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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세계 TS물-208화 (208/295)
  • 208회

    가장 순결한 처녀(웃음)

    "그렇게 곤란한 상황은… 아닌데…."

    자이로 황자도 그렇고, 모두 뭘 잘못 먹었나?

    "황자님도 봤잖아요. 다른 남자한테 따먹혀도 돼요. 저는…."

    "내가 싫다."

    "…."

    "내가….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되는 널 볼 수 없다."

    꼬옥.

    나는 한참을 황자님 품에 안겨 있었다.

    발정 나서 온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는데도,

    황자님은 나를 덮치기는커녕 귓가에 계속 속삭인다.

    "이번에는 방관하지 않겠다.

    내 마음을 숨기지도 않겠다."

    "저는 황자님의 하수인일 뿐이에요."

    진심으로 나와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황자님이 나한테 입맞춤한다.

    수컷들이 평소에 하듯이 내 입을 빨아들이는 키스가 아니다.

    다정하게 입술을 맞대기를 반복하면서,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는 키스.

    나는 견딜 수 없어서 허리를 비틀었다.

    "시현."

    이런 키스 할 때 내 이름 부르지 마.

    "…시현."

    "아…. 읏…."

    나그네의 옷을 벗긴 게 바람이 아니라 따스한 햇살이었던 것처럼.

    상냥하게 감싸 안으면 내가 지금까지 지켜온 무언가가 폭로될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인다.

    처음 느끼는 기분이었다.

    '암컷 타락. 지나친 암컷 타락 탓이 분명해….'

    이대로 계속 상냥한 츄츄 받으면….

    내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몰라.

    서안을 부드럽게 밀어낸다.

    "…품위 없이, 너무 성급하게 굴었구나. 미안하다."

    서안은 서안대로 착각했어.

    「올바른 시현이 사용법」

    제멋대로 달라붙어서 츄츄하면 된다고 가르쳐준 건 나다.

    하지만 지금 내게는 서안 황자님의 착각을 바로잡을 여유가 없었다.

    "후희는 언제 시작해요?"

    "아직은 알 수 없다.

    많은 검투사가 죽었지만, 그보다 많은 사람이 투사로 지원했다.

    빠르면 며칠 후에 시작하겠지."

    "며칠 후…."

    그동안 여기서 이러고 있어야 해?

    "아멜리아를 구해줘서 고맙다. 시현."

    "좀 더 쉽게 구출하기를 바랐지만요."

    "여기서 지내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조치하겠다.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라."

    "집에 있다가, 누가 올 때만 여기 오면 안 돼요?"

    "…."

    서안 황자님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농담이에요."

    "방이라도 바꿔 달라고 건의하겠다.

    지금 폐하라면 들어주실지도 몰라."

    "지금 폐하가 어떤데요?"

    "네 존재를 알고 무척 흥분하셨다.

    신이 내린 순결한 처녀라면서…."

    창피해….

    "나 역시 놀랐다."

    "황자님이 왜 놀라요?"

    "오염에 내성이 있다고만 알았지. 완전히 면역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황자님도 내가 순결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생각해도 심술궂은 질문이다.

    괴롭히려는 생각보다는, 황제 폐하의 말에 제 발 저려서 꺼낸 말이었다.

    "폐하의 말씀대로라면, 너는 순결한 여성이다."

    "…으으응. 그런 거 말고."

    서안이 내 손을 잡고 입맞춤했다.

    "너는 내가 아는 여자 중 제일 순결하고 아름다워.

    너를 더럽히려는 남자가 주변에 득실거리는 게 그 증거다."

    …응석 부려서 원하는 말 들었어.

    굉장히… 암컷이 된 기분이다….

    "츕…. 츕…."

    사랑스럽게 입맞춤에 응하고, 서로 마주 본다.

    …이제 민망하지 않았다.

    "이왕이면 황자님이 날 구해주면 좋겠어요."

    "진심이냐?"

    "하지만, 얌전히 상품이 되겠다고 한 적은 없어요."

    "수도를 벗어날 생각이라면 돕겠다."

    "…붙잡고 싶지 않아요?"

    서안 황자는 손깍지를 끼고 다정하게 말했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주마.

    널 아끼니까…."

    "…."

    "하지만 속으로는 너와 정식으로 혼인할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정식으로, 혼인…."

    "폐하는 기뻐하시겠지.

    모든 제국 신민이 보는 자리에서 너는 증명해냈다.

    마물이 아무리 교배해도 오염되지 않는 체질을."

    정식으로 혼인하면 여황제가 될 수 있어?

    승계 순위를 생각하면 태자님의 처가 된다면…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

    엄밀히 말하면 황제의 아내, 즉 황후가 되는 거지만, 일단 황후가 된다면 사실상 퀘스트는 달성한 거나 마찬가지.

    피의 어머니가 그린 그림이 보여.

    [여황제를 달성했습니다]

    "시현. 우리는 너를 두고 경쟁할 생각이다."

    "네? 다들 내가 신붓감이라도 좋아요?"

    "큰형님은 애초에 너를 눈독 들이고 있었어.

    강한 대전사를 고용해서 임할 게 틀림없다."

    "…."

    고블린, 오크한테 붙잡혀 좆 찌르기 당할 때마다 보지 절정했던 내가.

    잘생기고 돈 많은 황자님들 사이에서 유력한 신부 후보였다고?

    다들 그렇게 생각할 리 없어.

    차분하게 하나하나 뜯어보자.

    서안의 큰형님, 도하 태자는 나이가 찼으니 나한테 관심을 보여도 이상하지 않아.

    그 밑으로는…?

    자이로 황자는 내게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할 뿐.

    기노단과는 아무 사이도 아니고.

    나를 좋아하는 건 서안 황자님…

    .

    그리고 나를 임신시킨…. 신루 황자….

    의외로 과반수가 그린라이트였다.

    아뿔싸. 언제 이렇게 됐지?

    "설마, 신루 황자님도 대전사를 구하고 있어요?"

    "그래."

    신루 황자의 대전사가 이기면 꼼짝없이 보지 노예 신세다.

    등줄기로 땀이 흘러내렸다.

    상품으로 팔려나가도 상대가 일반인이면 모르쇠로 일관할 수 있어.

    조금 비열하긴 하지만, 애초에 사고파는 물건이 될 생각은 없었으니까.

    하지만 상대가 황자님이라면 빼도 박도 못해!

    모든 제국 신민이 증인이 될 거야.

    나는 눈 뜨고 보니 시집갈 위기에 처해있다는 걸 알았다.

    "부담되는 상황이라는 건 안다."

    "나, 나는 이러려고 참여한 게…."

    피의 어머니는 처음부터 내가 상품으로 참여하기를 원한 것 같지만, 나는 좀 전까지 아멜리아를 구하기 위해 싸운다고 생각했다.

    혼란스럽다.

    모든 것을 백지로 돌릴 단 하나의 방법.

    도망뿐이다.

    나는 서안 황자님과 눈을 마주쳤다.

    "앞서 말했듯, 네가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

    "황자님…."

    "제국을 떠나서 조용히 사는 것도 한 방법이다.

    뒷일은 내게 맡겨라."

    "만약 남는다고 해도…. 다른 검투사가 저를 차지하면 어떻게 돼요?"

    "…."

    "상대가 다른 황자님이면 도망치지도 못하게 될 텐데."

    "그건 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

    서안은 내 손을 꼭 쥐었다.

    "날 믿어라."

    "…."

    "반드시 이겨 보이겠다."

    …황자님은 투신전의 무서움을 모른다.

    서안이 자이로에 뒤지지 않는 실력자라는 건 잘 알고 있다.

    부대를 지휘하는 능력으로 본다면 서안은 자이로보다 몇 단계나 위에 있겠지.

    실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자이로가 발목을 잡혀도 이상할 게 없다.

    결정적으로, 내 입장에서는 자이로가 이겨도 손해가 없다.

    그 붉은 머리 황자님이 갑자기 돌변해서, 나를 독점하려고 할 것 같지는 않으니까.

    문제는….

    초월자들의 변태적인 성향.

    나와의 순애를 열매 맺으려고 하는 서안 황자님에게 얼마나 끔찍한 역보정이 걸릴까?

    순애파의 입김이 더 셀 수도 있지만, 솔직히 장담은 못 하겠다.

    무대가 투신전이라면 신루 황자도 무시할 수 없다.

    그 녀석은 순애 지향인 서안 황자님의 완벽한 카운터!

    변태 섹스가 목적인 초월자들의 힘을 한 몸에 입을 게 분명하다.

    '으악. 생각할수록 복잡해.'

    초월자 보정이 있는 한,

    누가 이길지 예상하는 건 한없이 불가능에 가까워.

    결국 상품이 되어 운명을 받아들일지, 도망쳐서 자유의 몸이 될지 생각해야 해.

    도망자 신세가 된다고 해도.

    모든 제국 신민이 보는 앞에서 내 주인님이 누군지 인증하게 되는 것보다는 나아!

    "아직 생각할 시간은 많이 남았다.

    심사숙고하거라. 여생을 결정 짓게 될지도 모를 선택이니까."

    겁을 주려고 한다기보다는,

    진심으로 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듯한 말이었다.

    제국을 적으로 돌리고 도망자가 되는 게 쉽지는 않겠지.

    어쩌다 사로잡히면 다음 해 투신전까지 전신 구속 상태로 대기하게 될지도 모른다.

    황자님이 떠난 후.

    나는 바로 포탈을 열었다.

    "부욱! 괜찮아?"

    "부욱."

    크게 상처 입었던 부욱한테 먼저 다가간다.

    부욱은 유피넬의 간호를 받으며 누워 있었다.

    "유피넬. 부욱은 좀 어때?"

    "다행히 고비는 넘겼어.

    하지만 장기를 다쳤기 때문에 안정을 취해야 해."

    "서방님…."

    클로라가 부욱 옆에서 훌쩍거리고 있다.

    디네스도 내심 서방님의 상태가 신경 쓰이는지 흘깃거리는 중이었다.

    "아, 디네스.

    아까 따먹히느라 수고 많았어."

    "사람을 그런 식으로 써먹는 게 어딨니?"

    "뭘. 자연스럽게 잘하던데."

    "…흥흥."

    분홍 암컷.

    오크에게 인기 많았지.

    비결은 터질 듯한 젖가슴이다.

    나는 드러누운 부욱 옆에 앉아서 한숨을 돌렸다.

    "다행이다. 부욱."

    "부욱. 엄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부욱 튼튼하다."

    "비르한테 맡기지, 왜 뛰어나갔어.

    무섭지도 않았어?"

    "무서웠다. 하지만 엄마 다치는 건 더 무섭다."

    비르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모르게 부욱의 머리를 꼭 안았다.

    진짜….

    못생겨도 내가 낳은 자식인 거야.

    "고마워. 부욱아."

    아빠랑 달리 용감하네.

    주변을 둘러보니, 혈족들이 모여 있다.

    이번에는 얼굴을 비치지 못한 설아도.

    "모두 고마워.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어."

    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몸을 추스리던 아멜리아가 이쪽으로 다가온다.

    "시현.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지? 말해 보아라."

    "바깥 상황이 어떤지 알아?"

    "안 봐도 뻔하지. 아버님은 네게 눈독 들이셨을 거야."

    "…."

    "도망친다고 너를 책망할 사람은 없다.

    오히려 여기에는 네 편뿐이지."

    "아멜리아, 너 자신을 포함해서 하는 말이야?"

    "…."

    아멜리아는 볼을 붉게 물들이고 고개를 홱 돌렸다.

    "살아남아야 속죄도 시작할 수 있어.

    네 녀석이 죽기라도 하면 곤란하다. 그러니 도망치면 어디로 갈지, 어디서 숨어 살지 생각해 봐야지.

    나는 뒤를 봐줄 귀족을 몇 명 알고 있다."

    "도망갈 곳 말이지…."

    언제까지 권역에 숨어 살 순 없으니까.

    피의 어머니한테는 죄송한 말이지만, 여기는 주거 환경이 너무 쓰레기다.

    갓 낳은 아기를 인큐베이터로 보호하거나, 좆집들을 상시 섹스 상태로 유지하면서 교배하게 만드는 곳으로는 권역만 한 곳이 없지만.

    세이나가 기뻐할 만한 크고 좋은 집이 갖고 싶어.

    도망자 신세로 가능할까?

    어쩌면 가능하겠지.

    "시현, 네가 마왕이 되면 모두 해결될 일이야."

    디네스가 내 속마음을 읽은 것처럼 말했다.

    "마왕으로 군림해.

    그러면 되지 않겠니?"

    "부추기지 말고 조용히 해라. 디네스."

    "어머 어머. 아멜리아. 시현을 누구보다 미워했던 네가, 이제는 아껴주고 감싸주고 난리구나?"

    "…."

    "내가 없어진 빈자리를 시현이 채웠을 뿐이야.

    도망치면 당연히 추격자와 싸우겠지. 그러면 삼장 중 하나가 되는 거야.

    이름은… 그래…. 「순결의 시현」 정도면 어떨까?"

    질풍의 카펠라.

    힘의 두메른을 이어… 순결의 시현?

    …진짜 좆같네.

    "아멜리아. 슬양이한테 쟤 따먹으라고 시켜."

    "좋은 아이디어다. 시현.

    고양아!"

    "뀽!"

    "꺄악!"

    슬양이가 도망치는 디네스의 뒤를 쫓는다.

    저런 큼직한 젖탱이 흔들면서는 얼마 못 가겠지.

    예상대로 디네스는 한 오십 미터 밖에서 슬양이한테 붙잡혀 보지섹스에 노출되었다.

    "…사람을 덮치는 솜씨가 좋아졌구나."

    "그러고 보니 신애는 어디에 있지?"

    "아, 신애라면 지금쯤 네가 갇힌 감옥 주변에 있을 거야."

    트리샤가 말했다.

    "흑사 감옥 주변?"

    "경기장 밖에서는 너를 호위하기로 했거든."

    의도치 않게 따돌리고 온 셈이구나.

    밖에 나가면 뭔가 알아낸 게 없는지 이야기해 봐야겠다.

    "일단 다들 쉬어도 좋아.

    또 움직이게 될 테니까, 힘을 비축해 줘."

    "네, 엄마!"

    "알겠습니다. 어머니."

    세이나와 설아를 필두로, 모두 수긍했다.

    "특히 헤나와 클로라는 고생 많았어."

    "알아주니 고맙네."

    "잔뜩 섹스해서 즐거웠어요…♥"

    나는 한 번 감옥으로 돌아왔다.

    어느새 날이 저물어 밖은 어둑어둑한 상태.

    포탈을 닫고 주변을 살펴본다.

    "신애?"

    밖에서 발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소리가 2인분이었다.

    …누구지?

    이 통로 끝에는 나밖에 없을 텐데.

    나는 문에 머리를 대고 귀를 기울였다.

    한쪽은 멈춰 섰다.

    다른 한 명은 계속 걸어온다.

    "시현 님. 신애입니다."

    "신애?"

    문이 열린다.

    "같이 온 건 누구야?"

    "쉿….

    안에서 얘기해도 되겠습니까?"

    신애는 조심스럽게 감방으로 들어와 문을 걸어 잠갔다.

    밖에 있는 누군가에게도 이 대화가 들리지 않기를 바라는 것처럼.

    이쯤 되면 진짜 누군지 궁금하다.

    "시현 님. 놀라지 말고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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