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충 이세계 TS물-195화 (195/295)
  • 195회

    창관ː음마행

    스태프에게 인정받아 무서울 게 없어진 나는

    아침부터 「플레이 룸」에 출근해 거금을 챙길 생각으로 들떴다.

    모나카는 화장실을 나서면서 그런 나에게 말했다.

    "프로필 기록을 경신하시겠습니까?"

    "좋아요."

    지금 나는 완전체 시현이니까.

    "바로 움직여도 괜찮으십니까?"

    출산 직후에 급하게 움직여도 되냐고 묻는 것 같다.

    나는 모나카를 올려보며 가볍게 미소 지었다.

    "괜찮아요!"

    임신·출산 정도로 컨디션에 난조를 보일 내가 아니다.

    서큐버스니까!

    부푼 배가 특정 계층에 강하게 어필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나는 배가 쏙 들어간 지금 내 모습이 좋다.

    어떤 남자든 돌아보게 만드니까.

    "이쪽입니다."

    "오늘도 벗어요?"

    모나카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창녀 생활에 적응하신 것 같아 기분이 좋군요."

    "등록하기 전에도 여기저기 끌려가서 털리고 있었던지라…."

    "털리다니요? 지갑을?"

    나는 흠칫하고 입을 다물었다.

    아차차. 예쁜 말 하자. 시현아.

    하드웨어는 최고인데 소프트웨어가 여성스럽지 않아.

    아니, 그런 걸 떠나서 천박해.

    여기저기서 대주고 다닌 일을, 보지를 털렸다고 표현할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남들이 듣는 곳에서 이런 말투를 썼다간 떨어지는 건 내 평판뿐이다.

    권속들도 있으니 조심해야지.

    섹스할 때 말고는 말이야.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렇게 노력해서 욕설이 줄었다.

    내가 아직 남자인 채 살았더라도 사회인이 되기 전에는 반드시 고쳐야 할 습관이었지.

    툭하면 신경질을 내던 내가 많이 성장했다고 느낀다.

    "벗을게요."

    나는 젖가리개를 벗었다.

    촬영 준비하던 스태프들의 시선이 젖가슴에 쏠린다.

    자연스럽게 출렁거리는 시현이 젖가슴은 못 참지.

    등을 곧게 펴고, 여유롭게 시선을 흡수한다.

    이어서 그 젖을 늘어뜨리듯 상체를 숙이고 핫팬츠를 벗으니, 뜨거운 시선이 내 피부를 녹일 듯이 달라붙었다.

    다들 엄청나게 쳐다보네.

    "저쪽에 탈의실이 있는데…."

    모나카는 말을 잇지 못했다.

    남들 보는 앞에서 팬티를 내리고, 옷은 가지런히 모아서 모나카에게 건넨다.

    "…."

    모나카는 내 몸에 닿아있던 옷─의태한 촉괴─을 복잡한 눈으로 내려봤다.

    "잠시 들고 있어 줄래요?"

    "관리인을 험하게 부리시는군요."

    "오늘 가게 매출 5배 이상 찍어드릴게요."

    "사실 저는 노예 플레이가 희망이었습니다."

    "훗."

    나는 자신 있게 중앙으로 나가서 「기록」했다.

    매초 전성기를 갱신하는 내 몸을.

    나중에 확인해 보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유두의 색깔 정도.

    아직 임신의 영향으로 침착된 색소가 회복되지 않아서, 먹음직스러운 분홍빛이 돌아오지 않았다.

    임신하지 않아도 갈색인 여자가 훨씬 많겠지만, 내 젖가슴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예쁜 유두가 찍히지 않아서 아쉽다.

    "무, 무언가 마음에 안 드시는 점이라도?"

    더벅머리 스태프 옆에 알몸으로 바짝 붙어서 인상을 쓰고 있었더니, 그가 내 젖가슴을 흘낏거리며 물었다.

    "만족해요."

    "…이번에는 팔을 들고 찍어볼까요?"

    아무래도, 내가 속마음을 감추는 중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젖가슴을 강조하는 자세로 몇 번 더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

    스태프들이 요구하는 자세에 열심히 응했더니, 다들 작업물에 흥분하는 기분이었다.

    "이런 건 처음이야."

    "굉장한데…."

    "프로필 기록만으로 써먹기는 아깝군."

    "무슨 얘기 해요?"

    나는 메인 촬영을 맡은 스태프에게 다가갔다.

    "이 기록물들을 신민들이 읽는 「제국 월간 13호」에 싣고 싶은데, 그래도 되겠습니까?"

    "…그런 거에 실어도 돼요?"

    "시현 씨는 틀림없이 엄청나게 유명해질 겁니다.

    계속 연락하며 작업하고 싶어요."

    "좋아요. 마음대로 써도. 로열티는 받겠지만…."

    나는 잡지에 사진을 싣지 않겠냐는 제의를 그 자리에서 바로 수락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모나카가 말했다.

    "뭐가요?"

    "얼굴이 지금보다 더 많이 알려질 텐데요.

    시현 씨가 벗은 모습이…."

    "신경 안 써요."

    사실은 신경 쓴다.

    내가 야릇한 포즈를 잡고 찍은 사진을 누가 본다고 생각하면 아랫배가 달아오를 정도로.

    나를 좋아하는 서안 황자님이 진실을 알고 실의에 빠진 표정을 짓는 모습을 상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황자님을 싫어해서가 아니다.

    질투하면 할수록, 화해의 섹스는 짜릿해지니까.

    지금보다 얼굴이 더 팔리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나는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했다.

    모든 신민이 나를 손가락질 할까? 아니면 섹스할 대상으로 볼까?

    SNS도 없는 이 세계에서 책자에 내 모습 좀 실린다고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그게 두려웠으면 슬럼에서 보지 대주기는 무슨 깡으로 했겠어?

    "대담하시네요.

    정말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저를 빼놓고 이런 얘기를 하시면 섭섭해요."

    "그러면 모나카가 모두 맡아줄래요?"

    "네?"

    "방금 얘기한 거. 모나카가 처리해 주세요."

    "저를 매니저처럼 부리시는군요."

    "싫어요?"

    "기꺼이 하겠습니다. 레이디."

    스태프들이 진귀한 광경을 보듯이 눈을 떼지 못한다.

    하루 일한 아이언 등급 창녀가 창관의 관리인을 턱짓으로 부리고 있으니까.

    여차하면 때려치우고 나가면 그만이라는 사실이 나를 배짱 있게 만든다.

    하지만 결코 막 나가는 건 아니다.

    내 몸에 그 정도 가치가 있다는 걸 믿고 있을 뿐이다.

    나보다 모나카가 더 믿고 있을 거다.

    그 믿음은 프로필 기록을 마치고 혼자 플레이 룸에 내려왔을 때, 확신으로 바뀌었다.

    대기실 밖이 소란스럽다.

    "시현이 여기 나온다며?"

    "내 돈 가져가!"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셈이야?"

    내가 로엘리아의 창녀가 됐다는 사실이 하루 만에 환락가 전체에 퍼진 모양이다.

    나는 다른 창녀들의 질투 어린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리스트를 휙휙 내렸다.

    10 은화로 섹스?

    '그 정도로 해줄 것 같아?'

    어제까지 노숙자나 다름없는 슬럼 출신 천민들이 물고 빨았던 몸이지만, 창녀일 때는 얘기가 다르다.

    돈 받고 나를 쓰게 해주는 거야. 팔려나가면, 플레이 내용이 뭐가 됐든 열심히 봉사할 생각이다.

    요컨대 내키지 않아도 해주는 게 포인트.

    비싼 게 당연하지.

    금화가 걸린 리퀘스트도 꽤 있었지만, 대부분 장시간 플레이를 선호해서 모두 제외했다.

    24시간 밀착 로션 섹스?

    이런 거 했다간 타락해서 사흘 내내 방에서 못 나오겠다.

    내가 뭘 고를지 열띤 토론을 벌이는 웅성거림이 두꺼운 벽을 뚫고 들려왔다.

    '부담되게….'

    그때 한 시간 플레이로 15 금화라는 파격적인 금액이 제시되었다.

    나는 참지 못하고 덥석 물었다.

    대화 및 정상위 섹스 한 시간으로 15 금화?

    이건 무조건 이득이다.

    "아아!"

    밖에서 탄식이 들린다.

    내 보지에 마음껏 박아댈 권리가 15 금화에 팔려나가는 걸 본 남자들의 탄식이다.

    나는 날아갈 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손님이 기다리는 방에 이동했다.

    "안녕하세요~."

    "쿠후후."

    "최고의 보지 서비스…."

    나는 남자의 모습을 보고 말을 멈췄다.

    아는 얼굴이다.

    딱 한 번 봤을 뿐이지만, 잊을 수 없는 추악한 돼지.

    노예 매매로 유명한 티모스 후작이다.

    "티모스 후작. 여긴 어쩐 일로?"

    "끝까지 말 안 합니까? 저는 돈을 낸 손님이라고요. 이히힉."

    말투가 처음 봤을 때보다 한층 더 혐오스럽게 다가온다.

    몸에서 기름이랑 육수가 나올 것 같은 돼지가 탐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니, 그렇게 추할 수가 없었다.

    "…최고의 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엘리아입니다.

    저는 시현이라고 합니다. 손님."

    "로엘리아의 젊은 관리인이 수완이 좋다고 들었는데 사실이었군요.

    이렇게 끝내주는 암퇘지를 어디서 구해 왔을까?"

    "…하아."

    진짜 캐릭터 뻔하다.

    티모스 후작은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한숨을 쉬어? 빨리 무릎 꿇고 절부터 올려주지 않겠습니까?"

    "싫어요."

    "돈이 필요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이런 곳에서 일하고 있는 당신이, 15 금화가 걸린 섹스를 거절할 수 있을까~?"

    "노예만 다루다 보니 눈이 멀었네."

    "뭣이?"

    "내가 돈의 노예인 줄 알았어? 잘 보라고."

    나는 당당하게 서서 티모스 후작을 바라봤다.

    "…돈이 필요하지 않은데 왜 이런 일을?"

    "…."

    정곡을 찔려서 할 말이 없어졌다.

    「섹스 그 자체가 목적」이라고 하면 폭소할 게 뻔하다.

    "죄송하지만, 창녀라도 손님을 거절할 권리가 있죠."

    "거, 거절한다고!? 난 네 한 시간을 15 금화로 샀어. 너도 거기에 동의했고.

    이걸 뒤집다니 용서 못 한다!"

    "손님의 청결에 문제가 많아 보여서…."

    나는 코를 잡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티모스 후작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새빨개진다.

    너무 건드렸나?

    "감히 나를 거절해?"

    "제 한 시간을 안 팔기로 했으니까. 우린 남남입니다. 손님.

    예의를 갖춰 주실래요?"

    "크, 크윽…!!"

    나는 혀를 내밀었다.

    메롱.

    어디 돈만 주면 너 같은 돼지한테 깔려서 앙앙할 줄 알고?

    "저랑 섹스하고 싶어요? 손님?"

    "…."

    "그러면 거꾸로 티모스 후작님이 저한테 무릎 꿇고 빌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감히 명예 백작 따위가!"

    "「불쾌하지 않게 노력할 테니 저 같은 돼지랑 섹스해 주세요」하고 빌면 생각해 볼까…?"

    티모스 후작이 탁자를 망치 같은 손으로 내리쳤다.

    "황자를 믿고 까부는구나. 고작 돈 받고 몸을 파는 창녀이자 하찮은 모험가일 뿐인 년이!"

    "저 갑니다. 여기서는 단둘이 대화하는 것도 서비스의 하나라서…."

    미련 없이 떠나려는 날 붙잡듯, 티모스 후작이 짐승처럼 소리쳤다.

    "로엘리아가 망해도 좋으냐?"

    "음?"

    "이런 창녀가 일하는 창관, 망해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지요."

    티모스 후작이 비열하게 웃는다.

    뜻대로 안 된다고 생각하자마자 협박이라….

    나랑 그렇게 섹스하고 싶은가?

    헐레벌떡 창관으로 뛰어와서 15 금화를 넣고, 나를 침대에 깔아뭉갤 생각을 했을 돼지 귀족을 보니 웃음이 나왔다.

    "망하게 하든가."

    "큭…!"

    모나카한테는 미안하지만,

    이런 개수작을 하는 놈한테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고 있다.

    여자의 약점을 잡고 집요하게 후비는 스타일.

    여자 노예들 다루던 버릇 그대로 진짜 여자를 상대하려고 하니까 안 되는 거야.

    "나는 누구의 노예도 되지 않아."

    멋있게 말해 봤는데,

    지금껏 모험의 절반은 보지 노예로 살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좀 창피해졌다.

    뭘 명대사 읊듯이 말하고 있는 거야?

    뭐, 저런 놈의 보지 노예가 될 일은 없으니 상관없다.

    "그런 협박으로 나를 어떻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다면, 집에 가서 딸딸이나 쳐."

    티모스 후작은 분노가 한계점을 넘은 후로는,

    비열한 미소 뒤에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고 가식적인 목소리로 지껄였다.

    "…다음에 또 봅시다. 시현 백작."

    기분만 잡쳤네.

    역시 공짜는 없다니까.

    티모스 후작을 보기 전까지는 어떤 남자와도 섹스할 수 있다고 믿었다.

    나조차 생리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상대가 있다.

    어쩌면 이게「플레이 룸」의 단점이다.

    나는 플레이 내용과 돈만 보고 정해야 하므로,

    상대방이 누군지는 방에 들어간 후에나 알 수 있다.

    방금은 온갖 특별 대우를 받는 나라서 뛰쳐나올 수 있었지, 평범한 창녀였으면 상대가 누구라도 눈물을 삼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예상대로 모나카가 이쪽 상황을 우려했는지 복도로 뛰어왔다.

    "시현 씨. 무슨 일입니까?"

    "손님을 거절했어요."

    모나카는 복잡한 심경을 표정으로 드러냈다.

    매출 5배 약속해 놓고 15 금화 짜리 일을 차 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거기다 방금 대화를 들었으면, 아마 모나카는 기절했겠지.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어지간한 상대였나 보죠?"

    먼저 농담조로 가볍게 분위기를 풀어준 건 모나카였다.

    말없이 웃는다.

    "제멋대로 한 만큼 일하고 갈게요.

    저분은 돌아가게 해주시겠어요?"

    "시현 씨의 블랙리스트입니까?"

    "비슷해요."

    "티모스 후작님은 저희로서는 놓칠 수 없는 손님인데….

    두 분의 시간대가 겹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고생이 많네.

    어차피 오늘 이후로 창관에 오는 일은 뜸해지니까 상관없겠지.

    티모스 후작이 애꿎은 로엘리아 창관에 화풀이할 이유도 없으므로, 그냥 흘려보내면 된다.

    "갈게요."

    모나카의 근심 어린 눈빛을 뒤로하고,

    나는 티모스 후작으로 제동이 걸렸던 창녀 일을 재개했다.

    「3시간 동안 누나 동생 플레이, 거침없이 쥐어짜 주는 야한 누나가 되어주세요」

    … 8 금화.

    상당한 거액이다.

    누나한테 쥐어 짜이길 바라는 괘씸한 남동생 같은 건 둔 적 없지만,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리퀘스트를 받았다.

    손님의 얼굴을 상상하며 방으로 갔더니….

    "신루 황자님?"

    모자를 눌러쓴 신루는 당황하며 손사래 쳤다.

    "그렇게 부르면 안 돼요!"

    "아. 그러면, …루?"

    루는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정해진 멘트도 잊고 이마를 짚었다.

    이건 대체 무슨 상황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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