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굴왕-27화 (27/409)

00027 감히 누구한테 덤벼?   =========================================================================

< 감히 누구한테 덤벼? (1) >

주헌과 권 회장의 손이 올라간 건 동시였다. 그러자 주헌이 권 회장을 슬쩍 노려보았다.

‘칫, 저 물건에 대해 알고 있는 건가.’

나온 물건은 다름 아닌 나무 묘목이었다.

하지만 저건 틀림없는 유물이었다.

그것도 SS급(신급유물)!

‘진시황의 불로초!’

바로 권 회장이 예전에 소유하고 있던 의료유물이다.

[@($&*@#&*@#!!]

무대 위의 불로초는 빼애액 울면서 조명이 뜨겁네 어쩌네 하고 있었지만 주헌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저건 수많은 인재들이 노예계약을 맺고 권회장의 밑에 들어가게 된 원흉 중 하나.

권 회장의 세력을 키워준 중요유물 중 하나였던 것이다.

‘그러니 반드시 손에 넣어야만 한다.’

저걸로 미래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럴 때 이벤트 경매라 그런지, 경매사가 꽤 밝게 진행을 시작했다.

“언론에도 한 번 나갔었던 굉장히 희귀한 물건입니다!”

경매사는 신이 나서 이야기를 진행했지만 주헌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됐다고! 설명 됐으니까 응찰이나 받으라고!

하지만 이 때 경매사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외쳤다.

“믿기십니까? 여기서 열린 아몬드 열매는 정력에 엄청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각종 헐리웃 스타들의 후기들이 언론을 뜨겁게 달구웠죠!”

동시에 사람들의 시선이 주헌과 권 회장에게 따갑게 쏠렸다.

‘저, 정력제?’

주헌은 그 시선들이 조금 민망했지만 상관없었다.

‘저건 유물이다. 유물이야.’

그렇게 주헌이 민망한 손을 계속 들고 있을 때, 경매사가 드디어 주헌이 원하던 말을 외쳤다.

“이 열기를 가져가 시작가 20만 달러 (2억) 부터 시작합니다!”

그러자 주헌이 다급하게 외쳤다.

“30만 달러!”

이에 질세라 권회장도 외쳤다.

“40만 달러!”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흥미를 느끼고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50만 달러.”

“50만 5천 달러!”

“80만 달러.”

“100만 달러!”

“150만 달러!”

곧 주헌은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이정도면 충분히 낙찰 시킬 수 있다.’

남은 돈은 5천만 달러 (500억 원).

보통 마지막 기부경매는 아무리 높아도 3백만 달러 (33억원) 미만으로 끝이 나니까.

짠돌이 권 회장도 아무리 그래도 저기에 그 이상을 투자하진 않을 터.

하지만.

“1000만 달러!”

권 회장이 돈의 단위를 확 올려버렸다. 동시에 움찔한 주헌이 권 회장을 슬쩍 쏘아보았다.

‘저 자식, 역시 저걸 어떻게든 가져갈 생각이군.’

물론 권 회장이 불로초를 정확히 알아보는 건지 아닌지는 주헌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주헌도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기껏 다른 유물도 권 회장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낙찰 시켰는데, 정작 신급 유물인 불로초를 빼앗긴다니. 얼마나 우스운 꼴인가.

그랬기에 곧 주헌도 재빨리 가격을 올렸다.

“1200만 달러!”

곧 권 회장과 주헌에 이어 경쟁자들이 늘어났다. 권회장과 주헌 때문에 아주 효과 좋은 정력제라는 헛소문이 돌면서 경쟁은 이상하게 치열해져만 갔다.

“저건 꼭 얻어야해, 1300만 달러!”

“1400만!”

“1800만!”

“1900만!”

하지만 여기서 권 회장이 한 번 더 가격을 올려버렸다.

“4000만 달러!”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기부 경매에서 이렇게 액수가 올라가기 시작하다니!

사람들은 흥미로워했고, 경매사는 굉장히 기분이 좋아보였다.

반면 주헌은 눈살을 찌푸렸다.

‘4000만이라.’

동시에 뭔가를 생각하던 주헌은 아이린에게 뭐라고 속삭였다. 그 말을 들은 아이린이 깜짝 놀란 듯 주헌을 보았다.

하지만 곧 주헌이 손을 들었다.

“4100만.”

주헌이 끈질기게 쫓아오자 권 회장은 눈살을 찌푸리며 외쳤다.

“4200!”

“4300!”

“4400!”

“4500!”

하지만 금액이 올라가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투덜거리며 빠졌다.

그리고 남은 것은 주헌과 권 회장 뿐.

“4700!”

“4800!”

마침내 치열한 낙찰 경쟁은 계속되어 응찰가격은 5000만 달러까지 도달했다. 5000만이면 주헌이 가진 전 재산이다.

“네, 현재 5천만 달러까지 나왔습니다. 더 응찰하실 분 안 계십니까?”

그러자 계속 따라오는 주헌을 못 마땅하게 생각한 권 회장이 결국 외치고야 말았다.

“1억 달러!”

또 다시 뛰어오른 엄청난 금액에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1, 1억 달러?”

“미쳤나!”

그러자 이미 경쟁을 할 수 없게 된 주헌도 재밌다 는 듯 하하 웃었다.

‘저 짠돌이가 또 억 단위를 쓰다니.’

확실히 지금으로서는 인정해야 했다. 주헌과 권 회장은 아직 재력에서 엄청난 차이가 났다.

애당초 TKBM은 평범한 동네가게 수준의 기업이 아니었다.

컴퓨터, 핸드폰 등 IT 테크놀로지 기업으로는 순위권 다툼을 하는 곳이었고, 이미 다양한 분야로 손을 뻗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그런 곳의 바지사장도 아니니 당장 움직일 수 있는 돈이 주헌보다 높은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랬기 때문일까.

‘이걸로 더 이상 낙찰은 꿈도 못 꾸겠지.’

실제로 주헌이 더 이상 응찰하지 못하자 권 회장과 윤시우는 그것 보라면서 비웃었다.

‘그러니까 감히 뱁새가 황새를 따라잡으려고 하면 안 되지.’

처음부터 노멀석에 앉아 자신들과 경쟁을 붙은 게 잘못이었다.

‘저 유물은 내가 가져간다.’

그렇게 생각한 권회장이 주헌을 비웃을 때였다.

“자 더 없으시면 낙찰을…!”

그런데.

‘어?’

손이 올라왔다.

“1억 5천만 달러!”

그리고 그깟 1억이 대수라는 듯, 권회장보다 가격을 더 높여버렸다!

덕분에 권 회장과 윤시우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뭐, 뭐라고?’

하지만 이번엔 주헌이 아니었다. 낙찰에 끼어든 건 바로 주헌의 옆에 있던 아이린이었던 것이다.

윤시우는 다 된 밥에 재를 빠트리냐며 아이린을 노려보았다.

“아이씨, 저 여자는 또 뭔데!”

뭐긴, 뭔가.

흑기사, 아니 흑장미지.

주헌은 입꼬리를 올렸다.

사실 응찰 가격이 4천만 달러를 넘어갔을 때, 그는 이미 아이린을 매수했던 것이다.

이대로 경매를 이끌어봤자 어차피 자신이 진다는 건 뻔했으니까.

그 사실을 잘 알기에 주헌은 그녀에게 재빨리 속삭였었다.

“행운 팔게요.”

그렇게 말이다.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을 덧붙였다.

‘대신 물물 교환입니다. 난 행운을 드릴 테니, 당신은 저걸 줘요.’

그리고 주헌의 말의 의미를 바로 알아들은 것일까.

타이밍 좋게 권 회장을 공격했다.

“어, 그럼 다시 진행하겠습니다. 1억 5천! 더 없으십니까!”

하지만 올라간 금액에 권 회장과 윤시우는 당황했다.

“1억 5천 이라니…”

“큭.”

그리고 주헌은 그들을 보면서 악랄하게 웃었다.

‘알았냐. 니들이 아무리 잘나봐야, 홀튼가한테는 졸부다.’

* * *

실제로 권 회장은 지금 당황하고 있었다.

“1억 6천만 달러!”

“2억 달러!”

그야 그럴 법한 게 자신이 사려고 했던 물건에 끈질기게 달라붙는 웬 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주헌과 한 편인 것 같았다.

하지만 보통 가격을 올리면 떨어져나가기 바쁜데 이 여자에게 몇 억쯤이야 껌 값인지, 권 회장의 가격을 가볍게 짓누르곤 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2억 2천만 달러!”

“3억!”

당찬 여자의 목소리가 경매장에 울려 퍼졌다.

하늘로 치솟는 가격에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세상에 3억이라니!”

동시에 권 회장이 황당한 얼굴로 여자 쪽을 보았다.

‘아니 진짜, 저 여자가 돌았나?’

윤시우도 입을 떡 벌렸다.

“세상에 어떤 미친 여자가 고작 나무에 3억을 불러?”

그러는 본인은 고작 와인에 TKBM을 팔려고 한 걸 까맣게 잊은 건지, 윤시우가 화를 내며 오페라 글래스를 가져오라고 했다.

주헌의 옆에서 뭔가 상의하는 것 같으니 분명 주헌의 아군이다.

‘저 놈이.’

끝까지 권 회장을 따라붙다가 나가 떨어지나 싶었더니.

“도대체 뭐하는 년을 끌어들인 건지 …!”

하지만 오페라 글래스로 여자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그의 표정이 창백하게 굳고 말았다.

‘저, 저 여자는…!’

한편 권 회장은 돌릴 수 있는 자금을 확인하며 비서에게 명령하고 있었다.

‘이대로 포기 할 수는 없다.’

“5천 정도 더 땡겨봐.”

“아, 네, 네!”

하지만 그 순간.

“회, 회장님.”

윤시우가 굳은 목소리로 권 회장을 불렀다.

“저. 그, 그만 포기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뭐?!”

권 회장이 화를 냈지만 윤시우는 진심이었다. 어지간하면 권 회장이 하는 일에 토를 달지 않을 그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그……제 눈이 틀리지 않다면 그 미국 홀튼 가문의 막내딸입니다.”

“뭐?!”

윤시우는 안다.

막내 아이린 홀튼이 어느 정도의 부를 가졌으며, 왕족에 버금가는 홀튼 가문이 얼마나 미쳤는지.

‘회장님이라고 해도 저 가문의 재력엔 못 이긴다.’

홀튼 가문은 과거 영국에 있다가 미국으로 건너온 귀족 가문출신. 기본적으로 금융권 재벌이었고, 그 외에도 손을 뻗치고 있는 사업도 상당했다.

심지어 아이린 홀튼?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가족 모두 아이린을 모두 끔찍하게 사랑해서, 아이린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상대가 누구더라도 지구 끝까지 쫓아가 파산 시킨다고 했었나.

‘저 여자하고는 얽히지 않는 편이 좋다.’

주헌이 저 여자와 무슨 관련이 있는 건지는 몰라도.

“회, 회장님, 그냥 저건 포기하시는게…!”

아무리 권 회장이라고 해도, 한 번에 바로 굴릴 수 있는 자금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사실 지금도 상당히 위험했다.

그러나 권 회장은 다시 번호표를 들었다.

“3억 2천만 달러!”

“회, 회장님!”

누가 뭐라고 한 들, 권 회장은 어떻게든 저 아몬드 묘목을 손에 넣어야만 했다.

‘저건 꼭 얻어야 하는 유물이다.’

그러나 권 회장의 속을 전혀 모르는 윤시우로서는 당황할 뿐이었다.

아니 그도 그럴 법한게 저런 정력제에 3억 달러나 쓰다니!

‘회장님, 그렇게 후계자를 원하셨던 건가!’

“회, 회장님! 이제 그만…!”

“안 닥쳐?”

그러나 이 때.

꺼지라는 듯 아이린이 결정타를 날렸다.

“5억 달러!”

미친!

곧 경매장에 정적이 흘렀다. 하지만 정장 그 가격을 부른 아이린과 주헌은 웃고 있었다.

‘자, 얌전히 퇴장해라. 권 회장.’

주헌은 대충 권 회장이 얼만큼 자금을 돌릴 수 있을지 예상할 수 있었다.

‘니들이 깝쳐도 지금 홀튼가한테는 안된다.’

그리고 그런 주헌의 미소를 읽은 것일까. 권 회장은 그들을 쏘아보다가 결국 번호표를 던졌다.

“젠장!”

그리고 이와 함께.

“이, 이로서 정력에 좋은……아니아니 희귀 아몬드 묘목 나무가 5억 달러에 낙찰 되었습니다!”

동시에 우와아, 경매장에 있는 모두가 비명을 질렀다.

물론 주헌도 놀란 건 사실이었다.

5억 달러면 한화로 얼추 5천억 정도 되는 숫자였으니까.

그랬기에 낙찰 받은 건 좋지만, 주헌은 확인 겸 물었다.

“5억 달러라니, 출혈이 크지 않아요?”

하지만 아이린의 대답은 명쾌했다.

“괜찮아요. 마침 얼마전에 내놓은 잡동사니들이 6억 달러에 다 팔리기도 했고요. 그리고.”

그녀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로서 행운을 파실 거잖아요. 돈하고 맞바꿀 수 없을 만큼 제게는 그게 더 중요해요.”

그녀에게 사실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 때문에 불행해지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더 이상 불행해지지 않길 바랄 뿐.

그래서 아이린은 자신의 재산을 흔쾌히 뿌렸을 것이다.

곧 주헌은 입꼬리를 올렸다.

‘아이린 홀튼. 확실히 도움이 될만한 여자다.’

권 회장의 그런 표정을 보게 될 줄이야, 무척 기분이 좋기도 했고 말이다.

“이제 당신의 행운을 주세요. 동양의 부적이나……토끼발 같은 건가요?”

그 말에 주헌이 웃으며 말했다.

============================ 작품 후기 ============================

(16. 6. 6 일 수정)

선추코 감사드립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