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회
아무나 결혼해
물어본 게 바보 같다.
돌처럼 딱딱해진 자지가 원하는 건 하난데.
내 미인계─눈앞에 서 있는 것 말고 한 것도 없지만─는 충분히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두메른은 일족의 수장답게 차분한 태도로 물었다.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꿨지?"
꿀꺽.
주눅 들지 마.
상대의 위협적인 태도에 말리면 지는 거야.
꼴려서 딱딱해진 주제에 강한 척은.
"시간을 두고 길게 생각해 봤는데….
인간의 볼품 없는 자지로는 안 되는 것 같아."
"내 자지를 잊지 못해서 찾아왔다?"
"응. 맞아. 그거야."
갖다 붙인 티가 나지만, 다른 이유는 생각할 수 없다.
이건 현명한 계략이 아니야.
두메른이 이런 이유라도 좋다고 나를 안아주면, 그대로 나를 가질 수 있게 될 뿐이지.
그러니까, 미끼는 나.
"네 입으로 직접 말해봐라."
움찔했다.
벌써 시험대에 오르는구나. 시현.
수줍은 척, 말을 쥐어 짜낸다.
"두메른의 자지가 제일 좋아…."
"흐음. 계속 해봐라."
"네 자지 못 잊어서 왔다고…. 이거 또 해야 해?"
…야한 말 하게 유도당하는 기분이 든다.
창피해. 창피해. 창피해.
겉으로는 애교를 부리면서, 속으로는 '창피해'를 수 없이 되뇐다.
아니, 말만 애교지 섹스해달라고 보채는 듯한 유혹이다.
믿을 건 얼굴과 몸뿐!
"나를 이런 식으로 속일 수 있다고 생각했나. 시현."
"…으윽."
"독이 든 미끼라는 게 뻔히 보이는 데다
내가 다른 멍청한 오크와 같다고 생각한 것 같아서 실망스럽군."
"…."
주눅이 든다.
두메른은 자기를 무시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지금 얼마나 암컷이 되려고 노력하는지 상상도 못 하겠지.
나는, 나는 이러고 있는 것 자체가 고역이라고.
절대 성과 없이 끝낼 수는 없어.
"그렇게 생각 안 해."
"…."
두메른은 침묵했다.
"다른 오크였으면 진작 덮쳤겠지?"
부옥이 뜨끔한 듯, 눈을 돌렸다.
"그게 네가 특별한 점이야."
"그것이 내가 가진 선함 때문이라고 착각하지 말아라.
나는 모든 오크의 왕. 패배했어도 변함없지. 내가 특별대우하는 건 오직 너뿐이다."
"…."
"하지만, 상처 입은 오크들은 피를 원하고 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여자를 원하고 있다! 우리의 갈증은 무엇으로 달래지?"
"사람들을 공격하는 대신, 카펠라를 막아 줘."
"사람들이 안전하길 원하는가. 그러면 교환 조건은 뭐지?"
"나."
"그런 얘기였나?"
"그래서 예쁘게 서 있잖아.
싸우려고 왔으면 이런 짓 하겠어?"
내 성질대로 엎었지.
하지만, 평소처럼 기가 센 모습으로 접근하면 안 받아줄까 봐.
그래서 억누르고 있는 거라고.
두메른은 이제야 알아챈 듯했다.
"카펠라를 배신하라고?"
"나, 나와 혼인하는 걸 조건으로…."
"아하하하!"
깜짝 놀랐네.
뒤에 서 있던 하피가 나를 노골적으로 비웃고 있었다.
"너, 대체 무슨 착각을 하는 거야?
얼굴이 좀 예쁜 건 인정하겠는데, 카펠라 님이 마왕이 되는 날, 두메른은 젊고 예쁜 여자 천 명은 안을 수 있어. 교환이 되겠니?"
쓸데없는 오지랖은.
나는 암컷 연기를 관두고 머리를 긁적거렸다.
"하아. 씨바."
"큭큭큭."
두메른이 웃는다.
"세이나랑 험한 말 안 하기로 약속했는데…."
"이제 좀 시현 같군."
하피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두리번거린다.
부옥만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아기를 배지 않은 것 같군."
나는 아랫배에 뜨거운 시선을 느끼고 다리를 오므렸다.
"어떻게 알았어?
너 만나기 전에… 임신 가능한 상태로 왔는데."
"교배섹스를 허락해라. 시현.
당장 네 자궁에 아기씨를 뿌려주겠다."
무슨 고백이 저래….
두메른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걸 본 나는 암컷 타락의 위기를 느끼고 뒷걸음질 쳤다.
"안 돼!"
"음?"
"교환하기로 했잖아.
그전까지는 안 돼."
"우리 사이가 예전처럼 돌아온 줄 알았는데."
"네가 나보다 센 줄 알지?"
"그건 아니다.
역량 차이는 확실히 간파하고 있다."
"상처 없이 나를 온전히 가지려면 혼수로 카펠라의 머리를 가져와.
그러면 원하는 거 해줄게. 겨, 결혼도…. 아기씨 뿌리는 교배섹스도!"
"혼수라고 했나."
"응."
뜻밖에 두메른의 목소리가 부드럽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씹어서 대령해주지."
"…저, 정말?"
"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해주마."
"두메른, 제정신이야?!"
하피가 끼어들어서 소리친다.
이번에는 부옥까지 진땀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두메른 님."
"말해라. 부옥."
"약속 깨면 두메른 님, 마물계 추방당합니다. 부옥!"
"상관없다.
시현이 말했다. 혼수로 카펠라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그러면 나는 수컷으로서 도리를 다할 뿐."
"추방당한다는 게 무슨 말이야?"
"마물 사이에서도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부옥.
맹약을 마음대로 깨면 안 된다. 부옥."
"요컨대 약속을 깨면 외톨이가 된다는 뜻이야?"
부옥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정할게. 막아주기만 해도 좋아."
"그래도 결과는 변함없다.
어중간한 수단으로 막을 수 있는 여자가 아니니까."
"…그러네. 내가 멍청했어."
카펠라를 막는 것도 배신행위.
두메른이 움직이면 이쪽이 편하지만, 어느 정도 대가를 치르게 되는 셈이다.
떠돌이 오크 두메른.
내가 인간 편을 들어서 충직한 부하를 잃었으면서.
또 나를 믿고 박겠다는 거야?
"야, 내가 의심스럽지 않아?"
마음 같아서는 그렇게 물어보고 싶었다.
두메른.
이번에는 진심이야.
"날 위해서 카펠라를 쓰러뜨려 줘. 그것이 조건이야."
"알았다."
혼자 남은 하피가 뒷걸음질 친다.
"…저 하피를 잡아 와라."
그러자 수풀에 숨어 있던 오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신에 흉터….
유리검의 습격에서 살아남은 베테랑 오크들이다.
"잠깐, 바로 죽이면 곤란해."
"죽이지는 않겠다."
"사, 살려주세요! 여기서 보고 들은 건 전부 잊을 테니! 제발…!"
아마도 저 하피는 두메른이 나때문에 전쟁을 일으킨 오크라는 사실을 모른 채 지껄였겠지.
카펠라가 맹약의 배경을 부하들에게 말하고 다닐 이유는 없긴 하다.
입이라도 무거웠으면 험한 꼴은 안 당했을 텐데….
"카펠라와 전쟁을 하려면 준비가 필요하지.
그때까지 우리의 동맹은 유효하다. 비밀을 지키는 동안에는 살려주지."
…돌아갈 때 택시 없으면 불편하니까 말린 건데.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었구나.
두메른은 몸부림치는 하피를 단단히 붙잡고, 그녀의 보지에 자지를 찔러 넣었다.
"히갸악!"
나는 차마 똑바로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맞아. 반은 여자의 몸이었지….
그 말은 오염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두메른은 힘차게 하피의 보지를 쑤셔댔다.
보지가 젖어 있던 것도 아니라서 살을 때리는 소리가 난다.
하피는 소리 지르는 것도 잊은 채 고개를 뒤로 젖히고 움찔움찔했다.
눈을 까뒤집은 모습이 가엾다고 생각하면서도, 이것이 내가 원한 일이라는 걸 알았다.
하피와 싸워달라고 부탁한 건 나잖아?
말릴 이유가 없다.
저것보다 더한 일도 벌어질 텐데.
"잠시 쉬고 있어라. 시현.
이 하피를 고분고분하게 만든 후에 부르겠다."
"얼마나 걸려?"
퍽. 퍽. 퍽. 퍽.
두메른은 하피의 자궁을 꿰뚫어버릴 기세로 자지를 처박으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 시간이면 된다."
한 시간….
농담이 아닌 것 같다. 이보다 더 강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두메른의 좆 찌르기가 보다 거칠어진다.
하피의 생보지에 제멋대로 좆을 쑤셔 박아 정액을 싸지른 후, 그 정액을 윤활유 삼아 하피의 보지를 자지 전체로 만끽하고 있다.
힘의 두메른.
오크 우두머리의 압도적인 생식 능력을 과시하는 듯한 교배섹스.
나도 모르게 군침을 삼키며 보고 있었다.
한때 나도 저런 섹스를 당했다는 걸 떠올리고….
찔걱찔걱찔걱찔걱.
기절했던 하피가 깨어나면서 소리를 낸다.
"으…. 익? 이? 아?"
무슨 일이 벌어진 지 잠시 잊은 듯한 모양새.
두메른이 다시 힘차게 보지를 쑤셔대자 금세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바동거린다.
그러나 두메른은 그녀를 단단히 붙잡고 계속 보지를 쑤셔댔다.
시간제한이 걸렸다고 초조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도 않다.
그저 묵묵히 강인한 힘을 발휘할 뿐.
두메른의 팔에 힘줄이 도드라진다.
하피의 가녀린 몸통 따위는 그대로 부러뜨릴 것 같은 힘으로 단단히 고정하고, 여리고 여린 보지에 자지를 끝까지 처박는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옥! 옥…. 오오옥…!"
나는 공포 영화 보듯이 꺼리면서도 흥미진진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하피는 몸을 부르르 떨면서 질싸를 받는다.
자궁이 빵빵해질 뿐만 아니라, 두메른이 강제로 자궁까지 관통하는 바람에, 하피의 아랫배는 좆 찌르기를 받을 때마다 볼록볼록 올라오고 있었다.
…상대도 같은 괴물이라서 다행이지.
사람이었으면, 내장 출혈로 죽었을 거야….
그렇다고 두메른이 하피의 내구력을 믿고 하는 것 같지는 않다.
부숴져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보였다.
찌걱찌걱찌걱찌걱!
"사려…. 사려쥬…세여…."
하피는 그런 두메른의 패기에 짓눌려 실금한다.
강인한 수컷에게 사로잡힌, 암컷의 최후를 보고 있다.
….
약속을 어기면 저게 내 미래가 될까?
그런 생각을 하며 보고 있었더니, 하피가 자궁이 들리도록 좆 찌르기 받을 때 내 보지까지 욱신거렸다.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흡! 흡! 흐읍!"
실금하고 추욱 늘어졌던 하피는, 자궁을 빵빵하게 채우는 질내사정을 받고 다시 물 밖으로 나온 활어처럼 몸부림친다.
두메른은 솜씨 좋은 장인이 물고기 대가리를 쳐서 기절시키는 것처럼, 힘차게 보지에 발기 자지를 쑤셔 박아서 얌전하게 만들었다.
…30분 경과.
하피는 침을 질질 흘리면서 섹스에 노출돼 있다.
오염 수치는 놀랍게도 16%.
고작 30분 만에 올릴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하지만, 두메른의 파괴적인 섹스에 노출됐으면 이해 할 수 있다.
두메른은 전혀 참지 않고 보지에 마구 싸지르는 중이었기 때문에 벌써 하피의 보지에 10번은 쌌을 거다.
그 질내사정을 온전히 받은 하피가 멀쩡할 리 없다.
자궁까지 들린 채로 자지에 복종할 것을 강요받는다.
"오혹…. 옥…! 두메른… 두메른 님. 용서해 주세요…. 오호옥…!"
"오늘 보고 들은 건 모두 입 다물어라. 알았나."
"네, 네…!"
"30분 더 아기씨를 뿌리고 풀어주지. 임신해라!"
"그런…. 호오옥…. 앙대…. 앙대여…♥ 카펠라 님 볼 낯이 없어…. 오곡!"
…이미 충분히 입막음한 것 같은데.
두메른은 한 시간 동안 쉼 없이 하피의 보지에 싸지른 후, 그녀를 풀어주었다.
긴 머리를 붙잡힌 채 축 늘어진 하피가 안쓰러워 보인다.
"돌아가라. 시현.
혼수품이 준비되면 너를 만나러 가겠다."
"응."
두메른이 떠나고, 부옥이 배웅을 나왔다.
"흑발 암컷. 이야기 잘 풀렸다."
"좋아? 중매쟁이 오크야."
"부옥은 사랑의 전도사다."
"웃기는 소리. 불과 며칠 전에 나한테 얼마나 질싸 했는지 잊었…. 읍! 읍!"
부옥이 다급하게 내 입을 가로막았다.
"그, 그건 말하면 안 된다. 부옥! 부옥이 저녁 메뉴가 되는 걸 보고 싶은 거냐. 부옥!"
"살고 싶으면 조심해.
내 몸에 손대고 싶으면 정식으로 결혼한 후에 하라고."
"상상했더니 자지 발기했다. 부옥."
"지금은 딸딸이나 치고 있어."
나는 부옥의 볼에 뽀뽀했다.
이런 녀석, 뭐가 귀여워서 이러냐고?
혹시 모르잖아. 이 개변태 오크와 앞으로도 쭉 얼굴 보면서 지내게 될지.
"시현, 하는 짓, 예쁘다."
"나도 알아."
오크도 환장하는 예쁜 얼굴로 씩 웃어준다.
"일이 잘 풀리면 두메른 님과 도망칠 거냐? 부옥."
"모르겠어.
나는 투신전에 묶인 몸이야. 여기는 두메른에게 맡겼으니, 나머지는 내가 봐야지."
두메른에게 조련당한 하피가 날개를 접은 채 얌전히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럼 가볼게."
"건강해야 한다. 흑발 암컷."
나는 잠깐 두메른이 사라진 숲속의 고요함을 바라보며, 지금 도망치면 어떻게 될까 상상해 보았다.
달콤한 현실 도피.
서방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암컷의 삶에 적응한 내 모습이 떠오른다.
관두자.
투신전에 나름의 결말을 내지 않으면,
…서운함이 폭발한 초월자들의 저주가 어떤 식으로 따라붙을지 모를 일이다.
"등에 타도돼?"
"사람 하나 태우는 건 어렵지 않아."
…그럼 아까는 왜 그랬어.
한 시간 만에 아주 심하게 헐어버린 보지를 보니 불쌍해서, 추궁하지는 않기로 했다.
하피를 타고 늦은 밤에 감방으로 귀환한 나는 통로에서 익숙한 냄새를 맡았다.
섹스 냄새다.
방 밖에서 진동하는 걸 보면 안은 난리가 났겠는데.
"그마…. 그먀해…. 오옥…. 호오…. 아헤에…♥"
아멜리아의 목소리.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방치했던 비르와 아멜리아가 서로 결합한 채 열심히 섹스하고 있었다.
방 안이 섹스 냄새로 가득해.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얼마나 해댔는지 아멜리아와 비르의 결합부는 정액과 보지 즙이 난잡하게 뒤섞여 보기에도 녹아내리는 듯하다.
찹찹찹찹♥
"응…. 응긱…. 호옷…. 고블린 자지 갱쟝해…."
"비르릇!"
"나 왔어. 아멜리아."
"응…. 응긋…. 응…! 응!"
대답할 여유도 없는 아멜리아를 뒤로하고, 나는 침대에 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