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충 이세계 TS물-266화 (266/295)
  • 266회

    퇴폐와 타락의 향연

    "나 왔어. 아스테!"

    크릭스는 밝은 얼굴로 집에 들어섰다.

    깨끗하게 정리된 집안.

    환기를 위해 열린 창문으로 시원한 밤바람이 불어온다.

    "아스테?"

    불안감은 잠시뿐.

    최면술사의 덫에 걸린, 새색시 아스테가 마중을 나온다.

    "서방님, 어서 오세요."

    "아스테!"

    크릭스는 참지 않았다.

    바로 아스테를 껴안고 입맞춤한다.

    상대는 생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입술을 맞대고 혀를 빨아댈 뿐인, 추잡한 키스.

    아스테는 서방님의 취향을 잘 알기 때문에 입을 열고 받아준다.

    분명히 둘은 고향에 내려와 결혼한 부부 사이인데도, 그 광경을 보고 있자면 더럽고 비열한 성추행의 연장선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때로는 직관이 진실에 다다를 때가 있듯이, 크릭스의 행위는 비열한 최면기도의 연장에 불과하다.

    가엾게도 「나를 서방님으로 생각하라」라는 최면에 걸려 버린 나머지, 아스테는 크릭스와 키스한다.

    "서방님. 츄룹. 웅. 일은 잘 풀리셨나요?"

    "그래. 아스테를 위해 잔뜩 사 왔어."

    크릭스의 손에는 장바구니치고는 부자연스러운 상자가 들려 있었다.

    막대한 양의 듀롯.

    좆밥 최면을 증폭시키기 위한, 크릭스의 치트.

    그러나 어디서 무한히 구해올 방법이 없기에, 아스테의 저금을 털어서 산 약물이다.

    '이번에야말로 완전히….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주겠어. 사랑하는 나의 아스테.'

    크릭스는 집요하게 아스테의 혀를 빨고, 타액을 넘겼다.

    양손으로 아스테의 예쁜 몸을 어루만진다.

    "사랑해. 아스테. 영원히 놓아주지 않을 거야."

    "서방님, 이상해요. 후후.

    며칠 떨어져 있었다고, 제가 어디로 가는 줄 알았나요?"

    "아스테, 방금 목욕했어?"

    아스테는 흠칫했다.

    "아, 네…. 저기, 서방님이 오실 것 같아서…."

    "스으읍. 아스테의 살냄새와 비누 냄새, 너무 좋아."

    "마, 맡지 말아요. 부끄러워요."

    부끄러운 마음 반, 찔리는 마음 반.

    아스테는 강렬했던 불륜섹스를 떠올리면서 아랫배가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주인님의 명령에 따라 서방님을 속여야 하는 자신의 처지도 다시금 자각한다.

    좀 전까지 서방님과 그 부하의 누런 정액을 보지와 자궁에 품고, 그것만으로 모자라서 침대 위를 뒹굴며 자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크릭스가 알면….

    소유욕이 강한 크릭스는 아스테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불륜섹스를 했다고 해서 아스테가 최면에서 풀려난 건 아니었다.

    그녀는 여전히 진심으로 서방님을 모시고 있으며,

    또 약물을 맞으며 최면 섹스를 하면 암시는 더욱더 강해진다.

    겉으로는 사랑하는 와이프라고 하지만, 크릭스의 목적은 명백하다.

    그녀를 소유물로 삼는 것.

    크릭스의 욕망은 추잡한 쪽으로 기울어 있을 뿐, 사랑도 무엇도 아니다.

    "바로 할까?"

    아스테는 발기 자지를 문지르는 서방님을 부드럽게 밀어내며 조곤조곤 말했다.

    "서방님을 위해 맛있는 저녁밥을 준비했어요.

    씻고 오시면 먼저 대접해 드릴게요."

    "쳇. 땀 냄새 난다, 이거야?"

    주인님의 말을 떠올린 아스테는 바짝 긴장했다.

    약물 섹스를 내일로 미루어야 한다.

    크릭스가 토라져서 아스테를 덮친다는 선택지를 고르면, 그녀는 저항할 방법이 없다.

    그렇게 되기 전에….

    서방님의 행동을 원하는 대로 유도할 필요가 있었다.

    "무슨 소리세요. 서방님."

    아스테는 크릭스를 꼬옥 안았다.

    "밥 먹고 힘내서 저를 안아주세요.

    서방님을 위한 특별히 힘썼어요."

    "그래?"

    크릭스의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식사 중에 흙먼지가 들어가면 곤란하니까.

    따뜻한 물을 받아 놓았으니, 먼저 씻어주시겠어요?"

    "좋아. 히히히.

    밥 먹고 섹스하는 거야."

    "…."

    아스테는 자연스럽게 크릭스를 샤워실로 밀어 넣었다.

    크릭스의 성격상, 오늘은 안 된다는 식으로 얘기하면 분기탱천해서 침대 교배프레스로 이어질 게 뻔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거스르지 않는 것. 아스테는 주인님의 명령을 완수하기 위해 긴장하고 있었다.

    '서방님과의 섹스로 만족하지 못한다고 해도….

    한 가정을 지켜야 할 여자로서 이게 옳은 행동인가?'

    아스테는 죄책감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주인님, 어디선가 숨어서 지켜보고 있겠지.'

    아스테는 알고 있다.

    부옥과 두메른은 어디로 간 게 아니다.

    근처에 몸을 숨기고 집에 들어올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

    아스테는 약상자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주인님이 원하는 건 이건가? 지금이라도 당장 쳐들어올까?'

    그리고 서방님 앞에서 나를 강간할까?

    아스테는 무서운 상상을 뿌리치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서방님 모르게 해달라고 약속했잖아. 두메른은 약속을 지킬 거야.'

    서방님이 샤워실에 있는 동안 끊임없이 생각한다.

    생각하는 걸 멈출 수 없다.

    요리하느라 손은 손대로 바빠서 큰일이었다.

    주인님이 자신과 서방님 중 한 명을 고르라고 하면 누구를 따라가야 할 것인가?

    아스테는 벌써 그런 걱정을 할 정도로 오크 자지에 흠뻑 빠져버렸다.

    '이제 주인님 없이는 안 돼….'

    몇 번 생각해도 같은 결론.

    아스테는 서방님을 위한 음식을 요리하면서도

    두메른의 자지와 진한 수컷 냄새를 떠올리며 볼을 붉혔다.

    침대 위에서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상상을 하며 허벅지를 비비댄다.

    "맛있다.

    고기는 직접 구한 거야?"

    "네."

    "변태가 다 됐네.

    서방님의 자지를 그렇게 기대했단 말이지?"

    "밥 먹을 때는 집중해 주세요. 천박한 얘기는 금지."

    크릭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게걸스럽게 고기를 씹어 삼켰다.

    …두메른을 대접하고 남은 찌꺼기를 서방님께 주고 있다.

    아스테는 가시처럼 박히는 죄책감 때문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아, 잘 먹었다."

    "더 가져올까요?"

    "응."

    요리를 나르는 아스테.

    가능한 한 서방님께 많은 음식을 먹이는 게 목표다.

    "차도 가져오겠습니다."

    식기의 움직임이 멎은 걸 확인하고 따뜻한 차를 대접.

    만복이 된 크릭스는 의자에 앉아 끔벅끔벅 졸았다.

    "피곤하신가요?"

    "배불러서 그런가…."

    아스테가 노린 대로다.

    왕복으로 하루 걸리는 여정, 씻기도 귀찮아서 침대로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은 피로가 쌓였을 터.

    맛있는 밥을 배 터지도록 먹었으니 졸려오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서방님, 저는 괜찮으니… 오늘은 그만 취침하시는 게 어떨까요?"

    "그럴까…. 미안."

    "푹 자고 일어나서, 서방님이 원하는 대로 해주세요."

    아스테는 크릭스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를 부축해서 침대로 데려간다.

    크릭스는 양말을 벗어 던지고 침대에 엎드렸다.

    "내일 봐. 아스테…."

    "편안히 주무세요. 서방님…."

    남편을 재운 새색시 아스테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인님의 명령을 수행해낸 뿌듯함으로.

    하지만 약물을 강탈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약물 섹스를 내일로 미루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아스테는 잘 몰랐다. 두메른과 부옥이 뭘 꾸미는지….

    뒷정리를 마치고 창문을 닫기 전에 바깥을 내다보지만, 오크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는다.

    아스테는 어둠 속에서 두메른의 흔적을 찾는 건 단념하고 소등 후 서방님이 잠든 침대로 기어들었다.

    "아스테. 사랑해…."

    "네. 사랑해요. 서방님."

    잠시 잠든 서방님을 지켜보던 아스테는, 울 것 같은 얼굴로 고백했다.

    "…죄송해요."

    늦은 밤.

    아스테와 크릭스가 잠든 부부의 침실에 침입자가 들어온다.

    크릭스는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었지만, 아스테는 달랐다.

    침입자가 공기를 어지럽히는 순간, 눈을 뜬다.

    '누구지?'

    아스테는 침대에서 빠져나와 소리 없이 복도로 나온다.

    그곳에는 나체의 두메른이 있었다.

    "학…."

    깜짝 놀란 아스테는 숨을 집어삼켰다.

    거대한 자지를 달고 있는 석상이 한밤중에 거실에 있으면 누구나 놀란다.

    그야말로 부동자세.

    두메른은 원래 거기 있었던 것처럼 미동도 하지 않고 아스테를 내려보고 있었다.

    "주인님…?"

    두메른의 뒤에서 부옥도 나왔다.

    같은 오크가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둘의 체형은 완전히 극과 극이다.

    부옥도 덩치가 크긴 했지만, 대부분이 살로 키운 덩치였으니.

    아스테는 부옥을 보고 싫은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주인님은 몰라도 저 녀석까지….

    자지를 덜렁거리고 있는 모습이, 무언가 기대하는 것 같아 불쾌하기 짝이 없다.

    "메인이벤트다. 아스테."

    "서, 설마…. 서방님이 자고 있을 때 할 생각인가요?"

    "기대돼서 어쩔 수 없군. 봐라."

    아스테는 두메른의 성난 자지를 보고 움찔했다.

    "깊이 잠들었다고는 하지만, 여기서 섹스하면… 깰 거야."

    "그 스릴을 참을 수 없지."

    두메른이 원하는 게 뭔지 알았다.

    하지만 아무리 못났어도 서방님은 서방님.

    아스테는 딱딱한 자지의 유혹을 뿌리치고 단호하게 말했다.

    "주인님으로 모시기로 했을 때, 말했지.

    서방님께 들키지 않게 해달라고…. 정도를 넘어선 변태 행위에 어울려 줄 순 없어."

    "부옥. 아스테는 이미 변태 섹스에 어울렸다."

    아스테가 발끈하기 전에, 두메른이 부옥의 머리를 움켜잡았다.

    "으긱. 두, 두메른 님. 두개골 깨집니다. 깨져버려…. 부오옥!"

    "내 암컷과 섹스하는 걸 허락했다고 함부로 굴지 마라.

    내가 지금 아스테와 얘기하고 있잖아."

    "죄, 죄송합니다…."

    "분별없이 구는 건 좋지 않아.

    흥을 타야 할 때와 아닐 때를 구분해라."

    아스테는 속으로 안심했다.

    부옥과 다시 섹스하는 건 사양하고 싶다.

    죽어간 자기 동료를 꼴리는 섹스의 조미료로 쓴 비열한 오크. 이번에 보지 대주면 몸에 올라타서 무슨 소리를 할지 알 수 없으니.

    문제는 두메른이었다.

    "아스테. 그러면 선택해라.

    나는 언제까지고 여기 있을 수 없다. 날이 밝으면 떠나야 하지."

    아스테가 우려한 상황이 오고 말았다.

    '오크 자지와 서방님 자지를 선택하라고? 그런….'

    "분명히 여기서 섹스하면 너희 둘의 관계가 파탄 날지도 모르지.

    들키지 않게 하겠다는 입에 발린 소리는 안 하마. 위험 부담은 아주 높다."

    "…."

    "네가 포기하면 물러나도록 하지.

    서방님과 약물에 절어 모든 걸 잊고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다."

    부옥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두메른을 올려본다.

    매력적인 암컷을 양보할 두메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옥은 아스테의 모습을 보고 두메른의 뜻을 깨달았다.

    '자기 발로 온다고 했었지. 부옥!'

    오크는 여자를 지배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딱딱한 자지를 미끼로 걸어 놓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한다.

    아니, 그런 걸 떠나서….

    두메른은 서방님이 잠든 침실을 뒤로하고, 오크 자지를 픽하는 아스테를 보고 싶어 하는 게 분명했다.

    필시 당장 들박하고 싶을 만큼, 꼴리고 사랑스러운 모습일 게 틀림없다고.

    아스테는 속옷이 비치는 네글리제를 입고 조금 전까지 서방님과 자다가 일어났다.

    달아오른 보지를 의식하는 것처럼 허벅지를 오므리고 손과 손을 맞댄 채 꼼지락거리며, 눈은 피한다.

    언제나 당당했던 아스테가 자지 앞에서는 수줍은 암컷이다.

    두메른은 이 갭을 아주 좋아했다.

    "네가 직접 골라라."

    "자지… 빨아주는 정도라면…."

    "타협은 안 된다. 유리검 답지 않군."

    "읏…. 그렇지만…."

    껄떡거리는 주인님 좆에 눈이 가버리는 아스테.

    보기만 해도 숨이 거칠어진다.

    보지 즙이 새어 나올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마저….

    아스테는 완전히 두메른에게 농락당하고 있었다. 본인만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지 않나?

    이 위험한 줄타기, 네 서방님을 배신하는 섹스 말이야."

    "아…. 그만해. 그런 감언이설에 놀아나지 않겠다."

    "그럼 가자. 부옥."

    "예잇."

    부옥은 미련 따위 한 조각도 없는 척 연기하며 등을 돌린다.

    두메른이 몸을 돌리려고 하던 그때, 아스테는 두메른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주인님…!"

    "음?"

    "아…!"

    아스테는 무척 당황했다.

    자기가 달라붙어 놓고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없는 듯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뒤로 물러난다.

    그녀의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긴장했나? 싸울 때는 얼음처럼 차갑던 여자가.

    자지에 아첨하는 건 견딜 수 없이 긴장되나 보지?"

    "지금 이건…. 단순한 변덕이야…."

    두메른이 아스테를 끌어안고 젖가슴을 주무른다.

    아스테는 금세 자지에 달라붙어 몸을 문지르게 되었다.

    "하아…. 흣…."

    "솔직하게 말해봐라."

    "가지 마세요. 주인님…."

    "자지에 키스해라."

    아스테는 몸을 숙여 천장을 향해 치솟은 자지에 입맞춤한다.

    "츄…."

    부옥은 자기도 해달라는 듯이 자지를 내밀었지만, 아스테는 철저히 무시했다.

    주인님 자지에 츄츄한다.

    서방님에게 하는 것보다 더 애정을 담아서.

    "스스로 옷을 벗어라. 유리검."

    "…."

    아스테는 네글리제를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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