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회
황궁:음마행
잠시 후, 이번에는 붉은 머리 황자님을 찾아 나선다.
색기가 흐르는 몸뚱아리를 이끌고.
일부러 따먹히러 남자를 찾아가는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우스울 수 있겠지만, 나는 지금 진지하다.
「도장 깨기」에 나선 무인처럼.
자이로는 정원이 있는 중간 계층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널찍한 테라스에 서서.
"심심해요?"
자이로가 나를 돌아본다.
"아니."
"여기서 뭐 해요?"
몸이 닿을 정도로 척척 다가가서 묻는다.
자이로는 그런 날 피하듯 옆으로 살짝 비켜섰다.
"생각 중이었다."
"어머님 생각?"
"…."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군.
나는 그냥 거리를 둔 채, 같이 서 있기로 했다.
"이런 곳에서 시간만 보내면 심심할 텐데."
"뜻밖에 즐겁다. 형제들의 보지 못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형제들의 보지 못한 모습?
"다들 네 얘기만 하거든."
살짝 뿌듯하네.
야한 의미로 구설에 오르는 게 좋다.
내 평판은 일찍이 던져 버렸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나를 아직 두메른을 처리한 영웅이라고 믿을 때 하는 야한 짓이 흥분됐던 것처럼.
"내가 얼마나 꼴리는지?"
"우리 다섯 명은 첫 번째 부인을 섬기는 수밖에 없어."
"그래서요?"
"너라면 잘 해낼 거라더군."
"…자이로 황자님도 그렇게 생각해요?"
"모르겠다."
"나는 황제가 되면 아멜리아와 함께 마물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할 생각이에요."
"그건 불가능해."
"그래서 일단, 공존이 아니라… 암컷들이 노예가 되어서 마물의 밑을 깔아주는 것부터 하기로 했죠."
"…오염된 여자들을 쓸 생각인가?"
나는 바깥을 내다보며 말했다.
"그래요. 어차피 지금 이대로 있어도 그녀들에게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차라리 내가 두메른을 서방님으로 모시는 것처럼 짝짓기를 해주는 게 나을지도."
"…."
"나는 돌려서 말하는 것보다 직설적인 게 좋아요.
이딴 게 말도 안 되는 개소리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말해도 돼요."
자이로가 어머니를 생각한다는 건 알고 있다.
아세나스가 저 지경이 되는 걸 보면서 마물을 긍정했을 리 없으니까.
"너한테 방해되는 자들은 어쩔 셈이지?
황실이, 귀족 의회가 네 결정을 그대로 묵인하리라 생각하나?"
"잘 설득해 봐야죠.
안 되면 아멜리아와 대책을 강구해 보고…."
"왜 그렇게까지 마물을 신경 쓰지?"
"지금은 사람의 아기를 배고 있지만, 마물을 낳아 기른 적도 있으니까."
별로 이 세계에 와서 박애주의가 싹튼 게 아니다.
오크, 고블린 같은 인간과 번식 가능한 유사 인종에게는 기회를 주고 싶을 뿐이지.
그들이 야생을 벗어나 인간 사회에서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뭐….
마침내 자이로 황자와 공통된 관심사가 생겼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누가 봐도 뻔히 알 수 있게, 이 사람은 내가 마물을 신경 쓰는 게 싫은 듯하다.
"내 생각을 바꾸고 싶어요?"
"…신민들을 돌봐줬으면 해."
"마물은 서안 황자님을 앞세워 다 죽여버리고?"
"손잡을 수 없는 상대도 있는 법이다.
모두 받아들이면 기다리고 있는 건 파멸뿐."
"저도 5명이나 되는 서방님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싶어요. 단!"
자이로가 이쪽으로 몸을 돌렸다.
"의견을 내고 싶다면 먼저 훌륭한 서방님이 돼야 해요."
"어떻게 하면 되지? 가르쳐 줘."
움찔.
이번에는 자이로가 나한테 바짝 붙어서 깜짝 놀랐다.
키 크다. 목이 아플 정도로 올려봐야 하네.
"그러니까…."
으응. 뭐라고 하지?
나는 교태 부리듯이 살살 몸을 흔들어, 젖탱이를 좌우로 흔들었다.
"제 질 깊이가 10cm인데, 자궁까지 들어오는 자지여야 해요.
무책임하게 보지 팡팡해서 질내사정 할 수 있어야 하고…. 일방적으로 추잡한 섹스 해주면 더 좋아요."
"…."
내 이야기를 경청하던 자이로는 순수한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책임감을 느끼면 안 되는 건가? 어렵군."
"느낌이에요. 머리로 이해가 안 되면 가슴으로 이해해요."
"무책임…."
"무책임 보지 팡팡."
"음…."
"함부로 보지에 자지 넣어서 막 싸줬으면 좋겠어요…."
"그게 훌륭한 서방님이 되는 첫걸음이란 얘기인가?"
"네. 그러면…. 황자님이 하는 말 들어줄게요."
"나는 솔직히 말하면, 네 몸에 관심이 없다."
충격.
열심히 젖 흔들며 유혹하던 나는 그대로 얼어버리고 말았다.
내가 꼴리지 않아…?
"안 꼴려요?"
"잘 모르겠다. 네가 하는 말을."
"여자랑 해본 적 없어요?"
자이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에.
이 얼굴로 여자와 자본 적이 없단 말이야?
내가 남자였을 때 저렇게 잘생겼으면, 술 마시자고 꾀어내는 여자들만 한 트럭은 있었을 텐데.
나는 재밌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니까….
섹스를 해본 적도, 욕구에 휩쓸려본 적도 없단 말이지?
새하얀 눈 같은 황자님이네?
과연 내 몸에 살 비비고도 그렇게 여유로울 수 있을까.
"그러면 거기 서서 지켜보기만 할래요?
다른 황자들은 나한테 전혀 반대하지 않을 텐데."
"…."
"아세나스 황후마저 마물 테마파크에 넣어버릴지도…."
"어머니 얘기는 함부로 꺼내지 마라."
사실, 황후는 이미 나 때문에 오크와 고블린 자지에 푹 빠졌는데.
아마 지금도 부욱과 비르한테 돌림빵 당하고 있을 거야.
그게 없었으면 이 나라는 제정신이 아닌 황후가 모든 날을 난교 기념일로 만들었겠지.
"자이로 황자님이 나서면 제가 마음대로 날뛰는 걸 견제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나는 그런 일은…."
"황제의 등에 칼을 꽂아 저를 구해줬을 때부터….
어쩌면 자이로 황자님은 그럴 운명이었던 게 아닐까요?"
"내가…?"
"내가 못된 짓 하면 막아줄 수 있는 사람이 당신밖에 없다면 어떻게 할래요?
내 등에 칼을 꽂을 수밖에 없을 때까지 기다릴 거야?"
"…아니. 이번에는 그러지 않겠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자이로가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해주지.
그 무책임 보지 팡팡이라는 걸."
영화배우처럼 멋있네.
각본은 누가 썼는지, 보지 팡팡이라고 할 때는 손발이 다 오그라들지만.
셀프로 성희롱당하는 것 같아서 좋아.
"제가 말한 거 다 기억해요?"
"네 질 깊이보다 깊숙이 쑤셔 넣으면 되나?"
쑤셔 넣는다니, 그런….
아랫배가 큥큥했다….
"우선 저를 침실로 데려가 줄래요?"
에스코트를 위해 자이로가 내게 손을 내민다.
나는 연회장에 초대받은 공주님처럼 살포시 손을 얹고, 이제부터 추잡한 섹스를 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젖가슴 흔드는 걸음걸이로 자이로를 따라간다.
그렇게 손 꼬옥 잡고 걸어가는데 서안 황자와 마주쳤다.
"자이로 형?"
자이로가 나를 이끌고 어딘가로 가는 모습.
서안도 놀랄 만큼 의외였나 보다.
"어디 가세요?"
"…침실에 간다."
나는 자이로의 손을 꼬옥 잡았다.
"아이참. 황자님….
전부 말해야죠."
"…그래. 훌륭한 서방님이 되려고 한다.
시현이 제시한 질 깊이보다 더욱더 깊숙이 쑤셔 넣어서."
말은 안 하지만, 서안의 눈빛이 활활 타오른다.
질투하고 있어. 질투하고 있어.
지금부터 보지 팡팡 당하러 간다니까, 표정 굳은 것 좀 봐.
그러나 말리고 싶어도 말릴 명분이 없다.
나는 모두의 와이프니까.
이거 나쁘지 않은데?
나는 일부러 자이로의 곁에 딱 붙어서 속삭였다.
"다른 남자가 보면 젖가슴 주물러요. 그것도 서방님의 의무야."
"…그런가. 그럼 만지겠다."
자이로는 보란 듯이 내 젖탱이를 주물렀다.
조물조물….
서안에게 과시하듯이.
본인은 이런 행위에 어떤 추잡한 의미 부여도 하지 않아서, 조종하는 맛이 있다.
"형님. 그렇게 다 보도록…."
"흣…. 흐읏…."
나는 젖가슴을 대주면서 속삭였다.
"포부라도 밝혀 봐요. 황자님."
"…서안.
투신전에서는 졌지만, 이번에는 봐주지 않겠다."
"시현을 독점할 생각입니까?"
"잠시 데려가마. 이제부터 이 여자에게, 무책임 보지 팡팡할 예정이다."
"시현, 어째서 내가 아닌 자이로 형님께…."
숨듯이 자이로의 품에 몸을 비빈다.
"나중에 봐요. 서안."
"나도 함께 가겠습니다. 형."
"아니."
자이로는 단호하게 서안을 거절했다.
"이건 나의 시험이다. 누구도 끼어들게 두지 않겠어."
"…뭐가 시험이라는 겁니까."
"시현의 보지에 질내사정하는 시험."
서안은 화를 억누르고 조용히 읊조렸다.
"형님 마음은 알겠습니다.
다음에 제 차례가 돌아오면, 저도 시현을 놓아주지 않을 겁니다."
"그건 네 자유다."
서안이 지나가고, 자이로는 계속 내 젖탱이를 주물렀다.
"좋아요? 감촉."
"…음. 처음 겪는 부드러움이다.
남자의 몸과는 전혀 다르군."
풉.
젖가슴 만지면서 처음 겪는 부드러움이래.
경험이 없는 걸 떠나서 뇌가 정말 순수한 것 같아.
"아, 서안이 갔으니 이제 만지면 안 되나?"
"아뇨~. 서방님. 제 젖가슴은 서방님 것이에요."
"아직은 이르다."
"네?"
"나는 아직 네 질 깊이를 넘어서지 않았어.
서방님이라고 부르기는 이르다."
"무책임 보지 팡팡하려면, 마치 가진 것처럼 굴어야 해요. 뻔뻔하게."
"…왜 나한테 그런 소중한 팁을 알려주는 거지?"
"결국, 우리의 목적은 제국을 잘 이끌어 나가는 거잖아요.
서로 싸우는 게 아니니까, 처음에는 이끌어주는 거죠."
"현명하군. 그러면 이 젖가슴, 어떻게 하면 좋은지 말해라."
"쥐, 쥐어짜…. 유두를 손끝으로 문지르면서…."
"이렇게?"
"흐으응…!"
나는 선 채로 젖가슴 절정했다.
아까부터 계속 조물조물 당당하게 성추행당하다가, 힘을 주어 쥐어짜니까 미칠 것 같다.
자이로는 이어서 도자기 빚듯이 내 젖가슴을 좋을 대로 문질렀다.
딱 좋은 세기다.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기분 좋아서 제발 계속 만져줬으면 하는 상태가 된다.
젖가슴이 너무 예민해서….
"호흡이 가파른데."
"좋아서 그래…."
"갈까. 이대로 침실까지."
"웅…."
자이로와 손을 꼭 잡고.
야릇한 젖탱이를 마음껏 주물러지면서 침실로 향한다.
자이로의 침실을 정리하던 하인들이 우리를 보고 분주하게 밖으로 빠져나간다.
금오의 탑 하인들은 없는 듯 유령처럼 지내면서 우리를 서포트하기 때문에, 따로 인삿말은 없었고, 황자님도 신경 쓰지 않았다.
깔끔하게 세팅된 호사스러운 침대를 바라보며 군침을 삼킨다.
자이로는 말없이 내 옷을 벗겼다.
처음이라도 이런 흐름은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상호 작용은 일절 없이, 선물 포장지 벗기듯이 훌렁훌렁 벗기는 게 웃기긴 하지만.
나는 그런 게 취향이었다.
꼴리는 몸이라고 자부하기 때문에 실오라기 한 올 없이 남자 앞에 서도 당당하게 어깨를 편다.
하지만 밑으로는 어딘가 수줍은 것처럼 허벅지를 오므리고, 손을 맞잡은 채 꼼지락거린다.
정말로 창피해서 그런 건 아니고 내 안의 유교 드래곤이 그렇게 시켰다.
아무리 천박한 섹스를 선호한다고 해도 시작부터 다리를 벌리고 다가가는 건 좋지 않아.
…처음에는 수줍게.
이런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 수컷을 꼴리게 하는 방법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나는 야릇한 젖탱이를 과시하면서 조용히 물었다.
"이래도 관심 없어요?"
"…."
자이로는 내 젖가슴을, 투실투실한 엉덩이를 유심히 바라봤다.
구경거리가 된 것 같아서 조금 부끄럽다.
좀 전에 애무 당한 여파로 유두가 발딱 서고 보지도 녹진녹진하게 젖어서, 쓰러뜨려서 팡팡하면 암컷 타락 확정이야.
"아니…."
자이로의 눈이 생생하게 빛나고 있다.
"마음이 변했다.
네 몸의 다른 곳은 얼마나 부드러울지, 기분 좋을지… 흥미가 생겨."
"한 번 확인해 볼래요? 꼬옥 안아서…."
나는 다가오는 자이로를 밀어냈다.
"그쪽도 다 벗고."
"…그래도 좋은가?"
"모처럼 나랑 꼬옥 껴안는 건데, 옷 입은 채로 하면 감동이 줄어들잖아요."
별로 남자의 알몸에 비비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것도 서비스의 일종.
내가 비비고 싶을 때는, 자지를 꼴리게 하고 싶어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 사람도 서안처럼 끝내주게 잘생겼고 몸도 엄청나게 좋지만, 매번 유심히 살필 만큼 내가 좋아하는 특징은 아니다.
그래, 내 흥미는 오직 딱딱한 자지뿐.
"그럼, 벗겠다."
자이로가 옷을 벗는다.
예상대로 근육질의 탄탄한 몸매.
서안과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 검을 휘둘러 왔기 때문에 불필요한 체지방은 거의 없어 보인다.
남자가 봐도 멋진 몸인데.
벨트를 풀고 반발기한 자지가 나왔을 때는 깜짝 놀랐다.
'크다….'
단언컨대 황자님들 중에서 가장 큰 자지다.
큰형님 것은 안 봤지만, 이 정도면 겨루어 볼 필요도 없을 듯했다.
"이 정도면 네 질 깊이를 채우고 남을까?"
"…."
"시현?"
"…아, 네…."
나는 넋 놓고 자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좀 더 딱딱하게 만들어주고 싶다.
내 꼴리는 몸으로.
"안아 봐요. 이제."
나는 양팔을 벌렸다.
자이로는 어떤 방해도 없이 스무스하게 다가와 나를 껴안는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그런데, 자이로는 살을 좀 비비더니 갑자기 팔에 힘을 넣었다.
꼬오옥.
"으응…."
젖가슴이 압박될 정도로 꼬옥 안겨서, 발이 들린다.
나는 종아리 밑으로 다리를 흔들어 바동거렸다.
"너무 세요."
"…."
자이로는 말이 없다.
대신 풀발기한 자지를 내 아랫배에 꾸욱 꾸욱 눌러대고 있을 뿐이었다.
위로 휜 자지가 내 자궁을 마사지한다.
자이로는 자를 대서 길이를 재보는 것처럼 딱딱한 자지를 내 살에 문지르더니,
"충분히 닿을 것 같은데."
…보지 속에 넣었을 때를 계산하는 것처럼 말했다.
자이로는 내 엉덩이를 주물럭주물럭 만지면서 자지를 문질렀다.
침대였으면 아주 껴안고 뒹굴었겠어.
아니나 다를까 자이로의 눈빛이 침대를 향한다.
"눕고 싶어요?"
"…."
"츄츄도 하면 좋은데."
"츄츄?"
"앙."
'키스' 라고 굳이 설명하지 않고 입을 벌려 보여준다.
꼭 처음 가는 맛집에 이렇게 하면 맛있다고 일일이 설명해주는 기분이다.
그냥 안아보는 게 고기를 순수하게 맛보는 거라면, 츄츄는 소금으로 간을 하는 것과 같다.
자이로는 침대에 등을 대고 눕는다.
나는 침대가 아니라 자이로의 위에 누운 꼴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