다스의 무덤은 소멸되어 있지 않았다. 무덤의 주인이 빠져나와 아이린에게 늘러 붙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멀쩡한 형태의 무덤인 것도 아니었다. 뭐라고 해야 할까, 무덤은 완전 소멸하지 않고 50% 정도가 남아 있는 형태였다.

마치 황야에 버려진 유적 같았다.

덕분에 주헌은 미간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이상하다. 왜 유물이 무덤에서 나왔는데도 무덤이 소멸하지 않았지?’

이런 적은 처음이다.

그래봐야 자신이 기억 못하는 걸 보면, 저것도 오래 버티는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무덤은 소멸하지 않았고, 무덤의 형태는 남아 있으니 호기심 많은 인간들이 탐험하기엔 딱 좋은 녀석이라는 것이었다.

입구까지 뻥 뚫려 있어 들어가는 것에도 문제가 없었고 말이다.

곧 유재하가 탄식했다.

“와, 저 놈들이 진짜 아주 입구랑 주변을 꽉 막고 있네요. 개미 한 마리 못 들어가겠어.”

문제는 그것이다.

아무래도 터키 쪽의 군인들과 TSOF 하고 손을 잡은 건지, 수 백명의 군인들이 실시간으로 무덤 반경 1km를 감시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저기에 조금이라도 접근하면 총알받이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변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어 민간인들은 3km 범위부터 발도 들이대지 못했다.

결국 아이린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주헌을 보았다.

“그럼 방법이 없는 건가요?”

“그렇겠죠? 민간인을 들여보내줄 리도 없잖아요.”

유재하는 그렇게 답하면서 부정적으로 어깨를 들썩였다.

“심지어 며칠 전 뉴스에 떴잖아요? 무덤은 일단 국가에게 우선 발굴권과 조사권이 있으며, 국가에게 허락 받지 않은 자가 출입할 시 도굴 및 불법 침입행위로 처리한다는 말이요.”

심지어 미군 TSOF 라면 판도라하고도 연관이 있다. 유물과 무덤을 독식하려는 그 놈들이라면 더더욱 민간인의 출입을 용서하지 않을 터.

‘그러고보면 터키도 판도라 초기 가입국 중 하나였지.’

그 생각을 하고 있는데, 유재하가 입꼬리를 올렸다.

“혹시 홀튼가라면 인맥을 동원해서 어떻게 안되나?”

하지만 그 말에 주헌은 비웃었다.

“장난 하냐. 제 아무리 홀튼가라도 재벌일 뿐 국가원수가 아니야. 어떻게 무장 군인들을 저리 비키라고 치울 수가 있겠어?”

“그럼 어째요? 방법이 없잖습니까.”

하지만 그 말에 주헌은 웃었다.

“왜 없어?”

“네?”

“그러고보니 너, 전부터 궁금해 했지. 다들 발굴단이라고 칭하기 시작하는데 왜 나한테는 도굴단을 칭하냐고.”

“아….”

확실히 그렇게 묻기는 했지만, 왜 그걸 지금.

주헌은 픽 웃었다.

“그럼 지금부터 보여주지, 도굴꾼의 방식을.”

============================ 작품 후기 ============================

자 형이 간다 ㅇㅅaㅇ

(+ 추가)

으억!! 밖에 나올 일이 있어 가족한테 부탁해놨는데 왜 글이 안올라가 있지 ;ㅅ;!!!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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