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충 이세계 TS물-146화 (146/295)

146회

슬라임 동굴

"오른팔을 풀어주세요!"

"뀽!"

슬양이는 그네 타듯이 몸을 흔들어, 신애의 오른팔에 착 달라붙었다.

즉시 팔을 점유하고 있던 슬라임과 세력 다툼이 일어난다.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밀어붙이고 밀리는 싸움!

나와 신애는 함께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쥬부부붓!

"흐아읏…."

다시 보지 구멍을 넓혀서, 좆 찌르기 할 각을 보기 위해.

보지에 들러붙은 슬라임이 미세하게 진동하며 신애를 보지 절정시켰다.

신애는 입술을 다물고 차분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정신 집중하고 있는 거야.

보지에서 신경을 멀리하기 위해….

검증된 방법이다.

실제로 써먹는 데 성공한 사람을 본 적은 없지만, 신애는 해내고 있었다.

정신 오염 수치 방어는 성공적이다.

질식 애무 당할 때 살짝 올랐지만, 아직 섹스한 건 아니라서 안정권이다.

"뀨우우!"

슬양이가 비명을 질렀다.

슬라임들이 온몸에 달라붙어서 슬양이를 뜯어 먹었다.

이빨도 없는 것들이 슬양이의 몸에 들러붙어, 신체를 조각 내 흡수한다.

슬양이의 푸른 몸체가 다른 슬라임의 체내로 들어가는 걸 보니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으로 치면 살점을 뜯어 먹고 있는 거잖아….

"…."

신애는 그런 슬양이를 보고 있었다.

슬양이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목표를 잃지 않고 나아간다. 온몸을 뜯어먹히면서도 자신의 몸을 욱여넣어, 신애의 팔을 해방하기 위해…!

슬양이가 목표를 달성하고, 바닥으로 추락한다.

"내가 받았어!"

슬양이를 받아든다.

주인을 안 닮아, 착하고 멋진 녀석!

나는 슬양이를 꼭 안아주었다.

"잘했어!"

"뀨…."

"머리 조심하세요!"

슬라임 폭우가 쏟아졌다.

신애의 칼부림이 만든 결과다.

그녀를 구속하기 위해 족히 백 마리가 넘는 슬라임이 죽었다.

남은 수로는 한 번 풀려난 그녀를 저지할 방법이 없다.

신애가 슬라임 조각을 뒤집어쓴 채로 멋지게 착지했다.

곧게 등을 펴고 일어난 그녀의 뒤태에 눈을 빼앗긴다.

보기 좋은 엉덩이와 잘 빠진 허리….

가냘픈 목덜미까지 3단 콤보로, 남자의 시선을 빼앗는 마의 절경이다.

…여기에 남자는 없지만.

"심려 끼쳐서 죄송합니다."

내가 붙잡히는 게 나았을 텐데.

그런 말을 하려다가 관뒀다.

방금 죽다 살아난 애한테 할 말은 아니지.

무엇보다, 그녀는 자기 일을 빈틈없이 해냈다.

경호원은 경호 대상이 위험할 때 몸을 던져서라도 막는다.

원인을 따지면 내 부주의로 신애가 대신 잡혔으니까….

나는 마음이 탁 놓이면서, 울어버릴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미안해. 나 때문에…."

신애는 나를 돌아보며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괜찮습니다.

같은 상황이 또 일어나도, 저는 시현 님을 대신해 붙잡힐 겁니다."

"…그러지 마."

"시현 님이 호위 대상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친구를 구하고 싶어서입니다."

"…."

나는 신애를 부둥켜안았다.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어요. 시현 님. 기뻐하기는 이릅니다."

"그랬지."

슬양이는 넝마가 된 채 비척거리고 있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르겠다….

"…."

신애는 슬양이를 애써 외면하는 것 같았다.

대신 하나 남은 우리의 적을 똑바로 바라봤다.

"전기 슬라임.

그것도 상당히 성장한 개체입니다. 이 정도면, 고블린 소굴을 혼자서 청소할 수도 있을 정도죠."

"그렇게 강한 슬라임도 있어?"

비르도 고블린 중에서는 엄청나게 강하지만….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종의 평균 수준보다 훨씬 강한 개체를 꾸준히 만나긴 했구나.

슬라임 중에는 '전기 슬라임'

그저 일반 슬라임의 돌연변이로 보이는 저것이,

마치 통로를 지키라는 명을 받은 것처럼 통로를 지키고 있다.

"자연 발생했다고 보기는 부자연스럽습니다.

한 곳에 이렇게 많은 슬라임이 모이는 것도 비정상적입니다."

하긴….

천장에서 족히 백 마리가 쏟아져 나왔다고.

그게 말이 돼?

평범한 모험가 파티였으면 열 마리만 튀어나와도 전멸 위기였을 텐데.

비정상적인 양의 슬라임 떼에 휩쓸려, 죽을 뻔했다.

신애는 어깨에 힘을 빼고 말했다.

"시현 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나?"

신애는 보일 듯 말 듯 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내 결정을 기다렸다.

내가 결정해야 돼?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보아하니, 여기를 지키는 것 말고는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섣불리 자극하지 않으면 문제없을 거예요."

"도망치자고?"

"제 생각에는 그게 좋아 보입니다.

좀 더 적절한 장비를 들고 오면 공략하기도 쉽겠죠."

하긴.

전기를 막을 수 있는 장비가 없으면 너무 위험하니까.

비르를 데려와도 공략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

그냥 돌아가는 게 낫겠어.

"그럼 잠시 재정비하고 오자."

"뀨…."

그때, 우리는 슬양이의 울음소리로 잊고 있던 것을 깨달았다.

검은 슬라임이 데려간 분홍이….

슬양이는 신애와 내 발치에 붙어 애처롭게 몸을 문질렀다.

도와달라고 말하는 것처럼.

"…."

"…."

신애와 나는 서로 눈을 마주쳤다.

난감하네.

슬양이한테는 아주 중요한 일이겠지만,

암컷 슬라임 하나 때문에 목숨을 걸기는 좀….

"잠깐만….

5분만 나갔다 오자. 슬양아.

그 사이에…."

동굴 깊은 곳에서 찰박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뭔가 시작된 것 같은 소리다.

….

슬양이는 울먹거리고 있었다.

눈망울 같은 건 없지만, 온몸이 촉촉하게 젖고 있어서 알 수 있었다.

당장 돌아가자고 말했을 신애조차, 난감한 듯 눈을 질끈 감는다.

"5분 기다리라는 건, 너무 가혹하겠지…?"

"…네.

여자친구…니까요."

찰박찰박찰박찰박….

물소리가 빨라진다.

슬양이는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방법이 없을까?"

신애는 한숨을 내쉬었다.

"은혜를 갚아야 할 것 같군요."

포탈 타고 잠깐 나갔다 오는 시간, 5분.

하지만 슬양이의 여자친구는 지금도 검은 양아치 슬라임에게 둘러싸여 교미 당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그녀─분홍이─를 구하기 위해.

신애가 은혜 갚기에 나섰다.

"뒤로 물러나 계세요."

"바닥은 전류가 흐르는 중인데, 어쩌려고?"

"죽이면 없어집니다."

나는 슬양이를 안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신애가 실력을 선보인다.

…알몸을 선보이는 게 아닌데, 자꾸 잘록한 허리 밑의 탱글탱글한 엉덩이에 눈길이 간다.

신애는 지금 전투 상황에 너무 몰입해 있어서, 보지도 젖가슴도 훤히 노출한 채 움직이고 있다는 걸 모르는 듯했다.

무뚝뚝한 표정이지만, 그녀의 눈빛에 자신감이 깃들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묘하네.

전류가 흐르는 바닥을 피해서 전기 슬라임을 죽일 방법이 있다면, 왜 나한테 돌아가는 게 낫다고 했을까?

"흡!"

그 이유는, 신애가 움직이자마자 알게 되었다.

그녀는 벽을 타고 달렸다!

나는 깜짝 놀라서 슬양이를 꽉 껴안았다.

대체 무슨 짓이야!

실패하면 어쩌려고…!

신애의 과감한 곡예에 놀라는 것도 잠시,

그녀가 다음에 보여준 묘기는 더욱더 신묘했다.

호를 그리며 멋지게 날아올라, 전기 슬라임의 동체에 단검을 날려 꽂은 다음에 손잡이에 착지한다!

바닥의 물이 없어질 정도로 거센 폭풍이 불더니, 전기 슬라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성공했네요."

"너…. 너…."

놀라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

"열 번에 아홉 번 성공하는 도박이었습니다."

"…성공률이 이상하게 높네."

"매일 수백 번씩 연습하니까요."

이건 이제 자랑 같지도 않다.

신애는 담담하게 설명할 뿐.

어쨌거나 지체할 시간이 없다.

"얼른 가자.

슬양이는 내가 안고 있을게."

"네."

이제는 은밀하게 기어갈 이유도 없으므로, 단숨에 끝까지 내달린다.

분홍이는 여러 슬라임에게 둘러싸여….

몸을 빨리고 있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급하게 달려왔지만,

예상대로… 뭐… 큰일이 나지는 않았다.

우리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거겠지만.

슬양이는 큰 충격을 받은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보지 마…."

분홍이의 반응이 처음과 좀 다르긴 하네.

반 정도 넘어간 느낌?

슬라임의 동체가 야릇하게 흔들린다.

"처리하겠습니다."

신애가 칼을 빼 들었다.

"아, 분홍이는…."

"…살려두겠습니다."

"고마워."

남의 여자를 탐한 못된 슬라임들아.

잘 가라.

신애는 한 호흡에 모두 썰어버렸다.

상황 종료….

나는 품에 있던 슬양이를 풀어주었다.

"자, 가봐."

자기 꼴이 처량하다고 생각했는지, 슬양이는 머뭇거리며 분홍이에게 다가간다.

분홍이는 멍하니 있다가 조금씩 슬양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결합!

쭈읍.

"…."

못된 슬라임을 물리치고, 둘은 다시 만났다.

서로 빈틈없이 달라붙어서 쭈읍 쭈읍 빨아대는 꼴이 야릇하다.

바로 슬라임의 교미가 시작된다.

슬양이는 두꺼운 자지를 만들어 분홍이의 안에 집어넣었다.

찰박찰박찰박!

아까 나던 소리의 정체가 이거구나.

….

너희들이 왜 삽입섹스를 하는 거야?

보고 있으면 생각보다 민망해서 고개를 돌린다.

신애도 같은 마음인 듯 벽을 보고 있었다.

"잘 된 건가요?"

"아마도…."

해피엔딩이다.

눈시울이 붉어지는 광경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지금까지 했던 일이 다 개고생이 될 것 같아서 견딜 수 없다.

"뀽…. 뀨웅."

슬양이는 곧 분홍이의 몸 안에 싸질렀다.

하얗고 진한 정액.

슬라임이 정액을 쌀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한다.

"저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요…."

신애는 고개를 푹 떨궜다.

"다시는 서안 황자님 곁으로 돌아갈 수 없겠죠."

"무슨 말이야?"

"저는 오염되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시현 님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 상황에….

슬라임을 도우려는 생각 따위는 안 했겠죠."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해."

"시현 님…."

"너는 냉혈한이 아니잖아.

도움을 받았으면 보답하려는 마음이, 오염당해서 생길 리 없어."

"그렇지만, 저는."

"아아, 됐어. 나한테는 네 정신 오염 수치가 보이니까."

나는 이야기가 길어지기 전에 끊었다.

신애를 불안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다.

"오염 수치…를…."

"너는 정상이야.

삽입 섹스까지는 안 했잖아. 마인드 컨트롤도 잘했고.

조금 쉬다 보면 원래대로 돌아갈 정도로 경미해."

"…안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것도 다 슬양이 덕이지.

너를 목숨 걸고 구했으니까."

"영특한 슬라임입니다.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신애는 슬양이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주인은 누구인가요?

답례하지 않으면…."

"아멜리아 황녀."

"…."

"지금은 전 황녀라고 해야 하나."

애초에 황녀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지금은 황제도 등진 전 황녀다.

신애는 말문이 막힌 듯했다.

"황녀님이… 슬라임을…."

"예전부터 기르고 있었나 봐."

"…충격적이네요."

"너도 그래?"

마물을 부리던 황녀가 애완 슬라임을 기른다.

내 기준으로는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데.

"영특한 슬라임에는 분명하지만,

다른 사람의 공감까지 얻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

간접적으로, 슬양이도 아무 문제 없이 여자를 덮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저 굵직한 자지 좀 봐.

슬라임에게 푹 빠지는 여자가 많은 이유를 알겠다.

슬양이는 섹스를 마친 후 이쪽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뀽."

신애는 살짝 두려운 듯 한발짝 물러나지만,

슬양이는 그만큼 더 다가왔다.

"너한테 감사 인사하려는 것 같은데."

"지금은 제 모습이 이래서, 조금…."

맨살을 드러내고 다가가는 게 주저되는 듯하다.

"아까 일 때문에 그래?"

"네."

"슬양이는 믿어도 돼."

"…."

신애가 경계를 풀고 몸을 열었다.

그러자, 슬양이가 신애의 보지에 달라붙었다!

"앗."

"아…!?"

설마, 미세 진동…!

신애는 엄청나게 당황하며,

아까 그 프로페셔널한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손바닥으로 슬양이를 막 두드렸다.

"하지 마…. 떨어져!"

"뀽."

"기다려 봐."

슬양이가 신애의 몸을 타고 올라간다.

민달팽이처럼.

아무래도 보지를 꾸짖는 게 목적이 아니었던 것 같다.

…보지에 자기 체액을 듬뿍 묻히고 지나가긴 했지만.

나는 슬양이가 뭘 하려는지 알았다.

"마사지야."

"아…."

신애는 감사 반, 껄끄러움 반으로 움찔거렸다.

"다친 몸은 회복했나 보네."

슬라임의 회복력, 놀랍군.

여자친구와 섹스하면서 회복하다니….

슬양이는 기운차게 신애의 어깨를 풀었다.

움직임이 야릇한 건 슬라임 특성인 듯하다.

"아…. 응…."

신애는 세상 좋은 듯 한숨을 흘렸다.

"좋아?"

"아….

진동 마사지… 좋아요…."

"…."

내가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니, 신애는 화들짝 놀라며 수습했다.

"아까 그 진동… 말고요…."

"…그런 셈 치자."

"시, 시현 님! 놀리지 말아 주세요."

마사지가 끝난 후.

분홍이는 자연스럽게 우리를 석재 문 앞으로 이끌었다.

이 너머에 우리를 데려가고 싶은 것 같다.

"슬양아. 열쇠로 변신해."

"뀽?"

못 알아듣네.

나는 그냥 슬양이를 안아 들고 열쇠 구멍에 욱여넣었다.

"뀨우우웅."

"들어가. 얼른."

안이 꽤 깊은지 쏙 들어갔다.

분홍이도 구멍으로 같이 들어간다.

잠시 기다렸더니, 석재 문이 큰 소리를 내며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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