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충 이세계 TS물-231화 (231/295)

231회

침대가 좋아

"심판은 내가 맡을게."

둘이 목숨 걸고 싸우는 꼴을 지켜볼 순 없었기에, 나는 심판을 자처했다.

아스테의 본래 목적은 두메른의 토벌.

투신전은 끝났지만, 그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꼭 해야겠어?"

두메른이 내 밑으로 들어온 이상,

사람을 해치는 건 막을 수 있다.

그러니 억지로 토벌하려고 하지 않아도….

일부러 그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아스테는 말없이 어두컴컴한 경기장 중앙으로 나아갔다.

시간도 늦어졌고, 사람들도 거의 떠난 원형 경기장 중앙.

두메른과 아스테가 일정 거리를 두고 섰다.

나는 그사이에 서서 둘을 지켜본다.

"시현."

"응?"

아스테가 입을 열었다.

"이건 나 자신을 위한 마침표이기도 해.

두메른과 싸워야 매듭 지을 수 있어."

"…."

아스테는 그런 세계에 몸담고 있었지.

나는 이 세계에 와서 처음으로 가진 직업이 창녀다.

최상위 헌터가 살아온 방식은 머리로는 알아도 이해할 순 없다.

굳이 이런 상황에 목숨이 위험할지도 모를 결투를 벌여야만 하는 이유를.

하지만 어렴풋이 느낄 수는 있었다.

아스테가 강함을 추구하는 자세는, 순수하고 올곧다.

두메른을 처치하고 따라오는 명예를 원해서 싸우는 게 아니다.

'자기 자신의 증명.'

아스테의 눈은 그야말로 늑대의 눈빛.

두메른을 물어뜯어 죽여버릴 투기로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알았어. 내가 증인이 되어줄게."

"고마워."

둘 다 적당히 싸우지는 않겠군.

나는 전투의 여파를 고려해서 멀찍이 떨어졌다.

"시작!"

"쓰러뜨려 범해주겠다!"

"와라!"

오크의 왕과 유리검의 대결은 눈 깜짝할 새에 끝났다.

아스테가 정면돌파를 시도한 두메른을 검압으로 날려버렸다.

대단해.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으로 밀어내는 것 같았어.

"하아…. 흐읏!"

아스테는 기술의 여파로 한쪽 무릎을 꿇고 헐떡였지만, 두메른의 상태는 훨씬 심했다.

"두메른! 살아 있어?"

"뼈에 사무치는 공격이다…."

나는 쿠키를 불러서 두메른의 상처를 치료했다.

"아스테의 승리야."

"아…."

"아스테!"

휘청거리는 아스테를 품에 안는다.

많이 지친 듯했다.

"내가 이겼어. 시현."

"똑똑히 봤어. 역시 강하네."

"후후…."

만족한 듯 미소 짓는 아스테의 얼굴을 보고, 나도 따라서 웃었다.

"으으으…."

두메른은 치료받고도 누운 채 신음하고 있었지만.

초월자 버프 없이 붙었으면, 순식간에 승부가 나는구나.

아스테의 발전이 돋보인다.

"시현."

"응?"

"두메른은 쓰러뜨렸고…."

"그렇지."

"카펠라는 죽었어. 이제 적은 없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분간, 헌터 일은 쉬게 될 것 같은데…."

무슨 얘기를 할지 짐작이 안 되네.

나는 멍하니 아스테의 눈을 마주 봤다.

"…이제부터는 네 곁에서 일하고 싶어."

"나?"

"높은 곳에 서게 되면 자연스럽게 적이 늘어나는 법이니까."

"내 호위 기사가 되어주겠다는 말이야?"

"응."

아스테는 쑥스러운 듯이 눈을 돌렸다.

"제국 최강의 검사가 나를 지켜주겠다는데 싫을 리 있어?"

나는 기꺼이 아스테를 받아주었다.

"앞으로도 쭉 같이 있어 줘."

"꼴사나운 모습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 대가로 서방님은 좀 꼴사납게 됐지만."

"…."

오크의 왕 체면이 말이 아니다.

초월자 버프가 벗겨지자마자 유리검한테 패배하다니.

그만큼 아스테의 실력이 순수하게 뛰어났다는 증거.

뒤집히지 않는 결과다.

"키에엑!"

쿠키가 기이한 소리를 지르며 치유의 힘을 늘린다.

일어설 만큼 회복한 두메른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결국, 끝까지 이길 수 없었군."

"좀 전까지는 내가 그렇게 말하고 싶었어."

"아니, 언제나 실력은 네가 위였다.

운이 좋아서 지금까지 결판이 나지 않았을 뿐."

두메른은 겸허하게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솔직해서 좋다.

황후님이 그리는 새로운 제국은 그다지 믿음이 안 가지만, 마물이 상대라도 서로 존중할 수 있으면 나쁜 미래가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 것 같다.

내 부축을 받고 일어난 아스테가 말했다.

"지금까지 1승 1패 1무다. 두메른."

"또 하겠다는 뜻인가? 당돌한 여자로군."

"이기고 도망쳤다는 소리는 듣기 싫으니까."

"좋다. 불공평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내가 이기면 너한테서 대가를 취하겠다."

"대가?"

"…."

나는 뭔지 알 것 같은데….

두메른의 자지가 내 등에 꾹꾹 맞닿고 있다.

"…아스테한테 이상한 짓 할 생각 하지 마."

"오염되지 않는 선에서 하지."

"그걸 어떻게 믿냐?

아스테한테 결계 씌울 거야."

"…호오. 이제 보니 시현은 남편을 속박하는 편인가?"

"그런 거 아니야! 아스테까지 오염되면 어떡해.

이 나라는 지금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그 황후도 제법 맛있어 보이던데."

"너…!"

두메른이 내 허리에 팔을 감았다.

팔 두께 때문에 거의 끌려가는 기분이다.

"지금은 물론 너뿐이다."

"…."

아스테는 어색하게 나를 바라봤다.

"시현…?

지금부터 뭐 하러 가는 거야?"

"…그, 그건…."

"알고 싶나? 유리검."

나는 두메른의 허벅지를 꼬집었다.

"오늘은 말을 아껴야겠군."

"다음에 봐. 아스테.

나는 두메른을 좀 배웅하고 올게…."

"나는 길드에 보고하러 갈 계획이야.

고향에도 들르고…."

"몸은 괜찮아? 혼자 갈 수 있겠어?"

곧 괜한 걱정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유려한 동작으로 납검한 그녀는 나를 보며 가볍게 미소 지었다.

말없이 떠나는 그녀를 배웅하고, 나는 두메른과 함께 경기장을 떴다.

두메른의 품에 안긴 채 경기장의 가장 높은 곳에 한 번 올라가서, 도시를 둘러본다.

저녁이 되었으나 거리는 밝고, 신민들은 투신전에서 보고 겪은 일을 떠들며 축제 분위기였다.

"너희가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기 직전이었는데, 다들 잊어버렸나 봐."

"꾸며진 여흥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

너 때문에 죽은 사람은 거의 없었으니까."

"「내 덕분에」를 잘못 말한 거 아냐?"

"…."

"마왕님 말에 대답 안 해?"

"…시현 님 덕분에."

킥킥 웃는다.

농담 삼아 해본 말이다.

사악한 짓을 할 생각은 없으니까.

두메른이 무례하게 마왕님의 젖탱이를 움켜잡았다.

"감히."

"빨리 침실로 갔으면 한다."

"우리를 위한 큰 침대가 있어야겠네."

혼자 그렇게 중얼거렸더니,

두메른은 즉시 내 옷을 벗기고 삽입했다.

"자, 잠깐…!"

"놓아주지 않겠다. 사랑한다."

"오옥…!"

「떠나기 아쉬우니까 하루만」 하겠다고 했으면서.

두메른은 날이 샐 때까지 내 보지에 싸지르고, 그것도 모자라서 자기 은신처─숲 속─로 데려가서 야외섹스를 강요했다.

며칠 내내 두메른과 뒤엉켜 서방님과의 사랑을 확인하고 난 후.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황후님께 정식으로 봉토를 하사받았다.

소박하지만 성실한 주민들이 사는 곳.

내가 살게 된 성은 세이나가 바라던 것처럼 넓고 화려한 침대가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나는 거기에서….

밖에 나갈 생각은 하지 않고,

매일매일 두메른과 섹스했다.

"흐읏…. 흐옷…."

지금은 알몸으로 두메른의 몸 위에 뻗어서 보지 쳐올리기 당하는 중이다.

찌걱찌걱찌걱….

"아…. 앗…. 아앙…."

"기막힌 영주님이군. 오크와 섹스하는데 정신 팔린."

"네가 안 놓아주니까, 그런 거잖아…!"

"으랏!"

찌걱찌걱찌걱…!

"응! 응! 하지 마…. 오홋…. 대화하는 중에 비겁하게…!"

…최근에는 계속 이런 느낌이다.

새로운 제국이고 나발이고 침실에 틀어박혀 섹스 삼매경.

내가 원한 삶이 이런 거였나?

위험할 일 없고, 매일 맛있는 밥이 나오고, 그 외의 시간에는 대부분 섹스.

진짜 짐승 같아….

흔들리는 나 자신을 바로잡으려고 할 때마다, 두메른은 그런 나를 완전히 타락시키려는 것처럼 보지를 쳐올리며 젖탱이를 쥐어짠다.

서방님은 나를 다루는 것이 완전히 익숙해져서 거역할 수 없다.

"호오옥…♥ 보지 팡팡 져아…!"

"흡! 흡! 사랑한다고 해."

"서방님, 사랑해…. 앗…. 앗…. 더 보지 해…!"

큰일이다.

내가 영주가 된 걸 축하한다고 많은 귀족이 방문했는데, 전부 섹스한다고 돌려보내서.

갑자기 잠적 탔다고 생각되지는 않을지….

"흐으응…! 보지 져아…."

아, 모르겠다.

오늘은 잔뜩 섹스하고 내일 생각해야지♥

두메른의 품에 안겨 잔뜩 보지 팡팡받고, 바동거리면서 절정하다가 기절하듯 잠들기를 계속 반복했다.

두메른은 질리지도 않고 내 몸에 자신의 흔적을 새기려고 안달이 났다.

"시현이와의 신혼 생활, 최고야…."

"흐으응…. 이런 변태 신혼이 어디써…."

"보지에 또 싼닷. 싸달라고 해라."

"앗…. 흐으응…! 싸쥬세요…!"

두메른은 내 젖탱이를 휘어잡고 마음껏 주물럭거렸다.

내 젖, 엉덩이, 보지….

다 좋을 대로 쓰이고 있다.

서방님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내가 부끄럽다.

"다음에는 그 이방의 상인이 가져온 코스프레를 쓰고 싶은데."

"또 야한 옷 입어달라고…?"

"부탁한다."

…섹스에 미쳤어.

속으로 혀를 내두르면서도, 나는 온갖 코스튬을 갈아입으며 두메른과 섹스했다.

그사이 변한 게 있냐고 하면, 세 번 출산했다.

2주에 세 번….

기노단 황자님이 질싸해서 밴 아기.

그 후로는 쭉 두메른의 아기.

계속 자궁에 정액 주입 받으면서 셋이나 낳았고, 낳은 아기는 이름을 지을 새도 없이 권역 인큐베이터에 보호.

…그리고 다시 섹스.

오늘도 임신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며 뒤치기 당한다.

황후님의 서신이 도착했을 때야 간신히 섹스를 멈출 수 있었다.

"소환장이네."

두메른은 아쉬운 듯이 삽입을 풀고 내 몸에 자지를 문질렀다.

"결혼식이라도 하게 되려나…."

"흐음."

"자지 세우지 마. 나가야 해."

발딱 선 두메른의 좆을 손으로 딸쳐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내 침실에서 얼마나 섹스했어?"

"셀 수 없을 만큼."

"나 갔다 와도 되지?"

"흐음."

"싫은 티 내지 말고."

"그렇다고 좋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내가 평생 시현을 독점하고 싶은데."

이 새끼….

아무렇지 않게 낯간지러운 소리를.

나는 두메른의 묵직한 불알을 만지면서 달래줬다.

"영영 간다는 것도 아니잖아. 웅?"

"…알았다. 잠시 내 곁을 떠나는 걸 허락하지."

"내가 마왕인데 누구한테 허락한대."

가끔 이렇게 마왕이라고 으스대기도 하지만,

두메른은 코웃음으로 돌려줄 뿐이다.

서방님이라 이거지?

"서신에 네 이름도 쓰여 있었어."

"흠. 오크의 왕인 내게?"

"그래. 오크의 왕인 너에게.

마물 피해가 늘어서 기강 좀 잡아달라는데."

서신에는 정중하게 쓰여 있지만,

내 입을 거치니까 내용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내가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있나?"

"그럼 마왕인 내가 직접 하리?"

"아까 그 사랑스러운 말투는 어디로 가고, 건방진 시현으로 돌아왔군."

"그, 그건 섹스할 때 전용이야!"

나는 베개로 두메른을 때렸다.

좀 전까지 창피하게 매달리며 섹스한 기억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황후님이 널 가지고 뭘 해보려는 것 같아."

"나는 시현 외에 다른 사람의 말은 듣지 않는다."

"그러니까 나를 통해서 말하는 거겠지.

아마도 마물과 사람을 섞으려는 시도할 것 같은데. 아멜리아도 원하던 거야."

"추잡한 생각이군."

"그래도 황후님이 하는 일이니까, 따라야지."

"지지하는 세력이 많을 것 같진 않은데."

"내가 지지하잖아? 아세나스의 치세 아래, 아멜리아가 원하는 일을 추진할 수 있다고 봐."

"네 권역에 있는 좆집들이 세상 빛을 볼 날도 머지않았군."

"…우리 계획을 잘 아네?"

내가 이런 얘기도 해준 적 있었던가?

고개를 갸웃거렸더니 두메른이 나를 꼬옥 끌어안았다.

"네가 섹스로 지쳐서 잠들기 전에, 잠꼬대처럼 자기 생각을 중얼거리더군."

"…잊어버려. 그런 건."

"나를 위해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려고 하다니. 기특하다."

"그런 거 아니거든?

내 자식들을 위해서 하는 일이야. 비르는 요즘 권역에서 나올 생각을 안 한다고."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보는지 알아버린 거지."

빨리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메른은 침대를 떠난 내 뒤태를 아쉬운 듯이 바라봤다.

"그만 쳐다봐. 갈 거야."

"그럼 나도 간만에 출정해야겠군.

말이 통하는 녀석이 있으면 엮어두겠다."

"말이 안 통하면?"

"없애는 수밖에."

….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방해된다고 제거하자는 발상은 독재자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런 일은 두메른이 아니면 맡길 수 없어.

인간에게 적대적인 마물은 인간을 위해 죽는 편이 나아.

나는 중도를 지키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떠난다.

두메른이라면 능숙하게 해내리라 믿고.

나와 아멜리아의 계획에 방해되는 건 하나둘 치워 나간다.

영지를 떠나 오랜만에 수도로 돌아온 나는,

여태껏 없었던 활기에 압도되어 있었다.

뭐랄까….

이렇게 살기 좋아 보이는 곳이었나?

다들 황후의 치세가 몹시 마음에 드는 것 같다.

그런데, 그 행복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만하다.

"앙…. 흐읏…. 응…!"

거리 곳곳에서 제법 공공연하게 난교가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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